TW SS - Part6 라이벌 #4
- 와탕
- 901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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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 Second Season
Part6 - 라이벌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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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와탕과 에센의 싸움을 아무런 말 없이 관전했다. 그리곤 깨달았다. 나는 아직 우물 안 개구리라는 것을. 와탕이라는 자는 상상을
초월하는 실력을 갖고 있었다. 아까 나한테 한 말은 그저 허세가 아니었다. 그 자가 말 한건 믿음, 확신 이딴 것들이 아니었다. 그가 말
한건 진리였다. 이길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난 에센과 싸울 때 고전을 했고 또 졌다. 그런데 그 인간은 그런 에센을 떡 주무르듯이
농락시켰고 화려하게 승리를 거두었다. 평범한 유저는 절대 아니다. 그렇다면 누구지?
"……."
이렇게 생각을 많이 하는 것도 처음이다. 한 평생을 살면서 내가 가장 심각하게 고민해 본 일이라면 닭과 달걀중 어느 것이 먼저냐는 주
제였다. 아니면 밥과 국 중에 어느걸 먼저 먹어야 하나. 참 같잖은 고민이다. 하지만 나에겐 중요한 고민거리이기도 했었다.
이런 저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 사이 시상식이 진행되었다. 와탕과 에센은 둘 다 후드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뭔가 켕기는 게 있으
니 얼굴을 가리는 거겠지? 물론 나도 가리고 있다. 참고로 나는 절대로 뭔가 켕기거나 하는 게 있지 않다. 그냥 멋으로 쓰는 것뿐이다.
기권을 한 유저는 자동적으로 3위가 되었다. 3위만 되도 상금이 무려 100만전이다. 저걸로 방어구 하나 좋은 걸로 맞추면 얼마나 좋을
까~
물론 난 시상식에 참여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2차전 진출자라는 이유로 상금 10만전을 받았다. 이것도 이것대로 횡재라고 할 수 있다.
난 에센을 찾기 위해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지만 에센은 상금을 받자마자 종적을 감췄다. 물어보고 싶은 게 많이 있었는데……. 뭐 옷
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우리는 한바탕 크게 싸웠으니 나중에 만나게 될 지도 모른다. 그것보다 이제 슬슬 경기장 밖으로 나가야
한다. 왜 나가야 하냐고? 그야 경기가 끝났으니까 나가는 게 정상 아닌가?
난 후드를 쓴 채로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니 켈라와 리발이 보였다. 난 천천히 그들을 향해 걸어갔다.
"하하. 나왔어."
하지만 두 사람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뭔가 분위기가 싸~ 하다.
"노아 형은 어디 갔어?"
"집에 일이 있어서 먼저 들어갔어요."
"아 그래?"
분위기 전환해보려고 했는데 전혀 안 된다. 도대체 뭐가 문제인거야?
그때 이 정적을 깨고 리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희한테 왜 숨기셨어요?"
"응? 뭘?"
"형이 마전사라는거요."
결국 나왔군.
"그, 그거? 그게 말이야……."
당연히 쓰레기 취급 받을까봐 그랬지.
……라고는 말 못하겠다. 마전사라는 직업은 초반엔 참 쓸모없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뭐랄까. 그냥 숨기고 싶었어."
"실망이에요. 저하고 켈라누난 오늘 형한테 크게 실망했어요."
실망했다는 말을 두 번 씩이나 할 필요가 있나? 도대체 얼마나 실망했다는 거야?
나는 곁눈질로 켈라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켈라는 나를 보지도 않았다.
"……."
완전 미움 받았군.
"숨긴 건 미안. 오랫동안 숨기려고 하진 않았는데……."
"후우. 괜찮아요. 그래도 오늘 좋은걸 봤는걸요? 앞으론 예전처럼 사냥이 힘들어지지도 않을 것 같은데. 그렇죠?"
그럼 예전엔 사냥이 힘들었다는 건가? 역시 마전사라는 걸 비밀로 한 건 좋은 선택이었군.
"아무튼 오늘은 정말 멋졌어요, 피스형."
"그래. 고맙다."
"그럼 오늘은 푹 쉬세요. 그리고 내일 학교 끝나고 다시 만나기로 해요."
"알았다."
"그럼 저 먼저 들어가 볼게요."
리발은 그렇게 말하곤 로그아웃을 하였다. 이제 남는 사람은 나와 켈라 두 명뿐.
"하하하. 켈라, 혹시 너도 시, 실망했니?"
"아, 아니. 나 먼저 가볼게."
켈라는 그렇게 말하곤 로그아웃을 했다?
"……."
맙소사. 켈라에게 마저 버림받다니……. 이거 큰 충격이다. 그나저나 켈라는 그래도 금방 화를 풀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나보다. 저
런 표정은 처음 보는데…….
