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계 : 붉은 검 -소문①-
- 진청룡전설
- 664
- 2
“어? 아로!”
피에르가 사도를 보자 이상하리만치 반가워하며 인사했다. 사도도 ‘아로’라는 이름에 익숙해졌기에 그 이름이 들렸을 때, 당연한 듯이 반응했다. 사도는 현재 마법학부에 ‘아로’라는 전혀 다른 이름으로 입학했고 아키레나도 ‘레나’라는 짧게 줄인 이름으로 검술학부에 입학해있었다.
학원에 입학한 후에는 학원 내에서 생활했는데 숙소로 5개의 건물에 방 하나를 3명이 썼다. 정치학부는 수가 유달리 적어서 모든 학년이 1개의 건물을 사용했고 나머지 4개의 건물을 마법학부와 검술학부가 1학년부터 3학년까지, 4학년부터 6학년까지 나누어서 사용했다. 사도와 아키레나는 숙소가 달랐지만 그래도 여유시간이 많았기에 자주 만날 수 있었다.
“왜?”
아직 입학한 지 겨우 며칠이 지났을 뿐이지만 사도는 같은 방을 쓰는 피에르와 슈아와는 말을 텄고 함께 수업을 받는 1학년들과는 아직 얼굴을 익히고 있었다. 이미 알고 지내던 사이인 경우나 빠르게 친해지는 경우도 많았지만 전체적으로는 아직 모두가 익숙하지 못했기에 1학년의 분위기는 조용했다.
“끝내주는 소식이야! 3학년 마법학부의 시아나라는 누나가 얼마 전에 귀신을 봤다는데? 입학시험을 치기 하루 전에 창고 위에 희미한 인간의 형상이 서있는 걸 봤대!”
“그래?”
“인사까지 했다고 하던데? 학원에 소문이 났는데 몰랐어?”
“처음 들었는데.”
‘그거라면 나잖아? 그 여자, 그걸 소문을 냈군. 마주치면 곤란하겠는데.’
사도와 아키레나는 14세 정도로 변신했지만 크기만 작아졌지 외모는 달라진 점이 거의 없었다. 희미하게 보았으니 정확한 모습은 모를 테지만 시아나라는 여자가 사도를 보면 비슷하다고 느낄 가능성은 충분했다.
“그런데 정말로 봤대?”
“시아나라는 누나에게 직접 들은 건 아니지만 확실하게 봤다고 했어. 그 누나가 마법에 소질이 있어서 그런 것에 민감하다고 했거든. 3학년들은 거의 믿는 것 같던데?”
“넌?”
“나도 믿어. 본 적은 없지만 귀신은 실제로 존재하니까.”
“그런데 끝내주는 소식은 아닌 것 같다. 보기만 했지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 같은데.”
“인사를 했다는 건 또 만날 지도 모른다는 거잖아! 어쩌면 나도 볼 수 있을지 모른다고!”
“귀신을 보고 싶은 거야?”
“당연하지! 평생에 한 번 보기도 어려운데!”
“난 관심 없어. 곧 수업 들어야해. 먼저 갈게.”
“어어? 같이 가!”
정치학부와 마법학부가 사용하는 곳은 대부분 작은 강의실이었고 검술학부가 사용하는 곳은 넓은 연습실이었다. 강의실은 작았기 때문에 수가 많은 마법학부는 같은 학년이라도 수업을 받는 곳이 제각각이었다. 1학년과 2학년이 사용하는 마법학부의 강의실에는 1학년들이 마력을 좀 더 빨리 느끼게 하기 위해서 마력을 모아 움직이게 하는 진이 있었다. 효과는 있을 것 같았지만 아직 마력을 느끼는 마법학부의 1학년은 사도가 유일했지만 사도는 그런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수업도 1학년이었기에 기초적인 것이었고 주어진 책도 읽을 만한 것은 전혀 없었다. 그랬기에 사도가 할 일은 다른 1학년들과 함께 마력을 느끼려고 노력하는 척하거나 책을 읽는 척하며 잡생각을 하고 여유시간에 아키레나를 만나거나 도서관의 책을 읽는 것이 전부였다. 함께 책을 읽는 것은 항상 아키레나였고 혹은 가끔 옆이나 맞은편에 앉는 모르는 자들이었다.
“검술학부는 어때?”
“인간들은 괜찮은데 검술은 아직 잘 모르겠어. 휘두르는 것만 잘하면 되는데 이것저것 따지는데다 검도 나무로 만든 연습무기나 쓰지. 마법학부는?”
