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누스 -사막으로 가는 길①-
- 진청룡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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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카까지 무사히 도착한 후, 야누스는 일단은 토스카에 머무르기로 하고 바다가 잘 보이는 여관방에 머물렀다. 늘 그랬듯이 도착하고 나니 할 일이 없었고 심심한 기분은 레블이 풀어주었다.
[이젠 또 어디로 갈 생각이지?]
“모르겠는데. 떠돌이가 갈 곳이 있을 리가 없잖아. 그냥 가는 거지.”
[넌 도대체 왜 살아? 힘을 얻었으면 그 힘을 써야지 이렇게 떠돌기만 할 거냐?]
“힘을 쓸 곳이 없잖아. 무슨 전쟁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마물들 때문에 인간들이 난리인 것도 아니니까. 이런 세상에 강한 힘이 있어서 뭐해?”
[중간계에는 금지된 곳이나 미지의 영역도 없는 거냐?]
“인간의 기준으로 보면 많지. 엘프의 숲, 페어리의 숲, 드워프의 광산, 드래곤의 영역, 죽음의 땅, 바다 속, 지배식물의 숲, 마물의 사막… 내가 아는 것만 해도 많아.”
[죽음의 땅과 지배식물의 숲이라는 건 뭐지?]
“죽음의 땅은 언데드들이 몰려있는 곳인데 그 곳에서 죽으면 모두 언데드로 변해. 그 이유는 잘 모르는데 죽음의 땅에 사는 만드라고라의 수가 많기 때문이라고도 하고 뭔가 마법이 작용하기 때문이라고도 하고 영혼석이 많기 때문이라고도 하지. 이동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곳이라 여러 나라가 힘을 합쳐서 언데드들을 처리하려고도 했는데 실패했대. 그 때 죽은 기사들이 많아서 데스나이트도 있대. 죽음의 땅에 숨어 지내는 뱀파이어나 리치도 있다더라.”
[흥미롭군. 그럼 지배식물의 숲은?]
“말 그대로야. 지배식물이라는 특이한 식물들이 있는데 그 숲에만 살거든. 지나가는 마물이나 동물, 인간에게 씨나 포자가 붙기도 하고 식물이 움직여서 덮치기도 하는데 그렇게 되면 몸에 식물의 뿌리가 파고들어서 언데드처럼 된대. 죽으면 식물의 양분이 되는 거고.”
[그런 거라면 마계에도 있지. 중간계에도 있었군.]
“그런데 왜? 거기 가보자고?”
[어차피 갈 곳도 없잖아? 어디로 가는데 좋지?]
“일단 마물의 사막에 가볼까? 거기엔 인간들도 여기저기 흩어져서 사니까.”
야누스가 나열했던 곳들 중 유일하게 마물의 사막만큼은 인간들이 여기저기 흩어져서 살고 있었다. 메마른 사막이고 마물이 많다는 점과 좋은 이동에 있어서 중요한 길도 아니라는 점이 전쟁에 있어서 안전한 곳이 되게 했다. 어느 나라도 마물의 사막을 영토에 넣으려하지 않았고 과거에 전쟁을 피해 도망친 자들이 물이 있는 곳을 중심으로 마을을 만든 것이 지금껏 유지되고 있었다.
[사막에서 뭘 먹고 사는데?]
“마물 중에 먹을 수 있는 마물을 사냥해서 먹는다고 하더라. 일단 용병길드에 가서 가는 방법부터 알아봐야겠지?”
[몰라?]
“당연히 모르지. 내가 아는 건 전부 주워들은 거야.”
밤이라 어두웠지만 심심했던 야누스는 곧바로 여관을 나와 용병길드를 찾아갔다. 용병길드에서 약간의 돈을 지불하고 마물의 사막까지 가는 길에 대한 지도를 받고 즉시 출발했다. 언제라도 출발할 수 있게 미리 준비해두었기 때문에 출발하는 데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마물이 득실거리는 곳으로 일부러 찾아간다는 것이 꺼림칙했지만 여관에서 잠이나 자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 것 같았다. 용병길드에서 말한 바로는 마물의 사막에도 용병길드가 있다고 했으니 어쩌면 그곳에서 돈도 벌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있었다. 마검이 있고 마력이 있다고 해도 일단은 떠돌이고 돈이 필요하다는 것은 어떻게든 바꾸기 힘든 사실이었다.
[그런데 굳이 밤에 출발하는 이유가 뭐냐?]
“잠은 낮에도 충분히 잤으니까.”
[길은 맞게 가고 있겠지? 며칠 정도 걸릴까?]
“아쿤 산맥을 넘어가면 금방이니까 50일 정도? 텔레포트로 단번에 갈 수는 없을까?”
[중간계는 마력이 존재하지 않아서 마족은 텔레포트가 불가능해.]
“마법사길드에 가면 되겠지만 텔레포트 비용은 비싸니 불가능. 그럼 결국에는 걸어가야 한다는 거잖아? 이건 너무 먼데.”