"에라 모르겠다. 우선 보고부터 하러 가볼까?"
* * *
로그아웃을 한 켈라는 아직도 뭔가 이상한 기분이었다. 좀 전에 피스가 싸웠던 장면들이 좀처럼 잊혀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리
고 피스의 얼굴도 잘 볼 수 없었다.
"도대체 내가 왜 이러지?"
그녀는 두 손으로 뺨을 때리며 고개를 흔들었다. 하지만 그 이상한 기분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마전사라는 걸 숨긴 게 실망이 커서 이러 기분이 드는 건가?"
하지만 정작 본인은 그렇게 실망하지도 않았다. 그녀는 그저 '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 라고 생각해고 넘겨버렸다. 그렇다면 이 감정
은 도대체 무엇이냔 말이다.
"아아~ 모르겠다. 빨리 씻고 자야겠네."
그녀는 자신의 생각을 다 정리지도 못하고 캡슐에서 나왔다.
* * *
"해두 영감, 나 왔어요."
난 주술사 길드 문을 열면서 그렇게 외쳤다. 그 순간 거대한 화염덩어리가 나를 향해 쇄도해왔다.
"히익?!"
난 너무나도 당황해서 막을 생각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옆으로 몸을 피했다.
콰아아앙-!
그러자 주술사 길드의 출입문이 커다란 굉음과 함께 박살나 버렸다.
"내가 스승님이라고 부르랬지?"
이내 한 노인이 지팡이로 자신의 몸을 지탱하며 천천히 걸어 나왔다. 그 노인의 이름은 바로 현자 해두. 물론 현자는 별칭이다.
"그게 스승님이라는 말보단 영감이라는 단어가 입에 착착 달라붙어서요."
빠악
그러자 해두 영감의 지팡이가 내 뒤통수를 강하게 후려쳤다.
"왜 때려요?"
"맞을 짓을 했으니까 때리지."
"쳇!"
"여기 온 걸 보니 대회는 끝났나 보군. 그래. 결과는?"
"멋지게 깨졌네요."
"당연하지. 그 실력 갖고 누구 코에 붙이라고."
해두 영감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걸 보니 턱 밑으로 길게 난 저 흰 수염을 잡아당기고 싶어진다. 것보다 저기에 자그마한 불똥
을 던져서 태워버리고 싶다.
"그건 그렇고 만났어요."
"이새꺄, 누굴 만났다고 말해야지. 그냥 만났어요. 라고 하면 네가 누굴 만났는지 어떻게 아냐? 내가 신이라도 되는 줄 아냐?"
"……."
참 성격 까다로운 노인네다. 뭐 이젠 적응 될 대로 적응이 되서 별로 신경 쓰이지도 않는다.
"그 에센이라는 놈과 붙었어요. 천재라고 했던 놈 있잖아요."
"에센을 말이냐? 그래서 결과는?"
"멋지게 패배했습니다."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겠지. 모든 면에선 그놈이 널 앞서 있었으니까."
"그런데 더 중요한 이야기가 있어요."
"뭔데?"
해두 영감은 별로 궁금치 않은 표정으로 내게 대꾸하였다.
"그 에센이 결승전에서 한 사람한테 쪽도 못써보고 개 털렸어요."
"호오?"
그제야 해두 영감은 흥미로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런 눈으로 바라보지 마세요. 부담스럽습니다."
"새꺄, 나도 남자는 싫어."
"……."
누군 남자 좋아하나?
"영감……이 아니라 스승님, 혹시 내 정보를 누군가에게 넘기거나 하지 않았어?"
"그건 무슨 개소리냐?"
"아니 에센을 이긴 사람이 나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알고 있어서 말이야."
"누군데?"
"와탕이라는 사람인데. 혹시 아나 해서요."
"……."
그러자 갑자기 해두 영감의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
"뭐, 뭔가 알고 있으세요?"
"그 인간 참 무서운 사람이야."
"네?"
"후우~. 옛날부터 알던 놈이었지만 참 대단한 놈이었지. 그놈 스승인 마로도 와탕을 인정할 정도니까. 원래 그 인간은 남을 잘 인정하거
나 하는 성격은 아니거든."
"그, 그 정도로 대단해요?"
"뭐, 그렇다고 해 두지."
"제가 이길 수 있는 상대인가요?"
"네놈이 엄청 성장해서 모든 걸 능수능란하게 사용할 수 있다면 어떨지 몰라도 아마 이긴다거나 어쩐다거나 할 수 있는 상대는 아니다."
"……."
이렇게 말을 들으니까 답이 없다. 고로 난 쪽도 안 된다는 소리다.
"그럼 그 자에 대한 정보좀 알려주실 수 있으세요?"
"공짜로?"
"……?"
