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누스 -반갑지 않은 만남②-
- 진청룡전설
- 856
- 2
“꿈을 꾸기에는 나이가 좀 많은 것 같은데요?”
“꿈이라는 건 말이지, 인간의 삶이 의미를 가지게 해. 어느 것에나 크고 작은 차이는 있고 예외는 있는 법이지만 대부분은 그럭저럭 맞아 떨어지거든? 헛소리로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꿈은 인간을 행복하게 해주지. 그렇지 않나? 자네도 꿈 하나 정도는 있겠지?”
‘남자가 되던지 여자가 되던지 확실해지는 게 꿈이라면 꿈이지.’
“꿈이라고 할 수 있는 건 없는 것 같네요.”
“그것 참 재미없는 생이로군.”
“사는 게 항상 재미있을 수가 있나요. 슬슬 출발해야할 것 같은데 마차에 타기나 해요. 저 숲을 지나면 수도까지는 며칠이면 갈 수 있는 거리니까 일도 곧 끝나겠네요.”
-레블, 넌 꿈이 뭐야?
-지금 꿈이라면 밤에 너랑 자는 거?
-불가능이네.
-거의 그렇지.
야누스는 마차에 타서 출발하기를 기다렸다. 하루는 숲에서 자야한다면 분명히 뭔가 튀어나올 것은 뻔했다.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밤에 불안하게 자느니 차라리 지금 자고 밤에 깨어있는 편이 나을 것 같았다. 밤이면 불침번을 제외하고는 모두 잘 테고 어두울 테니 불침번들만 잘 피하면 마력을 써서 일을 쉽게 처리할 수도 있으니 지금 자는 게 좋았다. 야누스는 눈을 감고 잠에 빠졌다. 쉽게 잠드는 편이 아니라도 자고자하면 잘 수는 있었다.
“벌써 자냐?”
마차가 출발하고 미즈가 잠든 야누스에게 잠들었는지 확인하려는 듯이 물었다. 야누스는 당연히 대답하지 않았다. 미즈가 검의 상태를 확인하려고 칼집에서 검을 뽑자 레블이 미즈의 검을 주시했다. 평범하게 생긴 검이었지만 자세히 보면 매끄럽고 예리했다. 상당히 좋은 검이면서 그 사실을 감추려고 일부러 평범하게 만든 검이었다.
‘용병이 가지고 다닐 검이 아니야. 라일이야 마스터이니 그럴 수도 있지만 이놈은 익스퍼트도 아닌데 검이 너무 좋아. 거기다 용병 주제에 항상 여유 있게 웃는 것도 이상하고. 역시 수련여행을 하는 놈인가.’
미즈는 무슨 일인지 노래까지 흥얼거리고 있었다. 그런 미즈의 태도가 레블에게는 자꾸 거슬렸지만 어차피 며칠이면 눈앞에서 사라질 것이 확실하니 거슬려도 참았다. 함부로 나설 수 없는 입장인 것도 문제였다. 야누스의 입장만 곤란해질 짓을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목적지에 거의 다 와서 재수 없게 죽는 사람이 생기지 않으면 좋겠군.”
“그게 마음대로 되냐? 마물들이 우리에게 관심을 가지느냐 마느냐의 문제지. 인간이라는 먹이에 관심이 없을 마물이 있을지는 모르겠다만.”
“재수 없는 소리 할래?”
목적지에 거의 다 와서 마지막으로 위험할 수 있는 숲을 지나는 것이 불안한지 용병들이 상당히 시끄러웠다. 단순한 말싸움이었지만 그냥 넘어갈만한 문제가 아닌지라 쉽게 가라앉지 않았지만 미즈는 끼지 않았다. 밖에서 말을 타고 가는 라일도 시끄러운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끼지 않았다. 불필요한 불안감은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아는 용병은 미즈와 라일뿐인 것 같았다.
