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 SS - Part3 파티사냥 #1
- 와탕
- 766
- 2
TW Second Season
Part3
파티사냥 #1
탁! 타악 타악!
조용한 교실 안에서 천둥 소리처럼 울려퍼지는 분필소리. 요즘이 어느 시대인데 아직도 분필로 수업하냐? 대부분 학교에서는 물백
묵이라는 것을 사용한다. 기름으로 쓰는 것인데 이게 분필 가루도 묻지 않아서 선생들 건강에 좋댄다. 그런데 어떻게 된게 우리 학
교는 아직까지 그냥 일반 분필을 사용한다. 학교 측에서는 재정이 확보가 되지 않아서 교체를 하지 못했다는데 이건 순 구라인 것
같다. 아마도 귀찮아서 교체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거 바꾸는데 얼마나 든다고. 아, 분필만 바꾸는게 아니라 칠판도 바꿔야 하니
돈좀 들겠군. 내가 이렇게 확신하는 이유는 이 화제가 3년 전에도 언급되었었는데 지금과 똑같은 핑계를 댔다고 한다. 그럼 도대체
우리가 내는 학비는 어디로 사라지는 걸까?
"……."
그걸 내가 어떻게 아나?
어쨌든 간에 지금은 즐거운(?) 수학시간. 아무것도 귀에 들어오지 않아서 그저 잠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리고 수학 시간이 아
니었다고 해도 아마 잤을 것이다. 어제 밤에 TWR(통칭 윈드)을 너무 열심히 했기 때문이다. 아아~ 허리아파.
"이 문제는 집합을 이용하여 풀 수 있어요. 여기 밴다이어 그램을 그려보면……."
밴다이어 그램? 이건 또 뭐래? 내가 킬로그램은 들어봤어도 밴다이어 그램은 처음 들어본다. 아니지. 수학책 어느 부분에서 본 것
같기도…….
…….
아이씨. 이런 생각 할 시간에 조금이라도 더 자두는게 좋겠다.
"……좋을걸?"
"으음……."
누가 내 귓가에 뭐라고 하는거 같은데."
"……는게 좋을걸?"
또 들리는군.
"일어나는게 좋을걸, 이기서어어언~!"
"으, 으아아악!"
누군가가 내 귀에다가 괴성을 질러댔고 그 바람에 나는 달콤한 잠에서 깨어나고야 말았다.
"이기선, 아무리 선생님 수업이 지루하다고 잠을 자?"
"그, 그게……."
밤 늦게까지 윈드 했다고 말 못 한다.
"그렇게 선생님 수업 듣기 싫으면 운동장 나가서 놀아. 아무 말도 안할테니까."
"……."
아무 말도 안한다고?
난 그말에 솔깃해졌다. 솔직히 수업 듣기 상당히 지겹다. 도저히 버티지를 못하겠다. 그런데 그 선생님이 아무런말도 안할테니 나
가란다. 그럼 선택은 단 하나.
나간다.
난 곧장 교실 밖으로 나가려고 하였다. 그 순간 뒤에서 선생님이 나를 불렀다.
"이기선, 일로 와."
"……?"
난 군말 없이 선생님에게 돌아갔다. 그런데 선생님은 순간 나를 당황하게 하는 행동을 하였다. 갑자기 교탁밑에서 커다란 몽둥이를
꺼내는게 아닌가?
"엎드려."
"왜 엎드려야 하는데요?"
그렇다. 난 아무런 잘못 없다. 교실도 선생님의 허락 하에 나가는 것이다. 때문에 내가 맞을 이유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그러나
나는 곧 충격적인 말을 듣고야 말았다.
"선생님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댔지 안 때린 다고는 한 적 없다."
"……."
뭐냐?
지금 이 선생, 나보고 뭐라는 거냐? 너무 어이가 없어서 도대체 무슨 말을 꺼내야 할 지 모르겠다.
"자. 대거라. 선생님은 너를 사랑해서 때리는 거란다. 절대 너에게 무슨 악의 같은게 있는 것은 아니니 오해하지 말기를 바란다."
"……."
지랄 쌈싸먹는 소리하고 있네. 악의가 충만하다 못해 넘쳐 흐르는 것 같다.
결국 난 그 수업 시간에 신나게……쳐 맞았다.
