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 SS - Part7 첫 퀘스트 #2
- 와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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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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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 Second Season
Part7 - 첫 퀘스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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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라는 게 한번 멀어지면 쉽게 회복되지 않기 마련이다. 마치 한번 끊어버리면 다시는 이을 수 없는 끈 같은 거라고 해야 하려나?
아무튼 이건 현재 내 상황이기도 하다. 전갈굴까진 5분정도 걸어가야 하는데 이 사람들과 같이 가는 게 매우 어색하다. 예전 같지가 않
다는 소리다. 리발이나 노아 형은 그렇다 쳐도 켈라와의 관계는 현재 상황으로선 대공황 상태이다. 루즈벨트 대통령이 뉴딜정책을 펼
친 것처럼 나도 이 상황을 어떻게든 타계할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어떻게 해야 다시 원만한 관계로 돌아갈 수 있으려나…….
"……."
결국 전갈굴 입구까지 오면서 켈라와는 단 한마디도 말을 섞지 못했다.
전갈굴 입구는 다른 던전들과 별로 비교할 것이 없었다. 그저 '아, 여긴 전갈굴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생김새를 한 입구였다.
고작 성 안에 있는 던전이 무슨 승급 자들을 위한 사냥터 입구처럼 만들어져 있으면 이상하지 않겠는가?
"그럼 들어가자."
노아형 시작으로 우린 차례대로 전갈굴 입구로 들어갔다. 그러자 빛무리가 내 몸을 한번 감싸더니 내 눈 앞의 풍경이 확 달라졌다.
휘이잉~
아직은 입구라서 그런지 별 다른 기척은 느껴지지 않고 그저 적막했다. 참고로 성 안에 있는 던전들은 모두 10층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
다. 각 던전의 보스들은 10층에 서식하고 있으며 층별로 몬스터들의 계급이 나눠진다. 보통 7층부터 아래층 몬스터들보다 강한 놈들
이 나타나는데 그놈들은 보스를 지키기 위한 장군 정도로 보면 된다. 전갈굴 역시 10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구조는 넓은 홀 중간 중간
에 거대한 엄폐물들이 놓여 있는 그런 구조였다. 때문에 언제 어디서 몬스터의 습격을 받을지 몰라 긴장해야한다. 가뜩이나 전갈은
독이 있어서 중독이 되기라도 하면 골치 아파진다.
"잠깐……."
그런데 생각해 보니까 우리 파티 중엔 도사가 없다. 보통은 도사가 많진 않아도 한 명 쯤은 있어야 하지 않나?
"저기, 리발?"
"네?"
"궁금한 게 있는데 말이야."
"뭔데요?"
"우리 파티엔 왜 도사가 없는 거야?"
"아……. 그러고 보니 도사가 없네요. 한 분 모셔올걸 그랬네요."
"……."
딱히 무슨 이유가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 그냥 잊고있었던거야?
"뭐, 다음 번 사냥갈땐 한 분 모시도록 하죠. 도사란 직업은 여러모로 쓸모가 있으니까요."
뭐랄까. 상당히 당황스러운데…….
"지금까진 도사 없이도 버텨왔으니 도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거겠지. 하지만 이후로는 도사의 부재가 꽤 위험할거야. 그러니 도
사를 한명 영입하는 건 꽤 괜찮은 생각이군."
노아 형은 전갈굴의 지형을 요리조리 살피며 말했다.
"그런데 피스 형은 힘들겠네요."
"?"
"타 캐릭터들보다 경험치를 두 배나 더 올리셔야 하잖아요. 힘들지 않으세요?"
"……."
쟤 진짜 오늘 왜 저런데? 사람 정신 나가 죽는 꼴 보고싶은건가? 게다가 난 다른 마전사들이랑은 또 다르다. 그 이유는 바로 '진마도' 때
문이다. 이 진마도란 놈이 진화하는 검이라는 건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진화를 할까? 그건 너무나도 알기 쉽다. 이
진마도는 기생충 같은 놈이다. 주인이 몬스터를 잡아서 얻는 경험치중 10퍼센트라는 엄청난 수치의 경험치를 빨아들인다. 그걸 축적시
켜서 놈은 진화를 하는 것이다. 고로 다른 마전사들이 열 마리를 잡아서 올리는 경험치를 난 열한 마리를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
이거 생각할수록 진짜 빡치는데? 난 왜 이렇게 게임을 힘들게 해야 하는 건데? 즐기기 위해 하는 게 게임 아닌가? 그런데 어떻게 된 게
게임을 하면 할수록 스트레스만 쌓인다.
