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 SS - Part1 직업 가지기 #1
- 와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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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 Second Season
Part1
직업 가지기 #1
환영한다는 말을 들은 나는 일단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고민에 빠졌다. 그렇게 2분동안 고민해서 나온 결과는 인벤토리 창을
활성화 시키는 것이었다. 인벤토리 창을 활성화 시키는건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그저 '인벤토리' 라고 말 하면 내 시야
오른쪽 한켠에 어떤 창 하나가 열리기 때문이다. 내 인벤토리엔 현재 다른 주막으로 귀환을 할 수 있는 노란비서라는 아이템
5개와 목도가 있었으며 기본적으로 초보자용 옷이 착용되어 있었다.
"와우…… 신기한데?"
정말 신기했다. 난생 처음 겪어보는 가상현실에 그 누구가 이런 신선함을 느끼지 않겠는가? 난 인벤토리 창에서 목도를 가져
와 오른손으로 잡아들었다. 그러자 오른손엔 진짜로 목검을 드는 느낌이 들었다. 난 이 현상에 대해 적지않게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아참, 그러고 보니 내 모습이 어떻게 생겼는지 안봤잖아? 상당히 궁금한데……."
그렇게 주위를 둘러보다가 주변에 있던 물웅덩이를 발견하곤 물에 내 얼굴을 비춰보았다.
"음……."
현실에서의 나하고 별 반 다를 것이 없어보였다. 단 머리색이 뭔가 너무나도 많이 봐왔던 색인지라 식상하다고나 할까?
그렇게 생각을 하다가 난 내가 계정을 생성할 때 외형을 바꾸는걸 그대로 스킵(Skip)했다는 것을 깨닫고는 곧바로 도우미를
부르기로 하였다.
"도우미."
…… 라고 외치자 밝은 빛을 내는 구 형체의 무언가가내 얼굴 앞에 나타났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내가 계정을 생성할 때 외형을 바꾸는걸 그대로 넘겼거든? 그래서 말인데 지금 바꿀 수 있나 해서……."
-그런거라면 아직 기회가 한번 남아있기 때문에 외형을 바꾸실 수 있습니다. 어느 부위를 바꾸시겠습니까?
"음…… 머리 색을 적갈색으로 바꿔줘. 아참. 그리고 눈동자 색깔은 붉은색으로 바꿔줘. 나머지는 그대로 할게."
-변경되었습니다. 그럼 즐거운 게임 되세요.
그 말과 함께 빛은 내 눈 앞에서 사라졌다. 다시 물에 비춘 내 모습은 아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단지 머
리색과 눈동자 색이 바뀌었다는 것만으로 사람이 이렇가 달라보일 수 있는걸까?
어쨌든 외형 바꾸기를 마친 나는 슬슬 사냥을 해서 레벨업이라는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목검도 있고 하니 사냥
하는데에는 큰 무리가 없을 거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사냥을 하기 전에 무엇보다도 이 게임의 인터페이스에 대해 조금 더 익
숙해질 필요가 있다. 어느 게임이든지간에 인터페이스는 상당히 큰 역할을 한다. 인터페이스를 다룰 줄 모른다면 그건 게임을
하는 게이머가 아니다. 그저 멍청한 인간에 불과하다.
인터페이스 창에는 자신의 캐릭터에 대한 정보가 간단하게 나와있다. 대부분 게임에선 자신의 체력과 마나의 양, 그리고 스태
미너의 양까지 나와있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자신이 어떤 상태에 걸려있는지 까지도 보여주곤 한다. 그러나 TWR
의 인터페이스를 알아본 결과 꽤나 의외였다. 인터페이스 창이 따로 없던 것이었다. 대신에 내 시야의 좌측 하단에 보면 동그
란 구형체 두개에 붉은색 물과 파란색 물이 차 있는게 보였다. 붉은색은 분명 체력, 파란색은 마력을 나타내는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스태미너를 나타내는 것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확인해 본 결과 난 충격적인 사실을 접하였다. 스태미너는
따로 존재하지 않고 모든 활동을 하는데에는 체력이 소모된다는 것이었다. 달리기를 해도 체력이 소모되고 무슨 행동을 하든
간에 체력이 소모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체력의 필요성이 상당히 높아질 것임에 틀림없다. 아니면 체력을 회복하는 아이템
이 비싸거나.
