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누스 -반갑지 않은 만남⑩-
- 진청룡전설
- 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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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저녁식사가 끝난 후에 세 번째 불침번을 맡은 야누스는 4급 용병과 함께 불가에 앉아서 메시지 마법으로 레블과 대화하며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4급 용병도 야누스와 대화하기를 꺼려했는데 1급과 4급이라는 거리감이 야누스를 대하기 어렵게 하는 것이 원인이었다. 아무래도 1급 용병과 2급 용병은 수가 상당히 적었기에 쉽게 만날 수 없고 그만큼 급수가 낮은 용병들은 그런 용병들을 존경하면서도 어려워했다.
“리티아?”
“안녕?”
야누스가 갑자기 4급 용병이 땅에 엎어지는 것을 보고 눈을 돌려보니 리티아가 있었다. 4급 용병은 리티아가 재웠는지 바닥에 엎어져 자고 있었다.
“오랜만이네요.”
[또 무슨 짓을 하려고 온 거야?]
“반응이 시시하네? 저번엔 엄청 놀라더니. 술 마실래?”
“됐어요. 또 기절시키려고. 그런데 옷이 특이하네요?”
리티아는 야누스에게서 빼앗은 검은 로브 대신 흰색에 파란색이 섞인 신관들이 입는 옷처럼 생긴 옷을 입고 있었다. 파란색과 흰색이 리티아의 붉은색 머리카락과 대조적이어서 상당히 잘 어울렸지만 리티아의 성격에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옷이었다.
“아아, 역시 나한테 검은 로브는 안 어울려서. 너도 그런 칙칙한 옷만 입지 말고 좀 예쁜 옷을 입는 게 어때? 미모가 아깝잖아.”
“그럴 돈이 없으니까 그러죠. 나도 예쁜 옷이 입고 싶지만 돈도 없고 이 눈에 띄는 오드아이를 가려야하니 후드를 써야하거든요.”
[신경 쓰지 마. 진정한 아름다움은 칙칙한 옷 따위에 가려지는 게 아니니까.]
“그럼 내가 그 로브를 예쁜 옷으로 바꿔줄까?”
[또 무슨 이상한 짓을 하려고?]
“사양할게요. 그런데 무슨 일로 왔어요?”
“심심해서. 신계는 심심하거든. 그럴듯하게 잘 만들어진 세계이지만 너무 심심하거든. 거기다 난 신관도 두지 않아서 어디 신경 쓸 일도 없으니 놀러나 다녀야지. 그리고… 전에 꽤 달콤했거든.”
리티아는 슬쩍 야누스에게 가까이 다가갔지만 이미 당해본 경험이 있는 야누스는 리티아의 입술을 손으로 막으며 고개를 저었다.
“또 당하지는 않아요.”
“흐응, 그런 것치고는 오늘따라 고분고분한데? 왜 그래?”
“고향 친구를 만났거든요. 그래서 기분이 좋지 않네요. 리티아의 친구 분들은 어때요?”
“내 친구들? 신계처럼 시시한 녀석들이야. 별로 특이한 거 없어. 인간들이 흔히 생각하는 신들과 비슷해. 성격은 제각각이지만.”
“전에 준 술, 화이트블랙이죠?”
“아네? 맞아. 그런데 그건 왜?”
“좀 줄래요?”
리티아는 웃으며 술병과 잔을 꺼냈다. 잔을 받은 야누스는 리티아가 따라주는 술을 연달아 두 잔이나 마셨다. 곧 눈에 힘이 풀리며 멍해진 야누스에게 리티아는 살짝 입을 맞추고 입술을 핥았다.
“레블. 이 녀석 오늘 왜 이래?”
[인간의 감정은 쓸데없이 복잡하거든. 신은 잘 모르겠지. 나도 잘 모르겠지만.]
“그래? 흐음, 상관없어. 성격이 성격이니 곧 괜찮아지겠지.”
[깨우기나 하지 그래? 둘 다 잠들어있으면 곤란하니까.]
