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누스 -목적지는 히아드④-
- 진청룡전설
- 463
- 2
“저기요… 지금 식사 되나요….”
“네, 어떤 음식으로 주문하시겠습니까?”
“이거요…. 술은 안 마셔요….”
“당연하죠. 누가 아침부터 술을 마셔요?”
‘그게 아니라 미성년이라 그런 건데.’
야누스는 손가락으로 종이에 적힌 것 중 아무 거나 가리키며 자리에 앉아 탁자에 엎어졌다. 밤새도록 마력을 개방한 상태로 달렸더니 배고픈 것은 물론 피곤해서 쓰러질 것 같았다. 게다가 마족화가 그다지 많이 진행된 것이 아니어서 마력을 사용하면 약간의 두통과 육체적 피로감이 찾아오는데 밤새도록 개방하고 있었더니 머리가 깨질 지경이었다.
“죽겠다….”
[떠드는 걸 보니 아직 죽을 때는 멀었어.]
레블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 이른 아침이기 때문인지 주문을 받고 간 여자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여관을 겸하는 식당이 분명하니 한두 명 정도는 일어나서 내려올 법하건만 너무 조용했다.
“일어나세요. 식사하셔야죠.”
아까 주문을 받았던 여자가 탁자에 엎어진 야누스를 흔들었다. 야누스가 한숨을 쉬며 고개를 들자 여자는 탁자에 야채스튜와 스푼을 내려놓고 맞은편에 앉았다. 야누스는 뭐라고 할 기운도 없고 스푼을 들고 야채스튜를 떠먹었다. 스튜를 먹는 동안 여자는 야누스를 쳐다볼 뿐 아무런 말이나 행동도 하지 않았다. 피곤한데 너무 달린 탓에 잠도 오지 않아서 의자에 앉은 채로 멍하니 있는데 그릇을 치운 여자가 다시 야누스의 맞은편에 앉았다.
“피곤하신가보네요?”
“잠도 안 올만큼 피곤해요.”
“로브를 입고 있는데 마법사세요?”
“별로 대단한 정도는 아니에요.”
그 대답이 나오자마자 갑자기 여자의 눈이 초롱초롱 빛났다.
“그럼 그 지팡이는 마법도구?”
“마법도구는 아니고 어쩌다보니 생겼는데 버리기 아까워서 가지고 다니는 거죠.”
“저기, 마법사들은 왜 마법을 쓸 때 마법이름을 말해요? 말을 못하면 마법을 못 쓰게 되나요? 클래스라는 건 정확히 뭐죠?”
“굳이 말을 할 필요는 없지만 말을 하는 게 조금 편해요. 마법이름을 말하고 들으면서 그 단어의 이미지에 집중하는 효과도 있고 마법이 발동되는 때를 맞추기도 편하죠. 숙달된 마법사는 굳이 말이 필요 없지만 그렇지 않은 마법사는 말을 하지 않고 마법을 쓰면 마법이 발동되는 때가 조금 빠르거나 늦어지기도 하고 마법이 흐트러지는 경우도 있거든요.”
‘언령이라는 것도 있지만 그건 넘어가자. 그건 일반적인 범위가 아니니까.’
“그럼 주문은 왜 외우는 건데요?”
“글쎄요… 마나운용과 의지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라던가? 잘 모르지만 본인 클래스보다 2클래스 낮은 마법까지만 주문 없이 사용할 수 있으니 맞겠죠.”
“흐음, 생각보다 간단한 이유네요. 그럼 클래스는요?”
“마나는 아시죠?”
“네, 온 세상에 존재하는 것 아닌가요?”
“클래스는 마법사가 마나를 이해하는 수준이에요. 클래스가 높을수록 정신과 몸이 마나를 잘 받아들이고 의지대로 발현하기도 쉬워지죠. 그러면 축적할 수 있는 마나도 많아지고 더 강한 마법이나 어려운 마법도 사용할 수 있게 되는데 솔직히 클래스는 정확한 경계가 없어요. 누가 정했는지도 모르죠. 일설에는 오래전에 드래곤이 정했다던데요?”