그리고 그 다음으로 알아낸 것은 스텟에 대해서다. TWR에선 레벨업을 한 번 할 때마다 5포인트를 준다고 한다. 그럼 이걸로 체
력, 마력, 힘, 지능, 민첩, 운. 이 여섯 가지중 자신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곳에 투자하는 것이다. 이런걸 보면 다른 게임들과는
그닥 다른게 없어보였다.
어느정도 인터페이스에 대해 알아본 나는 이젠 어떤 직업으로 전직을 할 지에 대해 유심히 고민을 하였다.
TWR엔 전사, 도사, 주술사, 도적, 궁사, 무도가, 마전사, 소환사, 상인. 이렇게 아홉 가지의 직업이 존재한다. 우선 전사는 말 그
대로 검을 가지고 사냥하는 직업이다. 판타지틱한 게임에 비유하자면 워리어? 그정도일 것이다. 그 다음은 도사. 도사는 다른
캐릭터를 보조해 주는 직업으로 주로 체력을 회복해 주거나 다른 능력을 증가시켜주기 때문에 힐러와 상당히 유사하다.
주술사는 마법을 쓰는 직업으로 4신수의 속성중 어느 하나를 선택한 다음 그 속성에 맞는 기술로 상대방을 공격한다. 이는 타
게임의 메지션이나 위자드와 비슷했다. TWR에 들어오면서 변화한 것은 바로 주술사의 등급이다. 기존엔 레벨에 따라 배울 수
있는 마법이 정해져 있었지만 TWR로 접어들면서 주술사는 등급에 따라 배울 수 있는 마법이 달라졌다. 등급마다 시험을 봐야
하며 그 마법을 배우기 위해선 상당히 귀찮은 일을 해야 한다고 한다. 뭐 궁극의 스킬인 '헬파이어'를 배우려고 폐인 짓을 하는
사람들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고 한다.
다음은 도적인데 도적은 빠른 몸놀림으로 상대방을 제압한다. 다른 직업들과는 확연히 다르게 민첩이 발달한 직업이다.
그리고 궁사는 말 그대로 활질하는 직업, 무도가는 주먹과 발로 먹고사는 직업이다.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저 위의 직업들은
기존의 TW에 있던 것과 동일하다. 하지만 지금부터 소개할 직업들은 TWR에 새로 등장하는 직업들이다. 우선 먼저 소개할 직업
은 마전사이다. 마전사는 마법과 검술을 동시에 사용하는 직업으로 정말 매력 직들중 하나이다. 검에 속성을 부여하여 싸울 수
도 있으며 뭣하면 마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 말 그대로 주술사+전사이다. 직업을 얻는것도 주술사와 전사 두 가지의 직업을 같
이 져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좋아보여도 더럽게 큰 패널티가 존재한다. 바로 경험치가 타 직업들보다 두배가 더 필요하기 때문
이다. 그래서 열마리 잡아서 레벨업 할 것을 마전사는 스무마리를 잡아야 한다는 말이다. 내가 이렇게 숫자를 조금 잡아서 그렇
지 천마리를 잡아야 하면 마전사는 이천마리이다. 결코 만만치 않은 패널티이다.
그 다음에는 소환사 라는 직업이다. 소환사는 소환수들을 소환하여 싸우는 직업으로 자신의 레벨마다 소환할 수 있는 소환수들
이 제한되어있다. 게다가 궁극의 소환수들은 직접 계약을 하러 그 몹에가 찾아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소환사는 두가지로
나뉘어 지는데 주술형 소환사와 전사형 소환사로 나뉘어 진다. 주술형 소환사는 소환수를 내보내 싸우게 한 뒤 자신은 뒤에서
소환수를 보조해 주는 역활을 한다. 반면 전사형은 소환사가 검을 들고 직접 공격을 한다. 때문에 소환수와 잘만 하면 멋진 연
계 공격을 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상인이란 직업은 이름 그대로 물건을 사고파는 직업중 하나이다. 상인은 따로 마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얼마나 신
용도가 높고 얼마나 거래를 많이 했는지에 따라 각 마을과 거래할 수 있는 구매가격을 조절할 수 있다.