“별로야. 심심하지. 이렇게 도서관에서 책이나 읽는 건 나쁘지 않지만.”
“그러게. 어머니가 말하신 것처럼 특이한 책이 많아서 좋아. 어린 인간들이 많아서 재미있다는 건 아닌 것 같지만.”
“그거야 나중에 알게 되겠지.”
1학년들의 대화라고 하기에는 이상한 대화였지만 둘은 다른 인간들과 상당히 떨어진 창가에 앉아서 책을 읽으며 작은 목소리로 말하고 있었기에 듣는 사람은 없었다. 도서관이 넓은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도서관에 오는 1학년은 둘이 전부였다. 모두 학원에 익숙하지 않았고 연습에 열중이어서 도서관을 찾아오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런 이유에 둘이 항상 함께 창가에 앉아서 책을 읽었기에 며칠이었지만 그 모습은 도서관을 관리하는 자들과 찾는 자들에게 익숙한 모습이 되어있었다.
“눈에 띄네. 우리.”
“그러게.”
“검술학부의 다른 1학년들은?”
“연습실에서 연습하고 있겠지. 특이한 인간은 없어. 애쓰는 인간들은 많지만.”
“그럼 1학년이 아닌 인간은?”
“나이가 많은 인간 중에 마력이 상당히 강한 인간이 있던데.”
“아아, 브리스테어 일리아나라는 이름이야. 수염과 머리카락이 하얀 인간 맞지?”
“맞아.”
“학원에 깔려있는 진, 알지?”
“알아. 가끔 생명력을 조금씩 빼앗던데 알아채는 인간이 아무도 없었어.”
“아마 그것과 관계있을 거야.”
“왜 그렇게 생각해?”
“역사상 가장 오래 산 마법사라더군. 그런데 지금도 건강해보이거든.”
“그게 어때서?”
“그 나이라면 육체가 단련된 인간도 힘이 많이 약해지거든. 거기다 인간의 몸은 약해서 많은 양의 마력은 부담이 되기 때문에 마력이 강할수록 수명이 짧아.”
“그 말은 진이 빼앗은 생명력을 브리스테어가 흡수해서 살고 있다는 뜻이야?”
“아마 학원 전체에 진을 깔아놓은 것도, 감춘 것도, 발동시키는 것도 모두 브리스테어겠지.”
“왜?”
“살고 싶어서 그러는 걸 거야. 인간 나이를 생각해보면 상당히 오랫동안 이 방법으로 살았을 걸. 언제까지 살려고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둘 거야?”
“큰 문제도 없고, 나한테 피해도 없지만 조금 거슬려.”
“그래서?”
“처리해야지. 이런 식으로 오래 사는 건 좋지 않으니까. 언젠가 큰 문제가 될 수도 있고.”
“도와줄까?”
“아니, 혼자라도 충분해. 먼저 갈게.”
사도는 다 읽은 책을 덮어 원래 자리에 되돌려놓고 도서관을 나갔다. 도서관을 향해 시아나라고 했던 3학년 여자가 걸어오고 있었다. 사도는 모른다는 듯이 평범하게 옆을 지나갔고 시아나 역시 그렇게 지나갔다.
‘모르는군.’
사도는 안심하며 숙소로 돌아갔다. 슈아와 피에르는 강의실에서 마력을 느끼려고 노력 중이었기 때문에 방에는 아무도 없었다. 사도는 전에 보았던 진에 흡수된 생명력이 모이는 건물로 들어갔다. 교사들이 머무는 건물이었고 브리스테어가 머무는 방도 그 건물의 1층에 있었다. 학원에는 지하실이 없었다. 그러나 누가 지하실을 만들지 않았는지도 알 수 없었다. 브리스테어의 방은 1층이었으니 지하실을 만들고 감추는 것도 충분히 가능했다. 우연인지, 아니면 사도의 생각대로인지 그 건물의 위치는 학원의 중심에 가까웠다.
‘함부로 방에 들어갈 수는 없으니 나중에….’
브리스테어의 방 안에 기척이 있었기 때문에 무작정 들어가서 확인해볼 수는 없었다. 들어가려면 방법이야 있겠지만 마력이 강한 브리스테어라면 이상함을 느낄 수도 있었기에 아무도 없을 때 확인하는 것이 안전했다. 더군다나 지금 시간이라면 교사와 마주칠 수도 있었다. 교사와 마주쳐서 불필요한 의심을 사는 것은 피해야했다. 사도는 시간을 두고 브리스테어가 방에 머무는 시간을 알아보는 것을 우선시하기로 하고 숙소로 돌아갔다. 아직은 아무런 문제도 없었고 시간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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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가 사도를 보자 이상하리만치 반가워하며 인사했다. 사도도 ‘아로’라는 이름에 익숙해졌기에 그 이름이 들렸을 때, 당연한 듯이 반응했다. 사도는 현재 마법학부에 ‘아로’라는 전혀 다른 이름으로 입학했고 아키레나도 ‘레나’라는 짧게 줄인 이름으로 검술학부에 입학해있었다.