그런데 난 이 세 사람의 레벨이 60 중후반은 될 줄 알았다. 그런데 나보다 딱 10정도밖에 높지 않다니…….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설마 나를 배려해주려고 글 건 아닐 테고……. 뭐, 이런 거 생각해서 뭐하겠나.
이런 저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새 꽤 깊숙한 곳까지 들어왔다.
"다들 조심해요. 여기서부터 전갈이 나올 확률은 매우 높아요."
난 기생충 같은 진마도를 뽑아들어 주위를 경계하기 시작했다. 목표는 10층인데 1층에서 털리면 이것도 이것 나름대로 개쪽일거다.
-취이이익!
그때였다. 어디선가 불길한 사운드가 울려 퍼졌다. 설마 이곳 전갈들이 취이이익 이라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내는 건 아니겠지? 그걸 떠
나서 전갈이 소리를 낸다는 걸 들어본 적이 없다.
"놈들이 근처에 있는 것 같은데요?"
"……."
정말 소리를 내나보네.
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상황을 살피기 시작했다.
슈아아악-!
그때였다.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묵직한 무언가가 내 앞으로 날아왔다. 난 육감적으로 그 공격을 피한 뒤 거리를 벌렸다.
"조심해! 놈이 나타났어!"
그 말과 함께 거대한 벽 뒤에서 거대한 전갈 한마리가 튀어나왔다. 여기서 '거대한' 이라는 수식어를 두 번이나 썼는데 이건 어쩔 수 없
다. 전갈이 우리가 알고 있는 크기의 전갈이 아니기 때문이다.
"……."
진짜 이젠 몬스터가 사람보다 크다는 것에 대해 별로 놀랍지도 않다. 하다못해 전갈도 사람보다 큰데 어느 몬스터가 사람보다 작겠는
가?
"참 크네요."
"그렇지?"
노아 형은 어깨를 한번 으쓱거린 뒤 검을 고쳐 쥐었다. 리발 역시 단도 두 자루를 양손에 쥐고 전갈을 향해 겨누었다.
타다다다다!
전갈은 묵직한 두 손과 독을 머금고 있는 날카로운 꼬리를 치켜세우고 우리를 향해 달려왔다. 우리 일행은 일단 좌우로 둘씩 퍼졌다.
"염발."
푸아아앙
조용히 시동어를 외치자 뜨거운 화염이 진마도의 검신을 휘감기 시작했다.
"슬슬 가볼까?"
난 염발을 두른 진마도를 들고 전갈을 향해 달려갔다. 전갈 주제에 몸집이 더럽게 거대하니 공격할 수 있는 부위가 꽤나 많다. 그러기
에 난 주저 않고 전갈의 옆구리를 향해 진마도를 내리쳤다.
슈아아악-!
하지만 전갈은 자신의 긴 꼬리를 나에게 찔러 넣는 바람에 공격이 실패하였다. 땅에 꽂혔다 뽑혀 나온 꼬리 끝에선 독액이 조금씩 새어
나와 공포감을 불러일으켰다.
"……."
저거 맞으면 졸라 아프겠군.
그때 리발이 빠른 속도로 나를 향해 다가왔다.
"피스형, 지금부터 작전을 설명할게요. 우선 놈의 공격수단은 저 두개의 앞발과 꼬리에요. 저 세 개를 저희 셋이서 봉인할 테니 피스형
은 전갈에게 강한 거 몇 방만 먹여주시면 되요. 간단하죠?"
"뭐, 간단하긴 하네."
"그럼 지금부터 미션 시작이에요!"
