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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누스 -사막으로 가는 길⑦-

누군가가 쓰러진 야누스에게 다가왔다. 야누스처럼 검은 로브를 입고 후드로 얼굴을 가린  키가 큰 정체불명의 존재. 그 존재가 야누스에게 손을 뻗었다. 그 순간 야누스가 검을 뽑아 휘둘렀고 그 존재는 재빨리 뒤로 피했다.

“기절한 게 아니었나?”

“잠시 그랬던 것 같군. 당신 뭐야?”

“도와주려는 자를 그렇게 경계하다니, 불친절하군.”

“언데드의 도움 따위는 필요 없어. 꺼져라, 뱀파이어.”

“블래스트.”

뱀파이어에게서 날아온 압축된 폭풍이 앞세운 검을 산산이 부수고 야누스를 덮쳤다. 폭풍의 충격파로 로브가 갈기갈기 찢어지며 야누스의 몸이 뒤로 날았다. 몸이 부서질 것 같은 고통이었지만 야누스는 일어섰다. 상대는 뱀파이어, 조금만 방심하면 물리거나 혹은 죽을 수도 있었다. 물리는 것이라면 어쩌면 자신은 괜찮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죽는 것이라면 아니었다.

“쿨럭! 젠장, 무슨 검이!”

피를 토하며 야누스가 중얼거렸다. 전의 검이라면 5클래스의 블래스트 마법이라도 잘라버릴 수 있었다. 평범한 검이라도 검기를 사용하면 5클래스의 마법이라도 위력을 감소시키는 정도는 할 수 있어야했고 효과가 미미하더라도 부서지지 않고 버티는 정도는 할 수 있어야했다. 분명히 부딪치기 직전에 검기를 사용했는데도 부서졌다는 것은 검이 평범한 수준도 못되는 형편없는 검이라는 것이었다.

‘미치겠군. 최소 7클래스다. 마나 폭풍의 영향이 아직 중간계에 남아있는 것도 계산하면 8클래스 이상인가?’

“블래스트.”

야누스는 날아오는 마법을 피하며 두 손에 하나씩 블리스를 생성했다. 레블과 떨어진 탓인지 생성되는 시간이 길어지는 바람에 빠르게 대처할 수가 없어서 가까이 접근해서 블리스로 분해해버릴 생각이었다. 피를 토하기는 했지만 아직 팔다리는 다치지 않았으니 신체능력까지 약해지지 않았다면 가능성은 있었다.

‘최대로 크게 했는데 전의 평범한 블리스 크기잖아.’

뱀파이어가 빠르게 야누스의 배를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자신 이상으로 빨랐지만 야누스는 욱신거리는 통증을 참으며 다리를 움직여 주먹을 피하고 왼손의 블리스를 내던졌다. 그러나 뱀파이어는 블리스를 살짝 피하며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고 야누스의 팔을 제압하고 바닥에 눌렀다. 인간 이상의 힘을 가진 야누스인데도 저항할 수가 없었다. 정신이 흐트러지면서 오른손의 블리스가 사라졌다.

“처녀로군. 좋은 냄새야.”

‘여자로 바뀌었나? 언제 밤이 된 거지?’

뱀파이어가 입으로 얼굴에 달라붙은 후드를 떼어냈다. 야누스의 얼굴과 목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바로 물릴 거라고 생각했지만 뱀파이어는 곧바로 물지 않았다.

“오드아이, 그리고 이마에 신의 문장. 어떤 신의 문장이지? 신관인가?”

“이…, 비켜!”

야누스는 배의 아래쪽에서 아이트를 쏘아냈다. 색이 없어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원거리 타격, 사람의 머리도 간단히 박살낼 수 있는 것이었지만 뱀파이어는 충격으로 잠시 흔들리며 떠올랐지만 멀쩡했다. 두 손목을 붙잡은 힘이 더 강해지고 한쪽 무릎에 배가 눌렸다. 야누스의 입에서 또 피가 토해져 나왔다.

“좋은 냄새군.”

“아악!”

