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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계 : 붉은 검 -엘프들①-

니리스 섬에서 가장 가까운 항구가 있는 마을. 실버 드래곤 수이아의 짝인 실버 드래곤 아르마나는 1년 가까이 그 작은 마을에 머무르고 있었다. 거의 같은 시기에 그 마을을 찾은 네 명의 일행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던 어느 날, 아르마나를 찾아온 두 존재로 인해 아르마나는 1년이나 머무르던 여관을 떠났다. 그와 동시에 네 명의 일행도 여관을 떠나 아르마나를 쫒아갔다.
“모습이 바뀌었군.”
“마법은 아니야. 본신의 힘이 느껴지는 걸 보니 넌 무사한 것 같네. 사정은 수이아에게 들었다. 수이아의 본신은 어디에 있지?”
“수이아의 동굴에 있지. 하필이면 수면기일 때 세계수의 뿌리가 동굴 벽을 뚫고 침입해오는 바람에 붙잡힌 거야. 난 수면기가 아니라 빠르게 도망칠 수 있었지만.”
“너는 동굴을 버릴 건가?”
“이미 뿌리가 엉망으로 만들어놔서 세계수가 안정된다고 해도 쓸 수 없어. 수이아도 마찬가지야.”
“물건들은 어떻게 할 거지? 버릴 생각은 없을 텐데.”
“동굴 안의 물건들은 이미 모두 아공간으로 옮겼어. 내 물건들은 모두 아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게 마법을 걸어놨었거든. 그건 수이아도 마찬가지니 본신만 구하면 돼.”
바닷가에 도착하면서 셋의 대화가 끊어졌다. 사도는 이번에는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생각했다. 15년이 지나고 같은 장소에 다시 세계수가 나타난 것은 누가 일부러 씨앗을 심었다고 보는 것이 정확했다. 조금 짧은 시간이지만 15년이면 세계수가 땅속에서 준비하다가 씨앗을 틔우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그렇다면 15년 전에 사도가 세계수를 파괴한 직후에 곧바로 다시 씨앗을 심었다는 뜻이다. 어떤 목적으로 그랬던 것인지 사도는 알 수가 없었다.
“잠시 제 말을 들어주시겠습니까?”
따라오던 네 명의 일행이 사도에게 말을 걸었다. 목소리가 상당히 고운 편이었다. 네 명의 일행이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얼굴을 가리고 있던 것을 벗었다. 엘프들이었다.
“엘프?”
사도가 아르마나를 쳐다보았다.
“나한테 다가오지 않기에 신경 쓸 필요가 없는 것 같아서.”
아르마나가 대답했다.
“할 말이 뭐야.”
“15년 전에 세계수를 파괴한 것이 당신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부탁드립니다. 세계수를 해치지 말아주십시오.”
엘프가 허리를 굽혔다. 세계수의 씨앗을 심은 것은 엘프들이었다. 일행은 세계수의 숲에서 온 엘프들이었다.
“씨앗을 심은 게 당신들이었군. 이유를 듣고 싶은데.”
“마물들이 손이 닿지 않을 숲이 필요합니다.”
사도가 피식 웃었다. 인간들의 힘이 커지면서 마물들은 깊은 숲으로 몰려났고 엘프들과 마주치게 되었다. 세계수의 숲은 엘프들의 힘이 크기에 마물들이 침범할 수가 없었지만 다른 숲의 엘프들은 인간들에게 몰린 마물들과 싸워야했고 점점 자리를 잃어갔다. 그로 인해 세운 대책이 세계수의 숲인 것이다. 세계수의 숲의 엘프들은 그런 엘프들을 위해 기꺼이 세계수의 씨앗을 주었을 것이고 씨앗을 심을 장소로 선택한 것이 세계수의 숲이 이루어지기에 충분할 만큼 넓은 니리스 섬이었던 것이다. 섬이라면 마물들이 이동해오지도 못할 것이니.
“저게 안정되려면 몇 년은 더 기다려야할 텐데.”
“그 정도의 시간은 기다릴 수 있습니다.”
“그 부탁은 들어주겠다. 수이아를 구하는데 굳이 세계수를 파괴할 필요는 없으니.”
“뭐? 그러면 내 본신을 어떻게 구하려고?”
“아르마나, 수이아의 집 바로 위의 하늘까지 안내해.”
아르마나는 수이아를 끌어안고 니리스 섬을 향해 날았다. 사도도 아르마나의 뒤를 따라 허공을 뛰었다. 아르마나는 니리스 섬 바로 위의 어떤 지점에서 멈추었다. 상당히 높아서 니리스 섬의 어디의 위인지 정확하지는 않았지만 아르마나의 생각대로라면 아래는 분명 수이아의 동굴의 근처였다.
“여기야.”
“따라와.”