“거 조용히 좀 하지. 야누스가 자는 거 안 보이나? 시끄러우면 마물에게 들킬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도 몰라?”
미즈의 말에 소리가 확 줄어들었다. 그래도 다들 작은 소리로 소곤거렸지만 미즈의 말이 효과가 컸는지 곧 조용해졌다.
“숲에서 하루를 자는 게 불안하다면 불침번을 설 사람이 낮에 미리 자서 밤의 불안감을 줄이는 방법이 있지. 다른 용병들이 믿음직스러워야 한다는 조건이 붙지만 이 라일이 있으니 그럭저럭 안심해도 될 거야.”
라일이 차분하게 말하자 분위기가 한결 나아졌다. 확실히 라일은 용병들에게 믿음을 주는 존재였다. 몇 명이 잠을 청했고 나머지 사람들은 몸을 풀고 무기를 다시 점검했다. 그러는 동안에도 야누스는 계속 조용히 자기만 했다.
‘역시 제법이군. 용병에 잘 어울리는 녀석이야. 그런데 옆에 미즈라는 녀석은 용병보다는 병사나 기사가 더 어울릴 것 같군.’
라일은 그동안 쌓인 경험과 감으로 야누스와 미즈를 판단해보았다. 야누스는 성격이나 실력은 판단하기가 애매한 점이 많지만 그럭저럭 용병이 되기에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미즈는 용병이 되어도 나쁘지 않지만 병사나 기사에 어울릴 것 같았다. 애초에 용병이 될 것 같지도 않은데 어째서 용병 일을 하는 것인지 의심스러웠다.
‘용병치고 과거가 없는 사람은 없겠지만 미즈의 과거는 좀 의심스럽군.’
모두의 예상대로 숲을 빠져나가지 못하고 밤이 되었다. 어두워져서 이동이 멈추고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다들 마차에서 내리자 레블이 야누스를 깨웠다. 하품을 하며 일어난 야누스는 밖으로 나가서 식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마법으로 간단히 불을 피워주고 자신은 건량과 물로 식사를 대신했다. 식사가 끝나고 일부는 마차로 들어가고 나머지는 불 주위에 모여 앉았다. 야누스도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불침번을 대신 서주는 착한 성격은 아니었지만 숲속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불도 피우고 음식냄새도 풍겼으니 마물이 꼬여들 가능성이 높았다. 애초에 이렇게 큰 숲속에서는 마음 놓고 잘 수도 없었다. 낮에 잠도 충분히 잤고 건량과 물이라도 식사는 했으니 하루 정도 밤을 새는 것은 쉬웠다.
“수가 많으면 좀 문제일 것 같은데. 나는 괜찮겠지만.”
[첫 번째 마차에 탄 귀족만 멀쩡하면 되겠지. 어쨌든 목적은 그 인간의 호위니까.]
“남을 지키며 싸운다니, 못할 짓이네.”
[굳이 싸울 필요가 있나? 들고 도망치면 되잖아.]
“상황이 안 좋으면 그래야겠지.”
야누스를 믿는 것인지 아니면 낮의 일로 야누스를 첫 번째 불침번으로 생각하는 것인지 모두 잠들어버렸다. 덕분에 용병들 때문에 한동안 소리를 내지 못한 레블은 야누스와 편하게 대화할 수 있었다. 야누스도 무슨 생각으로 자신을 혼자 불침번을 서게 내버려두는지 어이가 없었지만 혼자인 편이 마력을 쓸 수 있어서 편한지라 교대할 생각도 하지 않았다.
“역시 혼자인 게 편하네.”
[그러게. 리티아도 없고.]
“아직도 화 안 풀렸어? 그때 입맞춤한 건 리티아가 일방적으로 한 거라고. 그리고 넌 어차피 나랑 입맞춤하는 게 불가능하잖아.”
