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계 : 붉은 검 -엘프들②-
- 진청룡전설
- 1401
- 2
“아사가 뭐라던가?”
“네?”
“아사가 뭐라고 했냐고. 그가 나에게 전하라는 말이 있었을 텐데.”
“알고 계셨군요.”
“내가 아는 엘프는 아사뿐이거든. 전할 말은?”
“세계수의 숲으로 오게. 자세한 것은 오면 설명해주지.”
이시리스 대륙에 세계수의 숲은 니리스 섬을 제외하고는 하나뿐이었다.
“그것뿐인가?”
엘프들은 침묵했다. 긍정의 뜻으로 하는 침묵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것뿐일 리가 없는데.”
“그리고 말을 전하는 자들이 세계수의 숲까지 무사히 돌아오도록 동행해주게. 만약 말을 전하는 아이들의 수가 네 명이 아니라면 뭔가 문제가 생긴 것일 테니 그 문제도 도움을 주기를 바라네.”
“네 명이니 문제는 없는 것이겠지?”
“네.”
“그럼 출발하지. 세계수의 숲에서 여기까지 오는데 얼마나 걸렸나?”
“37일이 걸렸습니다.”
‘학원에 돌아가는 게 늦어지겠군.’
“저희는 준비되어있습니다. 지금 출발할 수 있습니다.”
“그럼 지금 출발하지. 난 준비할 게 별로 없으니까.”
사도는 엘프들과 함께 걸었다. 목적지는 아사가 머무르는 세계수의 숲. 엘프의 걸음은 인간보다 빠르기에 37일이지만 인간의 걸음으로는 그보다 더 오래 걸리는 거리였다. 사도에게 그만큼의 걸음의 속도의 차이는 상관없었지만 엘프들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자신을 인간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사도는 아사에게 인간이 아니라는 말을 한 적이 없었다.
‘아사가 뭐라고 했나보군.’
엘프들을 따라 사도는 묵묵히 걷기만 했다. 여정은 순탄했다. 간혹 마을에 들러 필요한 것을 구입할 때에는 엘프들 스스로 가리개를 덮어써서 머리와 얼굴을 되도록 감추었기에 인간과의 마찰도 없었다. 모두 인간들의 사회에서의 행동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사도의 도움은 필요가 없었다.
아사가 도와주라고 한 것은 세계수의 숲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나타나는 마물들에 관한 것이었다. 세계수의 숲 깊은 곳은 엘프들의 세력이 커서 다가갈 수가 없지만 외부에는 마물들이 많았다. 세계수에게서 멀수록 세계수의 영향력이 약해지기에 숲의 외부는 세계수의 숲이 아니라 세계수의 숲을 감싸는 다른 숲이 되기 때문에 마물들이 많았다.
“며칠만 더 가면 세계수의 숲입니다.”
“그렇겠지.”
세계수의 숲에 가까이 도착한 일행은 각자 알아서 잠자리를 준비했다. 세계수의 숲까지는 며칠거리였지만 이미 세계수의 숲을 감싸는 숲에 들어와 있었다. 근처에 마을이 없었기에 노숙이었지만 어차피 노숙에 익숙한 일행이었다. 덮을 것도 없이 기댈 곳에 기대었지만 사도는 눈을 감지 않았다.
“확실히 가까워졌군.”
사도는 손가락을 풀며 일어섰다. 마물로 추정되는 것들이 가까이 오고 있었다. 조용히 다가오고 있었지만 그래도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완전히 감추지는 못하고 있었다. 엘프들도 소리를 들었는지 눈을 뜨고 작은 소리로 사도에게 물었다.
“마물입니까?”
“많지는 않다.”
“가리인 것 같네요. 작지만 여러 마리라면 위험한 마물입니다.”
“이쪽으로 오는 것 같군. 경계하고 있어라.”
사도는 검 하나를 뽑아 다가오는 마물에게로 다가갔다. 어두운 땅 위로 몇 마리의 마물들이 살금살금 다가오고 있었다. 인간보다 약간 작은, 그래서 14세의 모습인 사도와 비슷한 크기의 팔다리가 길고 손발이 크고 인간의 머리뼈처럼 생긴 머리를 가진 것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크기는 더 작지만 후루누스와 비슷했다. 하지만 지능은 후루누스보다 더 높았다.
“모르고 지나쳤다면 좋았을 텐데.”
