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누스 -목적지는 히아드⑤-
- 진청룡전설
- 493
- 3
“어이, 야누스. 잠 좀 그만 자.”
“좀 자게 해줘요, 어차피 할 일도 없잖아요. 며칠 전에 마나를 너무 많이 쓰는 바람에 피곤하단 말이에요. 가뜩이나 비와서 자기 어려운데.”
“3클래스 밖에 안 되면서 마법사라고 뻐기긴….”
상단과 함께 히아드로 출발한지 이틀째 되는 비 내리는 오후, 야누스는 점심도 거른 채 잠만 잤다. 밤새 마력을 개방한 채로 뛰었던 탓에 생긴 피로는 거의 사라진 상태였지만 두통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탓에 깨어있기가 괴로웠다. 그렇다고 사실대로 말할 수는 없으니 야누스가 둘러대는 변명은 다른 용병들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었다.
-시체가 따로 없군.
-말 걸지 마. 메시지 마법도 힘들어.
-닥치고 일어나. 두통도 이젠 약한 수준이잖아.
“오크다!”
-뭔가 몰려오고 있는데 제법 많은 것 같거든.
-제기랄, 너무 늦게 알려줬잖아.
야누스는 표정을 구기며 일어서서 다른 용병들을 따라 짐마차에서 내려 주위를 둘러보았다. 앞을 포함해 양 측면까지 꽤 많은 수의 오크들이 깔려있었다. 도망칠 곳은 지금까지 걸어오던 뒤쪽 방향. 그러나 오크들의 거리는 가깝고 말을 돌려 마차를 반대로 돌리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야누스와 고렘 용병대까지 모두 13명이 짐마차 주위를 둘러쌌지만 오크들에 비해 전력이 턱없이 부족했다.
“어이가 없군. 무슨 오크들이 저렇게 무장이 좋아? 거기다 하필 비 내리는 때라니.”
“나 저거 알겠다. 저거 레드 왕국 병사들이 쓰던 갑옷이랑 칼이야. 20년 전에 레드 왕국이랑 크루시아 왕국이랑 대판 싸워서 레드 왕국이 멸망했는데 전쟁터에 시체가 남아돌아서 마물들이 살판났었지. 저 오크들은 그때 시체들 사이에서 칼이랑 갑옷을 주운거야.”
“명색이 대장이라고 제법인데?”
“그때 내가 돈 좀 만졌거든. 그런데 수다나 떨고 있을 상황이 아닌 것 같군.”
‘검은 칼이랑 검은 갑옷? 대충 보니 숫자가 대략 200… 젠장, 그때 그 오크들이잖아. 어떻게 여기까지 쫒아온 거야? 밤낮으로 뛰어왔나?’
“매직 미사일!”
야누스는 다가오는 오크들을 속으로 매직 미사일 다섯 개를 날리며 그 사이로 뛰어들어 파란색 검기가 옅게 흘러나오는 검을 휘둘렀다. 3클래스 마법사의 매직 미사일은 오크를 죽이기에는 부족했지만 야누스가 내지르는 검붉은 검은 갑옷과 칼의 방어를 무시하며 순식간에 오크들을 베어냈다. 오크들이 정신을 차리기 전에 야누스는 들고 있던 크로스 스피어의 칼날이 있는 부분을 바깥으로 향하게 하고 크게 휘두르면서 반경 2m 내에 있던 오크들을 밖으로 떨쳐냈다.
‘호오, 의외로 괜찮은 무기일지도 모르겠는데.’
“저 인간 죽여라!”
“죽여라!”
“시끄러워! 차가운 꽃, 얼음의 창! 아이스 플라워!”
“케엑!”
주문이 끝나자마자 야누스의 주위로 날카로운 얼음이 솟아나면서 주위에 있던 오크들을 꿰뚫었다. 위쪽에서 보면 야누스를 중심으로 원 모양의 얼음이 꽃모양을 이룬 아름다운 모습이었지만 적에게는 위협적인 공격이자 본인에게는 공격과 방어를 동시에 해내는 효과적인 마법이었다.
‘싸우면서 주문을 외우는 건 생각보다 어렵군. 아이스 플라워 때문에 마나도 거의 다 썼고.’
야누스는 대충 정리되었을 거라 생각하고 검을 휘둘러 얼음의 일부를 부수고 빠져나와 마차를 힐끗 쳐다보았다. 지나왔던 길은 이미 오크들 때문에 막혀있었고 마차를 둘러싼 용병들은 숫자로 밀어붙이는 오크들 때문에 모두 꼼짝달싹 못하고 있었다. 야누스는 마차를 향해 돌진하면서 검을 휘둘러 길을 막고 있는 오크들을 베었다. 단번에 길을 턴 야누스의 갑작스런 가세에 용병들과 정신없이 싸우는 오크들은 돌아볼 틈도 없이 하나씩 쓰러졌다. 야누스는 발 빠르게 마차 주위를 돌며 가까이 붙은 오크들을 떨쳐내면서 소리쳤다.
“중요한 것만 챙기고 왔던 길로 뛰어!”
