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리테 단편 - 화중신선[해당화], 개화 - 2화.
- 예비과정
- 860
- 5
[길다고 내리면 당신은 심술쟁이, 다 정독 한다면 당신은 센스쟁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사죄 하는 벌충으로 그만큼 길이를 늘여 보았습니다.
거의 20kb분량이니. 용량 꽉꽉 채운 2편 분량입니다.
그리고 -oh... um...! <--- 이건 여자 친구[여친 아닌 여자 친구] 집에 놀러갔다가 실제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한겁니다. [허도담 이 샹련. 지가 틀어놔놓곤 나
겁나게 패대기 쳤더라지. 아 그때 생각만 하면 아직도 허리가 욱신거려(?)]
그리고, 와탕님과 칼리테님. 이름은 성씨 뺴고 다 바꾸었습니다.
최 현진.
오 예림.
마음에 드십니깡?
그럼 enj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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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에서 가만히 앉아 내려다 보면서 말을 걸어온 그는
때마침 들어난 달의 빛에 비추어 얼굴이 선명하게 들어났다.
"최...현진?"
"안녕? 아- 니가 노래 부르는거 듣는건 또 처음이네. 근데 왜
멈췄어? 듣기 좋았는데, 크아- 눈 감고 낭랑하게 부르던데 완전
미성. 아 감동 먹었다니까?"
'얘... 원래 이렇게 말이 많았던가?"
내가 알기론 결코 아니였다. 오히려 오디션 같은 경우 과묵해 보이는
인상으로 냉철한 표정 지으면서 후배드를 지켜보는 모습에 기가 죽을
정도의 인상을 심어준 터였는데.
"아... 음, 거기엔 왜 올라가 있었...어?"
왠지 모르게 반말이 잘 나오진 않았지만 같은 학년임을 기억하며
어렵사리 말을 걸자, 그는 빙그래 웃으며 가늘고 긴 손가라글
뻗어 하늘을 가르켰다.
무심결에, 그가 가르킨 하늘을 올려다보자.
"와아-"
적당히 부는 바람과, 보름달을 무색하게 할 저도로 많이 떠 있는.
가을 하늘을 뒤덮고 있는 별들, 그리고 달빛을 머금어 은은히
빛을 띄고 있는 적당한 양의 구름들. 마치 잘 그려진 일러스트,
혹은 잘 찍힌 사진같은 풍경에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터져 나왔던
것이다.
"집에 있기 답답한 터라 나왔는데, 달이 참 밝더라고. 뭐-
아지트로 나왔지."
"아지트?"
아니 왠 아지트라니, 옥상에 무슨- 나이도 그렇고.
"응, 저기 위에 있는데 한번 볼래?"
순간 그가 가르킨곳을 바라보자, 처음 그가 있던곳-"
"아, 아니 뭐 다른사람에게 보여지는 아지트는 아지트가-"
"에에이 걍 와라 쫌."
기겁을 하며 거절하는 내가 답답했는지 그는 날 끌어 자칭
아지트로 대려갔다.
"오-"
오늘 참 여러번 놀란다. 아지트는 생각보다 아담했다. 학교 체육
시간에나 쓰일법한 매트리스가 덩그러니 있고 혹여나 비가
올걸 대비 한건지 하늘이 투명하게 비추어 보이는 천장까지.
"여기 이렇게 꾸미는데 허락 받는데 참 애먹었지 음."
나는 어쩐지 신기한 마음에 매트리스 위에 올라가 앉았다.
오 재법 쿠션 있는데?
그는 내 여프로 않더니 이내 벌렁 누워 버렸다.
"아- 좋다."
어쩐지 묘하게 가까워진 거리에 급격하게 어색해진 나는 서둘러
일어나려 했지만, 손목을 잡아 끄는 바람에 다시 앉게 되었다.
에라 모르겟다.
풀썩
"......"
"......"
서로 아무 말 없이 누워 근래에 보기 드물 저도로 많은 별이 뜬
하늘을 바라 보았다.
