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누스 -사막으로 가는 길②-
- 진청룡전설
- 687
- 1
“역시 그냥 걸어가기는 너무 멀어. 이동!”
한 단어에 마나와 마력이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오며 야누스의 몸을 감싸고 하늘을 날았다. 순식간에 며칠은 걸어야할 거리를 날았지만 마력과 마나가 사라지면서 공중에 떠있던 야누스는 가속도의 영향으로 빠른 속도로 떨어졌다.
[내가 낮게 날라고 했잖아! 죽고 싶냐!]
“후우, 진짜로 죽을 뻔했네.”
[움직일 수 있겠냐? 아니, 그럴 리가 없지.]
“아윽, 엄청 아프네. 이래서 안 쓸려고 했는데. 그래도 엄청 많이 왔잖아.”
[그 대신 당분간 마법도 검기도 쓸 수 없겠지. 머리부터 추락했으면 그대로 죽었어.]
“그런데 하필이면 떨어져도 이런 곳에….”
야누스가 추락한 곳은 숲 어딘가에 있는 나무 위였다. 튼튼한 나무에 떨어진 덕분에 굵은 가지 몇 개를 부러뜨리며 떨어지다가 중간에 여러 가지가 복잡하게 얽힌 곳에 걸리는 바람에 땅에 충돌하지는 않았지만 나뭇잎으로 가려져서 밖에서도 안이 보이지 않고 안에서도 밖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다.
“갑자기 숲이라니, 그리고 무슨 나무가 이렇게 튼튼해?”
[감옥에 갇힌 죄수 같군. 어떻게 내려갈 거야?]
“검으로 자르면 쉽지.”
야누스는 검을 뽑아 마구 휘둘러서 가지들을 잘라냈다. 그런 식으로 떨어지다가 아래에 걸려서 다시 자르기를 두 번이나 반복하자 땅에 떨어질 수 있었다.
“크윽, 뭐가 이렇게 높아.”
[착지가 엉망이군.]
“힘든데 자꾸 그런 소리 할래? 아우우… 그런데 이 숲은 어디야?”
벗겨진 후드를 쓰고 로브에 묻은 나뭇잎들을 털어내던 야누스는 길을 잃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길이나 들판에 떨어질 줄 알았지 이런 숲에 떨어질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지도를 꺼내어보니 분명히 숲이 표시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 마물의 사막의 유일한 용병길드가 있는 도시까지 직선으로 가려면 숲을 가로질러야했다. 사막에 가까운 숲이지만 여느 숲에 비해 넓이가 만만치 않은 이상한 숲이었다.
[뭐야?]
“숲을 가로지르는 게 제일 빨라. 위험할 것 같은데 괜찮을까?”
[물이나 식량은 어떻게 할 건데? 20일 분량만 준비했잖아.]
“그것도 그러네. 사냥이라도 해야 하나?”
[예를 들면 저런 거?]
“저런 거?”
뒤를 돌아본 야누스는 코볼트 두 마리가 출렁거리는 액체 속에 갇혀서 야누스 쪽으로 미끄러지듯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과연 코볼트가 맞는지에 대해 잠시 생각하다 표정이 굳어졌다.
“으에엑! 슬라임이다!”
마법을 쓰려던 야누스는 마나도 마력도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 텅 비어버린 느낌에 이동을 하느라 남은 힘이 전혀 없다는 것을 깨닫고 무작정 슬라임이 다가오는 반대쪽으로 달렸다. 지도도 보지 않고 무작정 뛰면 길을 잃는다는 경험은 이미 머릿속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왜 도망쳐?]
“마나도 없고 마력도 없잖아! 슬라임에게 검은 안 통해!”
[에르텔인데?]
“아? 맞다! 에르텔은 그 자체가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했지? 슬라임도 죽일 수 있어?”
[아마도 죽일 수 있겠지.]
“그럼 도망칠 필요가 없지. 덤벼!”
도망치던 야누스는 검을 들고 뒤돌아섰다. 그러나 뒤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에… 슬라임은 느리지?”
[저번에 본 책에는 인간이 걷는 것과 속도가 비슷하다고 써져있었지.]
“그럼 이미 난 충분히 도망친 거네.”
야누스는 검을 떨어뜨리며 땅에 드러누웠다. 마법을 쓰느라 마력과 마나를 전부 쓴데다 추락의 충격으로 멀쩡하지 못한 몸으로 달리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었다. 몸이 땅에 붙은 것처럼 무거워서 일어서고 싶어도 일어설 수가 없게 되자 야누스는 눈을 감았다.
“잘게. 무슨 일 생기면 깨워주라.”
[그러던가.]