[아무리 약해졌어도 봉인은 봉인이거든. 외부로 방출할 수 있는 마력의 최대치가 낮아서 수준 낮은 마법이나 약한 기술밖에 쓰지 못해. 마계라해도 텔레포트는 무리지. 지속적으로 내보낼 수는 있으니 사용가능한 거라면 지속할 수는 있겠지만.]
“내가 마력을 받아서 모은 다음에 쓰는 건?”
[아직 네 몸은 그 정도 마력을 버티지 못해. 언령을 쓰면 단번에는 무리겠지만 거리를 줄일 수는 있겠지.]
언령은 아주 강력한 힘이지만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이해하거나 습득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사용하는 데 있어서 큰 힘을 필요로 하기에 인간이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야누스가 사용하는 것도 정확하게 따지면 언령이 아니라 언령과 비슷한 특수마법이라고 하는 편이 정확했다. 그래도 비슷한 것이라 유용하지만 마력과 마나를 단번에 모두 소모해버리는 것이라 두 번의 연습만 했을 뿐 그 다음부터는 쓴 적이 없었다.
“그냥 걸어갈래. 그리고 방금 생각났는데 마물의 사막에 나라는 없지만 수도 비슷한 역할을 하는 도시는 있다던데? 아까 용병길드에서 가르쳐준 마물의 사막에 있다는 용병길드도 거기에 있대.”
야누스는 지도를 펼쳤다. 마물의 사막이 그려진 부분에는 선으로 중심 구역, 중간 구역, 변경 구역으로 구분되어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중심 구역이 아니라 중간 구역이 위험하다고 표시되어 있었다. 용병길드가 있다고 표시된 도시를 포함한 대부분의 도시는 사막의 변경 구역의 오아시스에 있었는데 중간 구역은 변경 구역보다 오아시스가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마을이 전혀 없었다.
“이상한데? 보통은 중심이 제일 위험하지 않나?”
[중심까지 갔다가 살아온 인간이 별로 없어서 모르는 거겠지.]
“흐음, 드래곤의 영역이라도 있는 건가?”
[그거 상당히 말이 되는데? 중간 구역이 위험하다는 뜻이 마물이 많다는 뜻이라면 중간 구역에도 드래곤의 영역이 있을 가능성이 높아.]
“사막에 사는 드래곤이 뭐가 있지?”
[그런 건 중간계의 존재가 알아야지 마계의 존재인 내가 어떻게 알아?]
야누스가 대답을 하지 못하자 대화가 끊어졌다. 걷는 것에 집중하기로 하고 지도에 표시된 길을 따라 걸었지만 해가 뜰 때까지 아무 것도 나오지 않았다. 어느 나라에도 속하지 않은 버려진 땅으로 가는 길은 한적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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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개학이네요. 아아, 방학이 일주일만 더 길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젠 또 어디로 갈 생각이지?]
“모르겠는데. 떠돌이가 갈 곳이 있을 리가 없잖아. 그냥 가는 거지.”
[넌 도대체 왜 살아? 힘을 얻었으면 그 힘을 써야지 이렇게 떠돌기만 할 거냐?]
“힘을 쓸 곳이 없잖아. 무슨 전쟁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마물들 때문에 인간들이 난리인 것도 아니니까. 이런 세상에 강한 힘이 있어서 뭐해?”
[중간계에는 금지된 곳이나 미지의 영역도 없는 거냐?]
“인간의 기준으로 보면 많지. 엘프의 숲, 페어리의 숲, 드워프의 광산, 드래곤의 영역, 죽음의 땅, 바다 속, 지배식물의 숲, 마물의 사막… 내가 아는 것만 해도 많아.”
[죽음의 땅과 지배식물의 숲이라는 건 뭐지?]
“죽음의 땅은 언데드들이 몰려있는 곳인데 그 곳에서 죽으면 모두 언데드로 변해. 그 이유는 잘 모르는데 죽음의 땅에 사는 만드라고라의 수가 많기 때문이라고도 하고 뭔가 마법이 작용하기 때문이라고도 하고 영혼석이 많기 때문이라고도 하지. 이동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곳이라 여러 나라가 힘을 합쳐서 언데드들을 처리하려고도 했는데 실패했대. 그 때 죽은 기사들이 많아서 데스나이트도 있대. 죽음의 땅에 숨어 지내는 뱀파이어나 리치도 있다더라.”
[흥미롭군. 그럼 지배식물의 숲은?]
“말 그대로야. 지배식물이라는 특이한 식물들이 있는데 그 숲에만 살거든. 지나가는 마물이나 동물, 인간에게 씨나 포자가 붙기도 하고 식물이 움직여서 덮치기도 하는데 그렇게 되면 몸에 식물의 뿌리가 파고들어서 언데드처럼 된대. 죽으면 식물의 양분이 되는 거고.”
[그런 거라면 마계에도 있지. 중간계에도 있었군.]
“그런데 왜? 거기 가보자고?”
[어차피 갈 곳도 없잖아? 어디로 가는데 좋지?]
“일단 마물의 사막에 가볼까? 거기엔 인간들도 여기저기 흩어져서 사니까.”