"아으……아파라."
"괜찮냐?"
"넌 이게 괜찮은 걸로 보이냐?"
난 엉덩이를 두 손으로 문지르며 준수 녀석에게 말하였다.
"다 네놈의 운명인거다, 새꺄."
놀고있네. 이게 내 운명이면 앞으로의 내 인생은 어쩌라는거냐?
이렇게 투덜대며 복도를 걷고있을 때 내 시선을 끄는 무언가가 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아!"
내쪽으로 다가오는 것은 다름아닌 한 여자아이였다. 명찰 색을 보니 나와 같은 학년이었다. 그녀는 갈색의 긴 세미롱 헤어를 하고
있었으며 이목구비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그리고 피부 관리는 어떻게 했는지 잡티도 없어 보였다. 미모는……. 말 안하겠다.
그녀가 지나가자 준수는 곧장 입을 놀려대기 시작했다.
"캬 역시 우리학교 간판, 이정민이다. 어떻게 저리 생길 수 있다냐?"
"그렇긴 그렇다. 그런데 저런 애들은 도대체 어떤 놈들이랑 사귈까?"
"적어도 우리같은 놈들은 아니겠지."
"……."
말이 되긴 하네. 되긴 하는데 왜이렇게 암울한거지?
"그냥 못 올라갈 나무이니까 쳐다보기라도 하자."
"니나 실컷 보세요."
이렇게 말하긴 했는데 걔 얼굴이 자꾸만 머릿속을 멤돈다. 아아~ 이러면 안되는데.
학교 정규수업을 마친 나는 곧장 집으로 달려갔다. 그 이유는 바로 TWR. 우리들 사이에선 '윈드' 라고 불리우는 가상현실 게임을
하기 위해서이다.
"다녀왔습니다."
……라는 말과 동시에 난 가방을 집어 던지고 캡슐 속으로 들어갔다.
파아아아앗-!
로그인을 하고 나니 나는 평양성 주막에 있었다.
현재 내 레벨은 40. 일주일동안 지랄 발광을 떠 가면서 몬스터들을 학살한 결과물이다. 새로운 마법들도 많이 배웠으며 이제 왠만
한 녀석들은 대부분 원킬(One Kill)이다. 워낙 내 마법이 강력하다 보니 그렇다. 그리고 무기도 초 간지 마법 검으로 바꿨으며 갑옷
도 번쩍 거리는 갑옷으로 갈아 입었다. 그렇다. 나는 단 일주일 만에 마전사 랭킹 10위 안에 든 것이다!
……라는건 물론 뻥이다. 설마 저 말을 믿는 사람은 없겠지? 일주일만에 40? 개소리다. 40은 얼어죽을. 현재 내 진짜 레벨은 22이
다. 일주일동안 삽질해가면서 쥐들을 학살하고 별에별 쌩쇼를 떨어봤지만 고작 5밖에 올리지 못했다. 정말 마전사라는 직업이 얼
마나 극악의 직업인지 뼈저리게 느끼는 일주일이었다. 다른 직업들은 내 레벨이면 일주일만에 적어도 10업 정도는 한다더라. 뭐,
이게 내 팔자이니 그려려니 하고 살아야 겠다.
"사냥하기 전에 실체화 수련이나 해야겠군."
일주일 동안 사냥만 한 것은 아니다. 해두영감이 말한 '실체화' 라는 것도 적당히 수련했다. 그런데 불꽃은 단 한번도 본 적이 없다.
머릿속으로 불꽃을 상상하는건 어느정도 가능하겠는데 마력을 손쪽으로 이동시키며 동시에 생각하는 것은 여간 쉬운일이 아니었
다. 때문에 매번 실패하곤 했는데 오늘은 이상하게 성공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난 조용한 숲으로 들어가 바위 하나를 찾은 다음 그 위에 걸터 앉았다. 그리고 눈을 감은 뒤 불꽃 모양을 생각하기 시작하였다. 그
리고 천천히 내 몸 안의 마력을 손쪽으로 이동을 시키려고 하였다. 하지만 그 순간 불꽃 이미지가 사라져 버렸다.
"후우~ 더럽게 힘드네."