"우리 집말야, 가족 분위기가 썩 좋지만은 않아."
낮은 목소리로 웅웅 울려오는 그의 목소리.
그 얘기는 얼핏 들어본적 있다. 이혼한 분끼리 재혼 했지만 삐그덕
거린다던가.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살아도 힘들 참인데, 그렇게 싸우기만 하니까
나나 동생이나 견디지를 못하더라고."
"동생?"
동생이 있다는 얘기는 처음 들었다.
"응 6살. 그나마 동생이 우리 가족의 버팀목이 되어 줘서. 이나마
버텨 올수 있는거야."
솔솔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운치있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우리는
꽤 오랫도안 이러저러한 얘기를 나눴다. 정작 신기한건. 그가 아무리
같은 반에, 같은 부 소속이라지만 이렇게 스스럼 없이 타인과
대화 할수 있으리라곤 생각 못했다.
고등학교에 올라와서 사고로 인해 부모님이 두분 다 돌아가시고 가족이
강제로 해체된뒤 급격하게 말이 없어진 나였기에. 기존에 있던
친구들도 이런 나의 모습에 질려 떠나갔을때 다짐했었다.
평생, 그냥 일정 거리에 선을 그어두고, 사람들 사이에 섞이길 노력
하다 그걸 반복하며 그냥 그렇게 혼자 사라갈 거라고.
그렇게 생각 했지만 어쨰서인지 이 녀석 만큼은 마음이 편해진다.
이 남자 만큼은...
"아, 이제 가봐야 겟다."
우울한 상념의 바다 속에서 나를 강제로 건져 올리는 그의 목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린다.
"아... 가려고."
"응. 근데말야, 나 이런 가족 얘기는 다른 사람에게 잘 하지 않거든.
근데 어쩐 일인지 몰라도 너한태는 그 말이 참 편하게 나오네."
그거, 조금은 나를 특별히 생각 하고 있다고 봐도 될까.
하는 마음에 가슴 한켠이 따뜻해지는 느낌이 든다.
"아참, 혹시 말야 만일에 하나라도 집에서 나오게 되면, 오켠데 가출
말야. 그럴때 받아줄수 있어? 아까 혼자 산다고 했잖아."
아... 그런 말까지 했었나, 나. 역시 분위기에 풀어져선 이런 저런
얘기 다 했었나 보다.
"그래..."
그는 나의 대답을 듣더니, 씨익 하곤 밝은 미소를 짓더니 타앙-
하고 뛰어 내려갔다.
털썩
일으켰던 상체를 다시 매트에 누이고, 밤하늘에 펼쳐지는 달빛과
별의 집회를 멍하니 바라본다. 어쩐지 아프로는 조금
특별한 일상이 될거 같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아니나 다를까, 물기 어린 머리카락을 매만지며 아파트를 나왔을때.
벤치에 앉아 이어폰을 끼고 노래를 듣고 있는 그가 보였다.
어째서인지 나도 모를 미소가 걸린다.
"오- 안녕?"
이전과는 다른, 특별한 일상의 시작이였다, 그리고 날이 갈수록.
그와 지내는 시간의 곱에 곱을 더 하고, 무더웠던 계절이 지나고
선선해지는 가을이 돌아올 때쯤 되자, 우리 둘은 명실상부한
커플로 인식이 되었고, 그의 노력으로 인해 차갑게 얼어있던. 높게만
쌓여있던 내 마음의 벽이 녹아내리고 허물어 졌다.
반에서, 부실에서 은연중에 대화 하는 횟수에 비례하여 일상의
변화를 체감했다. 냉담했던 나의 분위기는 이내 사라진지 오래였고
서먹해졌던. 한때 친구라 불렸던 급우가 웃으며 다가와줘
다시금 친구가 되었다.
"야아. 기집애. 이제야 좀 살마 다워 졌구나?"
이건 또 뭔소리라니.