[그런 걸로 아직까지 화낼 만큼 속이 좁지는 않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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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여행과 남은 수행평가들로 인해 소설을 쓸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수행평가가 더 남아있을지도 모르고 시험기간이기도 해서 당분간은 소설을 쓰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꿈이라는 건 말이지, 인간의 삶이 의미를 가지게 해. 어느 것에나 크고 작은 차이는 있고 예외는 있는 법이지만 대부분은 그럭저럭 맞아 떨어지거든? 헛소리로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꿈은 인간을 행복하게 해주지. 그렇지 않나? 자네도 꿈 하나 정도는 있겠지?”
‘남자가 되던지 여자가 되던지 확실해지는 게 꿈이라면 꿈이지.’
“꿈이라고 할 수 있는 건 없는 것 같네요.”
“그것 참 재미없는 생이로군.”
“사는 게 항상 재미있을 수가 있나요. 슬슬 출발해야할 것 같은데 마차에 타기나 해요. 저 숲을 지나면 수도까지는 며칠이면 갈 수 있는 거리니까 일도 곧 끝나겠네요.”
-레블, 넌 꿈이 뭐야?
-지금 꿈이라면 밤에 너랑 자는 거?
-불가능이네.
-거의 그렇지.
야누스는 마차에 타서 출발하기를 기다렸다. 하루는 숲에서 자야한다면 분명히 뭔가 튀어나올 것은 뻔했다.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밤에 불안하게 자느니 차라리 지금 자고 밤에 깨어있는 편이 나을 것 같았다. 밤이면 불침번을 제외하고는 모두 잘 테고 어두울 테니 불침번들만 잘 피하면 마력을 써서 일을 쉽게 처리할 수도 있으니 지금 자는 게 좋았다. 야누스는 눈을 감고 잠에 빠졌다. 쉽게 잠드는 편이 아니라도 자고자하면 잘 수는 있었다.
“벌써 자냐?”
마차가 출발하고 미즈가 잠든 야누스에게 잠들었는지 확인하려는 듯이 물었다. 야누스는 당연히 대답하지 않았다. 미즈가 검의 상태를 확인하려고 칼집에서 검을 뽑자 레블이 미즈의 검을 주시했다. 평범하게 생긴 검이었지만 자세히 보면 매끄럽고 예리했다. 상당히 좋은 검이면서 그 사실을 감추려고 일부러 평범하게 만든 검이었다.
‘용병이 가지고 다닐 검이 아니야. 라일이야 마스터이니 그럴 수도 있지만 이놈은 익스퍼트도 아닌데 검이 너무 좋아. 거기다 용병 주제에 항상 여유 있게 웃는 것도 이상하고. 역시 수련여행을 하는 놈인가.’
미즈는 무슨 일인지 노래까지 흥얼거리고 있었다. 그런 미즈의 태도가 레블에게는 자꾸 거슬렸지만 어차피 며칠이면 눈앞에서 사라질 것이 확실하니 거슬려도 참았다. 함부로 나설 수 없는 입장인 것도 문제였다. 야누스의 입장만 곤란해질 짓을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목적지에 거의 다 와서 재수 없게 죽는 사람이 생기지 않으면 좋겠군.”
“그게 마음대로 되냐? 마물들이 우리에게 관심을 가지느냐 마느냐의 문제지. 인간이라는 먹이에 관심이 없을 마물이 있을지는 모르겠다만.”
“재수 없는 소리 할래?”
목적지에 거의 다 와서 마지막으로 위험할 수 있는 숲을 지나는 것이 불안한지 용병들이 상당히 시끄러웠다. 단순한 말싸움이었지만 그냥 넘어갈만한 문제가 아닌지라 쉽게 가라앉지 않았지만 미즈는 끼지 않았다. 밖에서 말을 타고 가는 라일도 시끄러운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끼지 않았다. 불필요한 불안감은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아는 용병은 미즈와 라일뿐인 것 같았다.
“거 조용히 좀 하지. 야누스가 자는 거 안 보이나? 시끄러우면 마물에게 들킬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도 몰라?”