30분동안 수련을 한 결과 이번에도 삽질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나는 수련을 접고 사냥을 하기 위해 쥐굴로 향하였다. 하지
만 내 목적은 쥐들을 잡는 것이 아니다. 쥐들은 이제 경험치도 더럽게 조금 준다. 그래서 난 사냥터를 옮기기로 결정하였다. 그리하
여 내가 가는 곳은 바로 뱀굴이다. 그런데 왜 쥐굴로 가냐고? 그야 쥐굴 맨 끝에 있는 워프게이트를 타야 뱀굴로 갈 수 있기 때문이
다. 난 엿같은 쥐구멍을 통과하여 쥐굴로 들어온 다음 가장 마지막 굴까지 뛰어갔다. 수많은 쥐들이 내 눈앞을 오고갔지만 쥐들은
이미 내 머릿속에서 아웃 오브 안중(Out of 眼中) 이다. 5분 정도 가자 쥐굴 끝쪽에 있는 워프게이트가 보였다. 그곳에 발을 올려놓
자 배경이 어두운 동굴에서 밝은 초원으로 바뀌었다.
"으음……. 두번째로 와보지만 배경이 바뀌는건 상당히 신선하군."
주위를 둘러보니 뱀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런데 이놈들은 평범한 뱀들이 아니다. 더럽게 커다란 뱀들이다. 뭐 쥐들의
크기를 봐서 그런지 뱀들의 크기를 보고는 그렇게 놀라지는 않았다.
"그럼 사냥을 시작해 볼까?"
난 지혜의 검을 꺼내든 뒤 주위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나에게 등을 보인 채 유유히 기어가는 뱀 한마리를 발견하였다.
"후후후~ 찾았다!"
난 지혜의 검으로 뱀의 목 부위를 강하게 박아넣었다.
푸욱-!
-치이이익!
그런 뒤 나는 한쪽 발로 뱀의 꼬리 부분을 밟아 뱀을 못움직이게 한 다음 지혜의 검을 비틀면서 뱀의 목을 썰었다.
"……."
너무 쉽다. 어떻게 쥐보다 경험치는 배로 주면서 잡기는 이렇게 쉬운거냐? 이건 사기야 그렇다면 내가 지금까지 쥐굴에서 한 짓은
모두 삽질이었단 말인가!
이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던 때 무언가가 내 발목을 강하게 조여오기 시작하였다. 난 시선을 아래로 향하였다. 그러자 내 발엔 커다
란 뱀 한마리가 내 발을 휘어감은 채 입을 벌리고 있었다.
"제, 젠장!"
난 지혜의 검으로 뱀을 떨어트리려고 하였다. 하지만 이 뱀은 커다란 입으로 내 허벅지를 강하게 물었다.
"크으윽!"
상당한 고통이 밀려온다. 하지만 그런 고통을 느끼고 있을 때가 아니다. 난 지혜의 검을 뱀의 머리를 향해 그대로 내리찍었고 그로
인해 뱀의 이빨이 내 허벅지에서 빠져나왔다. 즉사한 뱀을 떨어트린 난 체력 게이지를 바라보았다.
"……."
뭐야, 이거? 왜 내 체력이 이것밖에 안 남은건데?
체력을 보니 벌써 체력이 2분의 1 가량 증발한 상태였다. 내 예상에는 뱀이 문 상태에선 체력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것 같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뱀들의 경험치가 쥐보다 높은 이유를 알겠다. 그것은 바로 뱀들의 공격력에 있었다. 그리고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뱀들은 적들을 보면 선공을 하기 때문이다. 분명 나를 보지 못한 뱀들을 잡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나를 적으
로 인식한 뱀을 잡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칼로 찌를라 치면 자신의 몸을 튕겨 내쪽으로 날아와 무방비 상태인 부위를 입으
로 문다. 그러면 체력이 급격하게 줄어든다. 이렇기 때문에 뱀굴의 경험치가 쥐굴보다 높은 것이다.
……라는게 내 결론이다. 뭐, 경험치를 이렇게 정해놓은것은 윈드 운영자들 마음이지. 내가 어떻게 그 인간들의 생각을 알겠는가?
어쨌거나 난 줄어든 체력을 회복하기 위해 영양제를 마셨다. 푼돈을 모아서 영양제를 사둔게 행운이었다. 안그랬으면 벌써 죽었을
지도 모른다.
