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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누스 -이상한 일⑤-

곧바로 마차가 출발하자 야누스는 넘어지지 않기 위해 마차에 앉았다. 마차 안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평범한 검에 평범한 옷을 입은 남자들이었고 야누스를 포함해서 6명이었고 누울 수는 없었지만 비좁은 느낌은 들지 않았다. 수도까지 귀족을 호위한다는 것 외에 아무것도 듣지 못한 야누스는 바로 옆에 앉은 사람에게 말을 걸었다.

“뭐 좀 물어봐도 되나요?”

“뭔데? 물어봐.”

“우리가 호위하는 사람은 누구죠? 그리고 기사와 용병은 모두 몇 명이에요?”

“호위하는 사람? 나도 귀족이라는 것 외에는 잘 몰라. 고급여관에서 지내고 호위하는 기사들도 있는 걸로 봐서 돈 좀 된다는 건 알겠는데 말이야. 그리고 기사는 밖에 있는 말 탄 7이 전부야. 마물한테 걸려서 좀 죽었나봐. 용병은 모두 11명, 아니 너까지 12명이네. 마차에 하인도 3명 타고 있지. 제일 앞의 마차는 귀족과 하인들, 두 번째는 음식재료와 요리도구, 세 번째와 네 번째는 용병들이지. 세 번째 마차에 1급 용병 라일이 타고 있어.”

“라일? 그게 누군데요?”

“뭐야, 너 용병이면서 라일이 누군지도 몰라?”

“몰라요.”

“라일은 현존하는 용병들 중에서 유일한 마스터야. 나이가 좀 많지만, 50이라던가?”

“50이면 용병으로 일하기 힘든 거 아닌가요?”

“눈으로 보기에는 늙어 보이지 않던데? 클래스가 높은 마법사나 마스터 같은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보다 수명이 길고 젊음도 오래 간다더라고.”

“그래서 마법사나 검사들이 그렇게 수련하나?”

“나도 모르지. 이유야 여러 가지 아니겠냐? 근데 너 이름이 뭐야?”

“야누스.”

“난 미즈. 잘 부탁한다. 40일 정도는 같이 지내야할 테니까.”

“에? 수도까지 그렇게 오래 걸려요?”

“그야 여기는 국경에서 가까우니까 수도에서 먼 게 당연하지.”

“그 거리면 기사가 7명만 남을 수도 있겠네요. 뭐 하러 이렇게 멀리까지 왔지?”

“귀족 사정이야 용병이랑 상관없지. 우린 호위해주고 돈만 받으면 돼. 살아남으면 말이지.”

“흠… 40일이면 아슬아슬한데. 그때까지 괜찮을까나?”

“무슨 말이냐?”

“도착하기 전에 돈이 떨어질 것 같거든요.”

“괜찮을 거야. 내가 지금까지 일하는 중에 돈 떨어지는 용병은 못 봤거든.”

“그럼 이번에 처음으로 보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걱정 마. 내가 빌려줄 테니까 수도에 도착하면 갚아.”

“죽지나 마요.”

“그래야지.”

미즈가 피식 웃었다. 용병이니만큼 자주 듣는 말이지만 들을 때마다 이상하게 웃음이 새어나오는 말이었다. 그렇게 기분을 미묘하게 만드는 말이 항상 자신을 살아남게 만들었기에 미즈는 이번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마차가 움직이는 동안 할 일이 없는 용병들은 각자 알아서 떠들었다. 수도에 가면 무엇을 할까, 가는 동안 문제는 없을까, 전에 이런 일이 있었다. 여러 가지 말이 오가면서 라일에 관한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라일에 관한 몇 가지 소문들이 흘러나왔지만 그다지 대단한 인물은 아닌지 이야기는 금방 시들었다. 야누스는 조용히 디텍트 마법을 사용해서 주변 마나를 감지해보았다.

‘감지되는 특정 마나가 12개. 7개는 마차 밖의 기사들, 나머지 5개는 다른 마차인가. 다른 것과는 조금 다른 마나가 있는 걸보니 그게 라일이라는 마스터인가보군.’

-어때?

-12개. 하나가 조금 특이한 걸로 봐서 그게 라일인 것 같고 나머지는 기사와 용병들인 것 같아. 기사들 모두 익스퍼트인 것 같은데. 물론 강하니까 살아남을 수 있었겠지만.

-이런 전력이면 큰 문제는 없겠군.

-그렇겠지?

“그런데 너 왜 용병이 됐냐?”

“네?”

“솔직히 용병이 좋은 직업이라고 할 수 있는 게 아니거든. 일을 쫒아서 떠돌아다녀야하니 안정된 생활도 할 수 없고 항상 목숨을 걸고 일해야 하지. 목숨 걸고 일하지 않으면 돈을 별로 못 버니까. 그렇다고 사람들에게 썩 좋은 대우를 받는 것도 아니란 말이야. 1급이나 2급 용병이 적은 것도 그것 때문이야. 검기를 쓸 정도면 귀족들이 기사로 받아주거든. 4클래스나 5클래스 마법사라면 마법사길드나 탑에 들어갈 수도 있고 선생이 될 수도 있어. 어떤 쪽을 선택하든지 용병보다 훨씬 대우도 좋고 안전해. 넌 왜 기사가 되지 않았지?”

