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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누스 -반갑지 않은 만남⑨-

저택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둘이 마주친 것은 시엔이었다. 미즈엔의 옷이 군데군데 찢어진 것을 보자마자 미즈엔에게 어떻게 된 것인지 물어왔고 미즈엔은 그걸 어느 하나 숨기지도 않고 다 말해버렸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아침식사 때의 이야깃거리가 되었다.

“말끔하게 치료되었군. 마법실력이 상당한 것 같은데?”

“상처가 작았던 것뿐입니다. 3클래스를 상당한 실력이라고 할 수는 없죠.”

“16세라고 했지 않나? 나이를 생각하면 천재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것 같군.”

“꼭 그런 것만은 아니죠. 시작이 어렵지만 일단 3클래스까지는 쉬운 편이니까요.”

야누스는 자신에게 날아오는 질문에 하나하나 대답해주며 식사를 했다. 아침은 간단하게 나오는 편이었지만 야누스에게는 그것도 상당히 낯설었다. 어제 만나지 못한 미즈의 첫 번째 여동생인 아이신도 있었지만 익숙해지기는 쉽지 않았다.

-불편해. 식사만 끝내고 나갈게.

미즈엔에게 메시지 마법으로 뜻을 전달한 야누스는 적당히 식사를 끝내고 방으로 돌아갔다. 방에는 아무도 없었다. 문으로 나가려고 하다가는 마주칠 것 같았기 때문에 마법으로 살짝 날아서 창문을 통해 뜰로 내려온 야누스는 누군가가 볼 수 있도록 정문으로 빠져나갔다. 목적지는 당연히 용병길드였다. 그러나 야누스는 길드에 도착하기도 전에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엘렌과 마주쳤다.

“기다리고 있었어?”

“응, 만나고 싶었거든. 잠시 대화라도 하려고.”

“난 별로 할 말이 없는데.”

“잠시만이라도 안 될까?”

“…해.”

“저기,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

“어제 했던 질문이네. 좀 더 길게 말하면 엄마와 아빠가 죽은 뒤로 검이랑 블루문, 돈만 챙겨서 집을 나왔어. 그 다음부터는 그냥 여기저기를 떠돌았고. 최근에 용병이 되어서 여기까지 오는 일을 맡았지. 그런데 우연히 널 만났고. 그게 다야. 너는?”

“그게, 말하자면 조금 긴데 어디로 갈까?”

“그냥 여기서 해.”

“그… 난 아버지의 말에 따라 1년 전에 여기로 왔어. 아버지와 친분이 있는 분의 집에 머무르고 있지. 그동안 언젠가 아버지의 영지를 물려받아 영주가 되기 위해서 여러 가지를 배웠어. 솔직히 이런 걸 굳이 수도로 와서 배우는 이유가 뭔지도 잘 모르겠고 정말로 이런 것들이 도움이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어. 그래도 아버지가 시키신 일이라서 내 나름대로 열심히 배웠고 아마 빠른 시일 내에 알펜으로 돌아갈 거야.”

“나쁘지 않네. 영주의 유일한 아들이 할 일이라는 게 그거잖아. 영주가 되는 거. 너도 그렇게 될 거라고 말했었잖아.”

“그랬지. 그때는 그것밖에 몰랐으니까.”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알펜 영지로 같이 돌아가지 않을래? 머물 곳이라면 내가 찾아줄게. 아버지도 그 정도 부탁은 들어주실 거야. 너도 알다시피 내 아버지는 좋은 분이시니까.”

“돌아가고 싶지 않아. 난 지금에 만족해.”

“어째서? 떠돌이 용병은 힘들잖아. 혼자서 집도 없이 사는 것에 만족한다는 거야?”

“엘렌. 하나만 충고해줄게. 결혼할 여자는 알펜 영지에서 찾아봐. 날 귀찮게 하지 말고.”

야누스는 조용히 손을 들어 올려 엘렌의 눈을 가렸다. 그리고 조용히 마법을 걸어 엘렌을 잠재웠다. 잠든 엘렌을 여관에 맡기고 용병길드를 찾아간 야누스는 당장 수도를 떠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야누스를 마지막으로 용병들의 숫자가 채워지자 출발했다. 일은 간단했다. 토스카라는 항구 도시까지 상인들을 호위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야누스를 제외하고는 전부 검을 쓰는 용병들 중에는 2급 용병 하나를 제외하면 모두 3급, 4급의 용병들이었다. 상당히 불안한 호위였지만 특별히 위험할만한 요소는 없었고 토스카까지는 20일 이내에 닿을 수 있는 거리였다.

