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나라 2 4편
- 예비과정
- 858
- 2
"그는 누군가를 해하지 않았고, 여기에 온 이유도 누군가의
비명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항규가 경찰을 바라보며 약간은 사무적인 목소리로 대답하자
경찰은 인상을 찡그리더니 소리쳤다.
"이 새끼가 어디서 장난을 치나. 다 알고 왔으니까 우리 편
하게 가자?"
당췌 무엇을 알고 있다는 건지, 정작 피해자는 도망간 상태
고 저 똘마니 혼자가 목격자인데, 경찰 이라는 작자가
대질심문 은 생각 조차 안하는 건가, 설마하니 저 똘마니의
단편적인 진술로만 모든걸 판단 하겟다는건가.
"그럼..."
항규가 경찰의 고압적인 태도에 기분이 나빠져 따지려
들때. 이제까지 가만히 있던 녀석이 앞에 나서며 말했다.
"짜증나네요, 지금 목격자 보고 쌍욕 하는 건가요? 단지
현장에 남아 있었다는 것 하나 때문에?"
"이 새끼가 지금 누구한테... 그보다 어른한테 무슨 말 버릇
이야?"
경찰은 짜증난듯 침을 바닥에 탁 뱉어 내곤 녀석을 노려보자,
그 녀석은 오히려 그런 경찰이 웃기다는 듯, 마주 인상을 쓰며
말을 이어갔다.
"경찰에게 말하는 중입니다. 목격자 신분으로써, 게다가
이런 식으로 나와 봤자 저희는 진술 거부 하면 그만이고,
손해보는 것도 없습니다. 다만 손해 보는것은 그쪽일 뿐이고."
"그쪽? 이 어린새끼가... 지금 어른 보고 그쪽이라고 했냐."
그 성질머리 급한 경찰은 자신의 신분을 망각 한듯, 말을 마치고
태연하게 자신에게서 등을 돌리고 걸어가기 시작 하는 녀석을
보며 소리치듯 말했다.
뭐, 어른은 항상 저런다. 딱히 자신이 잘난 입장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저 나이가 좀더 많다는 이유로 상대방을 고압적으로
내리 누르려 한다. 그런것이 마치 지금처럼 역효과가 날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너 이새끼 따라와, 서 까지 같이 가 줘야 겠어. 그래, 너도 따라오고."
제 풀에 화난 경찰은 가만히 있던 항규 에게도 윽박 지르곤
녀석을 향하여 걸어 가려는 찰나, 항규가 그에게 이죽 거리며 말했다.
"임의 동행인가요. 거부 하겟습니다."
일반인은 잘 알고 있지 않는 사실, 구속 영장이나 현행범이 아니며
단순 목격자의 경우 임의 동행은 거부 할수 있다는 사실을.
"공무 집행 방해로 잡아간다."
"구속 영장을 가져 오신다면야 기꺼이."
항규는 행여나 그가 붙잡을 까봐 벙 찐 상태로 나를 쳐다 보고
있는 녀석의 어깨를 툭 쳐주고 경찰이 듣지 못하게 그에게 혼잣말 중얼거리듯
말했다.
"너, 나한테 빚졌다. 송곳은 내일 학교에서 주지. 지금 이 상황에서 송곳을
꺼내봐야 일만 복잡해지니까."
항규는 말을 마치고 다시 그의 어깨를 툭 쳐주었지만, 천천히
내리는 손 끝이 떨리고 있었다.
--
집에 들어와 TV를 틀어보자, 최근들어 부쩍 광고 하는 비중이
잦아 지고 있는, 엔슨 소프트 에서 4월달에 오픈을 시작 하는 게임인
바람의나라2 를 선전하고 있었다.
"..."
리모콘을 띡띡 눌러 볼만한 채널이 있나 확인 하지만, 결국 이 시간
에는 별로 볼만 한것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음악 방송을 틀자,
bond의 victory가 나오고 있었다.
상당히 유명한 곡 이지만, 정작 사람들은 이런 음악은 대부분 이름까지
기억 하지 못한다, 그저 음만 기억하며 어느 영화의 ost다. 메인 bgm이다
라는 정도로 기억 할 뿐이다.