가리들은 자신들 앞에선 사도에게 달려들었다. 빨랐다. 후루누스보다 조금 더 빨랐다. 그러나 사도는 그보다 더 빠르게 가리의 몸을 반으로 갈랐다. 가장 앞에 나섰던 가리 두 마리가 죽자 남은 가리들은 곧바로 도망쳤다. 지능이 높은 마물다운 행동이었다.
검을 다시 칼집에 넣고 돌아서던 사도는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 무언가 움직이는 소리였는데 일반적인 소리가 아니었다. 그러나 사도는 곧 그 소리를 기억해냈다. 거미가 움직이는 소리였다. 위를 보니 어두웠지만 달빛을 받아 하얗게 보이는 거미줄이 보였다.
‘그다지 크지는 않다. 하지만 수를 모르겠군.’
곧 엘프들이 있는 곳에서 빛 여러 줄기가 하늘을 향해 솟아올랐다. 사도가 엘프들이 있는 곳을 향해 돌아가 보니 정도 크기의 수많은 거미들이 위에서 나무와 거미줄을 오가며 아래를 향해 거미줄을 뿜고 있었다.
‘많아. 어떤 거미가 ㅅㅐ끼를 쳤나?’
엘프들은 뭉쳐서 보호마법을 치고 간간히 마법을 쏘아 거미들을 처치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식으로 전부 처리하기에는 수가 너무 많았다.
사도는 검을 위로 치켜 올리고 검기를 방출했다. 날카로운 붉은색이 소용돌이치며 거미와 거미줄을 갈가리 찢었다. 붉은색이 사라지고 나무토막과 나뭇잎, 거미의 시체와 피가 쏟아져 내렸다.
“빨리 와! 곧 더 온다!”
“네!”
사도는 엘프들의 가운데에서 속도를 맞추어 깊은 숲으로 빠르게 들어갔다. 빠르게 달리면 하루 안에 엘프들이 안전한 곳까지 들어갈 수가 있었지만 엘프들에게 그 정도의 체력이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언제까지 달려야하죠?”
“내가 멈추라고 할 때까지.”
엘프들은 사도를 따라 계속 달렸다. 그로부터 좀 더 달린 후에야 사도는 멈추라고 했다.
“하아, 하아, 이제 괜찮은 건가요?”
“여기부터 세계수의 영향력이 닿는다. 걸어가지.”
“안 쉬어요?”
“힘들면 쉬도록. 자도 된다. 내가 깨어있을 테니.”
“네. 그럼 쉬겠습니다.”
“체력이 아직 부족하군. 엘프의 나이로 아직 어린 것 같은데 아사는 왜 너희들 보냈지?”
“어린 엘프들은 숲 밖의 세상을 경험할 필요가 있다고 하셨거든요.”
“그런가. 자라. 아직 해가 뜨려면 시간이 많이 남았다.”
“강하시네요. 아사님이 예의를 지키라고 하신 이유가 있었군요. 그 검기는 어떻게 쓴 거죠?”
“특별한 방법은 없어. 단지 검기를 움직인 것뿐이니까.”
“가르쳐주실 수 있나요?”
“검을 쓰나?”
“네. 저는 마법과 검을 선택했죠.”
“가르쳐 달라고 해도 가르쳐 줄 건 없다. 배울 방법이 따로 있는 게 아니야. 검기를 움직이는 것만 할 수 있으면 되는 거니까. 스스로 연습하는 방법뿐이다.”
“도대체 나이가 몇이죠? 아사님에게 인간이 아니라고 듣기는 했지만.”
“알려주기 싫다. 잠이나 자.”
“왜죠?”
“더 이상 묻지 마라. 아사가 알려주지 않았나본데 난 착하지 않아.”
사도가 약간 살기를 흘리며 대답하자 엘프는 약간 움츠러들었다. 그리고 시선을 피하며 잠자는 자세를 취했다.
‘곧 만나겠군.’
아사는 사도가 제5세계로 왔을 때 사도에게 제5세계에 대해서 가르쳐준 나이가 많은 엘프였다. 그때 아사는 사도에게 언젠가 한번만 부탁을 들어달라고 했었다. 지금 사도가 아사에게 가는 이유는 그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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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늦었습니다. [제x의 사x마]를 읽느라 그만….
*ㅅㅐ끼는 등록이 되지 않는 단어라서 약간 편법을 썼습니다.
욕으로 쓰기는 하지만 정상적인 단어로 쓰는 경우도 많은데 이렇게 제한이 걸려서는 난감한데 말이죠.