"응?"
"그 왜. 예전에는 막 얼굴에 그늘져 가지곤, 다가가기 힘든 오오라
풍기고."
"어머, 그랬었나? 기억이 잘-"
"어머 얘 좀봐, 내숭은."
"아하하-"
내가 짐짓 고개를 갸우뚱 거리자, 친구들이 환하게 웃어준다.
과거는 의도적으로 물어보지 않는듯 했고, 그 배려에 기분이 좋아졌다.
이런기분. 다시는 느낄수 없을줄 알았다. 사고로 가족을 잃은 충격이
컸기에. 나혼자 꽁꽁 상처를 싸매고 있을때 만난, 그가 참 고맙다.
이런 기분을 느끼게 만들어준 계기를 준건 그니까.
"야아 얘 또 낭군님 쳐다본다."
"솔로천국, 커플지옥의 참맛을 보여주랴? 으앙?"
내 눈길을 의식한 것일까, 친구와 수다를 떨던 그는 이쪽으로
고개를 돌려본다. 그리고 나와 눈이 마주치자 환하게 웃으며
손까지 흔드는게, 이젠 거리낌이 없다.
나 역시 손을 흔들며 미소 지어주자 그의 친구가 현진의 목을
과장되게 조른다.
"얼씨구? 쌍쌍이 바퀴벌래 들이구만?"
흥, 쏠로는 쩌만침 꺼져주세용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띵동
멍하니 갸르릉 거리는 고양이의 턱을 긁어주며 방구석에서 뒹굴거리는
찰나 정적을 깨는 문자 소리에
소파에서 폰을 가져다 문자를 확인해본다.
[베란다 창문좀 열어주라]
[어디?]
[방쪽에 있는 작은 베란다.]
영문을 알수 없는 현진의 문자에, 일단 시키는 대로 베란다로 가서
창문을 열자. 가을밤의 차가운 바람이 뺨을 스치고 지나갔다.
"거기 말고, 반대쪽좀-"
"?!?!"
갑자기 들려오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자, 검은 배낭을 어깨에 걸친
현진이 상반신을 거의 눞히다 시피 하여 젓히곤 이쪽을 바라보고 있
었다.
"여기말야, 넘어오게."
"어. 응"
무언가 절박한 표정을 짓고 있었기에. 얼떨떨 하지만 시키는대로
그가 가르키는 창문을 반쯤 열자.
털썩 하고 배낭 먼저 던진 현진은 훌쩍 하고 창가를 통해 이쪽으로
넘어 오려 했다.
"조심해"
미쳤나봐, 여긴 13층인데. 아니 그보다 쟨 여길 왜 넘어오려는 거람.
스탓
"후우- 고마워, 그리고 미안한데 당분간 신세좀 지면 안될까."
"일단 들어와, 추우니까."
"어. 응."
웃샤 하고 가방을 들자, 부피만큼 그리 무게는 느껴지지 않는다.
옷이라도 들었나.
내 방에 가방을 내려놓고 앞장서 방을 나온다.
"소파에 앉아 있어, 마실거라도 좀 내올게."
달그락 거리며 찬장을 뒤져 허브차 티백을 꺼내려다, 이건 너무
내 취향인거 같기에 어깨 넘어로 그에게 물어 보았다.
"홍차? 녹차? 커피도 있는데-"
"술은 없어?"
"... ..."
이봐 아자씨. 아무리 주말 이라지만, 우리 아직 학생이거덩?
"농담이야. 그냥 너랑 같은거로."
"응."
따뜻한 물을 컵에 붓고, 티백을 넣은다음 쟁반에 아까 사둔 쿠키와
함깨 내가자, 머리카락을 매만지는 현진이 보였다.
"마셔."
"아, 고마워"
차를 마시는 동안은, 그 한동안은 조용 했으나 치솟는 의구심과
호기심에 이 고요한 정적을 깨트리며 질문했다.
"저. 무슨일이야?"