비장미가 흐르는, bond 만의 특유한 화음에 기분이 좋아진 항규는
예정에도 없었던 야식을 챙겨 먹기로 결정했다. 냉장고를 열자
햄과 메론이 보인다.
"오호라."
항규는 그 두가지 재료를 모두 꺼내 식탁에 올려 놓고 쟁반을 꺼내어
멜론을 올려놓고 먹을만큼 모양세 있게 자르고, 햄을 조각 내어 먹어
혀로 느껴지는 짠맛을 가늠해본다.
'한창 단맛이 오른 메론이니까. 포크로 찔러도 모양이 흐트러 지지 않을 정도로
넉넉한 두께로 자르면 되겟지.'
항규는 지금 자신이 하려는 요리의 정확한 이름을 모른다. 다만 요리 체널에서
어느 메인 요리의 데코래이션 으로 나온것에 흥미를 느낀뒤 제료를 사서
해 먹어 본뒤로 종종 해먹는 요리 중 하나일 뿐이다.
이러 저러한 생각을 마치며 마지막 슬라이스 햄을 메론에 얹고 거실의 tv로
쟁반을 가져간다.
달그락
쟁반을 내려 놓자 노래가 바뀌어 있었다. 유키구라모토의 소팽에 기대어,
항규는 리모콘을 조작해 음악 체널에서 노래가 계속하여 나오게 한뒤 볼륨 컨트롤로
노래를 한쪽에 치우치게 한뒤 게임 채널을 틀었다.
"아, 또 저 광고인가."
다시금 나오는 바람의나라 2의 광고.
[최초이자 최강인 게임, 그것이 최고이다.]
[(바람의나라 가 세계 최초로 오픈 했던 날)]
[~ 2042년 까지 총 1450만 유저가 즐겼던 게임]
[20여년간 비밀리에 준비해온, 오직 유저만을 위하여, 최초이자 최후일 자신을
기다려준 유저에게 보답하기 위해 준비된 게임.]
[4월 1일. 오픈 베타 시작.]
다시금 나오는 바람의나라 2의 광고, 짤막하지만 강렬한 인상을 주고 끝나는
광고에 바람의나라를 했던 항규는 4월 초에 나오는 바람의나라 2를 무척이나
기다리고 있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 했던 게임이였기에 한번 빠지면 무서우리만치 집중하는
항규는 그 서버의 랭커였기도 하였다. 그리고 바람의나라가 서비스가 종료 되면
서, 랭커였던 항규에게 보답이 주어진건, 염가로 주어지는 바람의나라 2 전용
접속기와, 3개월 무료 쿠폰이 주어지기로 되어 있다.
"기대 되는걸."
이미 항규는 자신이 활동 하던 사이트에서 기존의 문파 맴버들과 다시금 뭉치기로
약속이 되어 있는 참이였다. 물론 전 작에서 했던 아이디 그대로.
유키카제. 그것이 항규의 게임 아이디였다.
신수를 백호로 정했던 항규는 자신의 아이디 답게 빙계 마법을 쓰는 강력한
광역 마법사로 봉황 서버의 직업 랭커 이기도 했지만, 그가 가장 무서운것 이유는 마법사
임에도 불구하고 후위가 아닌 전위에 배치 되어 그 만의 노련한 컨트롤로 상대방을
물 먹이는 화려한 연계기가 자신보다 높은 자리에 위치한 랭커들을 차례로 쓰러트리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
항규는 잠시 예전의 기억에 파묻혀 말없이 야식을 먹었다.
메론의 단맛과 햄의 짠맛이 적절히 어우러져 오묘한 맛을 느끼지 못한채.
--
"... 칫."
항규는 어째서 인지 불쾌해지는 마음을 다잡지 못하고 아직 반절 이상이나 남은 야식을
부엌 식탁에 놓고 찬장에서 담배를 꺼내들었다. 데빌 블랙.
