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누스 -사막으로 가는 길⑥-
- 진청룡전설
- 986
- 1
“일단은 고마워. 난 중요한 일이 있어서 가야해.”
“마물의 사막으로 가려고? 미쳤냐?”
“그럴지도….”
애매한 대답을 남기고 야누스는 밖으로 나갔다. 방향을 알 수가 없었기에 불확실한 느낌에 의지해서 걸었다. 레블이 말했던 계약의 연결이 무엇인지 대충은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느낌만 따라가면 레블과 만날 거라고 믿었다.
“마을 안으로 마물이 버젓이 들어오다니, 이건 좀 너무하잖아.”
코볼트 무리가 마을을 안에 버젓이 들어와 있는 것이 보였다. 죽인 것인지 죽어있던 것인지 모를 커다란 고깃덩어리를 찢어먹던 코볼트 중 다른 놈들에게 자리를 빼앗겨 먹지 못하던 하나가 야누스를 보며 괴성을 지르며 뛰어왔다. 야누스는 빠르게 손을 뻗었고 코볼트가 야누스에게 뛰어든 순간 손을 내리며 발로 코볼트를 걷어찼다. 코볼트가 내지른 비명이 다른 코볼트들의 시선을 야누스에게 모았다.
‘어째서 안 되지?’
“크륵! 케엑!”
“이익! 시끄러워!”
그러자 작은 블리스가 날아가 폭발했다. 블리스의 폭발로 몇 마리의 코볼트가 죽자 남은 코볼트들은 괴성을 지르며 도망쳤다. 그러나 야누스는 기뻐할 수가 없었다. 이전에 비해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져버린 것이다.
‘생성되는 속도가 너무 느려. 크기도 너무 작아. 왜지? 마력이 이미 끝나버린 마나 폭풍의 영향을 받을 리가 없는데.’
야누스는 망연자실해서 거리에 서서 생각했다. 마나를 버린 것 때문이라면 오히려 능력이 상승해야했다. 그러다 줄곧 함께 했던 무언가가 없다는 것을 자각했다.
‘레블이… 계약자가 곁에 없기 때문이구나.’
순간 힘이 빠진 야누스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이런 식이라면 레블과 만나기도 전에 죽을 수도 있었다. 성급하게 마나를 버린 것이 후회되었다. 검이 없어서 검기조차 쓰지 못하는 상황에서 마력을 제대로 쓸 수 없는 것은 치명적이었다.
고민하던 야누스는 코볼트들이 뜯어먹던 고깃덩어리에게 다가갔다. 형체는 알아보기 어려웠지만 인간이었다. 목에 용병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목걸이가 걸려있었다. 야누스는 피가 잔뜩 묻은 채로 시체에 달라붙어있는 검을 들어서 뽑았다. 평범한 검이어서 마력의 검기를 버티지 못할 것 같았지만 없는 것보다는 나았기에 로브로 피를 닦아내고 허리끈에 칼집을 묶었다. 검은 로브에 피가 묻었지만 그런 것을 신경 쓸 여유는 없었다.
“도와달라고 해봤자 소용없겠지.”
야누스는 고개를 저으며 걸음을 내딛었다. 그 순간 커다란 폭발음이 울렸다. 뒤를 돌아보니 야누스가 나왔던 건물이 박살나있었다. 다가가 확인해보니 모두 죽어있었다. 특히 마법사라던 리라의 시체가 가장 심하게 망가져있었다.
“마나 폭풍의 영향인가? 아직 이 정도나 남아있다면 마법사들이 정말로 위험하겠는데.”
확신할 수는 없었지만 대충 짐작은 할 수 있었다. 리라가 뭔가 마법을 쓰려고 했고 마나 폭풍의 영향으로 이상해진 주변 마나 때문에 마법이 실패해서 폭발이 일어났을 것이라는 추측 이외의 다른 생각은 들지 않았다.
시체와 부서진 건물을 내버려두고 야누스는 자신이 가야할 방향으로 걸었다. 예전에 보던 풍경에 비해 황량해서 조금 기분이 나빴지만 마물만 만나지 않는다면 상관없었다. 다만 느낌을 따라 걸었기에 길이 전혀 없는 땅을 걸어야했다. 가까운 길을 따라갈 수도 없었다. 가까운 길이 전혀 없었다. 신계에서는 배고픔이나 목마름을 느끼지 못했지만 중간계로 돌아온 이상 그럴 일은 없었다. 건량과 물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 지가 문제였다.
“힘이 필요한 세상이 된 건가?”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야누스는 검을 뽑아 허공에 휘둘렀다. 익숙하지 않은 느낌인데다 너무 가벼웠다. 에르텔로 만들었다던 이전의 검붉은 색의 검은 보통 검보다 몇 배는 무거웠다. 당연히 평범한 검은 너무 가벼웠고 다루기는 한결 편했다. 그러나 야누스가 보기에는 너무 얇고 약해보였다. 검은 날카로워야하니 얇은 것이 당연했지만 이전의 검은 겉은 날카로우면서도 가운데는 약간 두꺼워서 안정감이 있었다. 그것 때문에 무거운 검이 더 무거웠지만 강력한 검이었다.