이 노인네 또 뭔 소리래? 설마 돈을 받고 정보를 알려준다거나 하는 건 아니겠지?
"그럼 술좀 사와. 그럼 알려줄게."
"……."
진짜 답이 없는 노인네군.
난 할 수 없이 주막에 가서 막걸리를 한 병 사 오고야 말았다.
"자. 여기 술 있으니까 이제 알려 주시죠?"
"이놈아, 내가 이런 싸구려 술을 마시는 줄 아냐?"
"아니, 그건 또 뭔 소리에요?"
"난 적어도 작약주같은 술을 입에 댄단 말이다."
"그만좀 하시죠. 보기 좀 그렇습니다."
"그래서. 한대 치려고?"
아~ 분노가 치솟아 오른다. 여기서 당장 칼부림을 치고 싶지만 그 칼부림에 맞을 노인네도 아니다. 내가 바로 무릎을 꿇고 빌겠지. 뭐 그
런 추한 꼴은 보이고 싶지 않으니 참는다.
"그러지 말고 알려 주세요."
"뭐, 사랑스런 제자의 부탁이니 알고 있는 선에서 알려주도록 하지."
"사랑스럽다는 말은 빼죠."
"나도 방금 말하고 실수했다고 생각했다."
그런 쪽에선 마음이 참 잘 맞단 말이야. 이러고도 어떻게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성립되는지 참 신기하다.
"와탕이란 자는 현재 백호성의 성주다. 다른 성의 성주들과는 달리 옥좌를 거의 자주 비우고 항상 어디론가 싸돌아다닌다는 거 밖에는
모른다. 오죽하면 문파 내의 사람들도 와탕을 못 봤다는 사람이 나오겠냐."
"참 대단한 사람이네요. 그렇게 자리를 비우면 성을 공격당하거나 하지는 않나요?"
"그 성을 건드리려고 하면 아마 십중팔구 개쪽당할 것이다. 워낙 와탕놈이 강해야지. 그리고 또 정보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몰래 급습을
하려고 했는데 그걸 알고 곧바로 달려와서 침입자 문파의 문주를 단 일격에 죽였다지. 무서운 놈이야."
"……."
뭐랄까. 가만히 이야기를 들어보면 나하곤 전혀 다른 세계를 사는 사람 같다.
"그리고 또 하나 있는데, 아마 성물을 얻은 사람들 중 제일 먼저 성물을 가진 사람이 와탕이란 자일 것이다."
"성물? 그게 뭔데요?"
"너 우선 청룡성, 주작성, 백호성, 현무성이 있다는 건 알고 있냐?"
"그 정돈 알고 있어요."
"그럼 그 성을 차지한 사람은 성의 성물을 취득할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냐?"
"그건 모르죠."
"그렇군. 성물이라는 건 사신수가 각자 자신의 신체부위를 사용해서 만든 물건이다. 그래서 그것들은 엄청난 힘을 발휘하지."
"그게 그렇게 대단해요?"
"새꺄. 나도 주작선장이 탐나긴 하지만 가질 수 없는 물건이야. 성물들은 주인을 단 한번밖에 선택하지 않거든."
"주작선장은 또 뭐에요?"
"에라이. 싹 다 설명해주마. 청룡성의 성물은 청룡신검이라는 거다. 청룡이 자신의 뼈로 만든 대검인데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지. 근데
그렇게 커도 검의 무게는 별로 나가지 않는다는 거지. 또 청룡신검을 휘두를 때 일정한 확률로 청룡린격이 나가서 그 가치는 더욱 대단
하지."
"그 검은 주인이 있나요?"
"이미 사신수의 신물은 모두 각자의 주인을 정한 상태다."
"그렇군요."
무지 아쉽다. 뭐 하나라도 건지면 좋을텐데.
"그리고 주작성의 성물은 주작선장이라는 건데 이건 나도 갖고 싶은 물건이지. 주작의 눈으로 만든 커다란 지팡이인데 이게 또 마력의
양과 마법 공격력을 엄청나게 증폭시켜준다. 애초에 주작의 눈에는 거대한 마력이 들어있으니까. 그리고 백호성에는 두 가지 성물이
있는데 맹아단검과 백호 환령부다. 맹아단검은 쌍수단검으로 두 자루로 이루어져있는데 백호의 어금니로 만든 거라 졸라 날카롭지. 근
데 소문에 의하면 와탕이란놈이 좀 또라이라서 백호 환령부를 맹아단검이랑 합쳐버렸다는 소문이 있던데."
"……."
성물을 합칠 수도 있다니. 도대체 그 인간은 뭐하는 자야?
"마지막으로 현무성의 성물은 현무 불괴갑 이라는 거지. 이 현무 불괴갑은 현무의 등껍질로 만든 갑옷인데 이 갑옷보다 방어력이 높은
방어구는 없다. 그리고 등 뒤엔 몇 가닥의 날개가 있는데 그 사이에서 마력을 방출해서 장시간은 아니지만 잠시 동안 날아다닐 수도 있
다는군."