“귀족들이랑 깊게 연관되면 귀찮아지거든요. 개인적인 문제가 있어서 어디에 머물러 살 생각도 없는데 그래도 돈은 벌어야하니까 용병이 되기로 했죠.”

“확실히 용병을 낮게 보는 귀족들이나 기사들이 많긴 해. 그런 인간들은 나도 싫다.”

“그러는 미즈는 왜 용병이 됐죠?”

“내가 할 수 있는 것 중에서 수입이 가장 좋거든.”

“에, 굉장히 간단한 이유네요.”

“가끔 이야기나 모험을 동경해서 용병이 된 정신 나간 녀석들도 있지. 가족을 잃거나 집이 없어져서 용병이 된 녀석들도 있고.”

“각자 다 사정이 있군요?”

“그래, 용병 사정이 좋아봐야 별로 좋을 것도 없겠지만.”

“수련여행을 하는 귀족이나 기사들이 용병으로 일하는 경우도 간혹 있고. 알아볼 방법이야 없지만.”

“…그런 유치한 이야기 같은 일이 진짜로 있나보네요.”

“나도 어떤 녀석이 귀족 아들이라고 알려주기 전까지는 그런 일이 진짜로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어. 그땐 어이가 없더라. 그런걸 보고 가진 자들의 투정이라고 하던가?”

“정말 어이가 없긴 하네요.”

“혹시 너도 그런 거 아니냐? 나한테 존대를 한다는 건 나보다 어리다는 건데 1급의 실력이라니, 뭔가 수상한데?”

“그렇다면 돈 떨어질 걱정 따위는 하지 않겠죠.”

“그건 그렇다.”

-오늘따라 말이 많군.

-기회가 있을 때 이것저것 알아두는 편이 좋으니까.

-미즈라는 녀석, 귀족이나 기사인 것 같은데.

-왜 그렇게 생각해?

-험한 일을 하는 용병치고는 곱상하게 생겼고 다른 녀석들에 비해 옷이나 무기가 깔끔해. 말도 이상하게 잘하는데다 귀족 사정이야 용병과 상관없다면서 수련여행이라는 것에 대해 어떻게 알고 있지? 용병이 된 이유라는 것도 이상해. 그리고 다른 녀석들은 아닌데 왜 너한테 관심을 보이지?

-뭐야, 질투해?

-지금 그딴 말이 나와?

-조금 이상한지도 모르겠지만 나랑은 상관없으니까 신경 끌래.

-미즈는 거짓말을 하고 있어. 본명인지도 의심스럽군.

-나쁜 의도일지도 모르니까 살짝 건드려볼까.

“그런데 미즈, 수련여행이 뭐죠?”

“뭐?”

“귀족이나 기사들이 수련여행을 할 때 용병으로 일하기도 한다고 했잖아요. 그 수련여행이 뭐죠?”

“아아, 그거? 자기 실력이 실전에서 어느 정도 되는지도 파악하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알아보는 여행이지.”

“아아.”

“좀 길게 말하면 수련의 성과를 알아보기 위한 여행이랄까?”

“귀족 사정이야 상관없다면서 자세히 아네요?”

“용병으로 일하다보면 이것저것 주워듣는 게 많거든.”

“예를 들어 지금처럼?”

“그래, 지금처럼.”

-설득력이 없는 말이군.

-그러게. 진짜 기사나 귀족인가?

-아마 수련여행을 하는 거겠지. 별로 신경 쓸 필요는 없겠군.

-보통 수련여행을 하는 기사나 귀족들은 익스퍼트도 못되는 실력인가?

-그러니까 수련여행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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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환이 되는 것은 그저 해가 완전히 저무는 시간을 중심으로 약 몇 초간 소리 없이 자연스럽게 변하는 것입니다. 목소리나 외모의 변화는 없고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는 신체 부위에만 변화가 생기죠. 목의 후골이나 가슴, 생식기, 골반, 그리고 일부 근육 등입니다. 로브를 입고 후드를 쓰면 성별이 바뀌어도 별로 티가 나지 않습니다. 참고로 야누스는 현재 16세이기 때문에 키도 애매하고 근육도 성별에 따른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참고로 더 성장할 예정은 없음. 목소리가 고운 것은 성별이 바뀌는 몸이라 변성기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냥 어느 분이 질문하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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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레벨:1]민수사이더 2009.04.26. 12:19
이제 야누스에게 또다른 여행이 ~! 요즘 소설겟 글이많이없어서
안습이에염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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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0]일발 2009.04.28. 00:30
이제 40일간의 돈과 마물과의 싸움이 시작되겠군요... 일단 말 자주 거는 용병님은 어떻게 될련지....

- 헉, 내가 질문한게 밑에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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