“어차피 검을 살 돈 따위는 있지도 않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 약한데.”
손가락을 튕겨 검을 두드리자 검이 울렸다. 야누스는 검을 이리저리 휘둘러보아가 다시 칼집에 집어넣었다. 확실히 휘두르기는 편했다. 가벼워서 크게 휘두르면 손에서 빠져나갈 것 같았지만 지나친 생각이었다.
‘라일이 미스릴 검을 쓸 때도 이런 느낌일까?’
생각해보니 자신도 미스릴을 휘둘러본 적이 있었다. 크로스 스피어, 정확하게는 지금 자신의 이마 속에 있는 홀리 크로스도 미스릴이었다. 오크들과 싸울 때 휘둘러본 적이 있었다. 어떤 느낌이었는지 기억나지는 않았다. 느낌이 없을 가벼웠었는지 생각해보면 그건 아니었다. 그때는 너무 정신이 없었다.
‘비가…. 언제 구름이?’
비가 내렸다. 야누스는 로브를 벗어 검에서 닦아낸 피를 비에 씻었다. 붉은 물이 땅에 떨어졌지만 진흙으로 변한 땅은 붉은 색을 빠르게 지워냈다. 문득 야누스는 목이 말랐다. 배고픔도 느꼈다. 중간계로 다시 돌아온 지 하루의 반 이상이 지났는데도 신계에서 보낸 수십 일의 시간에 익숙해지는 바람에 물 한 모금 입에 대지 않고 있었다. 물통을 꺼내려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손을 모아 빗물을 받았다. 몇 번이고 빗물을 받아마셨다.
“춥다.”
속이 비어서인지 아니면 비가 내려서인지 추웠다. 야누스는 건량을 꺼내어 씹어 삼키면서 계속 걸었다. 신발에 자꾸 진흙이 묻어서 불편했지만 조금이라도 빨리 비를 피하고 싶다는 생각에 빨리 걸었다. 추위가 점점 심해지고 이마의 홀리 크로스에서 느껴지는 시원함이 몸이 얼어붙게 할 정도로 차갑게 느껴졌다. 야누스는 어지러움을 느끼며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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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끝났습니다.
“마물의 사막으로 가려고? 미쳤냐?”
“그럴지도….”
애매한 대답을 남기고 야누스는 밖으로 나갔다. 방향을 알 수가 없었기에 불확실한 느낌에 의지해서 걸었다. 레블이 말했던 계약의 연결이 무엇인지 대충은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느낌만 따라가면 레블과 만날 거라고 믿었다.
“마을 안으로 마물이 버젓이 들어오다니, 이건 좀 너무하잖아.”
코볼트 무리가 마을을 안에 버젓이 들어와 있는 것이 보였다. 죽인 것인지 죽어있던 것인지 모를 커다란 고깃덩어리를 찢어먹던 코볼트 중 다른 놈들에게 자리를 빼앗겨 먹지 못하던 하나가 야누스를 보며 괴성을 지르며 뛰어왔다. 야누스는 빠르게 손을 뻗었고 코볼트가 야누스에게 뛰어든 순간 손을 내리며 발로 코볼트를 걷어찼다. 코볼트가 내지른 비명이 다른 코볼트들의 시선을 야누스에게 모았다.
‘어째서 안 되지?’
“크륵! 케엑!”
“이익! 시끄러워!”
그러자 작은 블리스가 날아가 폭발했다. 블리스의 폭발로 몇 마리의 코볼트가 죽자 남은 코볼트들은 괴성을 지르며 도망쳤다. 그러나 야누스는 기뻐할 수가 없었다. 이전에 비해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져버린 것이다.
‘생성되는 속도가 너무 느려. 크기도 너무 작아. 왜지? 마력이 이미 끝나버린 마나 폭풍의 영향을 받을 리가 없는데.’
야누스는 망연자실해서 거리에 서서 생각했다. 마나를 버린 것 때문이라면 오히려 능력이 상승해야했다. 그러다 줄곧 함께 했던 무언가가 없다는 것을 자각했다.
‘레블이… 계약자가 곁에 없기 때문이구나.’
순간 힘이 빠진 야누스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이런 식이라면 레블과 만나기도 전에 죽을 수도 있었다. 성급하게 마나를 버린 것이 후회되었다. 검이 없어서 검기조차 쓰지 못하는 상황에서 마력을 제대로 쓸 수 없는 것은 치명적이었다.