이렇게 TWR의 직업관에 대해 설명해 봤다. 그런데 어떻게 하다가 이 직업들을 다 소개했을까? 난 그저 내 직업을 뭘로 할지 고
민한 거였는데…….
어쨋든 이렇게 생각만 해서는 안된다. 레벨업을 해야 직업을 갖던지 말던지 하지. 그래서 난 슬슬 사냥터를 찾기 시작했다. 사
람들이 말하기를 우선 내 렙이면 닥치고 초보자 사냥터를 가라고 했다.
현재 내가 있는 곳은 고구려의 평양성이었다. 평양성은 고구려의 장수왕이 국내성에서 수도를 옮긴 곳이다. 뭐, 이거 모르는 인
간은 없을거다. 하지만 지금 이곳의 시대는 평양성이 수도가 아니었다. 아마도 TWR은 시대적으로 봤을 때 고구려 초기인 것 같
다. 평양성은 그래도 다른 성들보다 길이 찾기 쉬웠다. 그래서 사냥터들도 잘 나뉘어져 있었다. 국내성 다음으로 발전한 성이다
보니 사냥터까지 친절하게 표지판으로 가리켜 주었다. 이거 원 누워서 떡 먹는 것도 아니고…….
어쨋든 간에 예상보다 빨리 초보자 사냥터를 찾은(사실 주막 바로 아래로 내려가 보니 '초보자 사냥터' 라는 표지판이 보였다) 나
는 곳장 그곳으로 들어갔다.
파아아앗-!
빛이 뿜어져 나오는 곳에 발을 들여놓자 어디론가 빨려들어가는 느낌이 들었고 눈을 떠 보니 내 몸은 넓은 들판에 서 있었다.
"여기가 초보자 사냥터?"
확실히 초보자들을 배려해 주기 위함인지 다람쥐들과 토끼들이 이곳 저곳에서 뛰어다니며 놀고 있었고 간혹 사슴들 무리도 보
였다. TWR의 사냥터는 던전식으로 되어있다. 그냥 성 밖에 나가면 몹들이 널려있는것이 아니라 던전별로 구분되어 있었다. 게
다가 던전별로 난이도도 나뉘어져 있었으므로 사냥하기엔 상당히 편리한 조건이었다. 내가 있는 이 초보자 사냥터도 던전중 한
곳이다.
"흠…… 우선은 직업을 가져야 하니까 이곳에서 레벨을 10까지는 만들고 가야겠군."
이렇게 다짐한 나는 목검을 손에 쥐고 우선 돌아다니는 다람쥐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하아아아압!"
터억-!
"아, 아니?"
다람쥐는 재빠른 몸놀림으로 나의 공격을 피하였다. 내가 자신에게 공격의사가 있다는 것을 알아챘는지 나를 향해 이빨을 들어
내며 공격태세를 취하기 시작하였다. 그래봤자 꼴에 다람쥐가 물어봤자 얼마나 아프겠는가? 난 가소롭다는 듯이 입가에 조소를
띄우곤 다람쥐를 째려보았다.
"끼익! 끼익!"
저 자그마한 체구로 다를 겁주려는 모양이다. 하지만 넌 상대를 잘못봤어.
"후후후~"
난 목검을 돌리면서 다람쥐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그리곤 있는 힘껏 목검을 내리치려는 순간이었다.
"끼익!"
다람쥐가 나를 향해 달려오더니 내 얼굴 앞까지 뛰어올라와 손옵으로 내 얼굴을 할퀴었다.
"으악!!"
난 다람쥐의 갑작스런 공격에 당황하여 뒤로 엉거주춤 물러나고야 말았다.
