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나라2 5편
- 예비과정
- 916
- 2
칠판에는 사회 시간의 선생님 이신 진 상언 선생님이 판서를 하고 있었다.
올해 처음 이 학교에 부임 해 오셔서 2년 연속 1학년 수업을 들어오며 요령을 익히는 중인
26살의 젊은 선생 이였다.
이목구비가 반듯하게 생겼고 머리는 울프 컷으로 친 것이 나이가 지긋한 여타 선생님과는
다른 인상을 풍기고 있었다.
'며칠 전의 그 녀석은 오늘도 태연히 학교에 등교 했으려나?'
며칠 전의 일을 잊고 한발자국 뒤로 물러나 방관지로 남을 속셈 이였으나 마음 한쪽으로는
내심 걸리는 부분이 있었다.
딱
"거기 23번, 복도로 나가 바람좀 쐬라."
분필이 머리에 맞고 떨어지자, 그제야 선생님이 자신을 뚱한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는 사실을 깨달은 항규는 책상의 분필을 주워 들며 복도로 나갔다.
'뭐……. 어차피 수업 내용은 들리지도 않았으니깐.'
드륵
항규는 목의 근육을 풀며 뒷문으로 나가 복도 창가 난간에 기대었다.
"후우……."
슬쩍 고개를 돌려보니 바로 옆 반에 그 녀석이 있었다. 창가 난간에 기대어 있었기에
머리 부분만 보이고 있었으나 그마저도 까딱까딱 거리는 것을 보니, 녀석도 졸고 있는
듯 했다.
옆 반은 일본어 이었는지 은빛 정장을 입은 일본어 선생님이 녀석에게 다가가 자칭
'10파운드' 의 힘으로 녀석을 내리치고 뒤로 나가라는 손짓을 해보이곤, 시야에서 사라졌다.
녀석은 머리를 긁적이곤 뒤로 나가다 항규와 눈이 마주쳤고, 흠칫 놀란 항규와는 달리
그 녀석은 웃고 있었는지 눈웃음이 초승달 모양이 되어 있었다. 유쾌하다는 듯 웃는 그의
모습에 당황하게 된 건 항규쪽 이였다.
몇 일전 그 냉혹한 모습을 보이던 구석은, 오늘에 와서 보니 단 한구석도 보이지 않으며
오히려 이쪽이 평소의 그의 모습인양 아주 자연스럽게 반에 녹아들고 있었다.
만약……. 몇 일전 그 모습이 본래 모습이라면 그는 항규와 마찬가지로 천의 얼굴을 가진,
겉마음과 다르게 표정을 지을 정도의 능구렁이 일 것이다. 그런 사실을 유추해낸 항규는
어쩐지 웃음이 나왔다.
피식
"저 녀석, 조금은 마음에 들 법도 한데. 오해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
항규는 중얼거리며 고개를 창밖으로 기울이자, 때마침 불어오는 바람에 섞인 꽃향기와
땅 풀린 뒤의 풍기는 낙엽 냄새가 그의 기분을 풀어주고 지나갔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때 마침 복도를 지나가던 항규의 담임선생님인 이 재숙 선생님이
이죽거리며 그에게 말을 걸었다.
"……. 학생, 기쁜가 봅니다. 수업시간에 지적당해 교실에서 쫓겨난 주제에."
"뭐- 지적당해서 쫓겨났다 해서 반드시 기분이 나쁘란 법은 없으니까요."
말 한마디도 지지 않으려는 태도의 항규를 보며 피식 웃어 보인 담임선생님은 항규를 지
나쳐 교실의 앞문으로 다가갔다.
'어라…….거긴 왜 들어가나?'
