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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계 : 붉은 검 -소문③-

눈을 감았던 사도는 잠이 오지 않자 살며시 침대에서 일어났다. 슈아와 피에르는 깊이 잠들어 있었기에 나가면서 살짝 문을 열고 닫을 때까지도 깨어나지 않았다. 발소리를 내지 않고 숙소를 빠져나올 때까지 아무런 인기척도 없었기에 사도는 숙소를 나온 후 신중하게 주위를 살폈지만 그래도 아무런 인기척이 없었다. 하늘에는 달이 떠있었고 가장 밝은 12개의 별 중에서 유로아노아가 달에 가까이 있었다.
‘지금 가는 편이 좋을까?’
굳이 내일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자 사도는 아무도 알 수 없게 그 자리에서 존재를 숨기고 교사들이 머무는 건물로 향했다. 정말로 귀신인 듯이 닫힌 문을 통과해 브리스테어의 방으로 들어가자 잠들어 있는 브리스테어가 있었다. 방을 살펴본 사도는 책장과 여러 가지 잡다한 것들 사이에 끼어있는 침대로 다가가 아래를 살펴보았다. 아래에도 여러 가지가 많았지만 그것들을 통과하자 브리스테어가 지나다닐 수 있을 만한 문이 바닥에 있었다. 문을 통과해 계단을 따라 내려가자 지하실이 나왔다. 어두웠지만 사도에게는 지하실 전체를 볼 수 있었다. 지하실은 아주 넓었고 천장에는 천장의 면적을 거의 다 차지할 만큼 커다란 진이 그려져 있었다. 진의 중심으로 가보니 바닥에도 천장의 것보다 작지만 비슷한 진이 그려져 있었다.
‘지하실 상태가 깔끔하지 못한 걸로 봐서 비공식적으로 만든 것 같은데. 그럼 브리스테어가 직접 만든 건가? 수명 좀 늘려보겠다고 희한한 짓을 했군. 효과는 좋았던 것 같지만.’
바닥에 그려진 진의 가운데에는 커다란 마석이 하나 있었고 진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도 몇 개의 마석이 있었다. 마력은 다 빠져나갔지만 보존처리를 한 것이고 상당히 질이 좋은 마석이었다. 브리스테어는 진을 사용해서 바로 생명력을 흡수하는 것이 문제가 될까봐 우선 마석이 생명력을 흡수하게 하고 자신이 마석에서 생명력을 흡수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었다. 혹시 마석이 부서질까봐 여분의 마석까지 준비해놓은 것이었다.
‘철저하군.’
사도는 존재를 드러내고 마석을 부쉈다. 부서진 조각들도 태워서 재로 만들어버린 후 바닥과 천장에 그려진 진도 태워서 깨끗이 지워버렸다. 그리고는 다시 존재를 감추고 방으로 돌아와 살며시 침대에 누웠다. 다음 날이 되자 사도는 수업에서 브리스테어를 유심히 관찰했다. 그러나 아직 모르는지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아로, 오늘도 도서관에 가?”
“아마도.”
“그럼 나도 갈래.”
“연습은?”
“하루 빠질래. 아직 성과도 없으니까.”
슈아가 수업이 끝나고 도서관으로 가는 사도를 따라왔다. 도서관에 처음 온 슈아는 여기저기 둘러보도록 내버려두고 사도는 적당한 책을 찾아서 아키레나와 함께 창가에 앉았다. 이때까지는 평소와 같았다.
“처리했어. 아직 반응은 없지만.”
먼저 와서 책을 읽고 있던 아키레나에게 사도가 조용히 말했다. 아키레나는 알아들었다는 뜻으로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슈아는 잠시 도서관을 둘러보았지만 책에는 흥미가 없는지 도서관을 나갔다. 아키레나도 책을 덮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특이한 책에 흥미는 있었지만 학원에 있는 내내 책만 읽고 지내는 것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 것이었다. 그러나 그녀에게 행동에는 관심 없다는 듯이 사도는 책만 읽고 있었다.
“나가자.”
“무슨 일로?”
“학원 안에만 있을 필요는 없잖아. 나가면 안 된다는 규칙은 없으니까.”
사도는 책을 덮고 아키레나와 함께 학원 밖으로 나갔다. 카논의 길은 둘 다 잘 몰랐지만 인간들이 많이 가는 방향으로 걸어가니 상점가가 나왔다.
