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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누스 -플로아 축제①-

“머리가 안 아프잖아….”

-깼군. 몸 상태는 어때?

“그럭저럭. 아무도 없는데 그냥 말해.”

-건물 안에 사람이 많아. 혼자 주절거리다가 미친 사람 취급받을 거다.

-여긴 어디야? 기절하고 며칠이나 지났지?

-간단히 말하면 여기는 목적지였던 히아드 영지고 넌 4일 정도 잤다. 숨소리도 없이 죽은 듯이 자더군.

-4일이나 지났다면 몸 상태가 멀쩡할만하군. 그건 그렇고 너무 배고픈데.

-내 말에 대답부터 해. 마력을 쓰면 단순히 피곤하고 머리만 아픈 거 아니었나? 소리도 안 들리고 눈도 안 보이게 되는 건가?

-그러고 보니 나 왜 기절했던 거지?

-트롤에게 쫓기 여자 하나 때문에 제대로 회복이 되지 않은 상태로 마력을 끌어내서 썼다.

-아, 생각났다. 그 사람 여자였군.

-그것보다 대답은?

-어지러운데다 통증이 너무 심해서 시력이랑 청력이 흐려진 것뿐이야. 원래 큰 문제에는 작은 문제들이 따라오는 법이잖아?

-무슨 소린지 알겠다. 그건 그렇고 움직일 수 있겠어?

-물론. 그런데 내 로브는 어디 있지? 크로스 스피어는? 왜 검만 손에 잡혀있는 거야? 거기다 내 옷은 어디가고 잠옷차림인거야? 블루문은?

-로브는 트롤과 싸우다 찢어졌다. 크로스 스피어와 블루문은 탁자 위에 있고 입고 있던 옷이랑 신발은 아마 버렸을 거다. 쓰러지는 바람에 진흙투성이가 됐거든. 검이 손에 잡혀있는 건 검을 잡은 채로 기절해서 다른 인간들이 손에서 검을 못 빼냈기 때문이야. 아, 성별에 관한 문제는 걱정할 필요 없어. 이 집 사람들은 모두 널 여자라고 생각할 거야. 내가 약하게 최면을 걸었거든.

-이왕이면 남자로 알게 하지 그랬어? 낮에는 남자로 활동하니까 그쪽이 편한데.

-그 얼굴에? 암만 봐도 여자처럼 생긴데다 목소리도 가늘어. 거기다 도착한 게 밤이었다.

-레블, 지금 봉인이 어느 정도 약해져있지?

-제법 약해져있지만 그건 잘 모르겠군.

-질문을 바꾸지. 사용가능한 마력은 어느 정도야?

-내 원래 마력의 4분의 1정도.

-성별 바꾸는 마법 쓸 수 있어?

-그 마법은 마력 소모도 많고 타인에게 걸려면 상당히 어려워. 지금 이 상태로는 제대로 쓸 수 없어. 일시적으로는 가능한데, 약 2시간 정도. 걸어줘?

-걸어줘. 혹시 모르니까.

“하아, 배고프다.”

-됐어. 2시간 정도는 풀리지 않을 거다.

-빠르네.

야누스는 한숨을 쉬며 방을 둘러보았다. 침대는 하나지만 10명 정도는 바닥에 누워 잘 수 있을 정도로 넓었다. 벽에 커다란 창문이 두 개, 반대쪽 벽에 문이 하나. 침대는 창문 쪽에 가까웠고 방 안에는 동그란 탁자 하나에 의자 4개가 있었다. 깨끗하지만 무척 단조로운 것으로 보아 사용하지 않는 방인 것 같았다. 침대에서 빠져나와 탁자에 놓인 파란색 천을 목에 감았다. 옷을 갈아입고 싶었지만 갈아입을 옷이 없어서 고민하고 있는데 한 여자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깨어나셨네요. 아픈 데는 없으세요?”

“누구세요?”

“전 히아드 자작가의 하녀인 릴트라고 합니다. 필요한 것이 있으신가요?”

“제가 왜 여기에 있는 거죠?”

“자작님의 따님을 구해주셨다고 들었습니다.”

-내가 구해준 사람이 자작 딸이었어?

-그런 것 같아. 그 히아드 자작이라는 작자가 이곳의 영주인 것 같던데.

“저기….”

“네?”

“필요한 건 없으신가요? 계속 주무셨으니 배고프실 텐데요.”

“배고프긴 해요. 그리고 옷을 갈아입고 싶은데요.”