사도는 붉은 검 두 자루를 뽑아들고 아래로 떨어졌다. 아래로 떨어지며 사도는 검을 휘둘러 선명한 붉은색의 검기를 뿜었다. 바위도 박살낼 힘이었지만 세계수의 뿌리를 확실히 부수려면 그만큼의 힘이 필요했다. 굉음을 뿜으며 모래먼지가 피어오르는 곳으로 착지한 사도는 주변에 기를 폭사해 모래먼지를 날려버렸다. 사도와 아르마나, 수이아는 검기로 인해 만들어진 공터에 있었지만 세계수의 뿌리가 다가오고 있었다. 사도는 세계수의 뿌리로 덮인 동굴로 보이는 곳으로 뛰어가며 다시 검을 휘둘러 검기를 뿜었다. 뿌리와 함께 동굴 벽이 부서지며 먼지가 일었지만 사도는 먼지를 뚫으며 안으로 달렸다.
동굴 깊숙이 들어가자 커다란 세계수의 뿌리가 무언가를 뒤덮고 있는 것이 보였다. 한 실버 드래곤의 몸을 보호마법이 감싸고 있었고 커다란 뿌리가 보호마법에 달라붙어있었다. 보호마법은 아직 건재했다. 그러나 수이아의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졌다. 보호마법의 힘이 생각 이상으로 약해져있었던 것이다.
“저 뿌리를 날려버릴 정도의 힘을 쓰면 보호마법에도 금이 갈 거야. 구멍을 뚫으면 수이아는 안으로 들어가서 본신으로 돌아가고 아르마나는 수이아의 정신이 본신으로 돌아가면 이동마법으로 여기서 나가.”
사도는 검기를 뿜어 주변의 잔뿌리들을 부쉈다. 동굴 전체가 크게 흔들렸지만 어차피 버릴 동굴이니 상관없었다. 사도는 가까이 다가가 검을 휘둘렀다. 붉은색 검기가 보호마법의 겉을 타고 흘렀다. 뿌리가 박살나면서 보호마법도 크게 금이 가면서 파편들이 떨어져나갔다. 파편이 떨어져나가면서 곳곳에 구멍이 생겼다.
‘더 약하게 했어야했나.’
“구멍을 뚫을 필요도 없겠군. 들어가!”
아르마나와 수이아가 파편이 떨어져나가며 생긴 구멍으로 들어갔다. 사도는 동굴 벽을 뚫고 뻗어오는 뿌리들을 향해 양손의 검을 휘두르며 검기를 뿜었다. 아르마나가 수이아를 데리고 사라질 때까지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지만 시간을 벌어야할 것 같았다. 잠깐의 시간이 지나가 수이아와 아르마나, 보호마법이 사라졌다. 사도는 즉시 그 자리를 떠났다. 사도가 뚫은 후 아직 막히지 않은 입구를 통해 밖으로 나온 사도는 곧바로 공중으로 뛰어올랐다.
‘오랜만이군.’
사도가 이처럼 많은 기를 뿜어낸 것은 오랜만의 일이었다. 사도는 항구로 향해 하늘을 달리며 숨을 고르고 검을 다시 칼집에 넣었다. 옷에 먼지와 자잘한 나뭇조각들이 묻어 지저분했다.
바닷가로 돌아온 사도는 수이아에게서 본신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상당히 약해져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회복될 것이었고 아르마나가 지켜줄 것이니 자신의 역할은 끝이었다. 엘프들이 자신을 빤히 쳐다보고 있음을 느낀 사도는 약속을 지켰다는 뜻으로 고개만 살짝 끄덕였다.
“감사합니다.”
엘프들은 정중하게 인사했다. 사도는 무미건조한 인사를 받으며 묻은 먼지와 나뭇조각들을 털어냈다. 어딘가에서 씻고 싶었지만 바닷물로 씻고 싶지는 않았다.
“우리는 가볼게. 그동안 다른 동굴을 하나 찾았었거든. 하나뿐이지만.”
“그래. 가봐.”
아르마나는 수이아를 데리고 사라졌다. 사도는 곧바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너무 먼 거리를 이동해온 탓에 조금 피곤해서 하루만 쉬었다 가기로 결정했다. 엘프들도 돌아가지 않고 있었다. 몸을 작게 변화시킨 상태여서 엘프들을 올려다보아야하는 것은 그다지 좋은 기분은 아니었다. 엘프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을 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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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이 끝났습니다. 그리고 좀 더 끌었네요. 추석 연휴에 너무 놀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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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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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0]일발 2009.10.11. 21:05
엘프가 꽤나 빈약한 종족인가봐요.. ㄷ

- 마비에서 엘프를 키워봐서 그런지 엘프가 나오는 이야기에 흥미가 가네요.. 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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