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나라2 7편[수학여행편]
- 예비과정
- 772
- 1
시간은 쏘아 놓은 화살같이 흘러갔다. 수학여행 하루 전날, 도무지 집중되지 않은 반
아이들의 수업태도에 선생님들은 그저 난처해 할 뿐 이였다. 물론 그런 와주에서
가장 기분이 좋은 것은 항규였다. 학교 수업에는 도통 관심이 없고 오히려 반 전체가
왁자지껄한 상황에서 자신은 한발 물러나 그 흐름에 편승한다. 물론 아웃사이더가 되지
않을 정도로 주변 자리의 친구들과 간단한 얘기 정도로만 나누며.
"자자, 수업 하기는 글렀고, 내일 갈 여행지에 대하여 간략히 설명해 줄 태니 조용히좀
해라."
담임선생님의 말에 일순간 조용해진 반에 흡족하신 듯 고개를 끄덕이신 뒤 칠판에 능숙하게
한국과 일본을 그렸다. 각 나라를 그리는 것이 마치 한붓그리기를 하는 것처럼 매끄
럽게 그려져 나가자 아이들은 낮은 목소리로 탄성을 자아냈다.
"우리는 내일 아침 운동장에 7시 30분에 집합해서 8시에 출발한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점심을 먹고 오사카-간사이 국제공항으로 비행기로 이동, 역으로 이동하는 사람과 버스로
이동하는 사람을 구분하여 숙소로 이동한뒤, 호탤에서 여장을 풀고 저녁을 먹은뒤,
마루야마코엔을 들러 각자 개인시간을 2시간 가진뒤 취침을 할 예정이다. 이게 첫날밤이고
나머지는 도착해서 설명해주마, 미리 알면 재미 없잖아?"
선생님이 음흉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이며 말하곤 수업을 마쳤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시간은 빠르게 흘러만 갔고 어느세 수학여행 당일이 되었다.
전날밤 이러저러한 생각에 밤잠을 설친 항규는 부억 천장에서 블루 마운틴 커피를 꺼낸다음
커피 포트에 적당량 덜어넣고 전원을 넣었다. 그리고 미리 준비 해뒀던, 어머니에게 드릴
선물을 챙겨두고 식탁 의자에 앉아 상념에 빠졌다.
자주 항규의 집에 들러 아침을 먹고 등교하곤 했던 승완이도 오늘은 가족과 함께 아침을
먹고 등교를 하게 될 것이다. 아무래도 친구보다는 가족이 우선시 하는것이 인정이기에.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딱히 승완의 잘못이라고는 할수 없지만 어쩐지 맥이 탁 풀려버린
항규는 터덜터덜 방으로 들어가 여행가방을 꺼내 부엌 식탁 옆에 기대두곤 의자에 앉아
멍하니 있었다.
교토라, 익숙한 거리다. 여행 가기엔 맘 편한 장소임에 분명하다. 일본에서 생활 할적에
봄 가을로 해서 자주 갔던 곳이니.
-삐이익-
커피포트에서 울리는 날카로운 소리에 상념에서 깨어난 항규는 커피를 종이컵과 보온병에
남김없이 옮겨 담고 가방을 끌고 엘리베이터로 걸어갔다.
"..."
탈탈탈탈탈.
커피를 마시느라 여행가방을 제대로 잡지 못했던 터라 이리저리 바퀴가 덜컹거려 꽤 요란
스러운 소리가 거슬린 항규는 손잡이를 들고 학교로 걸어갔다.
웅성웅성
"시장판이 따로 없네."
학교 운동장에 모인 학생들의 모습은 아수라장이 따로 없었다.
와락
"오- 항규 신경 쓰신건가?"
뒤에서 끌어안은건 승완이였다.
"수학여행이니까."
"흐음, 그나저나 다들 한껏 차려입고 있으니까 멋진데?"
승완이의 말에 항규가 주위를 돌아보자, 과연 다들 멋진옷을 입고 있었다.
"...?"
이리저리 돌아보는 와중에, 주머니에서 핸드폰이 진동을 울리기에 확인해 보니 문자가
도착해 있었다.
[일본에 온다고, 적당한 시간에 만나자꾸나. -M-]
"..."