똑똑. 교실 문을 노크한 선생님은 이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와 동시에 괴성처럼 울려 퍼지는 함성소리. 마치 연예인 콘서트 장에 주인공이
출연하기라도 한 듯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와 휘파람 소리가 터져 나와 교실을 넘어 복
도에까지 울려갔다. 아주 광란들을 해라……. 정신줄 놓은 놈들처럼 환호성을 지르며 담임을
반기는 아이들의 목소리 중에 연신 굵은 목소리로 터져나 갈 듯이 포효 하는 목소리는
아마도 우리 반의 분위기 메이커로 자리 메김 하는 중인 승완이일 것이다.
역시 제일 튀는 저 자식, 저 정도면 진짜 민폐인데 말이지……. 무슨 공룡 울음소리도 아
니고.
그리고 몇 분 후 끊이지 않는 환호성을 뒤로 하고 선생님이 교실에서 나오셨
다. 그리고 이내 끊어지는 소음 소리. 마치 그런 소리는 어디에서도 들려오
지 않았던 것처럼 교실과 복도는 그저 조용한 정적만으로 가득해졌다.
"자, 점심시간까지 너 빌렸으니까 부지런히 가자고."
그러고 보니 벌써 시간이 11시 26분 이였다. 다음시간은 전교생이 기다리는 점심시간.
그런데 그런 황금 같은 시간을 빼앗긴 항규는 그저 어리둥절 할뿐이다.
"네?? 하지만 지금 수업 도중인데……."
"뭐 괜찮아. 내가 상언이 한태 잠깐 너 좀 빌린다고 했으니깐."
'내가 무슨 책인가……. 빌리고 말고 하게'
"아니 그보다, 두 분 아는 사이였어요?"
담임선생님의 친숙한 호칭에 놀란 항규는 약간 하이 톤으로 질문하자 복도가 울렸다.
아마 다른 반까지 들렸으리라.
꼬집
"끄아아악."
"시끄럽다. 복도인데 조용히 하는 센스도 없으니……. 쯧."
선생님은 옆구리를 꼬집으며 어디론가 앞장서서 걸어갔다. 질문에 대한 대답은 하지 않았
지만, 옆구리를 꼬집힌 고통에 질문에 대한 답변을 듣지 못한 것도 모른 체 그저 따라 가기만
하는 항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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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는 별 내용도, 의미도 없었군요.
올해 처음 이 학교에 부임 해 오셔서 2년 연속 1학년 수업을 들어오며 요령을 익히는 중인
26살의 젊은 선생 이였다.
이목구비가 반듯하게 생겼고 머리는 울프 컷으로 친 것이 나이가 지긋한 여타 선생님과는
다른 인상을 풍기고 있었다.
'며칠 전의 그 녀석은 오늘도 태연히 학교에 등교 했으려나?'
며칠 전의 일을 잊고 한발자국 뒤로 물러나 방관지로 남을 속셈 이였으나 마음 한쪽으로는
내심 걸리는 부분이 있었다.
딱
"거기 23번, 복도로 나가 바람좀 쐬라."
분필이 머리에 맞고 떨어지자, 그제야 선생님이 자신을 뚱한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는 사실을 깨달은 항규는 책상의 분필을 주워 들며 복도로 나갔다.
'뭐……. 어차피 수업 내용은 들리지도 않았으니깐.'
드륵
항규는 목의 근육을 풀며 뒷문으로 나가 복도 창가 난간에 기대었다.
"후우……."
슬쩍 고개를 돌려보니 바로 옆 반에 그 녀석이 있었다. 창가 난간에 기대어 있었기에
머리 부분만 보이고 있었으나 그마저도 까딱까딱 거리는 것을 보니, 녀석도 졸고 있는
듯 했다.
옆 반은 일본어 이었는지 은빛 정장을 입은 일본어 선생님이 녀석에게 다가가 자칭
'10파운드' 의 힘으로 녀석을 내리치고 뒤로 나가라는 손짓을 해보이곤, 시야에서 사라졌다.
녀석은 머리를 긁적이곤 뒤로 나가다 항규와 눈이 마주쳤고, 흠칫 놀란 항규와는 달리
그 녀석은 웃고 있었는지 눈웃음이 초승달 모양이 되어 있었다. 유쾌하다는 듯 웃는 그의
모습에 당황하게 된 건 항규쪽 이였다.
