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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나라2 6편

저벅 저벅.

"……. 선생님, 지금 어디 가는 거죠?"

항규는 약간 불안한 목소리로 물어보았다.

교실 복도를 지나  본동을 가로 질러 걸어가고 있는 동안 벌써 10분 이상 지나고 있었다.
거대한 학교였기 때문에 교실도 굉장히 많아서 멀 거라고 생각하고는, 항규는 눈앞에서 또각또각 앞만을 바라보며 걷고 있는
선생님의 뒤를  종종걸음으로 계속해서 뒤쫓고 있었다.

그러나  그 걱정은 이내 사라졌다.

알고 보니 선생님도 약간은 헷갈렸는지 이리저리 돌아보며 걷던 것이, 처음에 지나친 건물인 후동을 향하여 걸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후동 독서실에 가는 중인데 잠시 다른 생각을 한다는 것이 길을 지나쳐 버렸었네, 음……. 일본어가 특기라고 말했던 기억이 나는데, 어느 정도 수준?"

아무래도 학기 초에 자기소개 할 때 항규가 말했던 특기를 기억 하고 말 하는 것이리라.

"음……. 어렸을 때 일본에서 살았기 때문에, 한국어 수준으로 할 정도는 됩니다."

"잘됐네, 내가 후동 독서실에서 자료좀 찾고 있었는데, 막상 찾고 보니 일본어로 된 원서라서 말이지. 1~2장정도 되는데 그 정도 번역 해줄 수 있지?"

"예, 뭐 그 정도쯤이야."

예상 외로 간단한 일이기에 항규는 혼쾌하게 승낙 하곤 3층 독서실로 걸어갔다.
선생님이 주머니에서 열쇠 꾸러미를 꺼내 독서실의 문을 여는 동안 항규는 창문 너머로 학교의 교정을 둘러보았다.
이곳에서 보이고 있는 풍경은 확실히 멋있었다.
교사는 높은 곳에 세워졌는지, 긴 의자에 앉아서 정면으로 보이는 숲이 한눈에 펼쳐지고 있었고, 그 아래로 펼쳐지는 학원의 풍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었다. 끝없이 이어지는 교사들과 군데군데 보이는 운동장, 거기에 그 옆에 있는 체육관과 수영장등의 시설들.
이곳에서 보이고 있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넓이였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넓을 것이다.

"대단하네요. 내가 이런 곳에 진학 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선생님은 등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곤, 항규의 말하는 의도를 파악 하고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나도 처음 여기 부임 했을 때 정말 기뻤어, 여긴 선생님들 사이에서도 파라다이스라고 불리는 학교 거든, 사립이라 다른 학교처럼 4~5년 정도 근무하면 다른 학교로 옮겨야 하는 제도도 없고 말이지."

선생님은 말을 하시며 독서실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항규가 이내 정신을 차리고 선생님을 뒤따라 독서실로 들어가자, 정면에 바로 보이는 둥근 탁자 위에 선생님이 말씀 하셨던 원서로 보이는 것이 책갈피가 끼워진 상태로 덮여져 있었다.

"이거란 말이죠?"

항규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탁자로 걸어가자, 선생님은 컴퓨터가 설치된 사서 책상에서 연습장과 펜을 꺼내 항규에게 전해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디……."

항규는 탁자 앞에 놓인 의자를 끌어다가 앉고 선생님이 건네준 연습장을 펼치고 주머니에서 포스트잇을 꺼내 올려두고 책을 펼치자 자주 펼친 책이 아닌 듯 쩌적 하는 소리를 내며 책장이 펼쳐졌다.

"흠……."

[삼라만상은 신을 정점으로 아이온(영원), 세계(및 그 질서), 시간. 생성 존재자 이라는 서열로 구성 된다. 고대 지중해 세계에서 세계 내지 우주는 존재자 전체를 망라하는 카테고리가 아닌 보다 상위의 존재자가 있다고 주장 했으며 당시 사회에서 그것은 정설로 받아 들여
졌고, 고대 그리스 에서는 이를 릭스(RIX) 라 칭했다. 또한 동양권 에서도 이를 지칭하는 단어는 존재 했다고 판단하나 문헌의 훼손도가 심하여 부득불 서구의 단어를 인용한다. 이들은 세계 12성지에 흩어져 각 위치를 관리 했다. [ -- --  -- ] 세계 즉 코스모스가 그 질서의 하나인 시간을 정립함으로서 세계 내부에서의 생성, 소멸이 구분 되었다.
세계 뒤에 존재 하는 아이온은 크로노스와 마찬가지로 동등한 위치이지만 크로노스가 <변화>, 사물의 <무상함> 을 스스로 표방함에 비하여 아이온은 변함없는 <자기동일성> 을 가져다주는 것으로 인식되며 은연중에 크로노스 보다 아래에 위치한다고 고대 지중해 세계에선 전한다.
세계 내부의 12존재자는 크로노스와 아이온의 영향 아래에 늘 변화하고 있지만 늘 자신임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억겁의 시간을 존재 하며 12존재자는 점차 자신이 속한 지역에 개입하기 시작 했으며 현존하는 나라중 각 국의 전 설중
간혹 이들의 역사함을 전기 해놓은 경우가 있는데 그중 중국 신화 에서 전하는 경우를 예로 들어 보자면 반고가 그중 하나라 칭할 수 있다. 중국에서는 반고를 세계의 탄생 신이라 전기 하지만 세계 각국의 굴지의 역사학자들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위에서 밝힌 대로 12존재자 밑에는 또 하나의 서열인 존재자가 있었는데 이는 인간이 특별한 경우를 통하여 존재자의 위치에 오른 것이라 할 수 있으며 동양 에서는 이를 우화등선이라 칭하며 중국에서는 연단술을 통하여 우화등선을 하려 했음을 전해오고 있다.
실제로 지금까지 그 흔적이 남아 전해지는 경우가 있는데, 동양의 경우 낙양 (중국 주 왕조의 수도), 운강(중국 산서성의 석굴 사원), 부여(백제 왕조의 수도) 를 예로 들 수 있는데 수도에서 우화등선의 경우가 많은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으며, 우화등선의 흔적으로
혼령이 나간 신체를 화장 할 경우 신체가 타들어 가지 않고 변화하여 수정과 같은 것이 그 흔적중 한 예라 할 수 있다. 서양의 경우 - ]