어느정도 체력을 회복한 나는 다시 사냥을 재개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제 23까지 얼마 남지 않았으니 분발해야겠군."
23까지 대략 15퍼센트 정도의 경험치가 남았다. 물론 이 경험치 채우는데 걸리는 시간은 만만치 않다. 그냥 위에서 한 말은 자기위
로 정도일 뿐이다. 생각해 봐라. 타 직업들과 남은 경험치의 비율이 똑같다 해도 내 15퍼센트는 다른 직업들의 30퍼센트와 똑같다.
그러니 자기위로정도는 해 줘야 정신적으로 타격을 받지 않는다.
이렇게 뱀을 잡은지도 벌써 2시간이 넘었다. 드디어 남은 경험치는 대략 0.5퍼센트! 경이로운 숫자다!
촤아아악-!
[레벨이 올랐습니다.]
빛무리가 내 몸을 감싸며 떨어졌던 체력과 마력을 회복시켜 주었다. 받은 스킬 포인트는 지력에 투자하기로 했다.
"드디어 23이다!"
감격이다. 정말 레벨업 할 때 마다 감격의 눈물을 흘리……지는 않고 흘릴 것만 같다. 그만큼 기쁘다는 소리다. 남자새끼가 레벨업
했다고 질질 짜는건 좀 보기 그렇지 않은가? 하지만 나같은 상황에 처한 남자들은 한번쯤은 울어도 좋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가 어디지?"
너무 깊숙히 들어온 것 같다. 주위에는 하얀 백사도 보였고 누런 뱀도 보였다. 그리고 저 멀리 이상한 초가집 하나가 보였다.
"……."
초가집?
왜 뱀굴에 초가집이 있데?
난 너무나도 궁금해서 초가집 앞으로 다가갔다. 초가집 입구에선 빛이 솟아나고 있었다.
"워프게이트?"
나도 모르게 오른쪽 발을 워프 게이트에 올려놓았다. 그러자 내 눈앞에 펼쳐지던 배경이 한순간에 바뀌었다.
<작가말>
얼마 안있으면 제가 쓴 비축분을 다 올리기게 되는군요..
조만간 동시연재를 하겠스빈다.
Part3
파티사냥 #1
탁! 타악 타악!
조용한 교실 안에서 천둥 소리처럼 울려퍼지는 분필소리. 요즘이 어느 시대인데 아직도 분필로 수업하냐? 대부분 학교에서는 물백
묵이라는 것을 사용한다. 기름으로 쓰는 것인데 이게 분필 가루도 묻지 않아서 선생들 건강에 좋댄다. 그런데 어떻게 된게 우리 학
교는 아직까지 그냥 일반 분필을 사용한다. 학교 측에서는 재정이 확보가 되지 않아서 교체를 하지 못했다는데 이건 순 구라인 것
같다. 아마도 귀찮아서 교체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거 바꾸는데 얼마나 든다고. 아, 분필만 바꾸는게 아니라 칠판도 바꿔야 하니
돈좀 들겠군. 내가 이렇게 확신하는 이유는 이 화제가 3년 전에도 언급되었었는데 지금과 똑같은 핑계를 댔다고 한다. 그럼 도대체
우리가 내는 학비는 어디로 사라지는 걸까?
"……."
그걸 내가 어떻게 아나?
어쨌든 간에 지금은 즐거운(?) 수학시간. 아무것도 귀에 들어오지 않아서 그저 잠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리고 수학 시간이 아
니었다고 해도 아마 잤을 것이다. 어제 밤에 TWR(통칭 윈드)을 너무 열심히 했기 때문이다. 아아~ 허리아파.
"이 문제는 집합을 이용하여 풀 수 있어요. 여기 밴다이어 그램을 그려보면……."
밴다이어 그램? 이건 또 뭐래? 내가 킬로그램은 들어봤어도 밴다이어 그램은 처음 들어본다. 아니지. 수학책 어느 부분에서 본 것
같기도…….
…….
아이씨. 이런 생각 할 시간에 조금이라도 더 자두는게 좋겠다.
"……좋을걸?"
"으음……."
누가 내 귓가에 뭐라고 하는거 같은데."
"……는게 좋을걸?"
또 들리는군.
"일어나는게 좋을걸, 이기서어어언~!"