어떻게 알았지. 하는 의문이 생기기도 전에 전방에서 확성기 소리에 버금가는 성량의
체육선생님이 소리를 고래고래 질렀다.
항규는 적당히 답장 보내고 핸드폰 전원을 꺼 버렸다.
"모든 학생은 각 반의 위치로 돌아가 정렬해라, 인원수를 점검하겠다."
뒤이어 담임선생님이 인원점검이 끝나고, 낙오자 없이 전원 수학여행길에 오르게 되었다.
이래저래 해도 항규 역시 간만에 가는 여행이기에 맘 편히 즐기기로 마음 먹었다,
*******************
학생을 태운 버스는 단숨에 국제공항에 도착했고, 그 와주에 버스에서의 광란의 노래파티는
없었던 것으로 해두고 싶다.
'번호순으로 노래를 부르라니."
물론 어찌어찌 해서 노래는 부르지 않았지만, 노래를 부르고 싶지 않았던 항규는 상당히
껄끄러운 시간이였다.
인천 국제 공항에 도착하자 11시 30분이 되어 있었고, 오카사-간사이 국제 공항으로 가는
비행기가 2시에 있는 터라 학생들은 공항 인근의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비행기에 올랐다.
[기내에서는 휴대전화의 사용이 금지외어 있으니 사요을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 ]
안내방송이 나오자, 다들 핸드폰을 꺼내 전원을 꺼버렸다. 뭐 별 생각도 하지않았는데
벌써 일본에 도착했다는 방송에 짐을 챙겨 내렸다.
"일본이라, 오랜만에 와 보는데"
학생들은 신기한지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었고, 선생님들은 학생들을 나누어 버스로 교토로
가는 학생과, JR오사카 역에서 JR교토역까지 가는 학생들을 구분했다.
역 안에서 선생님의 말씀에 의하자면, 여행지를 윈활하게돌아보기 위해 학생들을 나눌것이며
3일째 밤 축제때 만날수 있을 것이라 하곤 항규의 옆자리로 비틀비틀 거리며 다가와 앉았다.
"에휴 - 역시 다리 아프다. 그나저나 항규야, 이게 3일째 밤에 열릴 축제 참가자 명단과 멘트니까
잘 가지고 다녀라"
선생님은 항규에게 명단을 건내고 좀더 편한 자세로 앉았다.
"흐음..."
눈이 잘못된 것일까. 어째 익숙한 이름이 보이는데."
눈을 비비고 보아도 첫 무대를 여는 학생은 항규도 어느정도 알고 지내는 이 가현의
브리트니 스피어스 -If U seek Amy 였다. 그건 중요하지 않은데, 중반부분의 선생님이
직접 나와 부르는곳에서 보이는 이 이름은 -
"저 선생님, 선생님도 나오기로 했어요?"
그러자 선생님은 인상을 팍 찡그리며 대답했다.
"아직 젊은데 이런 기회 있으면 나오는게 당연하지 뭘 그래? 아 그리고, 축제 끝나고
출연자 끼리 외식있다."
어쩐지 묘하게 납득이 가는 답변이였다. 더불어 왜 승완이 항규에게 축제에 나오자고 했는지
까지 알게된 항규는 허탈해져 표정이 풀려버렸다. 아마 뒤풀이때, 승완은 가현에게 말 이라도
걸어보려는 것 이리라.
지하철에 도착하여 이리저리 사진을 찍고 다니는 학생들을 인솔하는 선생님을 보며
저러는 것도 참 고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 항규는 측은한 눈길을 하며 선생님을 따라
지하철에 탔다.
같은 지하철에 탄 학생들은 한국과는 다른 풍경에 비좁은 자리에서도 목을 길게 빼내고
이리저리 둘러보는 모습에 항규는 비죽 미소가 흘러 나왔다. 그 모습이 마치 자신이
처음 한국에 왔을 때와 흡사한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항규는 무덤덤 한가봐? 역시 현지인은 다르다 이건가?"
그런 항규를 멀찌감치 떨어져 바라보던 선생님이 반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던 항규의
옆자리로 와 앉으며 쿡 찌르며 말했다.
"……. 뭐, 부정은 안하겠습니다만 그러는 선생님도 사뭇 여유가 있어 보이는데요?"