“무슨 소리야! 도망치라는 거냐!”
“숫자가 상대가 안 되잖아! 살고 싶으면 도망가! 오래 버틸 수는 없다고!”
그 말에 짐마차에 타고 있던 상인들은 각자 무언가를 챙겨들었다. 그것을 본 야누스가 뒤에 있던 오크들을 일직선으로 한꺼번에 처리하자마자 상인들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쳤고 그 뒤를 따라 용병들도 각자 아무거나 챙겨들고 달려갔다. 야누스와 함께 오크들을 견제하던 두겔은 조금씩 뒤로 물러서며 거친 숨소리와 함께 말을 내뱉었다.
“마법에다 검기까지 쓰다니, 놀라 기절하겠군. 10년 넘게 검을 잡은 나도 검기는 전혀 못 쓰는데 말이야.”
“감탄은 나중에 해. 안 빠져나갈 거야?”
“그러는 너는?”
“도망치는 사람들이 따라잡히지 않게 누군가가 남아서 시간을 끌어야 하잖아? 11명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 남을 순 없으니까 혼자인 내가 남아서 막아야지. 마침 비도 오니까 분위기는 나겠네.”
‘한심해 미치겠군. 쪼그만 여자한테 이런 말이나 들어야하는 신세라니.’
“빨리 가. 늦으면 빠져나가기도 어렵고 힘들어서 뛰는 것도 느려져. 아! 오크들은 먹을 것만 가져갈 테니까 나중에 와서 짐 챙겨가고.”
“젠장! 먼저 간다!”
두겔은 괴성을 내지르며 짐마차에 손을 뻗어 무언가를 잡고 뒤를 향해 뛰어가 버렸다.
[웃기고 있네. 뭐가 오래 버틸 수는 없다야?]
“이런 거 꼭 한번 해보고 싶었거든. 때마침 내리는 비 때문에 연출이 아주 멋지잖아?”
“그륵! 칼이 말을 한다!”
“겁먹지 마! 저 인간은 혼자다!”
[시끄럽군. 그래봤자 곧 죽을 놈들이지만.]
“원래 오크들이 좀 시끄럽잖아.”
[적어도 150이라… 마력을 쓰지 않으면 좀 어렵겠어. 시끄러우니 빨리 처리하자.]
“당분간 두통으로 골치 썩겠군.”
야누스는 크로스 스피어의 뾰족한 끝을 땅에 박아 고정시키고 검을 오크들을 향해 겨누었다. 옅은 파란색 검기는 순식간에 레블과 같은 진한 검붉은 색으로 바뀌었다.
“빨리 끝내자… 기절할 것 같으니까….”
“좀 자게 해줘요, 어차피 할 일도 없잖아요. 며칠 전에 마나를 너무 많이 쓰는 바람에 피곤하단 말이에요. 가뜩이나 비와서 자기 어려운데.”
“3클래스 밖에 안 되면서 마법사라고 뻐기긴….”
상단과 함께 히아드로 출발한지 이틀째 되는 비 내리는 오후, 야누스는 점심도 거른 채 잠만 잤다. 밤새 마력을 개방한 채로 뛰었던 탓에 생긴 피로는 거의 사라진 상태였지만 두통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탓에 깨어있기가 괴로웠다. 그렇다고 사실대로 말할 수는 없으니 야누스가 둘러대는 변명은 다른 용병들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었다.
-시체가 따로 없군.
-말 걸지 마. 메시지 마법도 힘들어.
-닥치고 일어나. 두통도 이젠 약한 수준이잖아.
“오크다!”
-뭔가 몰려오고 있는데 제법 많은 것 같거든.
-제기랄, 너무 늦게 알려줬잖아.
야누스는 표정을 구기며 일어서서 다른 용병들을 따라 짐마차에서 내려 주위를 둘러보았다. 앞을 포함해 양 측면까지 꽤 많은 수의 오크들이 깔려있었다. 도망칠 곳은 지금까지 걸어오던 뒤쪽 방향. 그러나 오크들의 거리는 가깝고 말을 돌려 마차를 반대로 돌리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야누스와 고렘 용병대까지 모두 13명이 짐마차 주위를 둘러쌌지만 오크들에 비해 전력이 턱없이 부족했다.
“어이가 없군. 무슨 오크들이 저렇게 무장이 좋아? 거기다 하필 비 내리는 때라니.”
“나 저거 알겠다. 저거 레드 왕국 병사들이 쓰던 갑옷이랑 칼이야. 20년 전에 레드 왕국이랑 크루시아 왕국이랑 대판 싸워서 레드 왕국이 멸망했는데 전쟁터에 시체가 남아돌아서 마물들이 살판났었지. 저 오크들은 그때 시체들 사이에서 칼이랑 갑옷을 주운거야.”
“명색이 대장이라고 제법인데?”
“그때 내가 돈 좀 만졌거든. 그런데 수다나 떨고 있을 상황이 아닌 것 같군.”
‘검은 칼이랑 검은 갑옷? 대충 보니 숫자가 대략 200… 젠장, 그때 그 오크들이잖아. 어떻게 여기까지 쫒아온 거야? 밤낮으로 뛰어왔나?’
