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계 : 붉은 검 -소문④-
- 진청룡전설
- 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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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레나와의 외출이 있었던 날로부터 며칠이 지나자 귀신에 대한 소문도 더 이상 들리지 않게 되었고 브리스테어도 사도가 한 짓을 안 것 같았지만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다. 들키면 큰 문제가 될 비밀이었으니 말할 수없는 것이 당연한 것이었다. 그러나 유로아노아가 지나고 멜리스가 지나고 필라가 될 때까지 브리스테어의 건강에는 문제가 없었다.
“그동안 흡수한 생명력이 많을 테니 1년 정도는 큰 문제가 없을 거야.”
“다른 방법을 쓰는 거 아닐까?”
“그럴지도. 하지만 지하실에 몇 번 가봤는데 아무것도 없었어. 포기했을 수도 있지.”
사도는 아키레나가 사준 흑수정 귀걸이를 여전히 달고 있었고 아키레나는 장신구가 전혀 다른 것들로 바뀌어있었다. 외출할 때마다 사온 것들은 모두 아키레나의 방에 있는 가방에 들어있었다.
“검술은 어때?”
“아직은 별로 발전이 없는 것 같아. 검기는 도대체 어떻게 쓰는 거야?”
“마력을 검에 보내기만 하는 것으로는 안 된다는 건 확실하지. 그런 식으로 검기를 쓸 수 있다면 마법사는 누구나 검기를 쓸 수 있을 테니까.”
“그게 아니면 어떻게 하는데?”
“검기는 검의 성질을 가진 마력이야. 주인의 의지대로 형체를 가지고 움직이는 날카로운 마력. 그래서 마법을 쓰기에는 부적합하지. 실력만 된다면 검기로 마법을 쓰거나 평범한 마력으로 바꿀 수도 있지만.”
“검의 성질을 가지게 하면 된다는 거네. 그런데 어떻게?”
“검에 익숙해지면 되지만 검기를 쓸 정도가 되려면 오래 걸리지.”
“6학년 중에서 검기를 쓸 수 있는 인간은 거의 없다던데.”
“쉬운 게 아니거든.”
“넌 몇 년이나 걸렸어?”
“너무 오래 전이라 모르겠군.”
사도의 기억으로도 까마득하게 오래 전의 일이었다. 자신의 나이도 기억나지 않는데 그런 일이 기억날 리가 없는데다 애초에 제5세계의 인간들은 검기를 쓰는 것이 그다지 대단한 일이 아니었기에 기억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사도의 기억으로는 검기보다 술법을 먼저 쓸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빨리 쓸 수 있는 방법은 없어?”
“있을 수도 있지만 난 몰라.”
아키레나는 검술에는 별다른 흥미가 없었지만 검기는 쓰고 싶었다. 확실히 검기는 마법보다 실감나고 매력적으로 보이는데다 마법사처럼 마력을 많이 축적하지 않기 때문에 수명이 크게 짧아지지도 않아서 마법보다 나으면 나았지 결코 못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마법보다 어렵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런데 내가 검술대련 상대가 되어야하는 이유가 뭐지?”
“그야 괜찮은 대련상대가 없으니까.”
아키레나는 여자였지만 인간이 아니라서 같은 1학년 검사학부의 여자들과는 달랐다. 그런데 1학년들은 아직 체력훈련과 연습만으로도 힘겨워서 검술실력이 형편없었다. 그래서 1학년 중에서는 대련할만한 상대가 없었고 다른 학년과 대련하자니 실력이 맞는 상대는 체력이 약해서 오래가지 못하고 체력이 강한 상대는 아키레나의 실력으로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실력과 체력이 월등하면서 아키레나의 실력에 맞춰서 대련해줄 수 있는 사도를 찾아온 것이다.
“하지만 난 마법학부인데.”
“적당히 나한테 맞춰줘. 진짜 실력으로 할 필요는 없으니까.”
“그러지.”
아키레나와 사도의 목검이 부딪치면서 둔탁한 소리가 났다. 아키레나는 공격하고 사도는 방어했지만 겉보기에도 사도가 훨씬 안정적이었다. 아키레나도 힘이나 속도는 나쁘지 않았지만 검술이라기보다는 그저 휘두르는 모습이었다.
“방어만 할 거야?”
“그럼 공격하지.”
사도가 아키레나의 검을 막아내며 정면으로 검을 찔렀다. 뭔가 특별한 것도 없이 아키레나에게 맞춘 속도로 손을 뻗기만 했는데 아키레나는 검을 정면으로 들어올리기만하고 막아내지는 못했다.
“쳇, 왜 이렇게 쉽게 지지?”
“검술에 관한 책은 읽어봤나?”
“안 읽었는데.”
“대련하기 전에 책을 읽고 검술에 대한 이해부터 하는 게 좋겠군.”