학원에 입학한 후에는 학원 내에서 생활했는데 숙소로 5개의 건물에 방 하나를 3명이 썼다. 정치학부는 수가 유달리 적어서 모든 학년이 1개의 건물을 사용했고 나머지 4개의 건물을 마법학부와 검술학부가 1학년부터 3학년까지, 4학년부터 6학년까지 나누어서 사용했다. 사도와 아키레나는 숙소가 달랐지만 그래도 여유시간이 많았기에 자주 만날 수 있었다.
“왜?”
아직 입학한 지 겨우 며칠이 지났을 뿐이지만 사도는 같은 방을 쓰는 피에르와 슈아와는 말을 텄고 함께 수업을 받는 1학년들과는 아직 얼굴을 익히고 있었다. 이미 알고 지내던 사이인 경우나 빠르게 친해지는 경우도 많았지만 전체적으로는 아직 모두가 익숙하지 못했기에 1학년의 분위기는 조용했다.
“끝내주는 소식이야! 3학년 마법학부의 시아나라는 누나가 얼마 전에 귀신을 봤다는데? 입학시험을 치기 하루 전에 창고 위에 희미한 인간의 형상이 서있는 걸 봤대!”
“그래?”
“인사까지 했다고 하던데? 학원에 소문이 났는데 몰랐어?”
“처음 들었는데.”
‘그거라면 나잖아? 그 여자, 그걸 소문을 냈군. 마주치면 곤란하겠는데.’
사도와 아키레나는 14세 정도로 변신했지만 크기만 작아졌지 외모는 달라진 점이 거의 없었다. 희미하게 보았으니 정확한 모습은 모를 테지만 시아나라는 여자가 사도를 보면 비슷하다고 느낄 가능성은 충분했다.
“그런데 정말로 봤대?”
“시아나라는 누나에게 직접 들은 건 아니지만 확실하게 봤다고 했어. 그 누나가 마법에 소질이 있어서 그런 것에 민감하다고 했거든. 3학년들은 거의 믿는 것 같던데?”
“넌?”
“나도 믿어. 본 적은 없지만 귀신은 실제로 존재하니까.”
“그런데 끝내주는 소식은 아닌 것 같다. 보기만 했지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 같은데.”
“인사를 했다는 건 또 만날 지도 모른다는 거잖아! 어쩌면 나도 볼 수 있을지 모른다고!”
“귀신을 보고 싶은 거야?”
“당연하지! 평생에 한 번 보기도 어려운데!”
“난 관심 없어. 곧 수업 들어야해. 먼저 갈게.”
“어어? 같이 가!”
정치학부와 마법학부가 사용하는 곳은 대부분 작은 강의실이었고 검술학부가 사용하는 곳은 넓은 연습실이었다. 강의실은 작았기 때문에 수가 많은 마법학부는 같은 학년이라도 수업을 받는 곳이 제각각이었다. 1학년과 2학년이 사용하는 마법학부의 강의실에는 1학년들이 마력을 좀 더 빨리 느끼게 하기 위해서 마력을 모아 움직이게 하는 진이 있었다. 효과는 있을 것 같았지만 아직 마력을 느끼는 마법학부의 1학년은 사도가 유일했지만 사도는 그런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수업도 1학년이었기에 기초적인 것이었고 주어진 책도 읽을 만한 것은 전혀 없었다. 그랬기에 사도가 할 일은 다른 1학년들과 함께 마력을 느끼려고 노력하는 척하거나 책을 읽는 척하며 잡생각을 하고 여유시간에 아키레나를 만나거나 도서관의 책을 읽는 것이 전부였다. 함께 책을 읽는 것은 항상 아키레나였고 혹은 가끔 옆이나 맞은편에 앉는 모르는 자들이었다.
“검술학부는 어때?”
“인간들은 괜찮은데 검술은 아직 잘 모르겠어. 휘두르는 것만 잘하면 되는데 이것저것 따지는데다 검도 나무로 만든 연습무기나 쓰지. 마법학부는?”
“별로야. 심심하지. 이렇게 도서관에서 책이나 읽는 건 나쁘지 않지만.”