"정말 성물을 가진 자들은 최강이겠군요."
"성물 쟁탈전에서 이기고 성물들을 쟁취하였으니 이미 그 전에 최강 이였을 거다."
"그럼 아무튼 스승님은 와탕이란 녀석에 대해 자세히 모른다는 소리죠?"
"뭐, 결론은 그렇지. 나보단 마로녀석이 잘 알고 있을 거야. 하지만 그놈이 너한테 알려줄 확률은 제로지."
"그건 저도 압니다. 아무튼 전 이만 가보도록 할게요. 좀 피곤하네요."
"그래라. 그럼 나도 이만 들어가 보마."
해두 영감은 그렇게 말하곤 빛 무리와 함께 사라졌다. 여기서 방까지 얼마나 걸린다고 그 거리를 마법을 써서 가냐…….
"나도 내일을 위해서 슬슬 나가봐야겠군."
오늘은 정말 피곤한 하루였다. 내일부턴 다시 레벨 업에 집중을 해야 한다. 사냥이어 기다려라!
* * *
무투대회가 끝나고 경기장 어두운 한켠에 두 사람이 서 있었다. 그곳에선 두 사람이 커다란 소리를 내며 싸우고 있었다. 두 사람이 아니
라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고함을 지르며 대든다고 하는 게 더 맞을 것이다.
"아니 과장님. 이게 말이나 됩니까? 도대체 얼마나 주목을 받으시려고 그러는 거에요?"
"뭐, 될 대로 되라지."
"후~. 더 이상 뭐라 할 체력도 남아있지 않네요."
실컷 소리를 지르며 앞에 있는 남자에게 대들었다 제 풀에 지쳐 포기한 사람은 다름 아닌 GM 시월 이였다.
"야. 그래도 너 같으면 네놈 아들이 졌는데 진 놈한테 복수하고 싶지 않냐?"
"전 공과 사는 구분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요!"
"너 잘났다."
GM 시월 앞에 있는 사람은 'The Wind Revolution' 을 개발한 (주)와이즈의 게임 운영부 과장 이민성이었다.
"아니. 다르건 다 좋은데 왜 하필 거기서 그런 마법들을 쓴 거에요? 그림자 분신술이랑 사륜안은 과장님밖에 없다고요! 게다가 참영도는
왜 또 꺼내셨어요? 그거 렙제가 몇인지 아세요?"
"당연하지. 내 검인데."
"정말 게임 관리하는 분 맞으세요?"
"응."
"……."
GM 시월은 더 이상 할 말을 잃어버렸다. 그 이상 말을 해도 무의미하다. 이 과장이란 인간은 애당초 나이에 안 맞게 노는 스타일이라서
상대하기 힘든 사람이다. 또 마흔 살임에도 불구하고 액면가는 30대 초중반으로밖에 보이지 않기도 했다.
"그래도 맹아단검은 안 썼어."
"그걸 쓰면 당연히 밸런스 붕괴죠! 애당초 과장님이 경기에 나온 것 자체부터가 문제였다구요. 제가 얼마나 당황했는지 아세요?"
"나도 유저야. 유저라면 참여할 수 있지 않아?"
"과장님은 유저임과 동시에 관리자시잖아요. 게다가 앞으로 어떻게 하실거에요?"
"뭘?"
"과장님이 쓰신 마법들이요. 그 마법 어떻게 배우냐고 엄청나게 항의 글이 빗발칠 텐데."
"그건 그쪽에서 알아서 하라고 그래. 고유스킬이라고 그냥 얼버무리면 그만이잖아?"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인가요?"
"나도 그나마 일반 유저들하고 동등한 조건으로 아이디를 만든 유저야. 그저 이전 윈드에서 내 데이터들을 뽑아왔지 스텟이랑 레벨은
다 초기화된 상태에서 시작했다구."
"그러니까 그게 문제죠."
"솔직히 이전 데이터에서 가져온 거라곤 사륜안이랑 그림자분신술, 은사하고 참영도밖에 없어."
"그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밸런스 붕괴가 일어나요. 후~. 그만해요. 더 이상 말하면 저 폭발할 것 같아요."
GM 시월은 두 손으로 머리를 쥐어짜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럼 더 이상 할 말 없는 거지? 그럼 나 간다."
"사장님한테 혼나도 전 몰라요."
"그놈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걱정 마."
그렇게 말하곤 와탕은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정말 힘들군……."
GM 시월 역시 그렇게 중얼거리곤 경기장에서 사라졌다. GM 시월은 앞으로의 윈드가 걱정될 따름이었다.