-그다지 안전하지는 못하겠군. 다른 인간들이 어떻게 되는지 상관은 없지만.

-상관은 없지만 돈을 못 받게 되면 문제지. 예를 들어…

-오크들이나 도적들이 떼로 공격한다거나, 혹은 또 암살자 같은 것들이 쫒아온다거나.

“그런 일은 없어야겠지.”

“뭐가?”

“신경 꺼. 혼잣말이야.”

말을 걸어오는 용병에게 대꾸하고 야누스는 다시 레블과의 대화를 이어갔다. 이번에 함께 일을 하게 된 용병들은 비교적 과묵한 편이었기 때문에 레블로서는 상당히 반가웠고 야누스도 저번보다는 나은 편이었다. 미즈나 라일처럼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는 존재는 번거로웠다. 리티아처럼 정체를 숨길 필요가 없는 상대라면 상관없겠지만 어쨌든 누구라도 자신에게 지나친 관심을 보이는 것은 사양이었다.

“불침번은 어떻게 할 생각들이지?”

누군가가 침묵을 깨고 말을 꺼냈다. 일단 일은 해야 하니 혹시라도 검을 뽑게 되는 일이 생길 때나 불침번을 어떻게 설지는 정해야했다. 야누스는 곧바로 의견을 꺼냈다.

“우선 2급과 1급인 나는 다른 순서에 넣는 게 좋다고 생각해. 그리고 숫자가 충분하니 불침번은 2명씩 서도 될 것 같은데. 1명만 서기에는 불안한 실력들이 있으니까.”

“동감한다. 12명이니 첫 번째부터 여섯 번째까지 순서를 정하고 하루에 2번 교대를 해서 이틀에 한 번씩 같은 시간에 불침번을 서는 게 어떤가?”

“찬성.”

“나도.”

“나도 찬성.”

“다들 별다른 이의는 없는 것 같은데 만약에 문제가 생겨서 누군가가 불침번을 서지 못하게 되면 어떻게 하지?”

“날이 다른 누군가가 채워야지. 말을 꺼낸 참에 싸울 일이 생길 때는 어떻게 할지도 정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그거라면 우선 1급고 2급이 공격을 맡고 나머지는 공격과 마차보호를 5명씩 나누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이의 없음. 4급에게 전투는 조금 위험하니 4급인 3명에게 마차보호를 맡기고. 딱히 나이든 자는 없으니 경험이 부족한 젊은 3급 2명도 마차보호를 맡는 게 좋겠군.”

“경험이 부족하다고 무조건 뒤에 서야합니까? 그래서는 저희들이 실력을 쌓을 기회가 없습니다. 언제까지고 뒤에 서있으라는 겁니까?”

“이번 일의 목적은 호위다. 호위 일을 할 때는 호위를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경험이나 쌓아라. 싸우는 경험은 마물 사냥을 하던지 각자 대련을 하던지 다른 방식으로 쌓아. 용병이 최우선으로 할 것은 일의 성공이지 경험을 쌓는 것이 아니다.”

“듣고 보니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불침번 순서를 아직 정하지 않았는데?”

“그건 저녁식사 후에 정하지. 누구 할 말 남았나?”

“1급과 2급의 짝은 4급으로 하고 나머지 4급의 짝은 그냥 3급으로 하지. 그래야 무슨 일이 생겨도 대처하는 게 나을 테니까. 그리고 해가 지고 있으니 내려서 식사하고 불침번을 정해야하는데 따로 식사하고 싶은 자가 없다면 다 같이 하는 게 어때?”

“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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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인데 어째 방학이 아닌 때보다 더 바쁜 것 같네요. 이런 젠장할 노가다 숙제 같으니.

추천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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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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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0]일발 2009.08.02. 18:53
개수작 부릴려다 발린 엘렌이군요. ㅋ

↓(음... 제가 좀 무덤덤해서 순수한 감정을 눈치채는게 좀 그래요;; ㄷ)
진청룡전설 작성자 2009.08.04. 01:10
이보시오, 남자의 순수한 애정을 그런 식으로 표현하다니, 너무하잖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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