“불쌍하군. 검에 갇혀서 좋아하는 여자가 가까이 있는데 아무 것도 못하는 신세라니.”
[여자라고 단정할 수는 없는 거 아닌가?]
“네가 좋아하는 쪽은 여자인 쪽이잖아?”
[그럼 네가 좋아하는 쪽은 남자인 쪽인가?]
“난 어느 쪽이라도 상관없어. 육체의 한계를 벗어난 신에게 성별이 무슨 상관이야?”
[그건 그렇군. 젠장, 이래저래 나만 불리하잖아.]
“그런데 이 녀석 뭔가 이상한데? 넌 야누스와 꽤 오래 함께 있었을 텐데 이상한 거 못 느꼈어?”
[밤낮으로 성별이 바뀌는 건 확실히 이상하지만 그건 잘 모르겠는데. 인간을 이드리아스의 마력으로 이드리아스로 만드는 건 지금껏 없었던 일이거든.]
“그런 말이 아닌데? 체향이 특이해. 인간에게서는 이런 향기가 나지 않아. 다른 종족들 중에서도 이런 체향을 가진 녀석들은 없어.”
[체향? 야누스의 체향은 나와 처음 만났을 때 그대로인데?]
“그래? 그럼 연구를 해봐야겠는데.”
리티아가 어딘가에서 작은 유리병을 꺼내어 야누스의 가까이 가져가자 야누스 쪽에서 희미한 연기 같은 것이 피어나 유리병으로 빨려 들어갔다. 유리병에 연기를 받고 입구를 막은 리티아는 다시 유리병을 옷 속에 넣고 야누스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살짝 누르고 일어나려는 기색을 보이자마자 사라져버렸다.
[이상한 걸로 따지면 리티아도 나도 만만치 않은데.]
“하아, 리티아는 갔어?”
[갔어. 머리는?]
“별로 아프지는 않아. 요즘 따라 마음에 드는 만남은 전혀 없네.”
[뭐가?]
“히아드의 딜리아트, 암살자들, 리티아, 수도의 귀족들, 그리고 엘렌.”
[어쩔 수 없잖아? 인간이니까.]
“그렇지. 아직은 인간이니까 그럴 수밖에 없지. 해 뜨려면 아직이야?”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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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가 고장이 났었습니다.
“리티아?”
“안녕?”
야누스가 갑자기 4급 용병이 땅에 엎어지는 것을 보고 눈을 돌려보니 리티아가 있었다. 4급 용병은 리티아가 재웠는지 바닥에 엎어져 자고 있었다.
“오랜만이네요.”
[또 무슨 짓을 하려고 온 거야?]
“반응이 시시하네? 저번엔 엄청 놀라더니. 술 마실래?”
“됐어요. 또 기절시키려고. 그런데 옷이 특이하네요?”
리티아는 야누스에게서 빼앗은 검은 로브 대신 흰색에 파란색이 섞인 신관들이 입는 옷처럼 생긴 옷을 입고 있었다. 파란색과 흰색이 리티아의 붉은색 머리카락과 대조적이어서 상당히 잘 어울렸지만 리티아의 성격에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옷이었다.
“아아, 역시 나한테 검은 로브는 안 어울려서. 너도 그런 칙칙한 옷만 입지 말고 좀 예쁜 옷을 입는 게 어때? 미모가 아깝잖아.”
“그럴 돈이 없으니까 그러죠. 나도 예쁜 옷이 입고 싶지만 돈도 없고 이 눈에 띄는 오드아이를 가려야하니 후드를 써야하거든요.”
[신경 쓰지 마. 진정한 아름다움은 칙칙한 옷 따위에 가려지는 게 아니니까.]
“그럼 내가 그 로브를 예쁜 옷으로 바꿔줄까?”
[또 무슨 이상한 짓을 하려고?]
“사양할게요. 그런데 무슨 일로 왔어요?”
“심심해서. 신계는 심심하거든. 그럴듯하게 잘 만들어진 세계이지만 너무 심심하거든. 거기다 난 신관도 두지 않아서 어디 신경 쓸 일도 없으니 놀러나 다녀야지. 그리고… 전에 꽤 달콤했거든.”