"흠……. 나야 여행을 자주 다녔으니까."
선생님과 일본이 여행 명소에 대하여 얘기 하다가 어느새 교토 역에 도착했고, 선생님은
학생들을 인솔하여 역 앞으로 나가서 지하철 도자이센의 니조조마에 역 방향으로 10분가량
걸어가자 4일 동안 기거할 호텔에 도착 하였다.
"또 다른 고향 이라……."
우습게도 호텔의 이름은 다른 호텔처럼 멋들어진 영어 이름이 아닌 한국어로 지어진 이름
이였다. 아무래도 한국인이 지은 것이리라 생각 하며 항규는 선생님에게 다가가 질문했다.
"좋아 보이긴 하는 호텔인데, 이름이 조금 특이하네요?"
"아아, 여기 총 관리인이 한국인인데 이주해 온 뒤로 지은 거라 이름을 저렇게 명명 했다나
뭐래나, 같은 한국인이라서 그런지 4일 동안 빌리는 액수 치고는 상상 할 수 없을 정도로
싸서 계약 했지.
……. 그거 설마, 장롱을 열어보면 쥐와 바퀴가 고스톱 치는 장면을 봐야하는, 그런 건 아닐
테죠.
"아하하 설마? 내가 미리 확인 했는걸. 아마 대부분이 마음에 들어 할 거야.
학생들-! 들어갑시다!"
과연 내부는 선생님이 호언장담 했던 대로 항규의 마음에 딱 드는 인테리어 이었다. 비록
화려 하지 않지만 전체적으로 원목을 써서 꾸민 통나무 집 같은 인상을 풍기는 로비에, 식
당 역시 대부분이 원목으로 꾸며져 있었다. 이러다가 화재라도 나면 큰일일 텐데. 하는
생각을 하며 항규는 게시판에 붙어 있는 방의 배정 표를 확인하고 3층으로 올라갔다.
사람이 많이 몰린 터라 엘리베이터를 포기한 뒤 계단으로 올라간 항규는 베란다 바로 옆
쪽에 위치한 314호실로 들어가자, 침대 바로 옆에 앉아서 짐을 풀고 있는 승완이가 보였다.
"여- 왔냐. 어찌 된 게 같은 방이더라 말이지. 아무래도 공연 하는 애들은 같은 방으로 몰아
넣은 듯하다. 우리 바로 앞방은 여자들 방이야. 스읍……. 그냥 같은 방에 넣어주지 그-
왜 때려!"
"야이 종마 같은 변태야, 선생님이 너 같은 줄 아냐? 어떻게 그런 생각만 하고 사냐?
넌 좀 맞아도 싸다."
말 한마디에 힘을 실어가며 주먹질을 해대던 항규는 웃으며 변명하는 승완의 능글맞은
태도에 목을 조르다가 이내 지쳐 주저앉았다.
"어라, 벌서 끝이냐? 너 좀 체력좀 키워라."
어찌 된 게 주먹질을 당한 승완보다 더 지쳐 보이는 항규의 모습에 승완 이는 손가락을
까닥 거리며 빈정거렸지만 항규는 쓴웃음만 지어 보인 체 자신도 짐을 풀기 시작했다.
"아참, 그나저나 중간에 선물 증정식 그거 어떻게 할 거냐?"
항규는 승완이가 정했던 진행자의 선물 증정식에 대하여 물어보자, 순간 승완의 입가가
씰룩 했다.
"음……. 그거 선생님이 알아서 준비 해준다는데. 뭐 우린 신경 쓰지 말라더라."
"그래? 뭐 그렇다면 나는 더 할일 없네. 아, 나 목아 파서 그러니까 네가 말 많은 멘트
해라."
목감기에 걸린 항규는 헛기침을 해 보이며 승완 이를 올려다보자, 승완 이는 마지못해
허락 한다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대답했다.
"훗. 형님의 하해 같은 마음씨로 허락하마. 천민."
그 한마디에 그들은 2차전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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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퇴고 하고 내일 올리려 했는데, 박이가 올리라네요. 나쁜 박이. 눈팅만 하는 주제에.
아마 다음에 수정 한다면, 진짜 처음부터 다시 읽으셔야 할겁니다. 도입부 부터 완전 뜯어 고칠거 거든요.