<작가말>
헤헤 비축분 ^^
즐감
TW Second Season
Part6 - 라이벌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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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와탕과 에센의 싸움을 아무런 말 없이 관전했다. 그리곤 깨달았다. 나는 아직 우물 안 개구리라는 것을. 와탕이라는 자는 상상을
초월하는 실력을 갖고 있었다. 아까 나한테 한 말은 그저 허세가 아니었다. 그 자가 말 한건 믿음, 확신 이딴 것들이 아니었다. 그가 말
한건 진리였다. 이길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난 에센과 싸울 때 고전을 했고 또 졌다. 그런데 그 인간은 그런 에센을 떡 주무르듯이
농락시켰고 화려하게 승리를 거두었다. 평범한 유저는 절대 아니다. 그렇다면 누구지?
"……."
이렇게 생각을 많이 하는 것도 처음이다. 한 평생을 살면서 내가 가장 심각하게 고민해 본 일이라면 닭과 달걀중 어느 것이 먼저냐는 주
제였다. 아니면 밥과 국 중에 어느걸 먼저 먹어야 하나. 참 같잖은 고민이다. 하지만 나에겐 중요한 고민거리이기도 했었다.
이런 저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 사이 시상식이 진행되었다. 와탕과 에센은 둘 다 후드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뭔가 켕기는 게 있으
니 얼굴을 가리는 거겠지? 물론 나도 가리고 있다. 참고로 나는 절대로 뭔가 켕기거나 하는 게 있지 않다. 그냥 멋으로 쓰는 것뿐이다.
기권을 한 유저는 자동적으로 3위가 되었다. 3위만 되도 상금이 무려 100만전이다. 저걸로 방어구 하나 좋은 걸로 맞추면 얼마나 좋을
까~
물론 난 시상식에 참여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2차전 진출자라는 이유로 상금 10만전을 받았다. 이것도 이것대로 횡재라고 할 수 있다.
난 에센을 찾기 위해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지만 에센은 상금을 받자마자 종적을 감췄다. 물어보고 싶은 게 많이 있었는데……. 뭐 옷
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우리는 한바탕 크게 싸웠으니 나중에 만나게 될 지도 모른다. 그것보다 이제 슬슬 경기장 밖으로 나가야
한다. 왜 나가야 하냐고? 그야 경기가 끝났으니까 나가는 게 정상 아닌가?
난 후드를 쓴 채로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니 켈라와 리발이 보였다. 난 천천히 그들을 향해 걸어갔다.
"하하. 나왔어."
하지만 두 사람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뭔가 분위기가 싸~ 하다.
"노아 형은 어디 갔어?"
"집에 일이 있어서 먼저 들어갔어요."
"아 그래?"
분위기 전환해보려고 했는데 전혀 안 된다. 도대체 뭐가 문제인거야?
그때 이 정적을 깨고 리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희한테 왜 숨기셨어요?"
"응? 뭘?"
"형이 마전사라는거요."
결국 나왔군.
"그, 그거? 그게 말이야……."
당연히 쓰레기 취급 받을까봐 그랬지.
……라고는 말 못하겠다. 마전사라는 직업은 초반엔 참 쓸모없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뭐랄까. 그냥 숨기고 싶었어."
"실망이에요. 저하고 켈라누난 오늘 형한테 크게 실망했어요."
실망했다는 말을 두 번 씩이나 할 필요가 있나? 도대체 얼마나 실망했다는 거야?
나는 곁눈질로 켈라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켈라는 나를 보지도 않았다.
"……."
완전 미움 받았군.
"숨긴 건 미안. 오랫동안 숨기려고 하진 않았는데……."
"후우. 괜찮아요. 그래도 오늘 좋은걸 봤는걸요? 앞으론 예전처럼 사냥이 힘들어지지도 않을 것 같은데. 그렇죠?"
그럼 예전엔 사냥이 힘들었다는 건가? 역시 마전사라는 걸 비밀로 한 건 좋은 선택이었군.
"아무튼 오늘은 정말 멋졌어요, 피스형."
"그래. 고맙다."
"그럼 오늘은 푹 쉬세요. 그리고 내일 학교 끝나고 다시 만나기로 해요."
"알았다."
"그럼 저 먼저 들어가 볼게요."
리발은 그렇게 말하곤 로그아웃을 하였다. 이제 남는 사람은 나와 켈라 두 명뿐.
"하하하. 켈라, 혹시 너도 시, 실망했니?"
"아, 아니. 나 먼저 가볼게."
켈라는 그렇게 말하곤 로그아웃을 했다?
"……."
맙소사. 켈라에게 마저 버림받다니……. 이거 큰 충격이다. 그나저나 켈라는 그래도 금방 화를 풀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나보다. 저
런 표정은 처음 보는데…….