“말로 하니까 엄청 쉽네요?”
“말이야 쉽지 실제로 해보면 엄청 힘들어요. 그래서 마법사들이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기 어려운거구요.”
‘그런데 내가 왜 처음 보는 사람에게 이런 걸 설명해주고 있지?’
“가르쳐줘서 고마워요. 혹시 궁금한 거 있으면 저도 아는 대로 가르쳐드릴게요.”
“히아드까지 빨리 가는 법 있어요?”
“마침 잘 됐네요. 어제 히아드까지 가는 상단이 있는데 오늘 떠나요. 다들 위층에서 자는 중이죠. 같이 가면 될 거에요. 마차로 가니까 걷는 것보다는 빠르겠죠? 아! 저기 한 분 내려오시네요. 코이나 씨, 이 마법사분도 히아드까지 가신다는데 좀 데려가주실 수 있나요?”
“마법사라면 환영이지. 마법사가 있으면 불 피우기도 쉽고 밤에 빛도 밝힐 수 있으니까. 그런데 아침식사는? 다들 깼으니까 곧 내려올 텐데.”
‘저 코이나라는 여자, 나랑 생각이 똑같네.’
“네, 금방 준비해드릴게요.”
코이나는 하품을 하며 식사준비를 하러간 여자가 앉아있던 야누스의 맞은편에 앉았다. 그리고는 야누스를 빤히 쳐다보며 말을 꺼냈다.
“잘 부탁해. 마법사 씨.”
“네.”
“호오, 젊은 여자였어? 마법사라기에 수염 기른 노인네인 줄 알았는데.”
“네?”
“설마 그 목소리에 남자라는 건 아니겠지?”
‘큰일이다. 뭐라고 대답하지?’
“웬 후드? 꼴에 마법사라고 폼 잡는 거야?”
“아니, 저기…!”
코이나는 재빠른 손동작으로 야누스의 후드를 위로 잡아 올렸다. 후드가 벗겨지지는 않았지만 야누스의 오드아이는 선명하게 드러났다. 후드를 잡아 올린 채로 멀뚱히 야누스를 쳐다보던 코이나는 조용히 후드를 잡고 있던 손을 놓았다.
“여자 맞네.”
‘이보셔…. 에라, 그냥 맘대로 착각하게 내버려두자. 내가 직접 말한 것도 아니니까 변명거리는 되겠지. 낮에만 조심하면 되잖아. 그런데 내 얼굴이 그렇게 여자처럼 생겼나? 마족은 마력이 강할수록 외모가 아름답다고는 했지만 난 아직 완전한 마족이 되려면 멀었는데?’
“살다보니 코이나가 제일 먼저 일어나는 날도 다 있네. 그런데 그 후드 쓴 검은 로브는 누구야?”
“마법사. 히아드까지 같이 가기로 했어.”
“이름이 뭔데?”
“아직 안 물어봤어. 마법사 씨, 이름이 뭐야? 마법실력은?”
“야누스. 3클래스 마법사입니다.”
“야누스? 이상한 이름이네? 식사하고 바로 출발할거니까 조금만 기다리고 있어. 난 두겔. 지금 상단호위를 맡고 있는 고렘 용병대 대장이다. 유감스럽게도 고렘 용병대에는 마법사가 없지. 그래도 다들 3급 용병이라 실력은 있는 편이다.”
“네….”
‘3급 용병이 어느 정도인지 내가 어떻게 알아? 그런데 왜 이렇게 순순히 넘어가지?’
“3클래스 정도면 꽤 괜찮은데? 너 고렘 용병대에 들어올래?”
“전 용병 아닌데요?”
“그럼 용병으로 등록하면 돼. 따지는 거 없이 실력만 보니까 쉬워.”
“별로 생각 없어요.”
“유감이네…, 마법사 용병은 흔치 않은데.”
‘야누스는 마법사가 아니라 마검사야. 젠장, 인간 앞에선 말하기가 곤란하니 답답하군. 마계에서는 에고 소드나 소울 소드가 별로 놀랄 것도 아니었는데.’
