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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나라 2 -2편

막상 바라보기에는 화려하며 멋들어진 면이 있어 점심 먹고 산책 하며 감상하기엔 딱 좋은, 그런 교정
이였지만 중학교 때 생활비를 벌기 위해 조경 일을 해본 나로선, 소수의 인원으로 이 넓은 교정을 꾸민 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며 보통일이 아님을 잘 알고 있기에 놀람은 더 했던 것이다.

" 저도 약간 이나마  조경일 을 했던 적이 있는데, 대단하시네요."

항규의 말에 그 할아버지는 의외라는 듯 항규를 쳐다보고 말했다.


"젊은 나이에 조경이라니, 뭐 그 나이 때는 이것저것 도전 해보는 것도 좋은 일이지."

할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정원 가위를 들고 지나갔고, 항규와 가현은 교실로 들어갔다.
첫 등교 이었다곤 하나. 별 다른 것은 없었다. 단지 0교시에 자기 PR을 했다는 것과
점심시간에 나온 급식이 마음에 들었다는 것, 그리고 청소 시간에
옆 반의 일본인 학생과 질 나쁜 학생 패거리가 말다툼을 했었다는 것 뿐,
청소를 마치고 여전히 종례시간이 되자, 약간 갈색머리의 담임선생님이 싱글 거리며 들어오셨다.
아침 조례 시간에 듣기로 담임 선생님은 작년에 부임 하셔서 올해 나이가 26살 이라고 한다, 사회 과목을 가르치시는
진 상언 선생님과 동갑이며 이름은 이소현 이며 여행을 무척이나 좋아하며 그중 가장 자주 다닌곳은 일본이라고 한다.
뭐, 머리 염색한거 보면 대충 짐작은 갔었지만.


"자, 좋은 소식이 있다. 3월 달 말, 수학여행을 간다."

웅성 -

선생님 말에 일순간 술렁이는 교실.

"자자, 너희들이 당황 스러운건 이해한다. 하지만 교장 선생님의 말씀에 따르자면, 이번 일찍 가는 수학여행으로
아직은 서먹한 교우 관계가 더욱 친밀하게 해줄 것이라고 하더구나."

"머리 잘 썼네, 교장."

항규의 옆에서 들려오는 승완이의 중얼거림, 원래 우리 학교는 남녀가 같은 반이였고 짝도 남자와 여자가 같이 앉아야 하지만
우리 반에 여자가 몇 명 부족해 남자가 같이 앉아야 했고, 딱히 여자와 같이 앉고 싶은 마음이 없던 항규와 승완이가
자진해서 같이 않겠다고 했다. 물론 덕분에 남자 애들에게선 환호를 받았고, 어째서 인지 여자들의 눈빛이 영
심상치 않을게, 기분이 꼬롬했다.

"여행지는 설악산, 제주도, 일본 중 설문 조사후 결정하기로 했다."

'결정 났군…….'

"일보온-!"

선생님의 말이 끝나자마자, 수학여행의 여행지는 결정 난 듯 했다. 항규가 일본이라고 생각 한 직후, 교실 여기저기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자 하니, 일본이 압도적인 수치를 자랑했기 때문이다.

툭툭

"- 가자, 일본 간다고 해서 반드시 만나는것도 아니니까 이럴때 한번 정도는 가야지."

승완이였다, 아마 항규가 이번에도 빠질 것이라고 생각 했나보다.

"갈 거야 인마."

항규는 걱정 하지 말라고 어깨를 툭 쳐주고, 선생님이 순서대로 설악산, 제주도, 일본에 대하여 투표를 했고. 예상대로
일본으로 결정되어 선생님은 "1학년 4반 전원 일본-"이라는 말을 중얼거리며 종이에 무언가를 적었다. 아무래도
일본에 간다는 것을 적는 것이리라.

그 모습을 보아하니, 어째서인지 중학교 때가 생각난다.

- 항규가 중학교 때, 느닷없는 소풍이 계획 된 적 이 있었다 그것도 일본으로.
당시에 항규는 어머니가 일본에 있는 상황에서 서로간에 연락도 하지 않는 모자 지간의 사이 좋은 관계가 아닌 서로
잡아 먹지 못해 안달인  그런 상황에서 일본으로의 소풍이란 꿈도 못 꾸는하루였다.
그런 상황을 모르는 선생님은 항규가  못 가겠다고 말씀 드리자 금전적인 문제로 알고  선생님은 자신이 돈을 내주마
하였지만, 당연히 문제가 그것이 아닌 항규는 거절 하게 되었고 소풍 당일 운동장에 모여 버스에 올라타는 모습을
텅 빈 교실에 앉아 창가 너머로 바라 볼 때까지만 해도 별 감흥이 없었으나 막상 자신만 빠진 소풍후의 대화에 끼어들지 못했던
항규는 생각을 고쳐 먹게 되었던 것이다.
일본에 가더라도 반드시 어머니를 만나는게 아니니 한번쯤은 가봐도 될듯 할거라고. 그리고 그런 그를 누구보다 잘 이해 했던
친구가 지금 둘도 없이 사이가 좋아진 승완이였던 것이다.

