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누스 -사막으로 가는 길③-
- 진청룡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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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하지만 분명 인간은 아닌데.’
다가온 존재는 분명 인간의 형상이었다. 그러나 전신이 연한 녹색인데다 인간의 형상이라는 것을 겨우 알아볼 정도로 희미했다. 절대로 인간이 아니었다. 그러나 레블이 아는 어떤 존재도 눈앞의 존재와 같지 않았다. 그런데 그 존재가 갑자기 야누스를 안아 올렸다.
[잠깐! 뭐하려고!]
그 존재는 소리가 들리자 검을 쳐다보았다. 그러나 검에서 난 소리가 아니라고 생각하는지 시선을 돌려 주위를 살펴볼 뿐 검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쪽이야. 검에서 나는 소리다.]
“너는 누구지?”
[내 이름은 레블. 네가 들고 있는 야누스의 계약자다.]
“그런데?”
[야누스를 데려가려면 나도 데려가라.]
“너 같은 것도 데려오라는 부탁은 없었어.”
그 말이 끝나자마자 인간의 형상을 한 존재와 함께 야누스가 사라져버렸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레블은 어떻게 된 일인지 한참을 생각했지만 답은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나 부탁이라는 말에서 생각해보기를 분명히 야누스를 아는 존재와 관련이 있다는 생각이 들자 리티아가 떠올랐다.
‘어디로 갔지?’
계약이 사라지지 않은 것으로 야누스가 살아있다는 것은 알 수 있었지만 계약의 연결이 닿지 않았다. 그것은 야누스가 계약의 연결조차 닿지 않는 공간으로 갔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적어도 중간계에 있는 한 비틀어진 공간이나 외부와 차단된 공간이라고 해도 계약의 연결이 닿지 않지 않을 리가 없었다.
‘중간계에는 없다. 리티아가 데려오라고 했다면 신계일 가능성이 높지만 그게 아니라면 도대체 누가? 차원이동을 이렇게 쉽게 할 수 있는 존재가 신 이외에 있나? 역시 리티아?’
홀로 남겨진 레블이 그렇게 열심히 고민하고 있을 때에 야누스와 그 존재는 레블의 예상대로 차원이동으로 정령계에 도착해있었다. 정확하게 따지면 정령계의 중심에 존재하는 신계라고 불리는 공간에 있었다. 그곳은 정령계의 중심이지만 정령계와는 전혀 다른 공간이며 정령이면서 신인 정령왕들을 제외한 어떤 정령도 접근하지 않는 곳이었다.
“찾았어?”
“그래. 데려왔어.”
리티아가 잠든 야누스와 그 존재에게 다가왔다. 그 존재는 조금 전 희미했던 것과 달리 뚜렷한 인간의 형상을 지니고 있었다. 리티아와 전혀 다른 여성으로 보이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머리부터 발끝까지 연한 녹색인데다 마치 인형처럼 옷을 입고 있지 않는데도 피부에 아무 것도 없었다. 약간의 굴곡만 존재할 뿐 손톱이나 발톱조차도 없었다. 바람의 정령왕이라고 불리는 미레스, 야누스를 데려온 것은 바람의 정령왕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부탁한 것은 리티아였다.
“어? 깬다.”
야누스의 눈썹이 가늘게 떨렸다. 그리고 천천히 눈을 뜨고 둘을 바라보더니 눈을 비비고 다시 둘을 바라보았다. 잠들기 전과 전혀 다른 환경에 조용히 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보던 야누스는 갑자기 눈물을 흘렸다.
“흐윽, 흑, 으아앙!”
“뭐야? 갑자기 왜 울어?”
“몰라! 좀 달래봐!”
갑자기 야누스가 울음을 터뜨리자 둘은 난감해졌다. 우는 인간을 달래본 경험 같은 것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울음소리를 듣고 다른 신들까지 모여들었다.
“누가 우는 거야?”
“인간인가? 누가 데려온 거야?”
“그건 됐고 저 소리 좀 그치게 해!”
가까이 있던 리티아는 다른 신들이 모여들자 우선 야누스를 기절시켜서 울음을 그치게 하고 야누스에 대한 것과 어째서 신계에 있는지를 설명했다.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마법도 아닌데 성별이 변해? 그거 신기하군.”
“그런데 굳이 신계에 데려올 필요가 있었나? 그냥 중간계에서 만나도 되는데.”
“미레스, 너 좀 이상해. 리티아와 친하다고 해도 그런 부탁을 그냥 들어줘?”
“별로 문제는 없다고 보는데. 신계에 인간이나 다른 종족이 온 일이 처음도 아니잖아. 이 아이를 인간이라고 해야 할지 이드리아스라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그러네. 그런데 왜 울렸냐?”