레블은 블리스 하나를 생성해서 도망쳐온 방향으로 날렸다. 코볼트 두 마리를 잡아먹고 소화시키지도 않은 채 다가오던 슬라임은 블리스에 맞고 끈적거리는 점액 덩어리들로 분리되어 버렸다. 안에 있던 코볼트의 시체도 마찬가지로 바닥에 여러 조각으로 흩어졌다.
‘잘 때 너무 무방비한 것만 제외하면 실력은 좋은데. 아직 어리기 때문인가.’
언제나 그렇듯이 레블은 잠든 야누스를 지켰다. 편하게 잘 곳이 없는 야누스가 적어도 잘 때와 깨어날 때만큼은 편하게 해주고 싶었다. 당연히 가장 큰 이유는 야누스와의 계약 때문이었지만 다른 여러 가지 이유들도 아주 조금씩은 섞여있었다.
‘또 뭐가 오는군.’
다시 블리스 하나가 숲속으로 날아갔다. 레블은 당연히 마물, 혹은 동물이 블리스로 인해 죽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블리스가 날아간 방향에서 무언가가 계속 다가오자 레블은 다시 블리스 하나를 숲속으로 날렸다. 그러나 무언가는 죽지 않고 계속 거리를 좁혀왔다.
‘마물이나 동물은 아닌가? 내가 사용한 블리스가 그다지 강한 것은 아니지만 두 번이나 막았다면 4클래스 이상의 마법사… 혹은 블리스의 범위를 순식간에 벗어날 만큼 빠른 존재. 깨워야하나? 젠장, 따질 때가 아니잖아!’
-정신 차려! 지금 잘 때가 아니야! 빨리 일어나란 말이다!
레블은 메시지로 야누스의 머릿속이 깨져라 외쳤지만 야누스는 깨어나지 않았다. 계약의 연결로 야누스의 속을 들여다보아도 꿈조차 보이지 않았다. 꿈도 꾸지 못할 정도로 야누스는 지쳐있었다. 깨우는 것은 포기해야했다. 공격이 통하지 않았기에 레블은 야누스와 자신이 보이지 않게 환상을 펼쳤다. 사용할 수 있는 마력의 한계 때문에 완전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쉽게 알아낼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것도 안 되나.’
환상이 통하지 않는지 레블이 감지한 그 무언가는 야누스와 레블을 향해 똑바로 다가왔다. 적의나 살기는 없었다. 그러나 막상 나타난 존재는 오랜 시간을 살아온 레블조차도 처음 보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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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이 코앞… 이잉, 슬프다….
한 단어에 마나와 마력이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오며 야누스의 몸을 감싸고 하늘을 날았다. 순식간에 며칠은 걸어야할 거리를 날았지만 마력과 마나가 사라지면서 공중에 떠있던 야누스는 가속도의 영향으로 빠른 속도로 떨어졌다.
[내가 낮게 날라고 했잖아! 죽고 싶냐!]
“후우, 진짜로 죽을 뻔했네.”
[움직일 수 있겠냐? 아니, 그럴 리가 없지.]
“아윽, 엄청 아프네. 이래서 안 쓸려고 했는데. 그래도 엄청 많이 왔잖아.”
[그 대신 당분간 마법도 검기도 쓸 수 없겠지. 머리부터 추락했으면 그대로 죽었어.]
“그런데 하필이면 떨어져도 이런 곳에….”
야누스가 추락한 곳은 숲 어딘가에 있는 나무 위였다. 튼튼한 나무에 떨어진 덕분에 굵은 가지 몇 개를 부러뜨리며 떨어지다가 중간에 여러 가지가 복잡하게 얽힌 곳에 걸리는 바람에 땅에 충돌하지는 않았지만 나뭇잎으로 가려져서 밖에서도 안이 보이지 않고 안에서도 밖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다.
“갑자기 숲이라니, 그리고 무슨 나무가 이렇게 튼튼해?”
[감옥에 갇힌 죄수 같군. 어떻게 내려갈 거야?]
“검으로 자르면 쉽지.”
야누스는 검을 뽑아 마구 휘둘러서 가지들을 잘라냈다. 그런 식으로 떨어지다가 아래에 걸려서 다시 자르기를 두 번이나 반복하자 땅에 떨어질 수 있었다.
“크윽, 뭐가 이렇게 높아.”
[착지가 엉망이군.]
“힘든데 자꾸 그런 소리 할래? 아우우… 그런데 이 숲은 어디야?”
벗겨진 후드를 쓰고 로브에 묻은 나뭇잎들을 털어내던 야누스는 길을 잃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길이나 들판에 떨어질 줄 알았지 이런 숲에 떨어질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지도를 꺼내어보니 분명히 숲이 표시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 마물의 사막의 유일한 용병길드가 있는 도시까지 직선으로 가려면 숲을 가로질러야했다. 사막에 가까운 숲이지만 여느 숲에 비해 넓이가 만만치 않은 이상한 숲이었다.