"에라 모르겠다. 우선 보고부터 하러 가볼까?"
* * *
로그아웃을 한 켈라는 아직도 뭔가 이상한 기분이었다. 좀 전에 피스가 싸웠던 장면들이 좀처럼 잊혀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리
고 피스의 얼굴도 잘 볼 수 없었다.
"도대체 내가 왜 이러지?"
그녀는 두 손으로 뺨을 때리며 고개를 흔들었다. 하지만 그 이상한 기분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마전사라는 걸 숨긴 게 실망이 커서 이러 기분이 드는 건가?"
하지만 정작 본인은 그렇게 실망하지도 않았다. 그녀는 그저 '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 라고 생각해고 넘겨버렸다. 그렇다면 이 감정
은 도대체 무엇이냔 말이다.
"아아~ 모르겠다. 빨리 씻고 자야겠네."
그녀는 자신의 생각을 다 정리지도 못하고 캡슐에서 나왔다.
* * *
"해두 영감, 나 왔어요."
난 주술사 길드 문을 열면서 그렇게 외쳤다. 그 순간 거대한 화염덩어리가 나를 향해 쇄도해왔다.
"히익?!"
난 너무나도 당황해서 막을 생각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옆으로 몸을 피했다.
콰아아앙-!
그러자 주술사 길드의 출입문이 커다란 굉음과 함께 박살나 버렸다.
"내가 스승님이라고 부르랬지?"
이내 한 노인이 지팡이로 자신의 몸을 지탱하며 천천히 걸어 나왔다. 그 노인의 이름은 바로 현자 해두. 물론 현자는 별칭이다.
"그게 스승님이라는 말보단 영감이라는 단어가 입에 착착 달라붙어서요."
빠악
그러자 해두 영감의 지팡이가 내 뒤통수를 강하게 후려쳤다.
"왜 때려요?"
"맞을 짓을 했으니까 때리지."
"쳇!"
"여기 온 걸 보니 대회는 끝났나 보군. 그래. 결과는?"
"멋지게 깨졌네요."
"당연하지. 그 실력 갖고 누구 코에 붙이라고."
해두 영감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걸 보니 턱 밑으로 길게 난 저 흰 수염을 잡아당기고 싶어진다. 것보다 저기에 자그마한 불똥
을 던져서 태워버리고 싶다.
"그건 그렇고 만났어요."
"이새꺄, 누굴 만났다고 말해야지. 그냥 만났어요. 라고 하면 네가 누굴 만났는지 어떻게 아냐? 내가 신이라도 되는 줄 아냐?"
"……."
참 성격 까다로운 노인네다. 뭐 이젠 적응 될 대로 적응이 되서 별로 신경 쓰이지도 않는다.
"그 에센이라는 놈과 붙었어요. 천재라고 했던 놈 있잖아요."
"에센을 말이냐? 그래서 결과는?"
"멋지게 패배했습니다."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겠지. 모든 면에선 그놈이 널 앞서 있었으니까."
"그런데 더 중요한 이야기가 있어요."
"뭔데?"
해두 영감은 별로 궁금치 않은 표정으로 내게 대꾸하였다.
"그 에센이 결승전에서 한 사람한테 쪽도 못써보고 개 털렸어요."
"호오?"
그제야 해두 영감은 흥미로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런 눈으로 바라보지 마세요. 부담스럽습니다."
"새꺄, 나도 남자는 싫어."
"……."
누군 남자 좋아하나?
"영감……이 아니라 스승님, 혹시 내 정보를 누군가에게 넘기거나 하지 않았어?"
"그건 무슨 개소리냐?"
"아니 에센을 이긴 사람이 나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알고 있어서 말이야."
"누군데?"
"와탕이라는 사람인데. 혹시 아나 해서요."
"……."
그러자 갑자기 해두 영감의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
"뭐, 뭔가 알고 있으세요?"
"그 인간 참 무서운 사람이야."
"네?"
"후우~. 옛날부터 알던 놈이었지만 참 대단한 놈이었지. 그놈 스승인 마로도 와탕을 인정할 정도니까. 원래 그 인간은 남을 잘 인정하거
나 하는 성격은 아니거든."
"그, 그 정도로 대단해요?"
"뭐, 그렇다고 해 두지."
"제가 이길 수 있는 상대인가요?"
"네놈이 엄청 성장해서 모든 걸 능수능란하게 사용할 수 있다면 어떨지 몰라도 아마 이긴다거나 어쩐다거나 할 수 있는 상대는 아니다."
"……."
이렇게 말을 들으니까 답이 없다. 고로 난 쪽도 안 된다는 소리다.
"그럼 그 자에 대한 정보좀 알려주실 수 있으세요?"
"공짜로?"
"……?"
이 노인네 또 뭔 소리래? 설마 돈을 받고 정보를 알려준다거나 하는 건 아니겠지?