“내가 울린 거 아니야! 눈을 뜨고는 갑자기 울었어!”
“당연하지. 아무런 보호도 없이 신계에서 인간의 정신력이 버틸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어? 그럼 전에 신계에 왔던 인간들은?”
“그 인간들은 데려오기 전에 조치를 취했었거든. 넌 놀러 다니느라 본적 없지? 아, 그런데 지금 보호마법을 걸어봤자 소용없어. 신계에 오기 전에 미리 걸어야 그나마 효과가 있거든. 그래서 어떤 종족이든 신계에 오래 머무르게 하지 않고 돌려보내는 거지.”
“흐음, 그러면 곤란한데. 뭐 좋은 방법 없어?”
“하얀 방에 넣어두면 울지는 않겠지. 기분이야 조금 안 좋아지겠지만.”
“그래? 그럼 당분간 하얀 방에 넣어둬야겠네.”
“잘못한 것도 없는데 거기에 가두는 건 좀 그렇지 않냐? 그냥 돌려보내지?”
“당분간은 안 돼. 중간계가 좀 위험할 테니까. 그렇다고 천계나 마계에 보내기는 꺼림칙하고 정령계에 둘 수도 없잖아?”
“뭔가 예지했나?”
“맞아. 조만간 중간계에서 뭔가 일이 있을 것 같은데 좋은 느낌이 아니거든. 그런데 뭔지 확실하게 모르겠어. 이런 미묘한 예지 따위 차라리 없으면 편할 텐데.”
“그럼 나한테 넘겨. 신들 중에서 유일하게 예지를 가진 게 불만이라면 말이야.”
리티아는 혀를 살짝 내밀고는 야누스를 안고 신계의 중심으로 갔다. 그리고 신계의 중심에 있는 문이 4개인 건물의 하얀색 문을 열고 야누스를 집어넣고 문을 닫았다. 일명 하얀 방이라고 불리는 그곳은 잘못을 저지른 신을 잠시 동안 가둬두는 공간으로 모든 힘이 극소로 제한되고 신계에 존재하는 신력이라고 부르는 힘도 닿지 않았다.
리티아는 야누스가 깨기를 기다리며 창문으로 지켜보았다. 설명할 것이 많았다. 야누스를 데려온 이유도, 야누스도 모르는 야누스에 대한 것도, 그리고 야누스의 지금 상황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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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라고 별거 있습니까? 그냥 쓰는 거죠.
다가온 존재는 분명 인간의 형상이었다. 그러나 전신이 연한 녹색인데다 인간의 형상이라는 것을 겨우 알아볼 정도로 희미했다. 절대로 인간이 아니었다. 그러나 레블이 아는 어떤 존재도 눈앞의 존재와 같지 않았다. 그런데 그 존재가 갑자기 야누스를 안아 올렸다.
[잠깐! 뭐하려고!]
그 존재는 소리가 들리자 검을 쳐다보았다. 그러나 검에서 난 소리가 아니라고 생각하는지 시선을 돌려 주위를 살펴볼 뿐 검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쪽이야. 검에서 나는 소리다.]
“너는 누구지?”
[내 이름은 레블. 네가 들고 있는 야누스의 계약자다.]
“그런데?”
[야누스를 데려가려면 나도 데려가라.]
“너 같은 것도 데려오라는 부탁은 없었어.”
그 말이 끝나자마자 인간의 형상을 한 존재와 함께 야누스가 사라져버렸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레블은 어떻게 된 일인지 한참을 생각했지만 답은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나 부탁이라는 말에서 생각해보기를 분명히 야누스를 아는 존재와 관련이 있다는 생각이 들자 리티아가 떠올랐다.
‘어디로 갔지?’
계약이 사라지지 않은 것으로 야누스가 살아있다는 것은 알 수 있었지만 계약의 연결이 닿지 않았다. 그것은 야누스가 계약의 연결조차 닿지 않는 공간으로 갔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적어도 중간계에 있는 한 비틀어진 공간이나 외부와 차단된 공간이라고 해도 계약의 연결이 닿지 않지 않을 리가 없었다.
‘중간계에는 없다. 리티아가 데려오라고 했다면 신계일 가능성이 높지만 그게 아니라면 도대체 누가? 차원이동을 이렇게 쉽게 할 수 있는 존재가 신 이외에 있나? 역시 리티아?’
홀로 남겨진 레블이 그렇게 열심히 고민하고 있을 때에 야누스와 그 존재는 레블의 예상대로 차원이동으로 정령계에 도착해있었다. 정확하게 따지면 정령계의 중심에 존재하는 신계라고 불리는 공간에 있었다. 그곳은 정령계의 중심이지만 정령계와는 전혀 다른 공간이며 정령이면서 신인 정령왕들을 제외한 어떤 정령도 접근하지 않는 곳이었다.