"으, 으아아악!"
누군가가 내 귀에다가 괴성을 질러댔고 그 바람에 나는 달콤한 잠에서 깨어나고야 말았다.
"이기선, 아무리 선생님 수업이 지루하다고 잠을 자?"
"그, 그게……."
밤 늦게까지 윈드 했다고 말 못 한다.
"그렇게 선생님 수업 듣기 싫으면 운동장 나가서 놀아. 아무 말도 안할테니까."
"……."
아무 말도 안한다고?
난 그말에 솔깃해졌다. 솔직히 수업 듣기 상당히 지겹다. 도저히 버티지를 못하겠다. 그런데 그 선생님이 아무런말도 안할테니 나
가란다. 그럼 선택은 단 하나.
나간다.
난 곧장 교실 밖으로 나가려고 하였다. 그 순간 뒤에서 선생님이 나를 불렀다.
"이기선, 일로 와."
"……?"
난 군말 없이 선생님에게 돌아갔다. 그런데 선생님은 순간 나를 당황하게 하는 행동을 하였다. 갑자기 교탁밑에서 커다란 몽둥이를
꺼내는게 아닌가?
"엎드려."
"왜 엎드려야 하는데요?"
그렇다. 난 아무런 잘못 없다. 교실도 선생님의 허락 하에 나가는 것이다. 때문에 내가 맞을 이유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그러나
나는 곧 충격적인 말을 듣고야 말았다.
"선생님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댔지 안 때린 다고는 한 적 없다."
"……."
뭐냐?
지금 이 선생, 나보고 뭐라는 거냐? 너무 어이가 없어서 도대체 무슨 말을 꺼내야 할 지 모르겠다.
"자. 대거라. 선생님은 너를 사랑해서 때리는 거란다. 절대 너에게 무슨 악의 같은게 있는 것은 아니니 오해하지 말기를 바란다."
"……."
지랄 쌈싸먹는 소리하고 있네. 악의가 충만하다 못해 넘쳐 흐르는 것 같다.
결국 난 그 수업 시간에 신나게……쳐 맞았다.
"아으……아파라."
"괜찮냐?"
"넌 이게 괜찮은 걸로 보이냐?"
난 엉덩이를 두 손으로 문지르며 준수 녀석에게 말하였다.
"다 네놈의 운명인거다, 새꺄."
놀고있네. 이게 내 운명이면 앞으로의 내 인생은 어쩌라는거냐?
이렇게 투덜대며 복도를 걷고있을 때 내 시선을 끄는 무언가가 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아!"
내쪽으로 다가오는 것은 다름아닌 한 여자아이였다. 명찰 색을 보니 나와 같은 학년이었다. 그녀는 갈색의 긴 세미롱 헤어를 하고
있었으며 이목구비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그리고 피부 관리는 어떻게 했는지 잡티도 없어 보였다. 미모는……. 말 안하겠다.
그녀가 지나가자 준수는 곧장 입을 놀려대기 시작했다.
"캬 역시 우리학교 간판, 이정민이다. 어떻게 저리 생길 수 있다냐?"
"그렇긴 그렇다. 그런데 저런 애들은 도대체 어떤 놈들이랑 사귈까?"
"적어도 우리같은 놈들은 아니겠지."
"……."
말이 되긴 하네. 되긴 하는데 왜이렇게 암울한거지?
"그냥 못 올라갈 나무이니까 쳐다보기라도 하자."
"니나 실컷 보세요."
이렇게 말하긴 했는데 걔 얼굴이 자꾸만 머릿속을 멤돈다. 아아~ 이러면 안되는데.
학교 정규수업을 마친 나는 곧장 집으로 달려갔다. 그 이유는 바로 TWR. 우리들 사이에선 '윈드' 라고 불리우는 가상현실 게임을
하기 위해서이다.
"다녀왔습니다."
……라는 말과 동시에 난 가방을 집어 던지고 캡슐 속으로 들어갔다.
파아아아앗-!
로그인을 하고 나니 나는 평양성 주막에 있었다.