“매직 미사일!”
야누스는 다가오는 오크들을 속으로 매직 미사일 다섯 개를 날리며 그 사이로 뛰어들어 파란색 검기가 옅게 흘러나오는 검을 휘둘렀다. 3클래스 마법사의 매직 미사일은 오크를 죽이기에는 부족했지만 야누스가 내지르는 검붉은 검은 갑옷과 칼의 방어를 무시하며 순식간에 오크들을 베어냈다. 오크들이 정신을 차리기 전에 야누스는 들고 있던 크로스 스피어의 칼날이 있는 부분을 바깥으로 향하게 하고 크게 휘두르면서 반경 2m 내에 있던 오크들을 밖으로 떨쳐냈다.
‘호오, 의외로 괜찮은 무기일지도 모르겠는데.’
“저 인간 죽여라!”
“죽여라!”
“시끄러워! 차가운 꽃, 얼음의 창! 아이스 플라워!”
“케엑!”
주문이 끝나자마자 야누스의 주위로 날카로운 얼음이 솟아나면서 주위에 있던 오크들을 꿰뚫었다. 위쪽에서 보면 야누스를 중심으로 원 모양의 얼음이 꽃모양을 이룬 아름다운 모습이었지만 적에게는 위협적인 공격이자 본인에게는 공격과 방어를 동시에 해내는 효과적인 마법이었다.
‘싸우면서 주문을 외우는 건 생각보다 어렵군. 아이스 플라워 때문에 마나도 거의 다 썼고.’
야누스는 대충 정리되었을 거라 생각하고 검을 휘둘러 얼음의 일부를 부수고 빠져나와 마차를 힐끗 쳐다보았다. 지나왔던 길은 이미 오크들 때문에 막혀있었고 마차를 둘러싼 용병들은 숫자로 밀어붙이는 오크들 때문에 모두 꼼짝달싹 못하고 있었다. 야누스는 마차를 향해 돌진하면서 검을 휘둘러 길을 막고 있는 오크들을 베었다. 단번에 길을 턴 야누스의 갑작스런 가세에 용병들과 정신없이 싸우는 오크들은 돌아볼 틈도 없이 하나씩 쓰러졌다. 야누스는 발 빠르게 마차 주위를 돌며 가까이 붙은 오크들을 떨쳐내면서 소리쳤다.
“중요한 것만 챙기고 왔던 길로 뛰어!”
“무슨 소리야! 도망치라는 거냐!”
“숫자가 상대가 안 되잖아! 살고 싶으면 도망가! 오래 버틸 수는 없다고!”
그 말에 짐마차에 타고 있던 상인들은 각자 무언가를 챙겨들었다. 그것을 본 야누스가 뒤에 있던 오크들을 일직선으로 한꺼번에 처리하자마자 상인들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쳤고 그 뒤를 따라 용병들도 각자 아무거나 챙겨들고 달려갔다. 야누스와 함께 오크들을 견제하던 두겔은 조금씩 뒤로 물러서며 거친 숨소리와 함께 말을 내뱉었다.
“마법에다 검기까지 쓰다니, 놀라 기절하겠군. 10년 넘게 검을 잡은 나도 검기는 전혀 못 쓰는데 말이야.”
“감탄은 나중에 해. 안 빠져나갈 거야?”
“그러는 너는?”
“도망치는 사람들이 따라잡히지 않게 누군가가 남아서 시간을 끌어야 하잖아? 11명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 남을 순 없으니까 혼자인 내가 남아서 막아야지. 마침 비도 오니까 분위기는 나겠네.”
‘한심해 미치겠군. 쪼그만 여자한테 이런 말이나 들어야하는 신세라니.’
“빨리 가. 늦으면 빠져나가기도 어렵고 힘들어서 뛰는 것도 느려져. 아! 오크들은 먹을 것만 가져갈 테니까 나중에 와서 짐 챙겨가고.”
“젠장! 먼저 간다!”
두겔은 괴성을 내지르며 짐마차에 손을 뻗어 무언가를 잡고 뒤를 향해 뛰어가 버렸다.
[웃기고 있네. 뭐가 오래 버틸 수는 없다야?]
“이런 거 꼭 한번 해보고 싶었거든. 때마침 내리는 비 때문에 연출이 아주 멋지잖아?”
“그륵! 칼이 말을 한다!”
“겁먹지 마! 저 인간은 혼자다!”
[시끄럽군. 그래봤자 곧 죽을 놈들이지만.]
“원래 오크들이 좀 시끄럽잖아.”
[적어도 150이라… 마력을 쓰지 않으면 좀 어렵겠어. 시끄러우니 빨리 처리하자.]
“당분간 두통으로 골치 썩겠군.”
야누스는 크로스 스피어의 뾰족한 끝을 땅에 박아 고정시키고 검을 오크들을 향해 겨누었다. 옅은 파란색 검기는 순식간에 레블과 같은 진한 검붉은 색으로 바뀌었다.
“빨리 끝내자… 기절할 것 같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