“찾았어?”
“그래. 데려왔어.”
리티아가 잠든 야누스와 그 존재에게 다가왔다. 그 존재는 조금 전 희미했던 것과 달리 뚜렷한 인간의 형상을 지니고 있었다. 리티아와 전혀 다른 여성으로 보이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머리부터 발끝까지 연한 녹색인데다 마치 인형처럼 옷을 입고 있지 않는데도 피부에 아무 것도 없었다. 약간의 굴곡만 존재할 뿐 손톱이나 발톱조차도 없었다. 바람의 정령왕이라고 불리는 미레스, 야누스를 데려온 것은 바람의 정령왕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부탁한 것은 리티아였다.
“어? 깬다.”
야누스의 눈썹이 가늘게 떨렸다. 그리고 천천히 눈을 뜨고 둘을 바라보더니 눈을 비비고 다시 둘을 바라보았다. 잠들기 전과 전혀 다른 환경에 조용히 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보던 야누스는 갑자기 눈물을 흘렸다.
“흐윽, 흑, 으아앙!”
“뭐야? 갑자기 왜 울어?”
“몰라! 좀 달래봐!”
갑자기 야누스가 울음을 터뜨리자 둘은 난감해졌다. 우는 인간을 달래본 경험 같은 것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울음소리를 듣고 다른 신들까지 모여들었다.
“누가 우는 거야?”
“인간인가? 누가 데려온 거야?”
“그건 됐고 저 소리 좀 그치게 해!”
가까이 있던 리티아는 다른 신들이 모여들자 우선 야누스를 기절시켜서 울음을 그치게 하고 야누스에 대한 것과 어째서 신계에 있는지를 설명했다.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마법도 아닌데 성별이 변해? 그거 신기하군.”
“그런데 굳이 신계에 데려올 필요가 있었나? 그냥 중간계에서 만나도 되는데.”
“미레스, 너 좀 이상해. 리티아와 친하다고 해도 그런 부탁을 그냥 들어줘?”
“별로 문제는 없다고 보는데. 신계에 인간이나 다른 종족이 온 일이 처음도 아니잖아. 이 아이를 인간이라고 해야 할지 이드리아스라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그러네. 그런데 왜 울렸냐?”
“내가 울린 거 아니야! 눈을 뜨고는 갑자기 울었어!”
“당연하지. 아무런 보호도 없이 신계에서 인간의 정신력이 버틸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어? 그럼 전에 신계에 왔던 인간들은?”
“그 인간들은 데려오기 전에 조치를 취했었거든. 넌 놀러 다니느라 본적 없지? 아, 그런데 지금 보호마법을 걸어봤자 소용없어. 신계에 오기 전에 미리 걸어야 그나마 효과가 있거든. 그래서 어떤 종족이든 신계에 오래 머무르게 하지 않고 돌려보내는 거지.”
“흐음, 그러면 곤란한데. 뭐 좋은 방법 없어?”
“하얀 방에 넣어두면 울지는 않겠지. 기분이야 조금 안 좋아지겠지만.”
“그래? 그럼 당분간 하얀 방에 넣어둬야겠네.”
“잘못한 것도 없는데 거기에 가두는 건 좀 그렇지 않냐? 그냥 돌려보내지?”
“당분간은 안 돼. 중간계가 좀 위험할 테니까. 그렇다고 천계나 마계에 보내기는 꺼림칙하고 정령계에 둘 수도 없잖아?”
“뭔가 예지했나?”
“맞아. 조만간 중간계에서 뭔가 일이 있을 것 같은데 좋은 느낌이 아니거든. 그런데 뭔지 확실하게 모르겠어. 이런 미묘한 예지 따위 차라리 없으면 편할 텐데.”
“그럼 나한테 넘겨. 신들 중에서 유일하게 예지를 가진 게 불만이라면 말이야.”
리티아는 혀를 살짝 내밀고는 야누스를 안고 신계의 중심으로 갔다. 그리고 신계의 중심에 있는 문이 4개인 건물의 하얀색 문을 열고 야누스를 집어넣고 문을 닫았다. 일명 하얀 방이라고 불리는 그곳은 잘못을 저지른 신을 잠시 동안 가둬두는 공간으로 모든 힘이 극소로 제한되고 신계에 존재하는 신력이라고 부르는 힘도 닿지 않았다.
리티아는 야누스가 깨기를 기다리며 창문으로 지켜보았다. 설명할 것이 많았다. 야누스를 데려온 이유도, 야누스도 모르는 야누스에 대한 것도, 그리고 야누스의 지금 상황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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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라고 별거 있습니까? 그냥 쓰는 거죠.
- 좀 핀잔하고 잔소리 하는 신들은 좀 있어보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