현재 내 레벨은 40. 일주일동안 지랄 발광을 떠 가면서 몬스터들을 학살한 결과물이다. 새로운 마법들도 많이 배웠으며 이제 왠만
한 녀석들은 대부분 원킬(One Kill)이다. 워낙 내 마법이 강력하다 보니 그렇다. 그리고 무기도 초 간지 마법 검으로 바꿨으며 갑옷
도 번쩍 거리는 갑옷으로 갈아 입었다. 그렇다. 나는 단 일주일 만에 마전사 랭킹 10위 안에 든 것이다!
……라는건 물론 뻥이다. 설마 저 말을 믿는 사람은 없겠지? 일주일만에 40? 개소리다. 40은 얼어죽을. 현재 내 진짜 레벨은 22이
다. 일주일동안 삽질해가면서 쥐들을 학살하고 별에별 쌩쇼를 떨어봤지만 고작 5밖에 올리지 못했다. 정말 마전사라는 직업이 얼
마나 극악의 직업인지 뼈저리게 느끼는 일주일이었다. 다른 직업들은 내 레벨이면 일주일만에 적어도 10업 정도는 한다더라. 뭐,
이게 내 팔자이니 그려려니 하고 살아야 겠다.
"사냥하기 전에 실체화 수련이나 해야겠군."
일주일 동안 사냥만 한 것은 아니다. 해두영감이 말한 '실체화' 라는 것도 적당히 수련했다. 그런데 불꽃은 단 한번도 본 적이 없다.
머릿속으로 불꽃을 상상하는건 어느정도 가능하겠는데 마력을 손쪽으로 이동시키며 동시에 생각하는 것은 여간 쉬운일이 아니었
다. 때문에 매번 실패하곤 했는데 오늘은 이상하게 성공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난 조용한 숲으로 들어가 바위 하나를 찾은 다음 그 위에 걸터 앉았다. 그리고 눈을 감은 뒤 불꽃 모양을 생각하기 시작하였다. 그
리고 천천히 내 몸 안의 마력을 손쪽으로 이동을 시키려고 하였다. 하지만 그 순간 불꽃 이미지가 사라져 버렸다.
"후우~ 더럽게 힘드네."
30분동안 수련을 한 결과 이번에도 삽질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나는 수련을 접고 사냥을 하기 위해 쥐굴로 향하였다. 하지
만 내 목적은 쥐들을 잡는 것이 아니다. 쥐들은 이제 경험치도 더럽게 조금 준다. 그래서 난 사냥터를 옮기기로 결정하였다. 그리하
여 내가 가는 곳은 바로 뱀굴이다. 그런데 왜 쥐굴로 가냐고? 그야 쥐굴 맨 끝에 있는 워프게이트를 타야 뱀굴로 갈 수 있기 때문이
다. 난 엿같은 쥐구멍을 통과하여 쥐굴로 들어온 다음 가장 마지막 굴까지 뛰어갔다. 수많은 쥐들이 내 눈앞을 오고갔지만 쥐들은
이미 내 머릿속에서 아웃 오브 안중(Out of 眼中) 이다. 5분 정도 가자 쥐굴 끝쪽에 있는 워프게이트가 보였다. 그곳에 발을 올려놓
자 배경이 어두운 동굴에서 밝은 초원으로 바뀌었다.
"으음……. 두번째로 와보지만 배경이 바뀌는건 상당히 신선하군."
주위를 둘러보니 뱀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런데 이놈들은 평범한 뱀들이 아니다. 더럽게 커다란 뱀들이다. 뭐 쥐들의
크기를 봐서 그런지 뱀들의 크기를 보고는 그렇게 놀라지는 않았다.
"그럼 사냥을 시작해 볼까?"
난 지혜의 검을 꺼내든 뒤 주위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나에게 등을 보인 채 유유히 기어가는 뱀 한마리를 발견하였다.
"후후후~ 찾았다!"
난 지혜의 검으로 뱀의 목 부위를 강하게 박아넣었다.
푸욱-!
-치이이익!
그런 뒤 나는 한쪽 발로 뱀의 꼬리 부분을 밟아 뱀을 못움직이게 한 다음 지혜의 검을 비틀면서 뱀의 목을 썰었다.
"……."
너무 쉽다. 어떻게 쥐보다 경험치는 배로 주면서 잡기는 이렇게 쉬운거냐? 이건 사기야 그렇다면 내가 지금까지 쥐굴에서 한 짓은
모두 삽질이었단 말인가!