"얌마, 일어나"

머리를 책상에 누이고 상념에 빠져 있던 항규를 깨운 승완이를 바라보다, 그의 어깨 너머로 시계를 쳐다보았다.

6시 12분, 아무래도 잠이 들었었나 보다.

앞서가는 승완을 따라 교실을 나오자, 가현과 그의 친구들로 보이는 학생이 있었다.

"잠탱이 같으니라고, 2시간 내리 잤다며?"

윽, 유승완인가?

항규는 승완을 째려보자, 녀석은 괜스레 민망한지 딴청을 피웠다. 말을 말지…….

"아무튼 밥이나 먹으러 가자, 그리고 우리 학교 야자 의무 아니라며? 야- 그거 하나는 마음에 들더라."

승완이가 너스레를 떨며 식당으로 무리를 이끌고 갔다, 야자라. 공부엔 딱히 흥미가 없으니 학교에 죽치고 앉아 있을
필요도 없겠지. 라며 식당에서 급식을 받아 적당한 자리에 앉아 이런저런 수다를 떨며 저녁을 먹은 항규는, 승완에게
내일 보자며 인사를 하고 학교를 나왔다, 예상 외로 항규처럼 야자를 빠지는 학생은 그리 많지 않았다.
새 학기 이고 하니, 다들 눈치 보는 것이리라.

심지어 승완이도 학교에 남았으니, 말 다했다고 생각한 항규는 내일 아침 반찬거리를 사러 시장을 향하여 걸어갔다.
봄이라 신선한 나물을 싸게 살 수 있는 장소는 다름 아닌 시장이다.

지갑을 살펴보니 가진 돈은 만 이천 팔백 원, 돌나물을 3천원 어치 사고, 겉절이를 할 봄동를 사면 이번 주는 무난히
버틸 것이다.
돌나물은 잘 씻어 초장에 찍어 먹고, 겉절이는 간장을 치고 깨소금과 고춧가루를 담뿍 치고, 미원을 조금 넣고
마무리로 들깨가루를 한 움큼 넣은 다음 무쳐서 먹으면, 고기반찬이 안 부럽지.

항규는 중얼거리며 시장 입구에 들어서자,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왁자지껄하게 떠들고 있었다.

고소한 기름내 풍기며 지져 지는 부침 게의 냄새에 발길이 잠시 멈추었었지만, 이내 지갑 사정을 떠올리곤 시장
골목으로 들어섰다.

"아이고- 이게 누구여, 항규 왔구먼?"

골목에 들어서자, 인상 푸근한 아주머니 들이 항규를 반겼다.

"이모, 안녕 하셨어요?"

이모! 낮 두꺼운 사람들이 단골 식당에서나 자주 붙인다는 그 호칭. 항규 역시 싼 값에 많은 양을 받기 위한 처세술
을 부리며 아주머니에게 살갑게 인사를 했다.

"저녁 찬거리 사러 왔남?"

아주머니가 좌판에 쪼그려 앉는 항규를 보며, 플라스틱 의자에 앉으며 물어왔다.

"내일 아침 찬거리로 쓰려고요, 아무래도 봄이다 보니 나물이 당기더라고요,  돌나물이랑, 겉절이 할 봄동 좀 싸주세요."

시장에서 물건을 살 때의 노하우, 절대 미리 얼마치 싸 달라고 하지 말고 이러저러한 수다를 떨며 담아 달라고 한다.
물론 이와 같은 방법을 쓰려면 단골이 되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있지만 말이다. 이렇게 하면 아주머니도 기분 내키는
대로 요량껏 담아주기 때문에, 적은 가격으로 푸짐하게 구입할 수 있다.

"이정도면 4천원 드리면 되죠?"

항규가 주머니에서 미리 꺼내 놓은, 천 원짜리 다섯 장중에서 4천원을 꺼내 아주머니에게 드리자, 아주머니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항규니까 이 가격에 주는 겨, 살펴 가구."

"예- 다음에 또 봬요"

좌판에서 일어나 봉투를 받아 들고, 골목을 나서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발걸음도 가볍게 집을 향하여 걸어간다. 걷다보면 먼 거리라 버스를 타고 가는 것이 좋을 법도 한데, 부득이 걸어가는
이유는 따로 있다.

'고작 50분 걸어가는 건데, 버스를 타는 건 사치지.'

가는 길 심심하지 않게 해줄 mp3 를 꺼내 이어폰을 귀에 건다.
이내 들려오는 자주 듣는 일본 노래의 멜로디.

[なくしたもの すべて あいしたもの すべて この てに だきしめて いまは どこを さまよい行いくの
-  잃어버린 모든 걸 사랑했던 모든 걸  이 손으로 끌어안고 현재는 어디를 방황하며 가는가 ]
- 창성의아쿠에리온 創聖のアクエリオン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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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레벨:1]민수사이더 2009.03.01. 19:49
워 나두 일본 가보고싶네 ;ㅅ;..50분거리를 걸어가다니 용자다
[레벨:0]현월 2009.03.02. 20:49
ㅎㄹ..

아..아부신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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