습관적으로 mp3를 꺼내 들고 현관을 열고 옥상으로 가려 슬리퍼를 직직 끌으며 엘리베이터
로 걸어 올라간다. 등 뒤로 자동문의 문 잠기는 소리.
치익
청명한 달빛이 옥상의 구석 구석을 비추고 멍하니 야경을 보며 바람을 손으로 가리고
지포라이터로 불을 붙인다.
"..."
항규는 아까 일어난 일을 생각해 본다. 분명 정상으로 보이지 않던 그의 잔인함. 물론 자신까지
위험해져서 태연을 가장하고 그 자리를 모면하고 집까지 돌아 왔으나, 아직까지 왼손의 떨림은
가시지 않은 상태였다.
스읍 -
복잡한 심경에 담배를 한모금 빨아 들인다. 노래가 끝나 다음곡으로 넘어 가는 사이 담배 종이가
치지직 타는 소리가 애처롭게 까지 느껴진다.
"... 케 세라 세라."
모든것은 순리대로, 그것이 항규가 내린 결론이였다. 죄를 지은 사람은 인과율에 의하여 언젠가는
죄를 받게 될것이다.
또한 자신은 평상시의 태도처럼 이번에도 자신은 방관자로 남을 속셈이다. 비록 다른 사람은
항규를 무사 안일 주의자 라며 비웃을지 모르지만, 항규는 자신만 떳떳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다시 한번.
"케 세라 세라."
어느샌가 필터까지 피워 버린 담배필터를 으적. 앞 이빨로 씹어주고 멀리 튕겨 버린다.
아파트 저 밑으로 떨어지는 모습에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핥는다, 씁쓸한 마음과는 다르게
입술에서는 단맛이 느껴진다. 필터를 사탕 수수로 만든 탓에 느껴지는 불쾌한 단맛.
"단맛으로 포장 된다 한들 그것이 독임에는 변함 없는 사실이지."
항규는 조소어린 미소를 지으며, 담배를 핀 뒤의 공허함을 느끼고 머리 위로 스쳐 지나가는
차가운 공기를 느끼며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도시의 야경을 오늘도 그저 바라만 볼 뿐이다.
방관자의 입장으로.
비명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항규가 경찰을 바라보며 약간은 사무적인 목소리로 대답하자
경찰은 인상을 찡그리더니 소리쳤다.
"이 새끼가 어디서 장난을 치나. 다 알고 왔으니까 우리 편
하게 가자?"
당췌 무엇을 알고 있다는 건지, 정작 피해자는 도망간 상태
고 저 똘마니 혼자가 목격자인데, 경찰 이라는 작자가
대질심문 은 생각 조차 안하는 건가, 설마하니 저 똘마니의
단편적인 진술로만 모든걸 판단 하겟다는건가.
"그럼..."
항규가 경찰의 고압적인 태도에 기분이 나빠져 따지려
들때. 이제까지 가만히 있던 녀석이 앞에 나서며 말했다.
"짜증나네요, 지금 목격자 보고 쌍욕 하는 건가요? 단지
현장에 남아 있었다는 것 하나 때문에?"
"이 새끼가 지금 누구한테... 그보다 어른한테 무슨 말 버릇
이야?"
경찰은 짜증난듯 침을 바닥에 탁 뱉어 내곤 녀석을 노려보자,
그 녀석은 오히려 그런 경찰이 웃기다는 듯, 마주 인상을 쓰며
말을 이어갔다.
"경찰에게 말하는 중입니다. 목격자 신분으로써, 게다가
이런 식으로 나와 봤자 저희는 진술 거부 하면 그만이고,
손해보는 것도 없습니다. 다만 손해 보는것은 그쪽일 뿐이고."
"그쪽? 이 어린새끼가... 지금 어른 보고 그쪽이라고 했냐."
그 성질머리 급한 경찰은 자신의 신분을 망각 한듯, 말을 마치고
태연하게 자신에게서 등을 돌리고 걸어가기 시작 하는 녀석을
보며 소리치듯 말했다.