달각
"부모님이 꽤 심하게 싸우시고 있거든. 알련가 모르겟지만 저 집은
어머니 명의인데 싸울때마다 하는 말이 '애 대리고 당장 이 집에서
꺼져버려-' 라고 해대는데 이번엔 진짜 심하네."
당근 모르지, 남의 가정사 얘긴. 관심이 없거든. 아무리 들어봐도
이젠 가족이 없는 나에게 그런 얘기조차 행복에 겨운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으니까.
"몸싸움 하다가, 기어이 나오는 말이 찢어지자는 얘기네.
뭐 그래서 아버진 시골집으로 내려갔고. 아버지가 나한테 전화
하더라. 당분간 짐 싸들고 어디 친구집으로 가던지 하라고."
"따라가지?"
"몸 편하게 지내고 싶으면, 따라가도 되는데 거기 가면 마음은
불편하거든. 시골집 가족이 전부 날 마뜩찮게 여기시거든."
"조부모님이?"
"아니, 조부모님 모시는 고모 가족들이 말야."
"흠-"
어쩐지, 상황이 아리까리 꽁기꽁기하게 돌아간다. 들을수록
복잡해 진달까.
"짐 싸들긴 했는데, 집을 나오려면 거시를 통해서 나가야 하는데.
어머니가 있으니까 그건 더 싫더라고."
"그...래?"
그정도였어?
"그러니까. 염치 불구하고 나좀, 하숙 시켜주라."
"애액? 나더러 밥도 하라고?"
"어라, 혹시 요리 못하는거? 쩝, 아쉬운데... 예림이가하는 음식
꼭 먹어보고 싶었는데."
아니, 그건 절대무리. 죽어도 사양이다. 내가 이렇게 마른건
따로 체중 조절을 해서가 아니라 내가 한 밥과 반찬이 더럽게
맛이 없다는걸 스스로 알고 있기에 저절로 소식하게 되다보니 이렇게
마른거니까 말야.
"흠... 그런거 치곤 키가 평균 이상인데?"
"그래봐야 남들보다 몇 센치."
"말라서 그런가. 뭐 내가 먹여 살리면 그만이니깐. 넌 좀 쪄야돼-"
그는 벌떡 일어나더니 냉장고 문을 벌컥 열어본다.
"으아- 초토화네. 텅텅 비어있어."
"야! 그, 그럴수도 있지 뭘? 혼자사는 여자애 한테 뭘 더 바라냐?"
내가 성큼 다가가 빽 하니 소리 지르곤 냉장고 문을 닫자. 그는 다시
소파에 앉더니 TV를 켠다
-oh... um...!
"......"
"......"
순간 내 눈에 클로즈업 되는건 살빛의 향연과, 남녀가 자아내는
의성어의 화음들.
".............."
"..............................."
-oh... um...! a!"
"아, 미안. 비디오 감상중 이셧군요?"
"아니거든? 저거 영화 체널이거든? 어제 보다 그냥 끈거 니가
키니까 저런거 나온거거드은?"
아 민망해라. 막판에는 목소리 까지 뒤집혔어. 그는 고맙게도
더 놀리지 않고 체널을 돌리며 화제를 전환했다.
"그건 그렇다 치고, 내일 장 보러 가자, 신세 지는 기념해서
내가 요리 해줄게. 뭐뭐 좋아해? 고기?"
"딱히..."
별 특이한 기념도 다 있다.
"그럼? 체소 요리?"
"있으면 먹는 정도."
"스파게티는?"
"환장해."
빙긋 웃는것이. 빙고 하는 표정이다.
"나돈데, 그럼 까르보나라. 해물 스파게티중 어떤거로 할까?"
아, 이왕이면 둘다 안되려나. 뷁.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하는
질문보다 더 고르기 어려워.
"표정보니 둘 다네. 좋아 내일은 실력 발휘좀 해볼까? 기대해도 좋아."