"그럼 술좀 사와. 그럼 알려줄게."
"……."
진짜 답이 없는 노인네군.
난 할 수 없이 주막에 가서 막걸리를 한 병 사 오고야 말았다.
"자. 여기 술 있으니까 이제 알려 주시죠?"
"이놈아, 내가 이런 싸구려 술을 마시는 줄 아냐?"
"아니, 그건 또 뭔 소리에요?"
"난 적어도 작약주같은 술을 입에 댄단 말이다."
"그만좀 하시죠. 보기 좀 그렇습니다."
"그래서. 한대 치려고?"
아~ 분노가 치솟아 오른다. 여기서 당장 칼부림을 치고 싶지만 그 칼부림에 맞을 노인네도 아니다. 내가 바로 무릎을 꿇고 빌겠지. 뭐 그
런 추한 꼴은 보이고 싶지 않으니 참는다.
"그러지 말고 알려 주세요."
"뭐, 사랑스런 제자의 부탁이니 알고 있는 선에서 알려주도록 하지."
"사랑스럽다는 말은 빼죠."
"나도 방금 말하고 실수했다고 생각했다."
그런 쪽에선 마음이 참 잘 맞단 말이야. 이러고도 어떻게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성립되는지 참 신기하다.
"와탕이란 자는 현재 백호성의 성주다. 다른 성의 성주들과는 달리 옥좌를 거의 자주 비우고 항상 어디론가 싸돌아다닌다는 거 밖에는
모른다. 오죽하면 문파 내의 사람들도 와탕을 못 봤다는 사람이 나오겠냐."
"참 대단한 사람이네요. 그렇게 자리를 비우면 성을 공격당하거나 하지는 않나요?"
"그 성을 건드리려고 하면 아마 십중팔구 개쪽당할 것이다. 워낙 와탕놈이 강해야지. 그리고 또 정보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몰래 급습을
하려고 했는데 그걸 알고 곧바로 달려와서 침입자 문파의 문주를 단 일격에 죽였다지. 무서운 놈이야."
"……."
뭐랄까. 가만히 이야기를 들어보면 나하곤 전혀 다른 세계를 사는 사람 같다.
"그리고 또 하나 있는데, 아마 성물을 얻은 사람들 중 제일 먼저 성물을 가진 사람이 와탕이란 자일 것이다."
"성물? 그게 뭔데요?"
"너 우선 청룡성, 주작성, 백호성, 현무성이 있다는 건 알고 있냐?"
"그 정돈 알고 있어요."
"그럼 그 성을 차지한 사람은 성의 성물을 취득할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냐?"
"그건 모르죠."
"그렇군. 성물이라는 건 사신수가 각자 자신의 신체부위를 사용해서 만든 물건이다. 그래서 그것들은 엄청난 힘을 발휘하지."
"그게 그렇게 대단해요?"
"새꺄. 나도 주작선장이 탐나긴 하지만 가질 수 없는 물건이야. 성물들은 주인을 단 한번밖에 선택하지 않거든."
"주작선장은 또 뭐에요?"
"에라이. 싹 다 설명해주마. 청룡성의 성물은 청룡신검이라는 거다. 청룡이 자신의 뼈로 만든 대검인데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지. 근데
그렇게 커도 검의 무게는 별로 나가지 않는다는 거지. 또 청룡신검을 휘두를 때 일정한 확률로 청룡린격이 나가서 그 가치는 더욱 대단
하지."
"그 검은 주인이 있나요?"
"이미 사신수의 신물은 모두 각자의 주인을 정한 상태다."
"그렇군요."
무지 아쉽다. 뭐 하나라도 건지면 좋을텐데.
"그리고 주작성의 성물은 주작선장이라는 건데 이건 나도 갖고 싶은 물건이지. 주작의 눈으로 만든 커다란 지팡이인데 이게 또 마력의
양과 마법 공격력을 엄청나게 증폭시켜준다. 애초에 주작의 눈에는 거대한 마력이 들어있으니까. 그리고 백호성에는 두 가지 성물이
있는데 맹아단검과 백호 환령부다. 맹아단검은 쌍수단검으로 두 자루로 이루어져있는데 백호의 어금니로 만든 거라 졸라 날카롭지. 근
데 소문에 의하면 와탕이란놈이 좀 또라이라서 백호 환령부를 맹아단검이랑 합쳐버렸다는 소문이 있던데."
"……."
성물을 합칠 수도 있다니. 도대체 그 인간은 뭐하는 자야?
"마지막으로 현무성의 성물은 현무 불괴갑 이라는 거지. 이 현무 불괴갑은 현무의 등껍질로 만든 갑옷인데 이 갑옷보다 방어력이 높은
방어구는 없다. 그리고 등 뒤엔 몇 가닥의 날개가 있는데 그 사이에서 마력을 방출해서 장시간은 아니지만 잠시 동안 날아다닐 수도 있
다는군."