이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던 때 무언가가 내 발목을 강하게 조여오기 시작하였다. 난 시선을 아래로 향하였다. 그러자 내 발엔 커다
란 뱀 한마리가 내 발을 휘어감은 채 입을 벌리고 있었다.
"제, 젠장!"
난 지혜의 검으로 뱀을 떨어트리려고 하였다. 하지만 이 뱀은 커다란 입으로 내 허벅지를 강하게 물었다.
"크으윽!"
상당한 고통이 밀려온다. 하지만 그런 고통을 느끼고 있을 때가 아니다. 난 지혜의 검을 뱀의 머리를 향해 그대로 내리찍었고 그로
인해 뱀의 이빨이 내 허벅지에서 빠져나왔다. 즉사한 뱀을 떨어트린 난 체력 게이지를 바라보았다.
"……."
뭐야, 이거? 왜 내 체력이 이것밖에 안 남은건데?
체력을 보니 벌써 체력이 2분의 1 가량 증발한 상태였다. 내 예상에는 뱀이 문 상태에선 체력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것 같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뱀들의 경험치가 쥐보다 높은 이유를 알겠다. 그것은 바로 뱀들의 공격력에 있었다. 그리고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뱀들은 적들을 보면 선공을 하기 때문이다. 분명 나를 보지 못한 뱀들을 잡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나를 적으
로 인식한 뱀을 잡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칼로 찌를라 치면 자신의 몸을 튕겨 내쪽으로 날아와 무방비 상태인 부위를 입으
로 문다. 그러면 체력이 급격하게 줄어든다. 이렇기 때문에 뱀굴의 경험치가 쥐굴보다 높은 것이다.
……라는게 내 결론이다. 뭐, 경험치를 이렇게 정해놓은것은 윈드 운영자들 마음이지. 내가 어떻게 그 인간들의 생각을 알겠는가?
어쨌거나 난 줄어든 체력을 회복하기 위해 영양제를 마셨다. 푼돈을 모아서 영양제를 사둔게 행운이었다. 안그랬으면 벌써 죽었을
지도 모른다.
어느정도 체력을 회복한 나는 다시 사냥을 재개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제 23까지 얼마 남지 않았으니 분발해야겠군."
23까지 대략 15퍼센트 정도의 경험치가 남았다. 물론 이 경험치 채우는데 걸리는 시간은 만만치 않다. 그냥 위에서 한 말은 자기위
로 정도일 뿐이다. 생각해 봐라. 타 직업들과 남은 경험치의 비율이 똑같다 해도 내 15퍼센트는 다른 직업들의 30퍼센트와 똑같다.
그러니 자기위로정도는 해 줘야 정신적으로 타격을 받지 않는다.
이렇게 뱀을 잡은지도 벌써 2시간이 넘었다. 드디어 남은 경험치는 대략 0.5퍼센트! 경이로운 숫자다!
촤아아악-!
[레벨이 올랐습니다.]
빛무리가 내 몸을 감싸며 떨어졌던 체력과 마력을 회복시켜 주었다. 받은 스킬 포인트는 지력에 투자하기로 했다.
"드디어 23이다!"
감격이다. 정말 레벨업 할 때 마다 감격의 눈물을 흘리……지는 않고 흘릴 것만 같다. 그만큼 기쁘다는 소리다. 남자새끼가 레벨업
했다고 질질 짜는건 좀 보기 그렇지 않은가? 하지만 나같은 상황에 처한 남자들은 한번쯤은 울어도 좋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가 어디지?"
너무 깊숙히 들어온 것 같다. 주위에는 하얀 백사도 보였고 누런 뱀도 보였다. 그리고 저 멀리 이상한 초가집 하나가 보였다.
"……."
초가집?
왜 뱀굴에 초가집이 있데?
난 너무나도 궁금해서 초가집 앞으로 다가갔다. 초가집 입구에선 빛이 솟아나고 있었다.
"워프게이트?"
나도 모르게 오른쪽 발을 워프 게이트에 올려놓았다. 그러자 내 눈앞에 펼쳐지던 배경이 한순간에 바뀌었다.
<작가말>
얼마 안있으면 제가 쓴 비축분을 다 올리기게 되는군요..
조만간 동시연재를 하겠스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