야누스가 나열했던 곳들 중 유일하게 마물의 사막만큼은 인간들이 여기저기 흩어져서 살고 있었다. 메마른 사막이고 마물이 많다는 점과 좋은 이동에 있어서 중요한 길도 아니라는 점이 전쟁에 있어서 안전한 곳이 되게 했다. 어느 나라도 마물의 사막을 영토에 넣으려하지 않았고 과거에 전쟁을 피해 도망친 자들이 물이 있는 곳을 중심으로 마을을 만든 것이 지금껏 유지되고 있었다.
[사막에서 뭘 먹고 사는데?]
“마물 중에 먹을 수 있는 마물을 사냥해서 먹는다고 하더라. 일단 용병길드에 가서 가는 방법부터 알아봐야겠지?”
[몰라?]
“당연히 모르지. 내가 아는 건 전부 주워들은 거야.”
밤이라 어두웠지만 심심했던 야누스는 곧바로 여관을 나와 용병길드를 찾아갔다. 용병길드에서 약간의 돈을 지불하고 마물의 사막까지 가는 길에 대한 지도를 받고 즉시 출발했다. 언제라도 출발할 수 있게 미리 준비해두었기 때문에 출발하는 데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마물이 득실거리는 곳으로 일부러 찾아간다는 것이 꺼림칙했지만 여관에서 잠이나 자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 것 같았다. 용병길드에서 말한 바로는 마물의 사막에도 용병길드가 있다고 했으니 어쩌면 그곳에서 돈도 벌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있었다. 마검이 있고 마력이 있다고 해도 일단은 떠돌이고 돈이 필요하다는 것은 어떻게든 바꾸기 힘든 사실이었다.
[그런데 굳이 밤에 출발하는 이유가 뭐냐?]
“잠은 낮에도 충분히 잤으니까.”
[길은 맞게 가고 있겠지? 며칠 정도 걸릴까?]
“아쿤 산맥을 넘어가면 금방이니까 50일 정도? 텔레포트로 단번에 갈 수는 없을까?”
[중간계는 마력이 존재하지 않아서 마족은 텔레포트가 불가능해.]
“마법사길드에 가면 되겠지만 텔레포트 비용은 비싸니 불가능. 그럼 결국에는 걸어가야 한다는 거잖아? 이건 너무 먼데.”
[아무리 약해졌어도 봉인은 봉인이거든. 외부로 방출할 수 있는 마력의 최대치가 낮아서 수준 낮은 마법이나 약한 기술밖에 쓰지 못해. 마계라해도 텔레포트는 무리지. 지속적으로 내보낼 수는 있으니 사용가능한 거라면 지속할 수는 있겠지만.]
“내가 마력을 받아서 모은 다음에 쓰는 건?”
[아직 네 몸은 그 정도 마력을 버티지 못해. 언령을 쓰면 단번에는 무리겠지만 거리를 줄일 수는 있겠지.]
언령은 아주 강력한 힘이지만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이해하거나 습득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사용하는 데 있어서 큰 힘을 필요로 하기에 인간이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야누스가 사용하는 것도 정확하게 따지면 언령이 아니라 언령과 비슷한 특수마법이라고 하는 편이 정확했다. 그래도 비슷한 것이라 유용하지만 마력과 마나를 단번에 모두 소모해버리는 것이라 두 번의 연습만 했을 뿐 그 다음부터는 쓴 적이 없었다.
“그냥 걸어갈래. 그리고 방금 생각났는데 마물의 사막에 나라는 없지만 수도 비슷한 역할을 하는 도시는 있다던데? 아까 용병길드에서 가르쳐준 마물의 사막에 있다는 용병길드도 거기에 있대.”
야누스는 지도를 펼쳤다. 마물의 사막이 그려진 부분에는 선으로 중심 구역, 중간 구역, 변경 구역으로 구분되어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중심 구역이 아니라 중간 구역이 위험하다고 표시되어 있었다. 용병길드가 있다고 표시된 도시를 포함한 대부분의 도시는 사막의 변경 구역의 오아시스에 있었는데 중간 구역은 변경 구역보다 오아시스가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마을이 전혀 없었다.
“이상한데? 보통은 중심이 제일 위험하지 않나?”
[중심까지 갔다가 살아온 인간이 별로 없어서 모르는 거겠지.]
“흐음, 드래곤의 영역이라도 있는 건가?”
[그거 상당히 말이 되는데? 중간 구역이 위험하다는 뜻이 마물이 많다는 뜻이라면 중간 구역에도 드래곤의 영역이 있을 가능성이 높아.]
“사막에 사는 드래곤이 뭐가 있지?”
[그런 건 중간계의 존재가 알아야지 마계의 존재인 내가 어떻게 알아?]
야누스가 대답을 하지 못하자 대화가 끊어졌다. 걷는 것에 집중하기로 하고 지도에 표시된 길을 따라 걸었지만 해가 뜰 때까지 아무 것도 나오지 않았다. 어느 나라에도 속하지 않은 버려진 땅으로 가는 길은 한적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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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개학이네요. 아아, 방학이 일주일만 더 길면 얼마나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