[뭐야?]
“숲을 가로지르는 게 제일 빨라. 위험할 것 같은데 괜찮을까?”
[물이나 식량은 어떻게 할 건데? 20일 분량만 준비했잖아.]
“그것도 그러네. 사냥이라도 해야 하나?”
[예를 들면 저런 거?]
“저런 거?”
뒤를 돌아본 야누스는 코볼트 두 마리가 출렁거리는 액체 속에 갇혀서 야누스 쪽으로 미끄러지듯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과연 코볼트가 맞는지에 대해 잠시 생각하다 표정이 굳어졌다.
“으에엑! 슬라임이다!”
마법을 쓰려던 야누스는 마나도 마력도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 텅 비어버린 느낌에 이동을 하느라 남은 힘이 전혀 없다는 것을 깨닫고 무작정 슬라임이 다가오는 반대쪽으로 달렸다. 지도도 보지 않고 무작정 뛰면 길을 잃는다는 경험은 이미 머릿속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왜 도망쳐?]
“마나도 없고 마력도 없잖아! 슬라임에게 검은 안 통해!”
[에르텔인데?]
“아? 맞다! 에르텔은 그 자체가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했지? 슬라임도 죽일 수 있어?”
[아마도 죽일 수 있겠지.]
“그럼 도망칠 필요가 없지. 덤벼!”
도망치던 야누스는 검을 들고 뒤돌아섰다. 그러나 뒤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에… 슬라임은 느리지?”
[저번에 본 책에는 인간이 걷는 것과 속도가 비슷하다고 써져있었지.]
“그럼 이미 난 충분히 도망친 거네.”
야누스는 검을 떨어뜨리며 땅에 드러누웠다. 마법을 쓰느라 마력과 마나를 전부 쓴데다 추락의 충격으로 멀쩡하지 못한 몸으로 달리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었다. 몸이 땅에 붙은 것처럼 무거워서 일어서고 싶어도 일어설 수가 없게 되자 야누스는 눈을 감았다.
“잘게. 무슨 일 생기면 깨워주라.”
[그러던가.]
레블은 블리스 하나를 생성해서 도망쳐온 방향으로 날렸다. 코볼트 두 마리를 잡아먹고 소화시키지도 않은 채 다가오던 슬라임은 블리스에 맞고 끈적거리는 점액 덩어리들로 분리되어 버렸다. 안에 있던 코볼트의 시체도 마찬가지로 바닥에 여러 조각으로 흩어졌다.
‘잘 때 너무 무방비한 것만 제외하면 실력은 좋은데. 아직 어리기 때문인가.’
언제나 그렇듯이 레블은 잠든 야누스를 지켰다. 편하게 잘 곳이 없는 야누스가 적어도 잘 때와 깨어날 때만큼은 편하게 해주고 싶었다. 당연히 가장 큰 이유는 야누스와의 계약 때문이었지만 다른 여러 가지 이유들도 아주 조금씩은 섞여있었다.
‘또 뭐가 오는군.’
다시 블리스 하나가 숲속으로 날아갔다. 레블은 당연히 마물, 혹은 동물이 블리스로 인해 죽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블리스가 날아간 방향에서 무언가가 계속 다가오자 레블은 다시 블리스 하나를 숲속으로 날렸다. 그러나 무언가는 죽지 않고 계속 거리를 좁혀왔다.
‘마물이나 동물은 아닌가? 내가 사용한 블리스가 그다지 강한 것은 아니지만 두 번이나 막았다면 4클래스 이상의 마법사… 혹은 블리스의 범위를 순식간에 벗어날 만큼 빠른 존재. 깨워야하나? 젠장, 따질 때가 아니잖아!’
-정신 차려! 지금 잘 때가 아니야! 빨리 일어나란 말이다!
레블은 메시지로 야누스의 머릿속이 깨져라 외쳤지만 야누스는 깨어나지 않았다. 계약의 연결로 야누스의 속을 들여다보아도 꿈조차 보이지 않았다. 꿈도 꾸지 못할 정도로 야누스는 지쳐있었다. 깨우는 것은 포기해야했다. 공격이 통하지 않았기에 레블은 야누스와 자신이 보이지 않게 환상을 펼쳤다. 사용할 수 있는 마력의 한계 때문에 완전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쉽게 알아낼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것도 안 되나.’
환상이 통하지 않는지 레블이 감지한 그 무언가는 야누스와 레블을 향해 똑바로 다가왔다. 적의나 살기는 없었다. 그러나 막상 나타난 존재는 오랜 시간을 살아온 레블조차도 처음 보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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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이 코앞… 이잉,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