“네, 알겠습니다.”

릴트는 재빠르게 방을 나가며 문을 닫았다. 야누스는 조용히 의자에 앉아 마력과 마나를 점검해보았다. 숨겨놓은 마력은 늘 그랬듯이 전보다 아주 조금 더 늘어나있었고 마나는 완전히는 아니지만 거의 회복되어있었다. 별로 힘이 나지 않았지만 몸도 별 문제가 없었다.

“들어가도 되나요?”

‘빨리도 오네.’

“들어와도 됩니다.”

릴트가 다시 문을 열고 들어왔다. 혼자가 아니라 다른 하녀가 두 명 더 있었다. 릴트가 들고 온 것은 쟁반에 올려져있는 스프나 빵, 그 외에 음식들과 물. 그리고 다른 두 명의 하녀가 들고 온 것은 여러 벌의 드레스와 신발이었다.

‘평범한 옷은 없는 거냐?’

“드세요. 속이 비었을 때 무리한 식사는 좋지 않아서 간단하게 준비했습니다.”

“옷은 침대 위에 놓을 테니 식사 후에 원하는 옷으로 갈아입으세요.”

“네.”

야누스는 탁자에 앉은 채로 조용히 음식을 먹었다. 간단한 음식들이어서 먹는데 별로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식사를 끝내고 물로 입안을 씻어 넘기는데 문 근처에 서서 자신을 구경하는 하녀들이 야누스의 눈에 들어왔다.

“왜 계속 서있는 거죠?”

“네? 아, 그게… 눈이 참 예쁘네요!”

하녀들은 그 말을 하고 황급히 뛰쳐나갔다.

‘신기했나? 하긴, 오드아이가 쉽게 볼 수 있는 건 아니지.’

-오드아이를 처음 봤나보군.

-아마 그럴 거야. 나도 나 이외에는 오드아이를 본 적이 없으니까.

-솔직히 나도 너 말고는 오드아이를 본 적이 없다. 이래 뵈도 꽤 오래 살았는데 말이지.

“자, 그럼 뭘 입을까?”

야누스는 침대 위에 놓인 드레스들을 살펴보았다. 보석은 달려있지 않았지만 그래도 레이스 장식이나 화려한 무늬가 수놓아져있고 옷감도 비싼 옷감 같아서 입기가 상당히 부담스러웠다.
“내가 설마 이런 옷을 입게 될 줄이야.”

-거치적거리겠군. 그래도 입으면 예쁠 것 같은데?

-남 일이라는 거야?

-모르나본데 지금 입고 있는 잠옷도 꽤 고급이다. 어서 입어봐. 이번이 아니면 이런 걸 입어볼 기회가 없을지도 모르잖아?

-그렇군, 잠옷도… 짜증나.

야누스는 얼굴을 찡그리며 잠옷을 침대위에 벗어놓고 그나마 유일하게 레이스가 없는 연한 노란색으로 수놓아진 꽃무늬가 있는 흰색 드레스를 입고 흰색 신발을 신었다.

-그런데 어째서 속옷까지 갈아입혀져있는 거야?

-말했잖아. 비에 젖은 바닥에 쓰러져서 진흙투성이가 됐었다고. 도착한 때가 밤이었다고 했지? 그때 하녀들이 씻기고 갈아입혔었지. 검을 손에서 뺄 수가 없어서 하녀들이 좀 힘들었을 거야.

-이상하네. 손이 아파야하는 거 아닌가? 전혀 안 아파.

-그럴 수도 있지.

-그럼 이제부터 영주를 만나야겠군. 검이랑 크로스 스피어는 무기니까 놓고 가야겠지?”

-갔다 와라.

-금방 오기는 힘들지도 몰라.

-꼬리치는 놈이 있으면 한 방에 날려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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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샘이라는 것이 정말로 가능한 것이었네요. 설마 제가 밤샘으로 수학문제를 풀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그런데 밤샘이라는 거 할 때는 괜찮은데 해가 뜰 때쯤에 피곤하군요. 어깨도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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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레벨:1]민수사이더 2009.03.01. 19:48
워 공부에 열심히시네요! 꾸준히 소설도 올리시니깐
프로정신(?)이 대단하시다능 ㅠ재밋게읽었어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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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0]일발 2009.03.02. 23:01
일단은 목적지에 도착은 했는데.... 여자가 되었단 그소린가...?!
(원래 남자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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