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期一會 [이치고 이치네] -2
- 호태왕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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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항규가 메일을 읽어 보곤 그 내용에 놀라 소리 쳤다.
지금은 막 여름이 시작 하려는 7월 중순……. 1학기의 기말고사도 끝나서 마땅히 할 일은 없었지만 축제라니…….
항규는 이내 정신을 차리고 다시 차근차근 메일을 읽어 내려갔다.
[발신자: 논산 고등학교
본문: 제 41회 하계 축제 안내
안녕하세요, 학생회장 박상민 입니다. 서두 각설 하고 이번 축제는 7월 21일 부터 방학식인 25까지. 총 4박 5일 동안 실시합니다.
하지만, 매 축제라 해서 언제까지나 동일한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재미없게, 그저 선생님의 주도 아래 지지부진 하게 이루어지던, 그런 재미없는 축제가 안타까웠던 저는 한 가지 새로운 방식으로 이번 축제를 운영 하고자 합니다. 3개 동으로 이루어져 있는 저희 학교의 건물의 전부를 이용, 하나의 태마를 정하여 4박 5일 동안 실시하기로 결정 하였습니다. 이번 축제는 4인 1팀을 이루어 참가 하는 것이며. 교내의 모든 사람은 신청 할 수 있되 일반인은 참가 할 수 없으니 이점 유의 하여 주시길 바라고, 부디 많은 관심을 바라며, 아래의 선택지를 정하여 금일 17:00시 까지 답장으로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1.밀리터리 서바이벌 게임.
2.단채 술래잡기
3.담력훈련
수신자: 이 항규]
"……. 하하."
분명 참신한 발상 이였다. 무엇보다 가장 끌리는 것은 선택지중 자신의 취미이자 전부인 밀리터리 서바이벌 이지 않는가. 항규는 더 생각 할 것 없이 바로 1번으로 답장을 보냈고. 이내 전송 되었다는 메시지가 뜨자, 항규의 얼굴엔 음침한 미소가 걸렸다.
"만일, 서바이벌이 걸린다면. 이번 축제는 분명 나의 독주가 될 테지. 크큭'
항규는 이내 소형 PC와 USB를 컴퓨터에 연결시키고 자신이 만든 해킹 프로그램을 실행 시켰다.
"내 예상이 맞는다면, 이렇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해킹 프로그램이 활성화 되자, 항규는 지체 하지 않고 학교의 메인 서버의 강화 벽을 내려 자신의 접속을 일시적으로 변경, 관리자로 그 위치를 변경 하여 간단히 무마 시키고, 메인 서버의 통제 프로그램에 접속 했다.
드르륵
그때. 컴퓨터실의 문이 열리며 컴퓨터실의 부장인 이미애 부장이 들어오며 활기차게 인사했다.
"여어! 음침한 구석에 앉아 폐인짓 하는 부원들이여! 반갑구려."
그녀는 그렇게 밝게 인사를 하곤 앞의 교단에 앉아 컴퓨터를 실행 시키며 일어나 부원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이번 축제는 팀으로 나눠 참가 하게 되어 있다. 4인 1팀으로 만들어 지는데, 이 누님과 같은 팀이 될 영광을 누릴 부원을 소집 한다! 어디 한번 자신 있게 손 들어봐!"
그녀는 교탁을 탕 내리치며 박력 있게 말 했지만, 오히려 그것이 역효과가 나버렸는지.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그러자 그녀는 미간이 찌푸려지며 불쾌 한 듯 말했다.
"뭐야? 아무도 없는 거야? 그럼 아무나 한명 임의로 뽑을 수밖에……."
그녀는 말을 마치고 부원을 한명 한명 훑어보는데, 그 눈빛이 마치 먹이를 노리는 매의 눈빛과 같았다.
다른 부원들은 그녀의 눈길을 피해 모니터 밑으로 고개를 숙였다.
'뭐 나서서 걸릴 필요는 없겠지…….'
항규 역시 다른 부원들처럼 고개를 숙이려 했지만. 그 전에 부장이 항규를 쳐다보며 말했다.
"거기 항규! 나랑 같이 팀을 하는 거다. 어때?"
그녀의 느닷없는 목소리에 항규는 저도 모르게 변명이 튀어 나왔다.
"아니……. 그게 아니라 친구랑 같이 하기로 했는데 말이죠……."
'아. 내가 지금 뭔 소리를 하고 있는 거지?'
하지만 이미 엎질러 진 물, 그녀의 마수를 피하기 위해 항규는 그냥 그대로 밀고 나가기로 했다.
"저는 따로 팀을 정하려고요. 아무래도 저 3개 중에서 가장 유력 한 것은 1번인 밀리터리 서바이벌 게임이
될 듯한데. 제 생각으론 제 친구들과 팀을 이뤄서 맘 편하게 하는 것이 전력 유지에도 괜찮을 것 같아서요."
항규의 나름 조리 있는 설명에 부장은 그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그렇게 대충 얼버무린 항규는 다시 컴퓨터의 모니터에 앉아 실행 하던 프로그램을 마저 실행시키기 시작 했다.
'으음. 아무래도 CCTV를 나도 볼 수 있게 해 놓아야 갰군. 흐음……. 그러면 밤에 다시 와야 하나. 이렇게 프로그램으로 연결 시켜 놓는 다면 아무래도 불안정하고 교칙에도 저촉 되서리……. 칫'
항규는 일단 학교 안에 있는 CCTV의 위치와 기타 여러 가지 유용해 보이는 프로그램들을 자신의 컴퓨터로 옮겼다.
'앞으로 2일……. 그동안 모든 걸 마쳐야 손쉽게 이번 축제를 끝낼 수 있다!'
항규는 남은 2일 동안 할 일을 생각 하며 키보드를 두들기기 시작 했다.
* * *
달그락 달그락
"흐흐흠~ 흐흠~"
정보부에 소속 되어 있는 영어를 담당 하고 있는 정규하, 그는 오랜만에 아침 일찍 출근하여 넓은 교무실에 홀로 앉아 커피를 타며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그는 본디 선생이기 이전에 잘나가던 프로그래머 이자
국가 공인 정보 보호 자격증을 딴 몇 안 된 선생이기도 했다.
삐삐빅-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차분히 블랙커피의 향기를 맡고 있던 그는 개인 컴퓨터에서 울리는 경보음에 돌연 짜증이 나기 시작 했다. 누군가가 학교의 컴퓨터에 접속을 시도 하는 것이었다.
'어떤 당돌한 녀석이-'
선생은 당돌한 상대에게 혼쭐을 낼 생각을 하며 위치를 추적하기 시작 했다.
'어라, 이 녀석은……. '
위치를 추적하고 그 대상을 알아낸 그는 빠르게 이어가던 타자를 잠깐 멈칫 했다.
'제19회 제3회 중/고교생정보보호올림피아드 에서 대상을 했던 녀석이던가…….'
그는 미소를 지으며 식어가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생각 했다.
'이번 축제를 준비 하는 건가……. 훗, 어디 한번 발버둥 쳐 보라고, 편지엔 분명 교사는 참가 할 수 없다곤 나와 있지 않았어……. 쿡'
정규하 선생은 그렇게 노트북을 덮곤 어디론가 전화를 하기 시작했다.
"과연. 이번 축제는 기대 되는걸. 흥미 진진 해지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