미즈의 말에 소리가 확 줄어들었다. 그래도 다들 작은 소리로 소곤거렸지만 미즈의 말이 효과가 컸는지 곧 조용해졌다.
“숲에서 하루를 자는 게 불안하다면 불침번을 설 사람이 낮에 미리 자서 밤의 불안감을 줄이는 방법이 있지. 다른 용병들이 믿음직스러워야 한다는 조건이 붙지만 이 라일이 있으니 그럭저럭 안심해도 될 거야.”
라일이 차분하게 말하자 분위기가 한결 나아졌다. 확실히 라일은 용병들에게 믿음을 주는 존재였다. 몇 명이 잠을 청했고 나머지 사람들은 몸을 풀고 무기를 다시 점검했다. 그러는 동안에도 야누스는 계속 조용히 자기만 했다.
‘역시 제법이군. 용병에 잘 어울리는 녀석이야. 그런데 옆에 미즈라는 녀석은 용병보다는 병사나 기사가 더 어울릴 것 같군.’
라일은 그동안 쌓인 경험과 감으로 야누스와 미즈를 판단해보았다. 야누스는 성격이나 실력은 판단하기가 애매한 점이 많지만 그럭저럭 용병이 되기에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미즈는 용병이 되어도 나쁘지 않지만 병사나 기사에 어울릴 것 같았다. 애초에 용병이 될 것 같지도 않은데 어째서 용병 일을 하는 것인지 의심스러웠다.
‘용병치고 과거가 없는 사람은 없겠지만 미즈의 과거는 좀 의심스럽군.’
모두의 예상대로 숲을 빠져나가지 못하고 밤이 되었다. 어두워져서 이동이 멈추고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다들 마차에서 내리자 레블이 야누스를 깨웠다. 하품을 하며 일어난 야누스는 밖으로 나가서 식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마법으로 간단히 불을 피워주고 자신은 건량과 물로 식사를 대신했다. 식사가 끝나고 일부는 마차로 들어가고 나머지는 불 주위에 모여 앉았다. 야누스도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불침번을 대신 서주는 착한 성격은 아니었지만 숲속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불도 피우고 음식냄새도 풍겼으니 마물이 꼬여들 가능성이 높았다. 애초에 이렇게 큰 숲속에서는 마음 놓고 잘 수도 없었다. 낮에 잠도 충분히 잤고 건량과 물이라도 식사는 했으니 하루 정도 밤을 새는 것은 쉬웠다.
“수가 많으면 좀 문제일 것 같은데. 나는 괜찮겠지만.”
[첫 번째 마차에 탄 귀족만 멀쩡하면 되겠지. 어쨌든 목적은 그 인간의 호위니까.]
“남을 지키며 싸운다니, 못할 짓이네.”
[굳이 싸울 필요가 있나? 들고 도망치면 되잖아.]
“상황이 안 좋으면 그래야겠지.”
야누스를 믿는 것인지 아니면 낮의 일로 야누스를 첫 번째 불침번으로 생각하는 것인지 모두 잠들어버렸다. 덕분에 용병들 때문에 한동안 소리를 내지 못한 레블은 야누스와 편하게 대화할 수 있었다. 야누스도 무슨 생각으로 자신을 혼자 불침번을 서게 내버려두는지 어이가 없었지만 혼자인 편이 마력을 쓸 수 있어서 편한지라 교대할 생각도 하지 않았다.
“역시 혼자인 게 편하네.”
[그러게. 리티아도 없고.]
“아직도 화 안 풀렸어? 그때 입맞춤한 건 리티아가 일방적으로 한 거라고. 그리고 넌 어차피 나랑 입맞춤하는 게 불가능하잖아.”
[그런 걸로 아직까지 화낼 만큼 속이 좁지는 않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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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여행과 남은 수행평가들로 인해 소설을 쓸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수행평가가 더 남아있을지도 모르고 시험기간이기도 해서 당분간은 소설을 쓰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