흐. 흥. 딱히 기대는 안할... 츄릅 ㅡㅠ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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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테- 와탕 라인입니다
미안.... 와탕
늦어서 죄송합니다, 사죄 하는 벌충으로 그만큼 길이를 늘여 보았습니다.
거의 20kb분량이니. 용량 꽉꽉 채운 2편 분량입니다.
그리고 -oh... um...! <--- 이건 여자 친구[여친 아닌 여자 친구] 집에 놀러갔다가 실제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한겁니다. [허도담 이 샹련. 지가 틀어놔놓곤 나
겁나게 패대기 쳤더라지. 아 그때 생각만 하면 아직도 허리가 욱신거려(?)]
그리고, 와탕님과 칼리테님. 이름은 성씨 뺴고 다 바꾸었습니다.
최 현진.
오 예림.
마음에 드십니깡?
그럼 enj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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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에서 가만히 앉아 내려다 보면서 말을 걸어온 그는
때마침 들어난 달의 빛에 비추어 얼굴이 선명하게 들어났다.
"최...현진?"
"안녕? 아- 니가 노래 부르는거 듣는건 또 처음이네. 근데 왜
멈췄어? 듣기 좋았는데, 크아- 눈 감고 낭랑하게 부르던데 완전
미성. 아 감동 먹었다니까?"
'얘... 원래 이렇게 말이 많았던가?"
내가 알기론 결코 아니였다. 오히려 오디션 같은 경우 과묵해 보이는
인상으로 냉철한 표정 지으면서 후배드를 지켜보는 모습에 기가 죽을
정도의 인상을 심어준 터였는데.
"아... 음, 거기엔 왜 올라가 있었...어?"
왠지 모르게 반말이 잘 나오진 않았지만 같은 학년임을 기억하며
어렵사리 말을 걸자, 그는 빙그래 웃으며 가늘고 긴 손가라글
뻗어 하늘을 가르켰다.
무심결에, 그가 가르킨 하늘을 올려다보자.
"와아-"
적당히 부는 바람과, 보름달을 무색하게 할 저도로 많이 떠 있는.
가을 하늘을 뒤덮고 있는 별들, 그리고 달빛을 머금어 은은히
빛을 띄고 있는 적당한 양의 구름들. 마치 잘 그려진 일러스트,
혹은 잘 찍힌 사진같은 풍경에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터져 나왔던
것이다.
"집에 있기 답답한 터라 나왔는데, 달이 참 밝더라고. 뭐-
아지트로 나왔지."
"아지트?"
아니 왠 아지트라니, 옥상에 무슨- 나이도 그렇고.
"응, 저기 위에 있는데 한번 볼래?"
순간 그가 가르킨곳을 바라보자, 처음 그가 있던곳-"
"아, 아니 뭐 다른사람에게 보여지는 아지트는 아지트가-"
"에에이 걍 와라 쫌."
기겁을 하며 거절하는 내가 답답했는지 그는 날 끌어 자칭
아지트로 대려갔다.
"오-"
오늘 참 여러번 놀란다. 아지트는 생각보다 아담했다. 학교 체육
시간에나 쓰일법한 매트리스가 덩그러니 있고 혹여나 비가
올걸 대비 한건지 하늘이 투명하게 비추어 보이는 천장까지.
"여기 이렇게 꾸미는데 허락 받는데 참 애먹었지 음."
나는 어쩐지 신기한 마음에 매트리스 위에 올라가 앉았다.
오 재법 쿠션 있는데?
그는 내 여프로 않더니 이내 벌렁 누워 버렸다.
"아- 좋다."
어쩐지 묘하게 가까워진 거리에 급격하게 어색해진 나는 서둘러
일어나려 했지만, 손목을 잡아 끄는 바람에 다시 앉게 되었다.
에라 모르겟다.
풀썩
"......"
"......"
서로 아무 말 없이 누워 근래에 보기 드물 저도로 많은 별이 뜬
하늘을 바라 보았다.