"가, 감히 이 멋진 얼굴에 손톱자국을 내? 저 다람쥐 새끼를 오늘 조지고야 말테다!"
이미 빡칠대로 빡친 나는 눈 앞에 뵈는게 없었다. 그저 내 얼굴을 할퀸 다람쥐를 죽여야 겠다는 일념 하나만 있었다.
내가 화난 걸 느꼈는지 다람쥐는 서서히 뒤로 물러나려고 하였다.
"하하. 이거 다람쥐님 아니십니까? 어딜 그렇게 황급히 달아…… 나시는지!"
난 그 말과 동시에 다람쥐를 향해 목검을 무차별하게 휘두르기 시작하였다. 여섯번 정도를 휘두른 나는 회심의 일격을 가하가
위해 목검을 가로로 세웠다. 그리곤 다람쥐를 향해 그대로 휘둘렀다.
퍼어억-!
둔탁한 소리와 함께 다람쥐는 땅바닥에 내동댕이 쳐졌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빛가루가 되어 공중으로 사라졌다.
"얼마 세개 치지도 않았는데 한방에 죽네?"
그런데 나를 향한 이상한 시선들이 느껴졌다. 그랬다. 이 곳에는 나 말고도 다른 사람들이 있던 것이었다.(너무나도 당연한 일
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하나같이 나를 한심하다는 표정, 아니면 안타깝다는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둘
러보는데 한 사람이 다람쥐를 사냥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런데 그는 내가 사냥한 것과는 달리 다람쥐를 너무나도 쉽게 잡고
있었다. 그저 다람쥐의 머리를 목검으로 강하게 치는 것이었다.
"……."
저렇게 쉬운 방법이 있었다니!
이제서야 생각난건데 TWR엔 '급소' 라는 시스템이 있다. 말 그대로 생명과 관련된 부분을 가격하면 그대로 골로 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체력과는 상관없이 몹의 급소만 노리고 공격해도 쉽게 잡을 수 있다.
내가 방금전에 한 일을 생각하니 내가 한심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Part1
직업 가지기 #1
환영한다는 말을 들은 나는 일단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고민에 빠졌다. 그렇게 2분동안 고민해서 나온 결과는 인벤토리 창을
활성화 시키는 것이었다. 인벤토리 창을 활성화 시키는건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그저 '인벤토리' 라고 말 하면 내 시야
오른쪽 한켠에 어떤 창 하나가 열리기 때문이다. 내 인벤토리엔 현재 다른 주막으로 귀환을 할 수 있는 노란비서라는 아이템
5개와 목도가 있었으며 기본적으로 초보자용 옷이 착용되어 있었다.
"와우…… 신기한데?"
정말 신기했다. 난생 처음 겪어보는 가상현실에 그 누구가 이런 신선함을 느끼지 않겠는가? 난 인벤토리 창에서 목도를 가져
와 오른손으로 잡아들었다. 그러자 오른손엔 진짜로 목검을 드는 느낌이 들었다. 난 이 현상에 대해 적지않게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아참, 그러고 보니 내 모습이 어떻게 생겼는지 안봤잖아? 상당히 궁금한데……."
그렇게 주위를 둘러보다가 주변에 있던 물웅덩이를 발견하곤 물에 내 얼굴을 비춰보았다.
"음……."
현실에서의 나하고 별 반 다를 것이 없어보였다. 단 머리색이 뭔가 너무나도 많이 봐왔던 색인지라 식상하다고나 할까?
그렇게 생각을 하다가 난 내가 계정을 생성할 때 외형을 바꾸는걸 그대로 스킵(Skip)했다는 것을 깨닫고는 곧바로 도우미를
부르기로 하였다.
"도우미."
…… 라고 외치자 밝은 빛을 내는 구 형체의 무언가가내 얼굴 앞에 나타났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내가 계정을 생성할 때 외형을 바꾸는걸 그대로 넘겼거든? 그래서 말인데 지금 바꿀 수 있나 해서……."