뱀파이어의 이빨이 야누스의 목을 파고들었다. 목이 뜨거워지면서 힘이 빠져나갔다. 비명은 금세 멎었고 뱀파이어는 계속해서 피를 빨았다. 만족할 때까지 피를 빨았다. 인간의 피가 아니라는 것을 맛으로 알면서도 멈추지 않았다. 평범한 처녀의 피보다 훨씬 맛있었다.
만족할 때까지 피를 마신 뱀파이어는 야누스의 목에서 이빨을 뽑았다. 상처에서 피가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었다. 야누스는 이미 힘이 빠져서 축 늘어져있었지만 눈을 감지 않고 있었다. 눈빛이 흐려서 기절했다고 판단한 뱀파이어는 손톱을 길게 뽑았다. 뱀파이어로 변하지 않게 목을 잘라버릴 생각이었다. 가장 중요한 뒤처리 작업이었다.

“뱀파이어가 되는 것보다는 죽는 것이 나을 거다. 나에게 감사해라.”

그러나 손톱이 목에 닿기 전에 야누스가 뱀파이어의 손목을 잡았다. 흐려졌던 눈빛이 다시 돌아와 있었다. 손에 힘이 없었다. 뱀파이어가 멈춘 것은 놀랐기 때문이었다.

“벌써 변했나?”

“웃기네. 아직 안 죽었거든. 무거우니까 비켜.”

“흐음, 버티는 건가? 간혹 뱀파이어의 독에 면역을 가진 인간이 있기는 하지.”

“비켜!”

야누스의 손에 마력이 집중되자 뱀파이어의 손목이 바깥쪽으로 꺾였다. 뱀파이어는 신기한 듯이 손목을 바라보았지만 손목은 금방 원래대로 돌아왔다.

“소용없어. 아까 피를 많이 마셨거든. 다음에 보자고. 살아남으면 말이야.”

뱀파이어는 짜증나는 인사를 남기고 사라졌다. 언제부터인지 비는 그쳤지만 하늘은 여전히 구름에 덮여있었다. 밤인지 아주 어두웠다. 이드리아스로 변해가면서 눈이 어두워도 잘 볼 수 있게 되는 바람에 간혹 이렇게 밤이 된 것을 모르는 경우가 있었는데 지금도 그런 것 같았다.

“하아… 뭐야…?”

몸이 뜨거우면서도 차가웠다. 이드리아스가 뱀파이어의 독에 문제가 될 리는 없었다. 중간계에 알려진 이야기로는 마족은 뱀파이어보다 훨씬 강하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 마족이 이드리아스인지 마계의 존재하는 다른 종족인지는 몰라도 뱀파이어의 독이 문제가 될리는 없었다. 그러나 야누스에게는 아직 인간인 부분이 남아있었다. 마족인 부분이 조금 더 많았지만 그 인간인 부분은 뱀파이어의 독을 버틸 수가 없었다. 결과를 알 수가 없었다.

“레블 이 망할 자식, 어째서 오지 않는 거야. 혼자서도 움직일 수 있잖아.”

야누스는 계속 레블을 불렀다. 그런다고 레블이 올 리가 없었지만 야누스는 계속 레블을 불렀다. 그러다 문득 리티아의 말이 떠올랐다. 재생의 주문, 그게 필요했다.

“홀리… 홀리!”

몇 번이고 외쳤지만 아무런 일도 없었다. 이마에서 꺼내서 원래 크기로 만들어야 쓸 수 있다는 말이 떠올랐다. 그러나 야누스는 꺼내는 방법도, 원래 크기고 만드는 방법도 몰랐다.

‘리티아가 이렇게 보고 싶을 줄이야. 그래도 죽지는 않겠지. 내가 이정도로 죽을 리가 없어. 뱀파이어의 독 따위는 마력으로…’

야누스는 남아있는 마력의 움직임을 최대로 끌어올렸다. 뱀파이어에게 물린 상처에서 피가 더 많이 흘러나오다가 멈췄다. 뜨거움과 차가움이 서서히 사라지는 것이 느껴졌지만 몸에 감각이 사라졌다. 몸에 피가 너무 부족했다.

‘죽는 건가.’



---------
에… 많이 늦었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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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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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0]일발 2009.10.20. 00:10
거참 뱀파이어란 종족은 추한 녀석들이군요.

- 그보다 레블은 찾을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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