뭐, 어른은 항상 저런다. 딱히 자신이 잘난 입장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저 나이가 좀더 많다는 이유로 상대방을 고압적으로
내리 누르려 한다. 그런것이 마치 지금처럼 역효과가 날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너 이새끼 따라와, 서 까지 같이 가 줘야 겠어. 그래, 너도 따라오고."
제 풀에 화난 경찰은 가만히 있던 항규 에게도 윽박 지르곤
녀석을 향하여 걸어 가려는 찰나, 항규가 그에게 이죽 거리며 말했다.
"임의 동행인가요. 거부 하겟습니다."
일반인은 잘 알고 있지 않는 사실, 구속 영장이나 현행범이 아니며
단순 목격자의 경우 임의 동행은 거부 할수 있다는 사실을.
"공무 집행 방해로 잡아간다."
"구속 영장을 가져 오신다면야 기꺼이."
항규는 행여나 그가 붙잡을 까봐 벙 찐 상태로 나를 쳐다 보고
있는 녀석의 어깨를 툭 쳐주고 경찰이 듣지 못하게 그에게 혼잣말 중얼거리듯
말했다.
"너, 나한테 빚졌다. 송곳은 내일 학교에서 주지. 지금 이 상황에서 송곳을
꺼내봐야 일만 복잡해지니까."
항규는 말을 마치고 다시 그의 어깨를 툭 쳐주었지만, 천천히
내리는 손 끝이 떨리고 있었다.
--
집에 들어와 TV를 틀어보자, 최근들어 부쩍 광고 하는 비중이
잦아 지고 있는, 엔슨 소프트 에서 4월달에 오픈을 시작 하는 게임인
바람의나라2 를 선전하고 있었다.
"..."
리모콘을 띡띡 눌러 볼만한 채널이 있나 확인 하지만, 결국 이 시간
에는 별로 볼만 한것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음악 방송을 틀자,
bond의 victory가 나오고 있었다.
상당히 유명한 곡 이지만, 정작 사람들은 이런 음악은 대부분 이름까지
기억 하지 못한다, 그저 음만 기억하며 어느 영화의 ost다. 메인 bgm이다
라는 정도로 기억 할 뿐이다.
비장미가 흐르는, bond 만의 특유한 화음에 기분이 좋아진 항규는
예정에도 없었던 야식을 챙겨 먹기로 결정했다. 냉장고를 열자
햄과 메론이 보인다.
"오호라."
항규는 그 두가지 재료를 모두 꺼내 식탁에 올려 놓고 쟁반을 꺼내어
멜론을 올려놓고 먹을만큼 모양세 있게 자르고, 햄을 조각 내어 먹어
혀로 느껴지는 짠맛을 가늠해본다.
'한창 단맛이 오른 메론이니까. 포크로 찔러도 모양이 흐트러 지지 않을 정도로
넉넉한 두께로 자르면 되겟지.'
항규는 지금 자신이 하려는 요리의 정확한 이름을 모른다. 다만 요리 체널에서
어느 메인 요리의 데코래이션 으로 나온것에 흥미를 느낀뒤 제료를 사서
해 먹어 본뒤로 종종 해먹는 요리 중 하나일 뿐이다.
이러 저러한 생각을 마치며 마지막 슬라이스 햄을 메론에 얹고 거실의 tv로
쟁반을 가져간다.
달그락
쟁반을 내려 놓자 노래가 바뀌어 있었다. 유키구라모토의 소팽에 기대어,
항규는 리모콘을 조작해 음악 체널에서 노래가 계속하여 나오게 한뒤 볼륨 컨트롤로
노래를 한쪽에 치우치게 한뒤 게임 채널을 틀었다.
"아, 또 저 광고인가."
다시금 나오는 바람의나라 2의 광고.
[최초이자 최강인 게임, 그것이 최고이다.]
[(바람의나라 가 세계 최초로 오픈 했던 날)]
[~ 2042년 까지 총 1450만 유저가 즐겼던 게임]
[20여년간 비밀리에 준비해온, 오직 유저만을 위하여, 최초이자 최후일 자신을
기다려준 유저에게 보답하기 위해 준비된 게임.]
[4월 1일. 오픈 베타 시작.]