“흐음, 어디부터 가볼까?”
“목적이 이거였나?”
“그런 것도 있지…  우선 목걸이부터!”
“흥분하지 말란 말이다….”
‘넌 드래곤이지 14세 인간이 아니잖아.’
사도는 이어지는 말을 참으며 뒤를 따랐다. 상점 여기저기를 다니며 이것저것 살펴보고 고르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는 인간의 모습이었다. 사도는 그런 그녀를 따라다니기만 할뿐 아무것도 사지 않았다. 주머니에 돈을 가득 넣고 나온 아키레나와는 달리 사도는 가진 현재의 모습에서 입을 옷을 제외한 대부분의 것들은 아공간에서 꺼내지도 않은 상태였다. 당연히 돈도 대부분 아공간에 있었다.
“어, 이건 너한테 잘 어울리겠는데?”
아키레나가 흑수정 귀걸이 한 쌍을 사도의 귀에 대어보며 말했다. 이미 그녀는 목걸이 두 개와 귀걸이 한 쌍, 팔찌 세 개를 몸에 차고 있었다. 그에 비해 사도는 예전에 달고 있던 귀걸이 한 짝도 없었기에 상당히 밋밋했다. 옷도 사도의 취향에 맞게 단순한데다 머리카락과 눈이 검은색이라 밋밋함이 더해보였다.
“아니, 난 별로.”
“그냥 달아. 아무것도 없으니까 너무 밋밋해 보여. 내가 샀으니까 받아. 남자는 여자가 주는 선물을 거절하는 게 아니라던데?”
“도대체 누가 그래?”
“학원의 여자애들이.”
“말투로 벌써 적응했군. 드래곤은 원래 그렇게 적응이 빠른가?”
“그런 것 같은데?”
상점 안이 시끄러웠기에 둘은 신경 쓰지 않고 대화할 수가 있었다. 그렇다 해도 드래곤이라는 단어를 함부로 꺼내는 것에 주의해야할 텐데 아키레나는 그런 것에 전혀 무관심했다.
“안 받아?”
“받을게.”
“머리장식도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사양하지.”
아키레나는 사도가 거절하자 머리장식을 고르더니 자신의 머리에 썼다.
“이거 어때?”
“너무 많이 사는 거 아닌가? 계속 비싼 것만 사던데.”
“괜찮아. 나 돈 많아.”
“…그래.”
아키레나는 몇 개의 머리장식을 써보고 하나를 고르는 것을 마지막으로 장신구를 사는 것을 끝냈다. 그리고는 꺼림칙해하는 사도를 이끌고 식당으로 이동했다. 사도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고 아키레나는 상당히 많은 음식을 주문해서 먹었다. 상당히 희한한 모습이었지만 당사자인 둘은 신경 쓰지 않았다. 정확하게는 아키레나만 신경 쓰지 않고 사도는 약간 신경이 쓰였지만 모른 척했다.
“학원에서도 그렇게 많이 먹나?”
“응. 왜?”
‘전에 만났던 드래곤들은 이런 성격이 아니었는데. 어리기 때문인가?’
사도가 이전에 만났던 제5세계의 드래곤들 중에 아키레나처럼 어린아이 같은 성격은 없었다. 그래도 아키레나는 어리고 사도가 만났던 드래곤들은 모두 나이가 많았으니 아키레나의 성격을 이해할 수도 있지만 아키레나 같은 성격을 겪어본 적이 거의 없는 사도는 편할 수가 없었다.
‘노엘이 어릴 때도 저런 성격은 아니었는데.’
해가 거의 졌을 때 학원으로 돌아온 후 아키레나는 곧바로 숙소로 돌아갔고 사도는 시아나가 그 자리에 없는 것을 확인한 후에 숙소로 돌아갔다. 피에르와 슈아는 이미 자고 있었기에 방해 없이 침대에 누울 수 있었지만 자꾸 느껴지는 귀걸이의 감촉 때문에 쉽게 잠들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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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냉초고 어쩌고 했던 것에 대해서 노림수가 있었다거나 실험이니 뭐니 하시는 분이 계시던데 그런 거 아닙니다. 그냥 해본 말입니다.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댓글로 질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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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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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0]일발 2009.08.15. 19:07
쉽게 제거는 했는데 이제 저걸 눈치채면 문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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