리티아는 슬쩍 야누스에게 가까이 다가갔지만 이미 당해본 경험이 있는 야누스는 리티아의 입술을 손으로 막으며 고개를 저었다.
“또 당하지는 않아요.”
“흐응, 그런 것치고는 오늘따라 고분고분한데? 왜 그래?”
“고향 친구를 만났거든요. 그래서 기분이 좋지 않네요. 리티아의 친구 분들은 어때요?”
“내 친구들? 신계처럼 시시한 녀석들이야. 별로 특이한 거 없어. 인간들이 흔히 생각하는 신들과 비슷해. 성격은 제각각이지만.”
“전에 준 술, 화이트블랙이죠?”
“아네? 맞아. 그런데 그건 왜?”
“좀 줄래요?”
리티아는 웃으며 술병과 잔을 꺼냈다. 잔을 받은 야누스는 리티아가 따라주는 술을 연달아 두 잔이나 마셨다. 곧 눈에 힘이 풀리며 멍해진 야누스에게 리티아는 살짝 입을 맞추고 입술을 핥았다.
“레블. 이 녀석 오늘 왜 이래?”
[인간의 감정은 쓸데없이 복잡하거든. 신은 잘 모르겠지. 나도 잘 모르겠지만.]
“그래? 흐음, 상관없어. 성격이 성격이니 곧 괜찮아지겠지.”
[깨우기나 하지 그래? 둘 다 잠들어있으면 곤란하니까.]
“불쌍하군. 검에 갇혀서 좋아하는 여자가 가까이 있는데 아무 것도 못하는 신세라니.”
[여자라고 단정할 수는 없는 거 아닌가?]
“네가 좋아하는 쪽은 여자인 쪽이잖아?”
[그럼 네가 좋아하는 쪽은 남자인 쪽인가?]
“난 어느 쪽이라도 상관없어. 육체의 한계를 벗어난 신에게 성별이 무슨 상관이야?”
[그건 그렇군. 젠장, 이래저래 나만 불리하잖아.]
“그런데 이 녀석 뭔가 이상한데? 넌 야누스와 꽤 오래 함께 있었을 텐데 이상한 거 못 느꼈어?”
[밤낮으로 성별이 바뀌는 건 확실히 이상하지만 그건 잘 모르겠는데. 인간을 이드리아스의 마력으로 이드리아스로 만드는 건 지금껏 없었던 일이거든.]
“그런 말이 아닌데? 체향이 특이해. 인간에게서는 이런 향기가 나지 않아. 다른 종족들 중에서도 이런 체향을 가진 녀석들은 없어.”
[체향? 야누스의 체향은 나와 처음 만났을 때 그대로인데?]
“그래? 그럼 연구를 해봐야겠는데.”
리티아가 어딘가에서 작은 유리병을 꺼내어 야누스의 가까이 가져가자 야누스 쪽에서 희미한 연기 같은 것이 피어나 유리병으로 빨려 들어갔다. 유리병에 연기를 받고 입구를 막은 리티아는 다시 유리병을 옷 속에 넣고 야누스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살짝 누르고 일어나려는 기색을 보이자마자 사라져버렸다.
[이상한 걸로 따지면 리티아도 나도 만만치 않은데.]
“하아, 리티아는 갔어?”
[갔어. 머리는?]
“별로 아프지는 않아. 요즘 따라 마음에 드는 만남은 전혀 없네.”
[뭐가?]
“히아드의 딜리아트, 암살자들, 리티아, 수도의 귀족들, 그리고 엘렌.”
[어쩔 수 없잖아? 인간이니까.]
“그렇지. 아직은 인간이니까 그럴 수밖에 없지. 해 뜨려면 아직이야?”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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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가 고장이 났었습니다.
(모니터는 그저 토닥토닥...)
- 어찌보면 거기 신들은 다 정상인데 리티아 혼자만 비정상일지도... (추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