-그런거라면 아직 기회가 한번 남아있기 때문에 외형을 바꾸실 수 있습니다. 어느 부위를 바꾸시겠습니까?
"음…… 머리 색을 적갈색으로 바꿔줘. 아참. 그리고 눈동자 색깔은 붉은색으로 바꿔줘. 나머지는 그대로 할게."
-변경되었습니다. 그럼 즐거운 게임 되세요.
그 말과 함께 빛은 내 눈 앞에서 사라졌다. 다시 물에 비춘 내 모습은 아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단지 머
리색과 눈동자 색이 바뀌었다는 것만으로 사람이 이렇가 달라보일 수 있는걸까?
어쨌든 외형 바꾸기를 마친 나는 슬슬 사냥을 해서 레벨업이라는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목검도 있고 하니 사냥
하는데에는 큰 무리가 없을 거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사냥을 하기 전에 무엇보다도 이 게임의 인터페이스에 대해 조금 더 익
숙해질 필요가 있다. 어느 게임이든지간에 인터페이스는 상당히 큰 역할을 한다. 인터페이스를 다룰 줄 모른다면 그건 게임을
하는 게이머가 아니다. 그저 멍청한 인간에 불과하다.
인터페이스 창에는 자신의 캐릭터에 대한 정보가 간단하게 나와있다. 대부분 게임에선 자신의 체력과 마나의 양, 그리고 스태
미너의 양까지 나와있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자신이 어떤 상태에 걸려있는지 까지도 보여주곤 한다. 그러나 TWR
의 인터페이스를 알아본 결과 꽤나 의외였다. 인터페이스 창이 따로 없던 것이었다. 대신에 내 시야의 좌측 하단에 보면 동그
란 구형체 두개에 붉은색 물과 파란색 물이 차 있는게 보였다. 붉은색은 분명 체력, 파란색은 마력을 나타내는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스태미너를 나타내는 것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확인해 본 결과 난 충격적인 사실을 접하였다. 스태미너는
따로 존재하지 않고 모든 활동을 하는데에는 체력이 소모된다는 것이었다. 달리기를 해도 체력이 소모되고 무슨 행동을 하든
간에 체력이 소모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체력의 필요성이 상당히 높아질 것임에 틀림없다. 아니면 체력을 회복하는 아이템
이 비싸거나.
그리고 그 다음으로 알아낸 것은 스텟에 대해서다. TWR에선 레벨업을 한 번 할 때마다 5포인트를 준다고 한다. 그럼 이걸로 체
력, 마력, 힘, 지능, 민첩, 운. 이 여섯 가지중 자신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곳에 투자하는 것이다. 이런걸 보면 다른 게임들과는
그닥 다른게 없어보였다.
어느정도 인터페이스에 대해 알아본 나는 이젠 어떤 직업으로 전직을 할 지에 대해 유심히 고민을 하였다.
TWR엔 전사, 도사, 주술사, 도적, 궁사, 무도가, 마전사, 소환사, 상인. 이렇게 아홉 가지의 직업이 존재한다. 우선 전사는 말 그
대로 검을 가지고 사냥하는 직업이다. 판타지틱한 게임에 비유하자면 워리어? 그정도일 것이다. 그 다음은 도사. 도사는 다른
캐릭터를 보조해 주는 직업으로 주로 체력을 회복해 주거나 다른 능력을 증가시켜주기 때문에 힐러와 상당히 유사하다.
주술사는 마법을 쓰는 직업으로 4신수의 속성중 어느 하나를 선택한 다음 그 속성에 맞는 기술로 상대방을 공격한다. 이는 타
게임의 메지션이나 위자드와 비슷했다. TWR에 들어오면서 변화한 것은 바로 주술사의 등급이다. 기존엔 레벨에 따라 배울 수
있는 마법이 정해져 있었지만 TWR로 접어들면서 주술사는 등급에 따라 배울 수 있는 마법이 달라졌다. 등급마다 시험을 봐야
하며 그 마법을 배우기 위해선 상당히 귀찮은 일을 해야 한다고 한다. 뭐 궁극의 스킬인 '헬파이어'를 배우려고 폐인 짓을 하는
사람들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고 한다.