리발은 그렇게 말하곤 전갈을 향해 달려갔다. 노아형 역시 주저하지 않고 달려갔다. 켈라는 어느새 구미호를 소환하여 구미호를 타고
전갈의 꼬리를 향해 달려갔다. 전갈은 사방에서 조여 오는 적들에 당황하여 자신의 집게발을 강하게 휘두르기 시작하였다.
"크윽!"
노아 형은 전갈의 공격을 미처 피하지 못했는지 전갈이 휘두르는 집게발에 맞고 뒤로 나가 떨어졌다.
"형, 괜찮아요?"
"신경 쓰지 마라. 것보다 전갈한테 신경 써!"
난 한쪽 발이 자유로운 전갈을 향해 빠른 속도로 달려갔다. 그리곤 꽤 높이 도약을 하여 진마도를 치켜들었다.
"이거나 먹어라!"
다행히 켈라의 구미호가 전갈의 꼬리를 물고 있어서 공중에서 봉변을 당할 위험은 없었다. 난 진마도를 전갈의 등짝을 향해 강하게 내
리쳤다.
파아아앗!
진마도가 전갈의 등을 내리치면서 칼날에 휩쌓여있든 화염이 전갈의 등을 향해 뿜어져 나왔다.
-뀌이이익!
전갈은 고통스러운지 몸을 이리저리 비틀며 몸을 흔들기 시작했다. 그로인해 리발과 켈라는 전갈에게서 떨어져 나왔다.
"제대로 먹었나본데?"
전갈은 야마가 돌았는지 어쨌는지 꼬리를 무자비하게 휘두르기 시작했다. 아무리 타겟없이 휘두르는 공격이라지만 재수 없게 맞으면
귀찮을 수밖에 없다.
"다시 한 번 가볼까?"
난 이글거리는 화염을 뿜어내고 있는 진마도를 고쳐 쥔 뒤, 춤을 추고 있는 전갈을 향해 달려갔다.
"피스형, 너무 무모해요!"
"괜찮아!"
난 그대로 전갈 옆구리 안으로 파고든 뒤 진마도를 빠르게 휘두르며 놈의 징그러운 다리 하나를 잘라내 버렸다.
-뀌이이이익!
전갈은 이번에도 아픈지 미친 듯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그 순간 놈의 앞발이 나를 향해 쇄도해오기 시작했다. 난 진마도를 들어 전갈의
집게발을 막아냈다. 그런데 이게 막아내긴 했지만 막아낸 게 아니기도 했다. 왜냐하면 그 공격을 막음과 동시에 내 몸은 허공을 날았기
때문이다.
퍼억!
"크헉!"
난 공중을 날다가 그대로 벽에 부딪힌 뒤, 땅으로 굴러 떨어졌다.
"피스!"
내가 벽에 쳐 박히자 켈라는 내 이름을 부르며 구미호를 타고 달려왔다.
"괜찮아?"
"아, 응. 뭐, 이정도 갖고……큭!"
아무래도 왼쪽 팔이 부러진 것 같다. 어떻게 되먹은 공격이기에 몸이 붕 뜨는 거야?
"팔이 다친 것 같은데……."
켈라는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며 내 팔을 바라보았다.
"저, 저기 켈라, 그렇게까지 심한 부상 아닌데."
"그, 그래? 그럼 빠, 빨리 일어나."
켈라는 이상하게 당화하는 기색을 보이며 말을 더듬었다. 왜 저러는 거지?
난 진마도로 몸을 지탱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전갈을 보니 다리 하나가 없어서 기어 다니는 꼴이 가관이다. 근데 저거 졸라 웃기네. 푸
하하!
"……."
잠시 실성했군.
"리발, 동시에 공격하자."
"네, 노아 형."
리발과 노아 형은 각자 자신들의 무기를 들고 전갈을 향해 달려갔다.
"하아아압!"
노아형의 검이 전갈의 오른쪽 집게발을 그대로 베어버렸다. 연이어 리발의 단도 두 자루는 전갈의 등에 한 번씩 박힌 뒤 뽑혀 나왔다.
-취이이익!
전갈은 희괴한 비명을 지르며 몸을 마구 다루기(?) 시작했다.