항규는 띄엄띄엄 읽어 나가며 번역 하며 평소 하던 대로 중복되는 의미나 헛갈리는 경우는 <> 를치고 포스트잇을 붙이고 사견을 적어 놓으며 번역 해 나갔다.

'상당히 흥미로운 내용인데, 게다가 부여는 가까운 곳인데.'

중간에 글자가 많이 훼손 되어 있어서 번역 하지 못한 부분은 대괄호로 처리 하고 마지막 까지 번역 하자, 딱 알맞게 종이 울렸다.

덜컹

자리에서 일어나다가 의자에 다리가 부딪쳐 소리가 나자, 컴퓨터로 무언가를 하던 선생님은 항규 쪽을 내다보며 말했다.


"벌써 끝났니? 생각보다 빠르구나, 음……. 고맙고 언제 한번 사례 할게. 빚지고는 못하는 성격이니까."

선생님은 생긋 웃어주곤 이제 가라는 듯 손을 흔들어 주자, 항규는 고개를 끄덕여 보이곤 들소의 질주처럼 급식실로 달려가는 학생들 을 보며, 급식은 일찍 먹기 틀렸다고 생각 하곤 터덜터덜 본동으로 걸어갔다.

- 부우웅

주머니의 핸드폰이 울려 꺼내보니, 문자가 도착 해 있었다.

[어디야? 올수 있는 상황이면 반 앞으로 오고, 그렇지 못하면 문자 콜. - 승완]

"지금 가마"

들리진 않겠지만 항규는 그렇게 중얼 거리며 계단을 빠르게 올라갔다.

"여- 왔구먼."

2층의 코너를 돌자, 창틀에 기대어 친구들과 얘기 하고 있던 승완 이는 제일 먼저 항규를 발견 하곤 쾌활하게 소리 쳤다.

"지금 막 수학여행 얘기 하고 있었는데, 아마 수학여행 도중에 장기자랑 한다는데 너 사회좀 보면 안 되냐? 너 말 잘하잖냐."

승완은 항규의 어깨에 턱 하니 손을 올리며 간곡한 표정으로 말 했다.

"흠……. 장기자랑에  너 나온다면 나도 나가지 뭐,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 몰라? 나 혼자 등 떠밀어 놓고 너는 뒤에서 팔짱 끼고 구경하면 좀 그렇잖냐?"

항규의 말에 일리가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던 승완 이는, 이내 무언가 재미있는 생각 이 떠오른 듯 짓궂은 표정을 지어 보이며
질문했다.

"아 장기자랑 하니까 생각 난건데, 너 예전에 플륫좀 불었잖냐. 아직도 하냐?"

천천히 계단을 내려가며 질문하던 승완은 표정을 지우기 위해 두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리며 아부부 소리를 내었다.

" ? 음……. 지금은 안하는데 실력은 아마 그대로 일걸."

"뭐 좋네, 나 나갈 테니까 너 사회 봐라. 그럼 밥 먹자꾸나!"

승완 이는 말을 끝내자마자 급식실로 달려가기 시작했고, 항규는 그런 승완을 보며 심드렁하니 한마디 중얼거렸다.

"자빠져라."

쿠당탕!

"……."

승완이 넘어진 것은, 항규의 탓이 아닐 것이다.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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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진청룡전설 2009.03.29. 17:57
음... 이 소설은 장르가 게임 판타지가 아니었나요?
현실적인 소설이네요?
[레벨:2]예비과정 작성자 2009.03.29. 18:16
ㄴ 이 소설 안에서 아직 4월달이 안되서 그래요, 음... 아직 출시도 안한 게임을 하려 하는건 아니죠
[레벨:1]민수사이더 2009.03.29. 19:06
잠깐 바람의나라 비치구 다시 현실 계속이구낭
[레벨:0]신설향@하자 2009.04.12. 20:15
"아 장기자랑 하니까 생각 난건데, 너 예전에 플륫좀 불었잖냐. 아직도 하냐?"
요기....... 플륫 < 오타가 아닐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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