다음은 도적인데 도적은 빠른 몸놀림으로 상대방을 제압한다. 다른 직업들과는 확연히 다르게 민첩이 발달한 직업이다.
그리고 궁사는 말 그대로 활질하는 직업, 무도가는 주먹과 발로 먹고사는 직업이다.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저 위의 직업들은
기존의 TW에 있던 것과 동일하다. 하지만 지금부터 소개할 직업들은 TWR에 새로 등장하는 직업들이다. 우선 먼저 소개할 직업
은 마전사이다. 마전사는 마법과 검술을 동시에 사용하는 직업으로 정말 매력 직들중 하나이다. 검에 속성을 부여하여 싸울 수
도 있으며 뭣하면 마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 말 그대로 주술사+전사이다. 직업을 얻는것도 주술사와 전사 두 가지의 직업을 같
이 져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좋아보여도 더럽게 큰 패널티가 존재한다. 바로 경험치가 타 직업들보다 두배가 더 필요하기 때문
이다. 그래서 열마리 잡아서 레벨업 할 것을 마전사는 스무마리를 잡아야 한다는 말이다. 내가 이렇게 숫자를 조금 잡아서 그렇
지 천마리를 잡아야 하면 마전사는 이천마리이다. 결코 만만치 않은 패널티이다.
그 다음에는 소환사 라는 직업이다. 소환사는 소환수들을 소환하여 싸우는 직업으로 자신의 레벨마다 소환할 수 있는 소환수들
이 제한되어있다. 게다가 궁극의 소환수들은 직접 계약을 하러 그 몹에가 찾아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소환사는 두가지로
나뉘어 지는데 주술형 소환사와 전사형 소환사로 나뉘어 진다. 주술형 소환사는 소환수를 내보내 싸우게 한 뒤 자신은 뒤에서
소환수를 보조해 주는 역활을 한다. 반면 전사형은 소환사가 검을 들고 직접 공격을 한다. 때문에 소환수와 잘만 하면 멋진 연
계 공격을 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상인이란 직업은 이름 그대로 물건을 사고파는 직업중 하나이다. 상인은 따로 마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얼마나 신
용도가 높고 얼마나 거래를 많이 했는지에 따라 각 마을과 거래할 수 있는 구매가격을 조절할 수 있다.
이렇게 TWR의 직업관에 대해 설명해 봤다. 그런데 어떻게 하다가 이 직업들을 다 소개했을까? 난 그저 내 직업을 뭘로 할지 고
민한 거였는데…….
어쨋든 이렇게 생각만 해서는 안된다. 레벨업을 해야 직업을 갖던지 말던지 하지. 그래서 난 슬슬 사냥터를 찾기 시작했다. 사
람들이 말하기를 우선 내 렙이면 닥치고 초보자 사냥터를 가라고 했다.
현재 내가 있는 곳은 고구려의 평양성이었다. 평양성은 고구려의 장수왕이 국내성에서 수도를 옮긴 곳이다. 뭐, 이거 모르는 인
간은 없을거다. 하지만 지금 이곳의 시대는 평양성이 수도가 아니었다. 아마도 TWR은 시대적으로 봤을 때 고구려 초기인 것 같
다. 평양성은 그래도 다른 성들보다 길이 찾기 쉬웠다. 그래서 사냥터들도 잘 나뉘어져 있었다. 국내성 다음으로 발전한 성이다
보니 사냥터까지 친절하게 표지판으로 가리켜 주었다. 이거 원 누워서 떡 먹는 것도 아니고…….
어쨋든 간에 예상보다 빨리 초보자 사냥터를 찾은(사실 주막 바로 아래로 내려가 보니 '초보자 사냥터' 라는 표지판이 보였다) 나
는 곳장 그곳으로 들어갔다.
파아아앗-!
빛이 뿜어져 나오는 곳에 발을 들여놓자 어디론가 빨려들어가는 느낌이 들었고 눈을 떠 보니 내 몸은 넓은 들판에 서 있었다.