다시금 나오는 바람의나라 2의 광고, 짤막하지만 강렬한 인상을 주고 끝나는
광고에 바람의나라를 했던 항규는 4월 초에 나오는 바람의나라 2를 무척이나
기다리고 있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 했던 게임이였기에 한번 빠지면 무서우리만치 집중하는
항규는 그 서버의 랭커였기도 하였다. 그리고 바람의나라가 서비스가 종료 되면
서, 랭커였던 항규에게 보답이 주어진건, 염가로 주어지는 바람의나라 2 전용
접속기와, 3개월 무료 쿠폰이 주어지기로 되어 있다.
"기대 되는걸."
이미 항규는 자신이 활동 하던 사이트에서 기존의 문파 맴버들과 다시금 뭉치기로
약속이 되어 있는 참이였다. 물론 전 작에서 했던 아이디 그대로.
유키카제. 그것이 항규의 게임 아이디였다.
신수를 백호로 정했던 항규는 자신의 아이디 답게 빙계 마법을 쓰는 강력한
광역 마법사로 봉황 서버의 직업 랭커 이기도 했지만, 그가 가장 무서운것 이유는 마법사
임에도 불구하고 후위가 아닌 전위에 배치 되어 그 만의 노련한 컨트롤로 상대방을
물 먹이는 화려한 연계기가 자신보다 높은 자리에 위치한 랭커들을 차례로 쓰러트리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
항규는 잠시 예전의 기억에 파묻혀 말없이 야식을 먹었다.
메론의 단맛과 햄의 짠맛이 적절히 어우러져 오묘한 맛을 느끼지 못한채.
--
"... 칫."
항규는 어째서 인지 불쾌해지는 마음을 다잡지 못하고 아직 반절 이상이나 남은 야식을
부엌 식탁에 놓고 찬장에서 담배를 꺼내들었다. 데빌 블랙.
습관적으로 mp3를 꺼내 들고 현관을 열고 옥상으로 가려 슬리퍼를 직직 끌으며 엘리베이터
로 걸어 올라간다. 등 뒤로 자동문의 문 잠기는 소리.
치익
청명한 달빛이 옥상의 구석 구석을 비추고 멍하니 야경을 보며 바람을 손으로 가리고
지포라이터로 불을 붙인다.
"..."
항규는 아까 일어난 일을 생각해 본다. 분명 정상으로 보이지 않던 그의 잔인함. 물론 자신까지
위험해져서 태연을 가장하고 그 자리를 모면하고 집까지 돌아 왔으나, 아직까지 왼손의 떨림은
가시지 않은 상태였다.
스읍 -
복잡한 심경에 담배를 한모금 빨아 들인다. 노래가 끝나 다음곡으로 넘어 가는 사이 담배 종이가
치지직 타는 소리가 애처롭게 까지 느껴진다.
"... 케 세라 세라."
모든것은 순리대로, 그것이 항규가 내린 결론이였다. 죄를 지은 사람은 인과율에 의하여 언젠가는
죄를 받게 될것이다.
또한 자신은 평상시의 태도처럼 이번에도 자신은 방관자로 남을 속셈이다. 비록 다른 사람은
항규를 무사 안일 주의자 라며 비웃을지 모르지만, 항규는 자신만 떳떳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다시 한번.
"케 세라 세라."
어느샌가 필터까지 피워 버린 담배필터를 으적. 앞 이빨로 씹어주고 멀리 튕겨 버린다.
아파트 저 밑으로 떨어지는 모습에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핥는다, 씁쓸한 마음과는 다르게
입술에서는 단맛이 느껴진다. 필터를 사탕 수수로 만든 탓에 느껴지는 불쾌한 단맛.
"단맛으로 포장 된다 한들 그것이 독임에는 변함 없는 사실이지."
항규는 조소어린 미소를 지으며, 담배를 핀 뒤의 공허함을 느끼고 머리 위로 스쳐 지나가는
차가운 공기를 느끼며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도시의 야경을 오늘도 그저 바라만 볼 뿐이다.
방관자의 입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