[수정 했습니다.]
아이들의 수업태도에 선생님들은 그저 난처해 할 뿐 이였다. 물론 그런 와주에서
가장 기분이 좋은 것은 항규였다. 학교 수업에는 도통 관심이 없고 오히려 반 전체가
왁자지껄한 상황에서 자신은 한발 물러나 그 흐름에 편승한다. 물론 아웃사이더가 되지
않을 정도로 주변 자리의 친구들과 간단한 얘기 정도로만 나누며.
"자자, 수업 하기는 글렀고, 내일 갈 여행지에 대하여 간략히 설명해 줄 태니 조용히좀
해라."
담임선생님의 말에 일순간 조용해진 반에 흡족하신 듯 고개를 끄덕이신 뒤 칠판에 능숙하게
한국과 일본을 그렸다. 각 나라를 그리는 것이 마치 한붓그리기를 하는 것처럼 매끄
럽게 그려져 나가자 아이들은 낮은 목소리로 탄성을 자아냈다.
"우리는 내일 아침 운동장에 7시 30분에 집합해서 8시에 출발한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점심을 먹고 오사카-간사이 국제공항으로 비행기로 이동, 역으로 이동하는 사람과 버스로
이동하는 사람을 구분하여 숙소로 이동한뒤, 호탤에서 여장을 풀고 저녁을 먹은뒤,
마루야마코엔을 들러 각자 개인시간을 2시간 가진뒤 취침을 할 예정이다. 이게 첫날밤이고
나머지는 도착해서 설명해주마, 미리 알면 재미 없잖아?"
선생님이 음흉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이며 말하곤 수업을 마쳤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시간은 빠르게 흘러만 갔고 어느세 수학여행 당일이 되었다.
전날밤 이러저러한 생각에 밤잠을 설친 항규는 부억 천장에서 블루 마운틴 커피를 꺼낸다음
커피 포트에 적당량 덜어넣고 전원을 넣었다. 그리고 미리 준비 해뒀던, 어머니에게 드릴
선물을 챙겨두고 식탁 의자에 앉아 상념에 빠졌다.
자주 항규의 집에 들러 아침을 먹고 등교하곤 했던 승완이도 오늘은 가족과 함께 아침을
먹고 등교를 하게 될 것이다. 아무래도 친구보다는 가족이 우선시 하는것이 인정이기에.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딱히 승완의 잘못이라고는 할수 없지만 어쩐지 맥이 탁 풀려버린
항규는 터덜터덜 방으로 들어가 여행가방을 꺼내 부엌 식탁 옆에 기대두곤 의자에 앉아
멍하니 있었다.
교토라, 익숙한 거리다. 여행 가기엔 맘 편한 장소임에 분명하다. 일본에서 생활 할적에
봄 가을로 해서 자주 갔던 곳이니.
-삐이익-
커피포트에서 울리는 날카로운 소리에 상념에서 깨어난 항규는 커피를 종이컵과 보온병에
남김없이 옮겨 담고 가방을 끌고 엘리베이터로 걸어갔다.
"..."
탈탈탈탈탈.
커피를 마시느라 여행가방을 제대로 잡지 못했던 터라 이리저리 바퀴가 덜컹거려 꽤 요란
스러운 소리가 거슬린 항규는 손잡이를 들고 학교로 걸어갔다.
웅성웅성
"시장판이 따로 없네."
학교 운동장에 모인 학생들의 모습은 아수라장이 따로 없었다.
와락
"오- 항규 신경 쓰신건가?"
뒤에서 끌어안은건 승완이였다.
"수학여행이니까."
"흐음, 그나저나 다들 한껏 차려입고 있으니까 멋진데?"
승완이의 말에 항규가 주위를 돌아보자, 과연 다들 멋진옷을 입고 있었다.
"...?"
이리저리 돌아보는 와중에, 주머니에서 핸드폰이 진동을 울리기에 확인해 보니 문자가
도착해 있었다.
[일본에 온다고, 적당한 시간에 만나자꾸나. -M-]
"..."
어떻게 알았지. 하는 의문이 생기기도 전에 전방에서 확성기 소리에 버금가는 성량의
체육선생님이 소리를 고래고래 질렀다.
