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나라2 8편 수학여행 1일째 오후
- 예비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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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들어온 룸메이트들은 투닥거리고 있는 항규와 승완 이를 뚱 하니 쳐다보다가 자기들
짐을 풀기 시작했다.
한 침대에 누워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도 서로 한대씩 툭 툭, 가볍게 건들이듯 끊임없이
때리고 있는 건 오기가 섞여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하는 마음에 그러는 것이리라.
[짐을 풀고 1시간 뒤에 저녁을 먹고, 7시 40분부터 마루야마코엔에 갈 예정이니 이점
착오 없으시길 바래요 학생들~]
머리 위에서 선생님의 안내 방송이 들려왔다, 어느새 거로 때리는 것을 그만둔 항규는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어 어머니에게 문자를 보냈다.
[지금 일본에 도착 했어요.]
띠링
문자를 보내고 폴더를 닫고 아직도 어깨를 툭툭 치고 있는 승완의 배를 있는 힘껏 차준
항규는 1층으로 터덜터덜 내려가는 도중에 답장이 도착했다.
파각
[그러면 담당 선생님에게 시간좀 빼달라고좀 해주렴.]
어지간히 만나고 싶었다는 듯, 평소 어머니와는 달리 제촉하는 태도에 항규는 쓴 웃음을
지어보이곤 답장을 보냈다.
[선생님에게 부탁 해볼게요.]
마침 선생님은 1층 미니바 에 있었다.
식당을 둘러보고 없는 것 같기에 다시 올라가려고 몸을 돌리자 한 구석에 위치한 미니바에
선생님이 앉아 계신걸 본 항규는 선생님에게 천천히 걸어갔다.
달그락
"음? 아아 항규, 여긴 어쩐 일?"
칵테일 잔에 가득든 블러디 메리를 드시던 선생님은 등 뒤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에 돌아보곤
반갑게 항규를 반겼다.
팡팡
"자 여기 앉아, 너도 마실래?"
'저기 선생님……. 전 미성년자 인데 말이죠.'
다행이도 센스 있는 바텐더는 항규에게 얼음을 띄운 시원한 레모네이드를 건네주었다.
팡팡
"자 여기 앉아, 너도 마실래?"
'저기 선생님……. 전 미성년자 인데 말이죠.'
다행이도 센스 있는 바텐더는 항규에게 얼음을 띄운 시원한 레모네이드를 건네주었다.
"저 선생님, 저희 어머니가 일본에 계시는데 이번에 만나자고 하시는데……. 저녁시간에
어떻게 다녀오면 안 될까요?"
레모네이드를 한 모금 마신 항규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았고 술기운이 도는 것인지 술잔을
만지작거리며 말이 없던 선생님이 끄응 거리며 대답했다.
"뭐……. 너에게는 빚 진 것도 있으니까. 하지만 저녁시간에는 곤란하고 차라리 오전 중에
다녀오는 게 어떨까? 2일째 오전에 가서 리허설 준비인 오후 3시 까지."
"그 정도라면, 저야 감사할 따름이죠."
'어차피 인근의 볼거리는 자주 다녀 봤으니까.'
선생님에게 허락을 받은 뒤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정확히 언제쯤 나갈 것이며 언제쯤 들어올 것이라는
허락을 받았다고 어머니에게 문자를 보낸 항규는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한잔 더 들이켰다.
목안을 차갑게 적시는 레모네이드의 맛에 나른하게 하던 피곤이 싹 가시는 듯 했다.
"어머니?"
선생님은 항규의 핸드폰을 가리키며 물었다.
"예."
가장 중요한 얘기를 긍정적으로 끝내고 축제에 관한 얘기를 하다가 승완의 문자를 받고
식당으로 가자 입구에서 승완 이와 가현, 그리고 카미시로 마모루가 각자 기둥에 기대어
항규를 기다리고 있었다. 승완과 가현이 같이 붙어 있었고, 마모루는 맞은편에서
이리저리 둘러보며 항규를 기다리고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고 있던 마모루가 먼저 항규를 발견하고 그에게 다가왔고, 항규는 그런
마모루를 반기며 얼떨떨한 표정을 짓고 있는 승완과 가현에게 다가가 서로를 소개 시켰다.