"우리 집말야, 가족 분위기가 썩 좋지만은 않아."
낮은 목소리로 웅웅 울려오는 그의 목소리.
그 얘기는 얼핏 들어본적 있다. 이혼한 분끼리 재혼 했지만 삐그덕
거린다던가.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살아도 힘들 참인데, 그렇게 싸우기만 하니까
나나 동생이나 견디지를 못하더라고."
"동생?"
동생이 있다는 얘기는 처음 들었다.
"응 6살. 그나마 동생이 우리 가족의 버팀목이 되어 줘서. 이나마
버텨 올수 있는거야."
솔솔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운치있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우리는
꽤 오랫도안 이러저러한 얘기를 나눴다. 정작 신기한건. 그가 아무리
같은 반에, 같은 부 소속이라지만 이렇게 스스럼 없이 타인과
대화 할수 있으리라곤 생각 못했다.
고등학교에 올라와서 사고로 인해 부모님이 두분 다 돌아가시고 가족이
강제로 해체된뒤 급격하게 말이 없어진 나였기에. 기존에 있던
친구들도 이런 나의 모습에 질려 떠나갔을때 다짐했었다.
평생, 그냥 일정 거리에 선을 그어두고, 사람들 사이에 섞이길 노력
하다 그걸 반복하며 그냥 그렇게 혼자 사라갈 거라고.
그렇게 생각 했지만 어쨰서인지 이 녀석 만큼은 마음이 편해진다.
이 남자 만큼은...
"아, 이제 가봐야 겟다."
우울한 상념의 바다 속에서 나를 강제로 건져 올리는 그의 목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린다.
"아... 가려고."
"응. 근데말야, 나 이런 가족 얘기는 다른 사람에게 잘 하지 않거든.
근데 어쩐 일인지 몰라도 너한태는 그 말이 참 편하게 나오네."
그거, 조금은 나를 특별히 생각 하고 있다고 봐도 될까.
하는 마음에 가슴 한켠이 따뜻해지는 느낌이 든다.
"아참, 혹시 말야 만일에 하나라도 집에서 나오게 되면, 오켠데 가출
말야. 그럴때 받아줄수 있어? 아까 혼자 산다고 했잖아."
아... 그런 말까지 했었나, 나. 역시 분위기에 풀어져선 이런 저런
얘기 다 했었나 보다.
"그래..."
그는 나의 대답을 듣더니, 씨익 하곤 밝은 미소를 짓더니 타앙-
하고 뛰어 내려갔다.
털썩
일으켰던 상체를 다시 매트에 누이고, 밤하늘에 펼쳐지는 달빛과
별의 집회를 멍하니 바라본다. 어쩐지 아프로는 조금
특별한 일상이 될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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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나 다를까, 물기 어린 머리카락을 매만지며 아파트를 나왔을때.
벤치에 앉아 이어폰을 끼고 노래를 듣고 있는 그가 보였다.
어째서인지 나도 모를 미소가 걸린다.
"오- 안녕?"
이전과는 다른, 특별한 일상의 시작이였다, 그리고 날이 갈수록.
그와 지내는 시간의 곱에 곱을 더 하고, 무더웠던 계절이 지나고
선선해지는 가을이 돌아올 때쯤 되자, 우리 둘은 명실상부한
커플로 인식이 되었고, 그의 노력으로 인해 차갑게 얼어있던. 높게만
쌓여있던 내 마음의 벽이 녹아내리고 허물어 졌다.
반에서, 부실에서 은연중에 대화 하는 횟수에 비례하여 일상의
변화를 체감했다. 냉담했던 나의 분위기는 이내 사라진지 오래였고
서먹해졌던. 한때 친구라 불렸던 급우가 웃으며 다가와줘
다시금 친구가 되었다.
"야아. 기집애. 이제야 좀 살마 다워 졌구나?"
이건 또 뭔소리라니.
"응?"
"그 왜. 예전에는 막 얼굴에 그늘져 가지곤, 다가가기 힘든 오오라
풍기고."