“네?”
“아사가 뭐라고 했냐고. 그가 나에게 전하라는 말이 있었을 텐데.”
“알고 계셨군요.”
“내가 아는 엘프는 아사뿐이거든. 전할 말은?”
“세계수의 숲으로 오게. 자세한 것은 오면 설명해주지.”
이시리스 대륙에 세계수의 숲은 니리스 섬을 제외하고는 하나뿐이었다.
“그것뿐인가?”
엘프들은 침묵했다. 긍정의 뜻으로 하는 침묵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것뿐일 리가 없는데.”
“그리고 말을 전하는 자들이 세계수의 숲까지 무사히 돌아오도록 동행해주게. 만약 말을 전하는 아이들의 수가 네 명이 아니라면 뭔가 문제가 생긴 것일 테니 그 문제도 도움을 주기를 바라네.”
“네 명이니 문제는 없는 것이겠지?”
“네.”
“그럼 출발하지. 세계수의 숲에서 여기까지 오는데 얼마나 걸렸나?”
“37일이 걸렸습니다.”
‘학원에 돌아가는 게 늦어지겠군.’
“저희는 준비되어있습니다. 지금 출발할 수 있습니다.”
“그럼 지금 출발하지. 난 준비할 게 별로 없으니까.”
사도는 엘프들과 함께 걸었다. 목적지는 아사가 머무르는 세계수의 숲. 엘프의 걸음은 인간보다 빠르기에 37일이지만 인간의 걸음으로는 그보다 더 오래 걸리는 거리였다. 사도에게 그만큼의 걸음의 속도의 차이는 상관없었지만 엘프들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자신을 인간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사도는 아사에게 인간이 아니라는 말을 한 적이 없었다.
‘아사가 뭐라고 했나보군.’
엘프들을 따라 사도는 묵묵히 걷기만 했다. 여정은 순탄했다. 간혹 마을에 들러 필요한 것을 구입할 때에는 엘프들 스스로 가리개를 덮어써서 머리와 얼굴을 되도록 감추었기에 인간과의 마찰도 없었다. 모두 인간들의 사회에서의 행동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사도의 도움은 필요가 없었다.
아사가 도와주라고 한 것은 세계수의 숲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나타나는 마물들에 관한 것이었다. 세계수의 숲 깊은 곳은 엘프들의 세력이 커서 다가갈 수가 없지만 외부에는 마물들이 많았다. 세계수에게서 멀수록 세계수의 영향력이 약해지기에 숲의 외부는 세계수의 숲이 아니라 세계수의 숲을 감싸는 다른 숲이 되기 때문에 마물들이 많았다.
“며칠만 더 가면 세계수의 숲입니다.”
“그렇겠지.”
세계수의 숲에 가까이 도착한 일행은 각자 알아서 잠자리를 준비했다. 세계수의 숲까지는 며칠거리였지만 이미 세계수의 숲을 감싸는 숲에 들어와 있었다. 근처에 마을이 없었기에 노숙이었지만 어차피 노숙에 익숙한 일행이었다. 덮을 것도 없이 기댈 곳에 기대었지만 사도는 눈을 감지 않았다.
“확실히 가까워졌군.”
사도는 손가락을 풀며 일어섰다. 마물로 추정되는 것들이 가까이 오고 있었다. 조용히 다가오고 있었지만 그래도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완전히 감추지는 못하고 있었다. 엘프들도 소리를 들었는지 눈을 뜨고 작은 소리로 사도에게 물었다.
“마물입니까?”
“많지는 않다.”
“가리인 것 같네요. 작지만 여러 마리라면 위험한 마물입니다.”
“이쪽으로 오는 것 같군. 경계하고 있어라.”
사도는 검 하나를 뽑아 다가오는 마물에게로 다가갔다. 어두운 땅 위로 몇 마리의 마물들이 살금살금 다가오고 있었다. 인간보다 약간 작은, 그래서 14세의 모습인 사도와 비슷한 크기의 팔다리가 길고 손발이 크고 인간의 머리뼈처럼 생긴 머리를 가진 것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크기는 더 작지만 후루누스와 비슷했다. 하지만 지능은 후루누스보다 더 높았다.
“모르고 지나쳤다면 좋았을 텐데.”