"가현아 승완아, 이쪽은 카미시로 마모루, 4반의 그 일본인. 알지? 마모루, 여기는
내 친구들인 이 가현, 유 승완이라고 해."
"반갑다."
승완이 재빠르게 표정을 고치고 웃으며 악수하자 마모루도 악수 했지만 가현만이 쭈뼛
거리며 악수를 하지 못했다. 평소 그녀가 보여준 성격과는 다른 모습에 승완과 항규 둘 다
의아해 했다.
"자, 이제 같이 저녁 먹자."
저녁 식단은 메밀국수였다. 깔끔한 맛에 항규도 자주 해 먹는 요리였고, 다른 학생들도
다들 맛 있다는 듯 먹고 있었다.
국수를 먹으며 항규는 자신과 마모루가 친해진 계기를 설명해 주었다. (물론 각색해서)
항규에 의해서 판이하게 달라진 당시의 상황 설명에 당사자인 마모루는 그저 헛웃음을
지을 뿐 이였고 승완과 가현도 그럭저럭 믿고 넘어가는 분위기였다.
식사가 끝나고 잠시 각자의 호실로 들어가 외출복으로 갈아입으러 가는 도중에 마모루가
항규를 불러 새웠다.
"넌 참, 볼수록 신기한 녀석이다."
마모루가 한마디 날리며 자신의 호실로 걸어 올라갔고, 미리 버튼을 눌러놓고 있던 승완을
따라 엘리베이터로 올라 탄 항규는 고개를 갸웃 할 뿐이었다.
항규는 약간 어른스러운 분위기의 브라운 톤의 재킷에 스트라이프의 하얀 와이셔츠를 받쳐
입고, 얼마 전에 승완과 같이 놀러 갔다가 승완이 선물해준 이름 모를 브랜드의 목걸이와,
같은 브랜드의 시계를 차고 너무 어른스러워 보이는 게 싫어서, 심플한 청바지를 입고
여행 가방에서 하얀색 뿔테 안경을 꺼내 쓰고, 마지막은 어머니가가 보내주신 향수.
"오~ 멋지게 입었는데?"
항규가 다 차려입고 나서 고개를 돌려 승완을 바라보자, 하얀색 슈트 안에 자신만큼이나
화려한 남방을 받쳐 입은 승완이 멋지다는 듯 엄지를 치켜 새우고 있었다.
1층에서 다시 만난 가현과 마모루는 의외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대화 한마디 안하고
어색하게 있을줄 알았는데 말이지.
가현은 자신의 몸매를 살려주는 옷차림을 하고 있었고, 마모루는 검은색 지퍼업 룩을 입고
있었는데, 왼쪽 배에서부터 등 뒤까지 이어지는 멋들어진 불꽃모양이 인상적 이였다.
그들은 학교에서 방침으로 내린, [외국에 가서도 스스로 길을 찾아갈수 있게 하자]
라는 어처구니 없는 방침에 어쩔수없이 지하철 도자이센 을 타고 산조케이한 역에서 내려
기온신바시 로 걸어갔다.
기온신바시에는 많은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들은 그런 모습을 바라보며
노점의 먹을 거리를 사먹으며 벚꽃이 만개한 공원의야경에 취하여 이리저리 정신없이 돌아
다녔다. 은은히 내리 비추는 조명의 빛을 한껏 받으며 낭창낭창 바람에 휘날리고 있는
버드나무와 봄이 왔음을 알리듯 특유의 향기를 내뿜으며 바람에 실어 행인의 품속에 안기는
도화랑(桃花浪, 복사꽃 필 무렵 눈이 녹아서 불어난 물결.)의 물결이 사람들로 하여금
마음을 설레이게 하고 있었다.
정처없이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을때, 핸드폰의 진동이 짧게 세번 울렸다.
세번이면 학교에서 보낸, 학새 전체 메일이였다.
"자유시간 2시간이라, 10시 30분까지 각자 호텔로 귀환할것. 이라..."
항규는 문자를 보곤 제안했다.
"애들아, 우리 도요타이잔도 갈래?"
"도요, 뭐시기?"
승완이 마를 잘 하지 못하자 마모루가 말을 받았다.
"도요타이잔도, 향낭을 파는 곳인데 잠을 잘 오게 하는 향초도 파는 곳이지."