"여기가 초보자 사냥터?"
확실히 초보자들을 배려해 주기 위함인지 다람쥐들과 토끼들이 이곳 저곳에서 뛰어다니며 놀고 있었고 간혹 사슴들 무리도 보
였다. TWR의 사냥터는 던전식으로 되어있다. 그냥 성 밖에 나가면 몹들이 널려있는것이 아니라 던전별로 구분되어 있었다. 게
다가 던전별로 난이도도 나뉘어져 있었으므로 사냥하기엔 상당히 편리한 조건이었다. 내가 있는 이 초보자 사냥터도 던전중 한
곳이다.
"흠…… 우선은 직업을 가져야 하니까 이곳에서 레벨을 10까지는 만들고 가야겠군."
이렇게 다짐한 나는 목검을 손에 쥐고 우선 돌아다니는 다람쥐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하아아아압!"
터억-!
"아, 아니?"
다람쥐는 재빠른 몸놀림으로 나의 공격을 피하였다. 내가 자신에게 공격의사가 있다는 것을 알아챘는지 나를 향해 이빨을 들어
내며 공격태세를 취하기 시작하였다. 그래봤자 꼴에 다람쥐가 물어봤자 얼마나 아프겠는가? 난 가소롭다는 듯이 입가에 조소를
띄우곤 다람쥐를 째려보았다.
"끼익! 끼익!"
저 자그마한 체구로 다를 겁주려는 모양이다. 하지만 넌 상대를 잘못봤어.
"후후후~"
난 목검을 돌리면서 다람쥐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그리곤 있는 힘껏 목검을 내리치려는 순간이었다.
"끼익!"
다람쥐가 나를 향해 달려오더니 내 얼굴 앞까지 뛰어올라와 손옵으로 내 얼굴을 할퀴었다.
"으악!!"
난 다람쥐의 갑작스런 공격에 당황하여 뒤로 엉거주춤 물러나고야 말았다.
"가, 감히 이 멋진 얼굴에 손톱자국을 내? 저 다람쥐 새끼를 오늘 조지고야 말테다!"
이미 빡칠대로 빡친 나는 눈 앞에 뵈는게 없었다. 그저 내 얼굴을 할퀸 다람쥐를 죽여야 겠다는 일념 하나만 있었다.
내가 화난 걸 느꼈는지 다람쥐는 서서히 뒤로 물러나려고 하였다.
"하하. 이거 다람쥐님 아니십니까? 어딜 그렇게 황급히 달아…… 나시는지!"
난 그 말과 동시에 다람쥐를 향해 목검을 무차별하게 휘두르기 시작하였다. 여섯번 정도를 휘두른 나는 회심의 일격을 가하가
위해 목검을 가로로 세웠다. 그리곤 다람쥐를 향해 그대로 휘둘렀다.
퍼어억-!
둔탁한 소리와 함께 다람쥐는 땅바닥에 내동댕이 쳐졌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빛가루가 되어 공중으로 사라졌다.
"얼마 세개 치지도 않았는데 한방에 죽네?"
그런데 나를 향한 이상한 시선들이 느껴졌다. 그랬다. 이 곳에는 나 말고도 다른 사람들이 있던 것이었다.(너무나도 당연한 일
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하나같이 나를 한심하다는 표정, 아니면 안타깝다는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둘
러보는데 한 사람이 다람쥐를 사냥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런데 그는 내가 사냥한 것과는 달리 다람쥐를 너무나도 쉽게 잡고
있었다. 그저 다람쥐의 머리를 목검으로 강하게 치는 것이었다.
"……."
저렇게 쉬운 방법이 있었다니!
이제서야 생각난건데 TWR엔 '급소' 라는 시스템이 있다. 말 그대로 생명과 관련된 부분을 가격하면 그대로 골로 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체력과는 상관없이 몹의 급소만 노리고 공격해도 쉽게 잡을 수 있다.
내가 방금전에 한 일을 생각하니 내가 한심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