항규는 적당히 답장 보내고 핸드폰 전원을 꺼 버렸다.
"모든 학생은 각 반의 위치로 돌아가 정렬해라, 인원수를 점검하겠다."
뒤이어 담임선생님이 인원점검이 끝나고, 낙오자 없이 전원 수학여행길에 오르게 되었다.
이래저래 해도 항규 역시 간만에 가는 여행이기에 맘 편히 즐기기로 마음 먹었다,
*******************
학생을 태운 버스는 단숨에 국제공항에 도착했고, 그 와주에 버스에서의 광란의 노래파티는
없었던 것으로 해두고 싶다.
'번호순으로 노래를 부르라니."
물론 어찌어찌 해서 노래는 부르지 않았지만, 노래를 부르고 싶지 않았던 항규는 상당히
껄끄러운 시간이였다.
인천 국제 공항에 도착하자 11시 30분이 되어 있었고, 오카사-간사이 국제 공항으로 가는
비행기가 2시에 있는 터라 학생들은 공항 인근의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비행기에 올랐다.
[기내에서는 휴대전화의 사용이 금지외어 있으니 사요을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 ]
안내방송이 나오자, 다들 핸드폰을 꺼내 전원을 꺼버렸다. 뭐 별 생각도 하지않았는데
벌써 일본에 도착했다는 방송에 짐을 챙겨 내렸다.
"일본이라, 오랜만에 와 보는데"
학생들은 신기한지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었고, 선생님들은 학생들을 나누어 버스로 교토로
가는 학생과, JR오사카 역에서 JR교토역까지 가는 학생들을 구분했다.
역 안에서 선생님의 말씀에 의하자면, 여행지를 윈활하게돌아보기 위해 학생들을 나눌것이며
3일째 밤 축제때 만날수 있을 것이라 하곤 항규의 옆자리로 비틀비틀 거리며 다가와 앉았다.
"에휴 - 역시 다리 아프다. 그나저나 항규야, 이게 3일째 밤에 열릴 축제 참가자 명단과 멘트니까
잘 가지고 다녀라"
선생님은 항규에게 명단을 건내고 좀더 편한 자세로 앉았다.
"흐음..."
눈이 잘못된 것일까. 어째 익숙한 이름이 보이는데."
눈을 비비고 보아도 첫 무대를 여는 학생은 항규도 어느정도 알고 지내는 이 가현의
브리트니 스피어스 -If U seek Amy 였다. 그건 중요하지 않은데, 중반부분의 선생님이
직접 나와 부르는곳에서 보이는 이 이름은 -
"저 선생님, 선생님도 나오기로 했어요?"
그러자 선생님은 인상을 팍 찡그리며 대답했다.
"아직 젊은데 이런 기회 있으면 나오는게 당연하지 뭘 그래? 아 그리고, 축제 끝나고
출연자 끼리 외식있다."
어쩐지 묘하게 납득이 가는 답변이였다. 더불어 왜 승완이 항규에게 축제에 나오자고 했는지
까지 알게된 항규는 허탈해져 표정이 풀려버렸다. 아마 뒤풀이때, 승완은 가현에게 말 이라도
걸어보려는 것 이리라.
지하철에 도착하여 이리저리 사진을 찍고 다니는 학생들을 인솔하는 선생님을 보며
저러는 것도 참 고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 항규는 측은한 눈길을 하며 선생님을 따라
지하철에 탔다.
같은 지하철에 탄 학생들은 한국과는 다른 풍경에 비좁은 자리에서도 목을 길게 빼내고
이리저리 둘러보는 모습에 항규는 비죽 미소가 흘러 나왔다. 그 모습이 마치 자신이
처음 한국에 왔을 때와 흡사한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항규는 무덤덤 한가봐? 역시 현지인은 다르다 이건가?"
그런 항규를 멀찌감치 떨어져 바라보던 선생님이 반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던 항규의
옆자리로 와 앉으며 쿡 찌르며 말했다.
"……. 뭐, 부정은 안하겠습니다만 그러는 선생님도 사뭇 여유가 있어 보이는데요?"
"흠……. 나야 여행을 자주 다녔으니까."