“네, 어떤 음식으로 주문하시겠습니까?”
“이거요…. 술은 안 마셔요….”
“당연하죠. 누가 아침부터 술을 마셔요?”
‘그게 아니라 미성년이라 그런 건데.’
야누스는 손가락으로 종이에 적힌 것 중 아무 거나 가리키며 자리에 앉아 탁자에 엎어졌다. 밤새도록 마력을 개방한 상태로 달렸더니 배고픈 것은 물론 피곤해서 쓰러질 것 같았다. 게다가 마족화가 그다지 많이 진행된 것이 아니어서 마력을 사용하면 약간의 두통과 육체적 피로감이 찾아오는데 밤새도록 개방하고 있었더니 머리가 깨질 지경이었다.
“죽겠다….”
[떠드는 걸 보니 아직 죽을 때는 멀었어.]
레블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 이른 아침이기 때문인지 주문을 받고 간 여자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여관을 겸하는 식당이 분명하니 한두 명 정도는 일어나서 내려올 법하건만 너무 조용했다.
“일어나세요. 식사하셔야죠.”
아까 주문을 받았던 여자가 탁자에 엎어진 야누스를 흔들었다. 야누스가 한숨을 쉬며 고개를 들자 여자는 탁자에 야채스튜와 스푼을 내려놓고 맞은편에 앉았다. 야누스는 뭐라고 할 기운도 없고 스푼을 들고 야채스튜를 떠먹었다. 스튜를 먹는 동안 여자는 야누스를 쳐다볼 뿐 아무런 말이나 행동도 하지 않았다. 피곤한데 너무 달린 탓에 잠도 오지 않아서 의자에 앉은 채로 멍하니 있는데 그릇을 치운 여자가 다시 야누스의 맞은편에 앉았다.
“피곤하신가보네요?”
“잠도 안 올만큼 피곤해요.”
“로브를 입고 있는데 마법사세요?”
“별로 대단한 정도는 아니에요.”
그 대답이 나오자마자 갑자기 여자의 눈이 초롱초롱 빛났다.
“그럼 그 지팡이는 마법도구?”
“마법도구는 아니고 어쩌다보니 생겼는데 버리기 아까워서 가지고 다니는 거죠.”
“저기, 마법사들은 왜 마법을 쓸 때 마법이름을 말해요? 말을 못하면 마법을 못 쓰게 되나요? 클래스라는 건 정확히 뭐죠?”
“굳이 말을 할 필요는 없지만 말을 하는 게 조금 편해요. 마법이름을 말하고 들으면서 그 단어의 이미지에 집중하는 효과도 있고 마법이 발동되는 때를 맞추기도 편하죠. 숙달된 마법사는 굳이 말이 필요 없지만 그렇지 않은 마법사는 말을 하지 않고 마법을 쓰면 마법이 발동되는 때가 조금 빠르거나 늦어지기도 하고 마법이 흐트러지는 경우도 있거든요.”
‘언령이라는 것도 있지만 그건 넘어가자. 그건 일반적인 범위가 아니니까.’
“그럼 주문은 왜 외우는 건데요?”
“글쎄요… 마나운용과 의지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라던가? 잘 모르지만 본인 클래스보다 2클래스 낮은 마법까지만 주문 없이 사용할 수 있으니 맞겠죠.”
“흐음, 생각보다 간단한 이유네요. 그럼 클래스는요?”
“마나는 아시죠?”
“네, 온 세상에 존재하는 것 아닌가요?”
“클래스는 마법사가 마나를 이해하는 수준이에요. 클래스가 높을수록 정신과 몸이 마나를 잘 받아들이고 의지대로 발현하기도 쉬워지죠. 그러면 축적할 수 있는 마나도 많아지고 더 강한 마법이나 어려운 마법도 사용할 수 있게 되는데 솔직히 클래스는 정확한 경계가 없어요. 누가 정했는지도 모르죠. 일설에는 오래전에 드래곤이 정했다던데요?”