“그러게. 어머니가 말하신 것처럼 특이한 책이 많아서 좋아. 어린 인간들이 많아서 재미있다는 건 아닌 것 같지만.”
“그거야 나중에 알게 되겠지.”
1학년들의 대화라고 하기에는 이상한 대화였지만 둘은 다른 인간들과 상당히 떨어진 창가에 앉아서 책을 읽으며 작은 목소리로 말하고 있었기에 듣는 사람은 없었다. 도서관이 넓은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도서관에 오는 1학년은 둘이 전부였다. 모두 학원에 익숙하지 않았고 연습에 열중이어서 도서관을 찾아오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런 이유에 둘이 항상 함께 창가에 앉아서 책을 읽었기에 며칠이었지만 그 모습은 도서관을 관리하는 자들과 찾는 자들에게 익숙한 모습이 되어있었다.
“눈에 띄네. 우리.”
“그러게.”
“검술학부의 다른 1학년들은?”
“연습실에서 연습하고 있겠지. 특이한 인간은 없어. 애쓰는 인간들은 많지만.”
“그럼 1학년이 아닌 인간은?”
“나이가 많은 인간 중에 마력이 상당히 강한 인간이 있던데.”
“아아, 브리스테어 일리아나라는 이름이야. 수염과 머리카락이 하얀 인간 맞지?”
“맞아.”
“학원에 깔려있는 진, 알지?”
“알아. 가끔 생명력을 조금씩 빼앗던데 알아채는 인간이 아무도 없었어.”
“아마 그것과 관계있을 거야.”
“왜 그렇게 생각해?”
“역사상 가장 오래 산 마법사라더군. 그런데 지금도 건강해보이거든.”
“그게 어때서?”
“그 나이라면 육체가 단련된 인간도 힘이 많이 약해지거든. 거기다 인간의 몸은 약해서 많은 양의 마력은 부담이 되기 때문에 마력이 강할수록 수명이 짧아.”
“그 말은 진이 빼앗은 생명력을 브리스테어가 흡수해서 살고 있다는 뜻이야?”
“아마 학원 전체에 진을 깔아놓은 것도, 감춘 것도, 발동시키는 것도 모두 브리스테어겠지.”
“왜?”
“살고 싶어서 그러는 걸 거야. 인간 나이를 생각해보면 상당히 오랫동안 이 방법으로 살았을 걸. 언제까지 살려고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둘 거야?”
“큰 문제도 없고, 나한테 피해도 없지만 조금 거슬려.”
“그래서?”
“처리해야지. 이런 식으로 오래 사는 건 좋지 않으니까. 언젠가 큰 문제가 될 수도 있고.”
“도와줄까?”
“아니, 혼자라도 충분해. 먼저 갈게.”
사도는 다 읽은 책을 덮어 원래 자리에 되돌려놓고 도서관을 나갔다. 도서관을 향해 시아나라고 했던 3학년 여자가 걸어오고 있었다. 사도는 모른다는 듯이 평범하게 옆을 지나갔고 시아나 역시 그렇게 지나갔다.
‘모르는군.’
사도는 안심하며 숙소로 돌아갔다. 슈아와 피에르는 강의실에서 마력을 느끼려고 노력 중이었기 때문에 방에는 아무도 없었다. 사도는 전에 보았던 진에 흡수된 생명력이 모이는 건물로 들어갔다. 교사들이 머무는 건물이었고 브리스테어가 머무는 방도 그 건물의 1층에 있었다. 학원에는 지하실이 없었다. 그러나 누가 지하실을 만들지 않았는지도 알 수 없었다. 브리스테어의 방은 1층이었으니 지하실을 만들고 감추는 것도 충분히 가능했다. 우연인지, 아니면 사도의 생각대로인지 그 건물의 위치는 학원의 중심에 가까웠다.
‘함부로 방에 들어갈 수는 없으니 나중에….’
브리스테어의 방 안에 기척이 있었기 때문에 무작정 들어가서 확인해볼 수는 없었다. 들어가려면 방법이야 있겠지만 마력이 강한 브리스테어라면 이상함을 느낄 수도 있었기에 아무도 없을 때 확인하는 것이 안전했다. 더군다나 지금 시간이라면 교사와 마주칠 수도 있었다. 교사와 마주쳐서 불필요한 의심을 사는 것은 피해야했다. 사도는 시간을 두고 브리스테어가 방에 머무는 시간을 알아보는 것을 우선시하기로 하고 숙소로 돌아갔다. 아직은 아무런 문제도 없었고 시간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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