잠을 잘 오게 한다는 대목에서 가현은 눈을 반짝였다. 가현은 향초의 얘기를 듣자마자
바로 열렬한 지지를 표했다. 마모루 역시 중립을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가현이 긍정의
의사를 표하자 가자는 쪽으로 기울었고, 승완 역시 멋쩍게 웃으며 승낙 했다.
전원 승낙하자 항규는 택시를 잡아타고 도요타이잔도로 출발하며 지갑에서 일본내에서
사용 가능한, 어머니가 예전에 준 대중교통용 충전식 카드를 꺼냈다.
"별걸 다 가지고 다니네."
옆에서 승완이 그런 항규를 신기하다는 듯 쳐다보았다.
끼익
택시에서 내려 고개를 들자 곧장 보이는 도요타이잔도.
아직은 들어서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향기가 느껴지는듯 했다.
입구와 전채 매장의 배경색은 검은색 이였으나 그것 조차도 단정하게 느껴졌다.
"에에. 여기가 향낭 파는곳?"
"뭐- 그렇지."
묘하게 대화를 이어가고 있는 가현과 마모루였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자 기모노를 정갈하게 차려입은 정원이 정중히 인사를 했다.
"[저희 가게를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점원의 인사를 받고 한명이 일행으로 다가가 팜플릿을 건내주었다, 밖에서 보기엔 작은
규모로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와 본다면 2층 규모의 거대한 가게이기에 이렇게 해둔 것
이리라. 항규는 이 전에도 와 본적이 있기에 받은 팜플릿을 점원에게 건내고 향초를
찾아 다니는 일행에게서 떨어져 한쪽으로 걸어갔다. 점원의 안내를 받아 항규가 쓸 향낭,
어머니에게 선물할 꽃잎 모양의 향낭과. 그것을 담을 궁낭[宮囊- 향낭과 주머니,
여자에게는 노리개등의 기능을 한꺼번에 할수 있는 복주머니의 일종]과 일행에게로 다가가 숙면을 유도하는
향초를 각각 4개씩 구입했다.
"[구매해 주셔서 감가합니다. 1960円입니다.]"
"[예, 포장해 주시겠습니까.]"
항규가 다른이들의 것들을 같이 사서 선물해 주었다, 대부분이 적은량을 구입했기에 간단
한 마음에 선물한 것이다.
정갈한 문체로 향[香], 자가 새겨저 있는 종이가방 에 빠른 손놀림으로 포장해 일행에게
건내준 점원은 거스름돈을 건내주며 정중히 인사했고, 아직은 동방예의지국의 위상이 남아
있는 일행은 같이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곤 거리로 나왔다.
"아- 돌아다니다 보니까 배고픈데, 어디 가서 군것질이나 하고 들어가자."
승완이가 과장스럽게 너스레를 떨며 노점상 쪽으로 걸어가자 다들 따라가 노점 안으로 들
어가자, 인근의 노점과는 다르게 여러 매뉴가 있었다.
항규는 치쿠와[생선사를 으깨어 대나무 꼬챙이에 꿰어 익힌것,맛있더군요]를, 승완이와
마모루는 크레이프를, 그리고 가현은 파 꼬치를 시켜먹었는데 지퍼업 룩을 입고 있던
마모루가 오늘 처음으로 지퍼를 쇄골까지 내려 쌉싸름한 고야 크래이프를 베어 먹으며
중얼거렸다.
"이런것도 오랜만이네."
항규는 그 말에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다가, 마모루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마모루는
항규를 바라보며 마치 '너도 오랜만이지 않느냐' 하는 표정을 지어보이곤 다시 태연하게
크레이프를 먹었다.
항규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돌리다가, 마모루를 바라보고 있던 가현과 눈이 마주쳤다.
"뭐, 뭘봐?"
가현은 항규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빽 하고 소리 지르곤 파 꼬치를 씹어 먹었다.
그 모습에 항규는 인상을 찌뿌리며 생각했다.
'여자란 알수없는 생물이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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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남자라 그러는게 아니라, 진짜 여자는 알수가 없어요...
다음편은... 크크큭. 남자와 여자가 같은 지붕아래 있으면. 남자란 마음이 싱숭생숭 해지지
않습니까?
아 그리고 늦어서 참 죄송합니다 . 아하하. 그래도 길지 않습니까? 10KB에 채워서 쓰는건데.
여자란 알수없는 생물이 엄청 충격적인 말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