"어머, 그랬었나? 기억이 잘-"
"어머 얘 좀봐, 내숭은."
"아하하-"
내가 짐짓 고개를 갸우뚱 거리자, 친구들이 환하게 웃어준다.
과거는 의도적으로 물어보지 않는듯 했고, 그 배려에 기분이 좋아졌다.
이런기분. 다시는 느낄수 없을줄 알았다. 사고로 가족을 잃은 충격이
컸기에. 나혼자 꽁꽁 상처를 싸매고 있을때 만난, 그가 참 고맙다.
이런 기분을 느끼게 만들어준 계기를 준건 그니까.
"야아 얘 또 낭군님 쳐다본다."
"솔로천국, 커플지옥의 참맛을 보여주랴? 으앙?"
내 눈길을 의식한 것일까, 친구와 수다를 떨던 그는 이쪽으로
고개를 돌려본다. 그리고 나와 눈이 마주치자 환하게 웃으며
손까지 흔드는게, 이젠 거리낌이 없다.
나 역시 손을 흔들며 미소 지어주자 그의 친구가 현진의 목을
과장되게 조른다.
"얼씨구? 쌍쌍이 바퀴벌래 들이구만?"
흥, 쏠로는 쩌만침 꺼져주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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띵동
멍하니 갸르릉 거리는 고양이의 턱을 긁어주며 방구석에서 뒹굴거리는
찰나 정적을 깨는 문자 소리에
소파에서 폰을 가져다 문자를 확인해본다.
[베란다 창문좀 열어주라]
[어디?]
[방쪽에 있는 작은 베란다.]
영문을 알수 없는 현진의 문자에, 일단 시키는 대로 베란다로 가서
창문을 열자. 가을밤의 차가운 바람이 뺨을 스치고 지나갔다.
"거기 말고, 반대쪽좀-"
"?!?!"
갑자기 들려오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자, 검은 배낭을 어깨에 걸친
현진이 상반신을 거의 눞히다 시피 하여 젓히곤 이쪽을 바라보고 있
었다.
"여기말야, 넘어오게."
"어. 응"
무언가 절박한 표정을 짓고 있었기에. 얼떨떨 하지만 시키는대로
그가 가르키는 창문을 반쯤 열자.
털썩 하고 배낭 먼저 던진 현진은 훌쩍 하고 창가를 통해 이쪽으로
넘어 오려 했다.
"조심해"
미쳤나봐, 여긴 13층인데. 아니 그보다 쟨 여길 왜 넘어오려는 거람.
스탓
"후우- 고마워, 그리고 미안한데 당분간 신세좀 지면 안될까."
"일단 들어와, 추우니까."
"어. 응."
웃샤 하고 가방을 들자, 부피만큼 그리 무게는 느껴지지 않는다.
옷이라도 들었나.
내 방에 가방을 내려놓고 앞장서 방을 나온다.
"소파에 앉아 있어, 마실거라도 좀 내올게."
달그락 거리며 찬장을 뒤져 허브차 티백을 꺼내려다, 이건 너무
내 취향인거 같기에 어깨 넘어로 그에게 물어 보았다.
"홍차? 녹차? 커피도 있는데-"
"술은 없어?"
"... ..."
이봐 아자씨. 아무리 주말 이라지만, 우리 아직 학생이거덩?
"농담이야. 그냥 너랑 같은거로."
"응."
따뜻한 물을 컵에 붓고, 티백을 넣은다음 쟁반에 아까 사둔 쿠키와
함깨 내가자, 머리카락을 매만지는 현진이 보였다.
"마셔."
"아, 고마워"
차를 마시는 동안은, 그 한동안은 조용 했으나 치솟는 의구심과
호기심에 이 고요한 정적을 깨트리며 질문했다.
"저. 무슨일이야?"