“무슨 뜻이야?”
“책을 읽어보면 알거야.”
사도는 목검을 거두고 원래 있던 자리에 돌려놓았다. 아키레나는 멀어지는 사도를 바라보며 무슨 뜻인지 이해해보려는지 목검을 이리저리 휘둘러보았다. 그러나 그런 식으로 알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가르쳐주는 방법도 있었지만 사도는 아키레나가 아직은 대련을 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스스로 연습해서 실력을 키우도록 내버려두었다.
“훔쳐보지 말고 당당히 보시죠. 그녀에게 잘못한 거라도 있습니까?”
연습실 문을 살짝 열고 그 틈으로 지켜보다가 모르는 척 넘어가려했던 남자는 사도의 말을 듣고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알고 있었나?”
“기척을 들키지 않으려면 뭔가를 구경하느라 정신을 놓지 않는 게 좋습니다. 그녀도 알아차렸을 테니까요. 연습하러 왔다면 들어가시죠.”
“연습은 됐지만 저 학생은 지도가 필요한 것 같군. 그런데 넌 이름이 뭐지?”
“아로.”
짧게 대답하고 밖으로 나오니 1학년 마법학부의 학생들이 가만히 앉아서, 혹은 이리저리 움직이며 마력을 느끼는 연습을 하고 있었다. 대부분이 마법학부의 강의실에 있는 진에서 마력을 느낄 수 있게 되었기에 이제는 밖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마력을 느끼는 연습을 하고 있었다. 물론 사도도 며칠 전까지 그런 척을 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마력을 느끼는 연습을 끝낸 학생들에 속했다. 그런 학생들은 기초적인 마법을 배우는 중이었지만 사도는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제5세계의 마법은 제2세계의 술법보다 특별한 것이 없었다. 오히려 조금 떨어지는 것 같다는 게 사도의 생각이었다.
“빛나라.”
한 학생이 마법을 성공시켰다. 작은 빛이 손바닥 위에 떠있었다. 그 학생은 기쁨에 찬 표정으로 자신이 만들어낸 빛을 더 높이 떠올렸고 다른 학생들도 놀라운 표정, 혹은 부러운 표정을 지으며 그것을 바라보았다.
‘제2세계로 돌아가기까지 얼마나 남았지? 차라리 한가하게 잠이나 자는 편이 좋았을지도.’
뒤이어 다른 학생도 마법을 성공시켰다. 사도도 기를 사용하지 않고 주변의 마력을 모아 작은 불꽃을 만들어냈다. 별로 어렵지는 않았다. 그러나 불필요한 짓이라는 기분이 들었다. 기를 쓰면 되는데 굳이 마력을 모아서 써야할 이유가 없었다.
‘시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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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흡수한 생명력이 많을 테니 1년 정도는 큰 문제가 없을 거야.”
“다른 방법을 쓰는 거 아닐까?”
“그럴지도. 하지만 지하실에 몇 번 가봤는데 아무것도 없었어. 포기했을 수도 있지.”
사도는 아키레나가 사준 흑수정 귀걸이를 여전히 달고 있었고 아키레나는 장신구가 전혀 다른 것들로 바뀌어있었다. 외출할 때마다 사온 것들은 모두 아키레나의 방에 있는 가방에 들어있었다.
“검술은 어때?”
“아직은 별로 발전이 없는 것 같아. 검기는 도대체 어떻게 쓰는 거야?”
“마력을 검에 보내기만 하는 것으로는 안 된다는 건 확실하지. 그런 식으로 검기를 쓸 수 있다면 마법사는 누구나 검기를 쓸 수 있을 테니까.”
“그게 아니면 어떻게 하는데?”
“검기는 검의 성질을 가진 마력이야. 주인의 의지대로 형체를 가지고 움직이는 날카로운 마력. 그래서 마법을 쓰기에는 부적합하지. 실력만 된다면 검기로 마법을 쓰거나 평범한 마력으로 바꿀 수도 있지만.”
“검의 성질을 가지게 하면 된다는 거네. 그런데 어떻게?”
“검에 익숙해지면 되지만 검기를 쓸 정도가 되려면 오래 걸리지.”
“6학년 중에서 검기를 쓸 수 있는 인간은 거의 없다던데.”
“쉬운 게 아니거든.”
“넌 몇 년이나 걸렸어?”
“너무 오래 전이라 모르겠군.”
사도의 기억으로도 까마득하게 오래 전의 일이었다. 자신의 나이도 기억나지 않는데 그런 일이 기억날 리가 없는데다 애초에 제5세계의 인간들은 검기를 쓰는 것이 그다지 대단한 일이 아니었기에 기억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사도의 기억으로는 검기보다 술법을 먼저 쓸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빨리 쓸 수 있는 방법은 없어?”
“있을 수도 있지만 난 몰라.”