"정말 성물을 가진 자들은 최강이겠군요."
"성물 쟁탈전에서 이기고 성물들을 쟁취하였으니 이미 그 전에 최강 이였을 거다."
"그럼 아무튼 스승님은 와탕이란 녀석에 대해 자세히 모른다는 소리죠?"
"뭐, 결론은 그렇지. 나보단 마로녀석이 잘 알고 있을 거야. 하지만 그놈이 너한테 알려줄 확률은 제로지."
"그건 저도 압니다. 아무튼 전 이만 가보도록 할게요. 좀 피곤하네요."
"그래라. 그럼 나도 이만 들어가 보마."
해두 영감은 그렇게 말하곤 빛 무리와 함께 사라졌다. 여기서 방까지 얼마나 걸린다고 그 거리를 마법을 써서 가냐…….
"나도 내일을 위해서 슬슬 나가봐야겠군."
오늘은 정말 피곤한 하루였다. 내일부턴 다시 레벨 업에 집중을 해야 한다. 사냥이어 기다려라!
* * *
무투대회가 끝나고 경기장 어두운 한켠에 두 사람이 서 있었다. 그곳에선 두 사람이 커다란 소리를 내며 싸우고 있었다. 두 사람이 아니
라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고함을 지르며 대든다고 하는 게 더 맞을 것이다.
"아니 과장님. 이게 말이나 됩니까? 도대체 얼마나 주목을 받으시려고 그러는 거에요?"
"뭐, 될 대로 되라지."
"후~. 더 이상 뭐라 할 체력도 남아있지 않네요."
실컷 소리를 지르며 앞에 있는 남자에게 대들었다 제 풀에 지쳐 포기한 사람은 다름 아닌 GM 시월 이였다.
"야. 그래도 너 같으면 네놈 아들이 졌는데 진 놈한테 복수하고 싶지 않냐?"
"전 공과 사는 구분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요!"
"너 잘났다."
GM 시월 앞에 있는 사람은 'The Wind Revolution' 을 개발한 (주)와이즈의 게임 운영부 과장 이민성이었다.
"아니. 다르건 다 좋은데 왜 하필 거기서 그런 마법들을 쓴 거에요? 그림자 분신술이랑 사륜안은 과장님밖에 없다고요! 게다가 참영도는
왜 또 꺼내셨어요? 그거 렙제가 몇인지 아세요?"
"당연하지. 내 검인데."
"정말 게임 관리하는 분 맞으세요?"
"응."
"……."
GM 시월은 더 이상 할 말을 잃어버렸다. 그 이상 말을 해도 무의미하다. 이 과장이란 인간은 애당초 나이에 안 맞게 노는 스타일이라서
상대하기 힘든 사람이다. 또 마흔 살임에도 불구하고 액면가는 30대 초중반으로밖에 보이지 않기도 했다.
"그래도 맹아단검은 안 썼어."
"그걸 쓰면 당연히 밸런스 붕괴죠! 애당초 과장님이 경기에 나온 것 자체부터가 문제였다구요. 제가 얼마나 당황했는지 아세요?"
"나도 유저야. 유저라면 참여할 수 있지 않아?"
"과장님은 유저임과 동시에 관리자시잖아요. 게다가 앞으로 어떻게 하실거에요?"
"뭘?"
"과장님이 쓰신 마법들이요. 그 마법 어떻게 배우냐고 엄청나게 항의 글이 빗발칠 텐데."
"그건 그쪽에서 알아서 하라고 그래. 고유스킬이라고 그냥 얼버무리면 그만이잖아?"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인가요?"
"나도 그나마 일반 유저들하고 동등한 조건으로 아이디를 만든 유저야. 그저 이전 윈드에서 내 데이터들을 뽑아왔지 스텟이랑 레벨은
다 초기화된 상태에서 시작했다구."
"그러니까 그게 문제죠."
"솔직히 이전 데이터에서 가져온 거라곤 사륜안이랑 그림자분신술, 은사하고 참영도밖에 없어."
"그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밸런스 붕괴가 일어나요. 후~. 그만해요. 더 이상 말하면 저 폭발할 것 같아요."
GM 시월은 두 손으로 머리를 쥐어짜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럼 더 이상 할 말 없는 거지? 그럼 나 간다."
"사장님한테 혼나도 전 몰라요."
"그놈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걱정 마."
그렇게 말하곤 와탕은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정말 힘들군……."
GM 시월 역시 그렇게 중얼거리곤 경기장에서 사라졌다. GM 시월은 앞으로의 윈드가 걱정될 따름이었다.
<작가말>
헤헤 비축분 ^^
즐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