“말로 하니까 엄청 쉽네요?”
“말이야 쉽지 실제로 해보면 엄청 힘들어요. 그래서 마법사들이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기 어려운거구요.”
‘그런데 내가 왜 처음 보는 사람에게 이런 걸 설명해주고 있지?’
“가르쳐줘서 고마워요. 혹시 궁금한 거 있으면 저도 아는 대로 가르쳐드릴게요.”
“히아드까지 빨리 가는 법 있어요?”
“마침 잘 됐네요. 어제 히아드까지 가는 상단이 있는데 오늘 떠나요. 다들 위층에서 자는 중이죠. 같이 가면 될 거에요. 마차로 가니까 걷는 것보다는 빠르겠죠? 아! 저기 한 분 내려오시네요. 코이나 씨, 이 마법사분도 히아드까지 가신다는데 좀 데려가주실 수 있나요?”
“마법사라면 환영이지. 마법사가 있으면 불 피우기도 쉽고 밤에 빛도 밝힐 수 있으니까. 그런데 아침식사는? 다들 깼으니까 곧 내려올 텐데.”
‘저 코이나라는 여자, 나랑 생각이 똑같네.’
“네, 금방 준비해드릴게요.”
코이나는 하품을 하며 식사준비를 하러간 여자가 앉아있던 야누스의 맞은편에 앉았다. 그리고는 야누스를 빤히 쳐다보며 말을 꺼냈다.
“잘 부탁해. 마법사 씨.”
“네.”
“호오, 젊은 여자였어? 마법사라기에 수염 기른 노인네인 줄 알았는데.”
“네?”
“설마 그 목소리에 남자라는 건 아니겠지?”
‘큰일이다. 뭐라고 대답하지?’
“웬 후드? 꼴에 마법사라고 폼 잡는 거야?”
“아니, 저기…!”
코이나는 재빠른 손동작으로 야누스의 후드를 위로 잡아 올렸다. 후드가 벗겨지지는 않았지만 야누스의 오드아이는 선명하게 드러났다. 후드를 잡아 올린 채로 멀뚱히 야누스를 쳐다보던 코이나는 조용히 후드를 잡고 있던 손을 놓았다.
“여자 맞네.”
‘이보셔…. 에라, 그냥 맘대로 착각하게 내버려두자. 내가 직접 말한 것도 아니니까 변명거리는 되겠지. 낮에만 조심하면 되잖아. 그런데 내 얼굴이 그렇게 여자처럼 생겼나? 마족은 마력이 강할수록 외모가 아름답다고는 했지만 난 아직 완전한 마족이 되려면 멀었는데?’
“살다보니 코이나가 제일 먼저 일어나는 날도 다 있네. 그런데 그 후드 쓴 검은 로브는 누구야?”
“마법사. 히아드까지 같이 가기로 했어.”
“이름이 뭔데?”
“아직 안 물어봤어. 마법사 씨, 이름이 뭐야? 마법실력은?”
“야누스. 3클래스 마법사입니다.”
“야누스? 이상한 이름이네? 식사하고 바로 출발할거니까 조금만 기다리고 있어. 난 두겔. 지금 상단호위를 맡고 있는 고렘 용병대 대장이다. 유감스럽게도 고렘 용병대에는 마법사가 없지. 그래도 다들 3급 용병이라 실력은 있는 편이다.”
“네….”
‘3급 용병이 어느 정도인지 내가 어떻게 알아? 그런데 왜 이렇게 순순히 넘어가지?’
“3클래스 정도면 꽤 괜찮은데? 너 고렘 용병대에 들어올래?”
“전 용병 아닌데요?”
“그럼 용병으로 등록하면 돼. 따지는 거 없이 실력만 보니까 쉬워.”
“별로 생각 없어요.”
“유감이네…, 마법사 용병은 흔치 않은데.”
‘야누스는 마법사가 아니라 마검사야. 젠장, 인간 앞에선 말하기가 곤란하니 답답하군. 마계에서는 에고 소드나 소울 소드가 별로 놀랄 것도 아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