달각
"부모님이 꽤 심하게 싸우시고 있거든. 알련가 모르겟지만 저 집은
어머니 명의인데 싸울때마다 하는 말이 '애 대리고 당장 이 집에서
꺼져버려-' 라고 해대는데 이번엔 진짜 심하네."
당근 모르지, 남의 가정사 얘긴. 관심이 없거든. 아무리 들어봐도
이젠 가족이 없는 나에게 그런 얘기조차 행복에 겨운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으니까.
"몸싸움 하다가, 기어이 나오는 말이 찢어지자는 얘기네.
뭐 그래서 아버진 시골집으로 내려갔고. 아버지가 나한테 전화
하더라. 당분간 짐 싸들고 어디 친구집으로 가던지 하라고."
"따라가지?"
"몸 편하게 지내고 싶으면, 따라가도 되는데 거기 가면 마음은
불편하거든. 시골집 가족이 전부 날 마뜩찮게 여기시거든."
"조부모님이?"
"아니, 조부모님 모시는 고모 가족들이 말야."
"흠-"
어쩐지, 상황이 아리까리 꽁기꽁기하게 돌아간다. 들을수록
복잡해 진달까.
"짐 싸들긴 했는데, 집을 나오려면 거시를 통해서 나가야 하는데.
어머니가 있으니까 그건 더 싫더라고."
"그...래?"
그정도였어?
"그러니까. 염치 불구하고 나좀, 하숙 시켜주라."
"애액? 나더러 밥도 하라고?"
"어라, 혹시 요리 못하는거? 쩝, 아쉬운데... 예림이가하는 음식
꼭 먹어보고 싶었는데."
아니, 그건 절대무리. 죽어도 사양이다. 내가 이렇게 마른건
따로 체중 조절을 해서가 아니라 내가 한 밥과 반찬이 더럽게
맛이 없다는걸 스스로 알고 있기에 저절로 소식하게 되다보니 이렇게
마른거니까 말야.
"흠... 그런거 치곤 키가 평균 이상인데?"
"그래봐야 남들보다 몇 센치."
"말라서 그런가. 뭐 내가 먹여 살리면 그만이니깐. 넌 좀 쪄야돼-"
그는 벌떡 일어나더니 냉장고 문을 벌컥 열어본다.
"으아- 초토화네. 텅텅 비어있어."
"야! 그, 그럴수도 있지 뭘? 혼자사는 여자애 한테 뭘 더 바라냐?"
내가 성큼 다가가 빽 하니 소리 지르곤 냉장고 문을 닫자. 그는 다시
소파에 앉더니 TV를 켠다
-oh... um...!
"......"
"......"
순간 내 눈에 클로즈업 되는건 살빛의 향연과, 남녀가 자아내는
의성어의 화음들.
".............."
"..............................."
-oh... um...! a!"
"아, 미안. 비디오 감상중 이셧군요?"
"아니거든? 저거 영화 체널이거든? 어제 보다 그냥 끈거 니가
키니까 저런거 나온거거드은?"
아 민망해라. 막판에는 목소리 까지 뒤집혔어. 그는 고맙게도
더 놀리지 않고 체널을 돌리며 화제를 전환했다.
"그건 그렇다 치고, 내일 장 보러 가자, 신세 지는 기념해서
내가 요리 해줄게. 뭐뭐 좋아해? 고기?"
"딱히..."
별 특이한 기념도 다 있다.
"그럼? 체소 요리?"
"있으면 먹는 정도."
"스파게티는?"
"환장해."
빙긋 웃는것이. 빙고 하는 표정이다.
"나돈데, 그럼 까르보나라. 해물 스파게티중 어떤거로 할까?"
아, 이왕이면 둘다 안되려나. 뷁.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하는
질문보다 더 고르기 어려워.
"표정보니 둘 다네. 좋아 내일은 실력 발휘좀 해볼까? 기대해도 좋아."
흐. 흥. 딱히 기대는 안할... 츄릅 ㅡㅠ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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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테- 와탕 라인입니다
미안.... 와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