고민하던 야누스는 코볼트들이 뜯어먹던 고깃덩어리에게 다가갔다. 형체는 알아보기 어려웠지만 인간이었다. 목에 용병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목걸이가 걸려있었다. 야누스는 피가 잔뜩 묻은 채로 시체에 달라붙어있는 검을 들어서 뽑았다. 평범한 검이어서 마력의 검기를 버티지 못할 것 같았지만 없는 것보다는 나았기에 로브로 피를 닦아내고 허리끈에 칼집을 묶었다. 검은 로브에 피가 묻었지만 그런 것을 신경 쓸 여유는 없었다.
“도와달라고 해봤자 소용없겠지.”
야누스는 고개를 저으며 걸음을 내딛었다. 그 순간 커다란 폭발음이 울렸다. 뒤를 돌아보니 야누스가 나왔던 건물이 박살나있었다. 다가가 확인해보니 모두 죽어있었다. 특히 마법사라던 리라의 시체가 가장 심하게 망가져있었다.
“마나 폭풍의 영향인가? 아직 이 정도나 남아있다면 마법사들이 정말로 위험하겠는데.”
확신할 수는 없었지만 대충 짐작은 할 수 있었다. 리라가 뭔가 마법을 쓰려고 했고 마나 폭풍의 영향으로 이상해진 주변 마나 때문에 마법이 실패해서 폭발이 일어났을 것이라는 추측 이외의 다른 생각은 들지 않았다.
시체와 부서진 건물을 내버려두고 야누스는 자신이 가야할 방향으로 걸었다. 예전에 보던 풍경에 비해 황량해서 조금 기분이 나빴지만 마물만 만나지 않는다면 상관없었다. 다만 느낌을 따라 걸었기에 길이 전혀 없는 땅을 걸어야했다. 가까운 길을 따라갈 수도 없었다. 가까운 길이 전혀 없었다. 신계에서는 배고픔이나 목마름을 느끼지 못했지만 중간계로 돌아온 이상 그럴 일은 없었다. 건량과 물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 지가 문제였다.
“힘이 필요한 세상이 된 건가?”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야누스는 검을 뽑아 허공에 휘둘렀다. 익숙하지 않은 느낌인데다 너무 가벼웠다. 에르텔로 만들었다던 이전의 검붉은 색의 검은 보통 검보다 몇 배는 무거웠다. 당연히 평범한 검은 너무 가벼웠고 다루기는 한결 편했다. 그러나 야누스가 보기에는 너무 얇고 약해보였다. 검은 날카로워야하니 얇은 것이 당연했지만 이전의 검은 겉은 날카로우면서도 가운데는 약간 두꺼워서 안정감이 있었다. 그것 때문에 무거운 검이 더 무거웠지만 강력한 검이었다.
“어차피 검을 살 돈 따위는 있지도 않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 약한데.”
손가락을 튕겨 검을 두드리자 검이 울렸다. 야누스는 검을 이리저리 휘둘러보아가 다시 칼집에 집어넣었다. 확실히 휘두르기는 편했다. 가벼워서 크게 휘두르면 손에서 빠져나갈 것 같았지만 지나친 생각이었다.
‘라일이 미스릴 검을 쓸 때도 이런 느낌일까?’
생각해보니 자신도 미스릴을 휘둘러본 적이 있었다. 크로스 스피어, 정확하게는 지금 자신의 이마 속에 있는 홀리 크로스도 미스릴이었다. 오크들과 싸울 때 휘둘러본 적이 있었다. 어떤 느낌이었는지 기억나지는 않았다. 느낌이 없을 가벼웠었는지 생각해보면 그건 아니었다. 그때는 너무 정신이 없었다.
‘비가…. 언제 구름이?’
비가 내렸다. 야누스는 로브를 벗어 검에서 닦아낸 피를 비에 씻었다. 붉은 물이 땅에 떨어졌지만 진흙으로 변한 땅은 붉은 색을 빠르게 지워냈다. 문득 야누스는 목이 말랐다. 배고픔도 느꼈다. 중간계로 다시 돌아온 지 하루의 반 이상이 지났는데도 신계에서 보낸 수십 일의 시간에 익숙해지는 바람에 물 한 모금 입에 대지 않고 있었다. 물통을 꺼내려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손을 모아 빗물을 받았다. 몇 번이고 빗물을 받아마셨다.
“춥다.”
속이 비어서인지 아니면 비가 내려서인지 추웠다. 야누스는 건량을 꺼내어 씹어 삼키면서 계속 걸었다. 신발에 자꾸 진흙이 묻어서 불편했지만 조금이라도 빨리 비를 피하고 싶다는 생각에 빨리 걸었다. 추위가 점점 심해지고 이마의 홀리 크로스에서 느껴지는 시원함이 몸이 얼어붙게 할 정도로 차갑게 느껴졌다. 야누스는 어지러움을 느끼며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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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끝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