몇 일전 그 냉혹한 모습을 보이던 구석은, 오늘에 와서 보니 단 한구석도 보이지 않으며
오히려 이쪽이 평소의 그의 모습인양 아주 자연스럽게 반에 녹아들고 있었다.
만약……. 몇 일전 그 모습이 본래 모습이라면 그는 항규와 마찬가지로 천의 얼굴을 가진,
겉마음과 다르게 표정을 지을 정도의 능구렁이 일 것이다. 그런 사실을 유추해낸 항규는
어쩐지 웃음이 나왔다.
피식
"저 녀석, 조금은 마음에 들 법도 한데. 오해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
항규는 중얼거리며 고개를 창밖으로 기울이자, 때마침 불어오는 바람에 섞인 꽃향기와
땅 풀린 뒤의 풍기는 낙엽 냄새가 그의 기분을 풀어주고 지나갔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때 마침 복도를 지나가던 항규의 담임선생님인 이 재숙 선생님이
이죽거리며 그에게 말을 걸었다.
"……. 학생, 기쁜가 봅니다. 수업시간에 지적당해 교실에서 쫓겨난 주제에."
"뭐- 지적당해서 쫓겨났다 해서 반드시 기분이 나쁘란 법은 없으니까요."
말 한마디도 지지 않으려는 태도의 항규를 보며 피식 웃어 보인 담임선생님은 항규를 지
나쳐 교실의 앞문으로 다가갔다.
'어라…….거긴 왜 들어가나?'
똑똑. 교실 문을 노크한 선생님은 이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와 동시에 괴성처럼 울려 퍼지는 함성소리. 마치 연예인 콘서트 장에 주인공이
출연하기라도 한 듯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와 휘파람 소리가 터져 나와 교실을 넘어 복
도에까지 울려갔다. 아주 광란들을 해라……. 정신줄 놓은 놈들처럼 환호성을 지르며 담임을
반기는 아이들의 목소리 중에 연신 굵은 목소리로 터져나 갈 듯이 포효 하는 목소리는
아마도 우리 반의 분위기 메이커로 자리 메김 하는 중인 승완이일 것이다.
역시 제일 튀는 저 자식, 저 정도면 진짜 민폐인데 말이지……. 무슨 공룡 울음소리도 아
니고.
그리고 몇 분 후 끊이지 않는 환호성을 뒤로 하고 선생님이 교실에서 나오셨
다. 그리고 이내 끊어지는 소음 소리. 마치 그런 소리는 어디에서도 들려오
지 않았던 것처럼 교실과 복도는 그저 조용한 정적만으로 가득해졌다.
"자, 점심시간까지 너 빌렸으니까 부지런히 가자고."
그러고 보니 벌써 시간이 11시 26분 이였다. 다음시간은 전교생이 기다리는 점심시간.
그런데 그런 황금 같은 시간을 빼앗긴 항규는 그저 어리둥절 할뿐이다.
"네?? 하지만 지금 수업 도중인데……."
"뭐 괜찮아. 내가 상언이 한태 잠깐 너 좀 빌린다고 했으니깐."
'내가 무슨 책인가……. 빌리고 말고 하게'
"아니 그보다, 두 분 아는 사이였어요?"
담임선생님의 친숙한 호칭에 놀란 항규는 약간 하이 톤으로 질문하자 복도가 울렸다.
아마 다른 반까지 들렸으리라.
꼬집
"끄아아악."
"시끄럽다. 복도인데 조용히 하는 센스도 없으니……. 쯧."
선생님은 옆구리를 꼬집으며 어디론가 앞장서서 걸어갔다. 질문에 대한 대답은 하지 않았
지만, 옆구리를 꼬집힌 고통에 질문에 대한 답변을 듣지 못한 것도 모른 체 그저 따라 가기만
하는 항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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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는 별 내용도, 의미도 없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