가리들은 자신들 앞에선 사도에게 달려들었다. 빨랐다. 후루누스보다 조금 더 빨랐다. 그러나 사도는 그보다 더 빠르게 가리의 몸을 반으로 갈랐다. 가장 앞에 나섰던 가리 두 마리가 죽자 남은 가리들은 곧바로 도망쳤다. 지능이 높은 마물다운 행동이었다.
검을 다시 칼집에 넣고 돌아서던 사도는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 무언가 움직이는 소리였는데 일반적인 소리가 아니었다. 그러나 사도는 곧 그 소리를 기억해냈다. 거미가 움직이는 소리였다. 위를 보니 어두웠지만 달빛을 받아 하얗게 보이는 거미줄이 보였다.
‘그다지 크지는 않다. 하지만 수를 모르겠군.’
곧 엘프들이 있는 곳에서 빛 여러 줄기가 하늘을 향해 솟아올랐다. 사도가 엘프들이 있는 곳을 향해 돌아가 보니 정도 크기의 수많은 거미들이 위에서 나무와 거미줄을 오가며 아래를 향해 거미줄을 뿜고 있었다.
‘많아. 어떤 거미가 ㅅㅐ끼를 쳤나?’
엘프들은 뭉쳐서 보호마법을 치고 간간히 마법을 쏘아 거미들을 처치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식으로 전부 처리하기에는 수가 너무 많았다.
사도는 검을 위로 치켜 올리고 검기를 방출했다. 날카로운 붉은색이 소용돌이치며 거미와 거미줄을 갈가리 찢었다. 붉은색이 사라지고 나무토막과 나뭇잎, 거미의 시체와 피가 쏟아져 내렸다.
“빨리 와! 곧 더 온다!”
“네!”
사도는 엘프들의 가운데에서 속도를 맞추어 깊은 숲으로 빠르게 들어갔다. 빠르게 달리면 하루 안에 엘프들이 안전한 곳까지 들어갈 수가 있었지만 엘프들에게 그 정도의 체력이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언제까지 달려야하죠?”
“내가 멈추라고 할 때까지.”
엘프들은 사도를 따라 계속 달렸다. 그로부터 좀 더 달린 후에야 사도는 멈추라고 했다.
“하아, 하아, 이제 괜찮은 건가요?”
“여기부터 세계수의 영향력이 닿는다. 걸어가지.”
“안 쉬어요?”
“힘들면 쉬도록. 자도 된다. 내가 깨어있을 테니.”
“네. 그럼 쉬겠습니다.”
“체력이 아직 부족하군. 엘프의 나이로 아직 어린 것 같은데 아사는 왜 너희들 보냈지?”
“어린 엘프들은 숲 밖의 세상을 경험할 필요가 있다고 하셨거든요.”
“그런가. 자라. 아직 해가 뜨려면 시간이 많이 남았다.”
“강하시네요. 아사님이 예의를 지키라고 하신 이유가 있었군요. 그 검기는 어떻게 쓴 거죠?”
“특별한 방법은 없어. 단지 검기를 움직인 것뿐이니까.”
“가르쳐주실 수 있나요?”
“검을 쓰나?”
“네. 저는 마법과 검을 선택했죠.”
“가르쳐 달라고 해도 가르쳐 줄 건 없다. 배울 방법이 따로 있는 게 아니야. 검기를 움직이는 것만 할 수 있으면 되는 거니까. 스스로 연습하는 방법뿐이다.”
“도대체 나이가 몇이죠? 아사님에게 인간이 아니라고 듣기는 했지만.”
“알려주기 싫다. 잠이나 자.”
“왜죠?”
“더 이상 묻지 마라. 아사가 알려주지 않았나본데 난 착하지 않아.”
사도가 약간 살기를 흘리며 대답하자 엘프는 약간 움츠러들었다. 그리고 시선을 피하며 잠자는 자세를 취했다.
‘곧 만나겠군.’
아사는 사도가 제5세계로 왔을 때 사도에게 제5세계에 대해서 가르쳐준 나이가 많은 엘프였다. 그때 아사는 사도에게 언젠가 한번만 부탁을 들어달라고 했었다. 지금 사도가 아사에게 가는 이유는 그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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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늦었습니다. [제x의 사x마]를 읽느라 그만….
*ㅅㅐ끼는 등록이 되지 않는 단어라서 약간 편법을 썼습니다.
욕으로 쓰기는 하지만 정상적인 단어로 쓰는 경우도 많은데 이렇게 제한이 걸려서는 난감한데 말이죠.
- 음 가리란 건 참 희안하게 생겨먹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