"양념은 다 했으니 마지막은 피스, 너다!"
양념이란 말에 살짝 실소했지만 이내 진지해지기로 결심했다.
"오케이. 뇌명!"
파지지직!
그러자 진마도의 검 날에 뇌전들이 방출되기 시작했다. 난 멀쩡한 오른팔 한 손에 진마도를 들고 전갈을 향해 달려갔다.
"뢰격참주!"
달려가면서 진마도를 한번 휘두르자 벼락 한줄기가 전갈을 향해 쇄도해간다.
콰아아앙!
-퀴이이익!!
전갈은 뢰격참주를 맞고 한동안 고통 속에서 몸부림치다 순간적으로 몸이 경직되었다. 이유인 즉 전격 계열의 마법에는 경직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뇌명을 사용한 상태에선 하위마법의 전격 계열 마법을 마음대로 발사할 수 있다. 물론 마력이 오링나면 끝이지만.
"기회다!"
난 달리기를 멈추지 않고 경직되어있는 멍청한 전갈을 향해 달려갔다. 그리곤 전갈 앞에서 도약을 한 뒤 놈의 머리 부분에 진마도를 그대
로 꽂아 넣었다.
푸욱-!
단단한 껍질을 뚫은 진마도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전갈의 몸에 전류를 흘려보냈다.
파지지직!
그러자 맛있는 냄새가 주위에 퍼지기 시작했다.
"전기 전갈구이 완성입니다."
"잘 했다."
"뭘요. 싱겁기만 한걸요."
"싱거운 것 치곤 한쪽 팔이 장난감이 되어버렸네요."
"그러게 말이야."
부러져서 그런지 꽤 고통이 심했지만 난 애써 웃었다. 다 큰 사내놈이 팔 하나 부러졌다고 질질 짜면 보기 좋겠는가? 그것도 게임에서 말
이다.
그래도 난 싱크로율을 꽤 높게 설정하고 플레이해서 현실에서 느끼는 고통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70퍼센트에서 더 올리면 정신적 충격
을 받아 쇼크를 받을지도 모른다는데 난 싱크로율을 80퍼센트 정도 주고 플레이한다. 이정도면 미친 짓에 가깝다. 하지만 스릴 하난 만점
이다. 본래 게임은 이렇게 해야 제 맛 아닌가?
"근데 확실히 도사가 절실하긴 하군."
"그러게요. 피스형이 부상당할 줄은 전 혀 예측 못했거든요."
"……."
내가 초고수도 아니고 부상을 안 당할 거라고 생각했다는 건 뭐래?
"어떻게 하실래요? 전갈굴 나가서 의원한테 치료받고 다시 올까요?"
"아니. 됐어. 나 하나 때문에 여러 사람이 피해를 볼 순 없지. 이대로 계속 가자."
"하지만 그래도 가봐야 하는 거 아니야?"
켈라는 걱정스런 얼굴을 하며 내게 물었다. 그러고 보니 드디어 켈라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오오! 신이시여, 저에게 고통이란 시련을 준
것은 다 지금 이 순간을 즐기라는 계시였단 말입니까!
"괘, 괜찮다니까. 너무 걱정할 필요 없어."
"내, 내가 언제 걱정했다고 그래?!"
"……."
안했으면 말고. 괜히 화내네.
"저희보다 먼저 올라간 파티가 있을지도 모르니 여기에 운명을 걸 수밖에 없겠네요."
"뭐, 그래야지."
전갈 한 마리를 잡아보니 놈들의 공격패턴을 어느 정도 알 것 같다. 패턴만 안다면 공략하는 건 쉽다. 놈들의 공격 패턴에 말리지만 않으
면 되기 때문이다. 그걸 떠나서 이놈들은 바보다. 참 단순한 놈들이라 잡기 더 쉽다. 오히려 자호를 잡기가 더 힘들다고 생각되기도 한다.
"그럼 계속 가볼까요?"
난 부러진 팔을 방치한 채 세 사람을 이끌고 앞으로 나아갔다.
<작가말>
스연 슈슈슈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