아키레나는 검술에는 별다른 흥미가 없었지만 검기는 쓰고 싶었다. 확실히 검기는 마법보다 실감나고 매력적으로 보이는데다 마법사처럼 마력을 많이 축적하지 않기 때문에 수명이 크게 짧아지지도 않아서 마법보다 나으면 나았지 결코 못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마법보다 어렵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런데 내가 검술대련 상대가 되어야하는 이유가 뭐지?”
“그야 괜찮은 대련상대가 없으니까.”
아키레나는 여자였지만 인간이 아니라서 같은 1학년 검사학부의 여자들과는 달랐다. 그런데 1학년들은 아직 체력훈련과 연습만으로도 힘겨워서 검술실력이 형편없었다. 그래서 1학년 중에서는 대련할만한 상대가 없었고 다른 학년과 대련하자니 실력이 맞는 상대는 체력이 약해서 오래가지 못하고 체력이 강한 상대는 아키레나의 실력으로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실력과 체력이 월등하면서 아키레나의 실력에 맞춰서 대련해줄 수 있는 사도를 찾아온 것이다.
“하지만 난 마법학부인데.”
“적당히 나한테 맞춰줘. 진짜 실력으로 할 필요는 없으니까.”
“그러지.”
아키레나와 사도의 목검이 부딪치면서 둔탁한 소리가 났다. 아키레나는 공격하고 사도는 방어했지만 겉보기에도 사도가 훨씬 안정적이었다. 아키레나도 힘이나 속도는 나쁘지 않았지만 검술이라기보다는 그저 휘두르는 모습이었다.
“방어만 할 거야?”
“그럼 공격하지.”
사도가 아키레나의 검을 막아내며 정면으로 검을 찔렀다. 뭔가 특별한 것도 없이 아키레나에게 맞춘 속도로 손을 뻗기만 했는데 아키레나는 검을 정면으로 들어올리기만하고 막아내지는 못했다.
“쳇, 왜 이렇게 쉽게 지지?”
“검술에 관한 책은 읽어봤나?”
“안 읽었는데.”
“대련하기 전에 책을 읽고 검술에 대한 이해부터 하는 게 좋겠군.”
“무슨 뜻이야?”
“책을 읽어보면 알거야.”
사도는 목검을 거두고 원래 있던 자리에 돌려놓았다. 아키레나는 멀어지는 사도를 바라보며 무슨 뜻인지 이해해보려는지 목검을 이리저리 휘둘러보았다. 그러나 그런 식으로 알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가르쳐주는 방법도 있었지만 사도는 아키레나가 아직은 대련을 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스스로 연습해서 실력을 키우도록 내버려두었다.
“훔쳐보지 말고 당당히 보시죠. 그녀에게 잘못한 거라도 있습니까?”
연습실 문을 살짝 열고 그 틈으로 지켜보다가 모르는 척 넘어가려했던 남자는 사도의 말을 듣고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알고 있었나?”
“기척을 들키지 않으려면 뭔가를 구경하느라 정신을 놓지 않는 게 좋습니다. 그녀도 알아차렸을 테니까요. 연습하러 왔다면 들어가시죠.”
“연습은 됐지만 저 학생은 지도가 필요한 것 같군. 그런데 넌 이름이 뭐지?”
“아로.”
짧게 대답하고 밖으로 나오니 1학년 마법학부의 학생들이 가만히 앉아서, 혹은 이리저리 움직이며 마력을 느끼는 연습을 하고 있었다. 대부분이 마법학부의 강의실에 있는 진에서 마력을 느낄 수 있게 되었기에 이제는 밖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마력을 느끼는 연습을 하고 있었다. 물론 사도도 며칠 전까지 그런 척을 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마력을 느끼는 연습을 끝낸 학생들에 속했다. 그런 학생들은 기초적인 마법을 배우는 중이었지만 사도는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제5세계의 마법은 제2세계의 술법보다 특별한 것이 없었다. 오히려 조금 떨어지는 것 같다는 게 사도의 생각이었다.
“빛나라.”
한 학생이 마법을 성공시켰다. 작은 빛이 손바닥 위에 떠있었다. 그 학생은 기쁨에 찬 표정으로 자신이 만들어낸 빛을 더 높이 떠올렸고 다른 학생들도 놀라운 표정, 혹은 부러운 표정을 지으며 그것을 바라보았다.
‘제2세계로 돌아가기까지 얼마나 남았지? 차라리 한가하게 잠이나 자는 편이 좋았을지도.’
뒤이어 다른 학생도 마법을 성공시켰다. 사도도 기를 사용하지 않고 주변의 마력을 모아 작은 불꽃을 만들어냈다. 별로 어렵지는 않았다. 그러나 불필요한 짓이라는 기분이 들었다. 기를 쓰면 되는데 굳이 마력을 모아서 써야할 이유가 없었다.
‘시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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