선생님과 일본이 여행 명소에 대하여 얘기 하다가 어느새 교토 역에 도착했고, 선생님은
학생들을 인솔하여 역 앞으로 나가서 지하철 도자이센의 니조조마에 역 방향으로 10분가량
걸어가자 4일 동안 기거할 호텔에 도착 하였다.
"또 다른 고향 이라……."
우습게도 호텔의 이름은 다른 호텔처럼 멋들어진 영어 이름이 아닌 한국어로 지어진 이름
이였다. 아무래도 한국인이 지은 것이리라 생각 하며 항규는 선생님에게 다가가 질문했다.
"좋아 보이긴 하는 호텔인데, 이름이 조금 특이하네요?"
"아아, 여기 총 관리인이 한국인인데 이주해 온 뒤로 지은 거라 이름을 저렇게 명명 했다나
뭐래나, 같은 한국인이라서 그런지 4일 동안 빌리는 액수 치고는 상상 할 수 없을 정도로
싸서 계약 했지.
……. 그거 설마, 장롱을 열어보면 쥐와 바퀴가 고스톱 치는 장면을 봐야하는, 그런 건 아닐
테죠.
"아하하 설마? 내가 미리 확인 했는걸. 아마 대부분이 마음에 들어 할 거야.
학생들-! 들어갑시다!"
과연 내부는 선생님이 호언장담 했던 대로 항규의 마음에 딱 드는 인테리어 이었다. 비록
화려 하지 않지만 전체적으로 원목을 써서 꾸민 통나무 집 같은 인상을 풍기는 로비에, 식
당 역시 대부분이 원목으로 꾸며져 있었다. 이러다가 화재라도 나면 큰일일 텐데. 하는
생각을 하며 항규는 게시판에 붙어 있는 방의 배정 표를 확인하고 3층으로 올라갔다.
사람이 많이 몰린 터라 엘리베이터를 포기한 뒤 계단으로 올라간 항규는 베란다 바로 옆
쪽에 위치한 314호실로 들어가자, 침대 바로 옆에 앉아서 짐을 풀고 있는 승완이가 보였다.
"여- 왔냐. 어찌 된 게 같은 방이더라 말이지. 아무래도 공연 하는 애들은 같은 방으로 몰아
넣은 듯하다. 우리 바로 앞방은 여자들 방이야. 스읍……. 그냥 같은 방에 넣어주지 그-
왜 때려!"
"야이 종마 같은 변태야, 선생님이 너 같은 줄 아냐? 어떻게 그런 생각만 하고 사냐?
넌 좀 맞아도 싸다."
말 한마디에 힘을 실어가며 주먹질을 해대던 항규는 웃으며 변명하는 승완의 능글맞은
태도에 목을 조르다가 이내 지쳐 주저앉았다.
"어라, 벌서 끝이냐? 너 좀 체력좀 키워라."
어찌 된 게 주먹질을 당한 승완보다 더 지쳐 보이는 항규의 모습에 승완 이는 손가락을
까닥 거리며 빈정거렸지만 항규는 쓴웃음만 지어 보인 체 자신도 짐을 풀기 시작했다.
"아참, 그나저나 중간에 선물 증정식 그거 어떻게 할 거냐?"
항규는 승완이가 정했던 진행자의 선물 증정식에 대하여 물어보자, 순간 승완의 입가가
씰룩 했다.
"음……. 그거 선생님이 알아서 준비 해준다는데. 뭐 우린 신경 쓰지 말라더라."
"그래? 뭐 그렇다면 나는 더 할일 없네. 아, 나 목아 파서 그러니까 네가 말 많은 멘트
해라."
목감기에 걸린 항규는 헛기침을 해 보이며 승완 이를 올려다보자, 승완 이는 마지못해
허락 한다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대답했다.
"훗. 형님의 하해 같은 마음씨로 허락하마. 천민."
그 한마디에 그들은 2차전을 시작했다.
0-------------
원래 퇴고 하고 내일 올리려 했는데, 박이가 올리라네요. 나쁜 박이. 눈팅만 하는 주제에.
아마 다음에 수정 한다면, 진짜 처음부터 다시 읽으셔야 할겁니다. 도입부 부터 완전 뜯어 고칠거 거든요.
[수정 했습니다.]
화려한 남방은 어떤남방일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