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시안 . Prologue
- 도실이
- 484
- 2
이 세계는 '정보화 사회'라고 불릴 만큼, 많은 부분이 정보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
그런데, 이 정보란 것은 미묘한 것이라
많은 양의 정보로도 아무 것도 못 하는 경우도 있고, 단 하나의 정보로도 막대한 이득을 얻는 경우도 있다.
또한 사람에 따라 정보의 사용능력은 대단히 달라서,
세계를 움직일 정보를 가지고도 아무것도 못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단순한 정보 몇 개를 가지고도 기업을 좌지우지하는 사람도 있다.
만약, 이 세계를 구성하는 모든 데이터를 한 사람이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훗
안돼
너는 그만둬
누구지? 안돼
구해야 하는데
그사람만은 어라?
"■■■-!!"
-콰아아앙
- 돌연 눈을 떴다. 온몸에 땀이 흥건하다.
"...꿈인가..."
이상한 꿈이다.
붉은 머리의 남자가 누군가에게 살해당하려고 했다.
몸에 남은 온 힘을 짜내, 어떤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다.
누굴 불렀지? 이름은 뭐였지? 왜?
... 하나도 모르겠다. 신경 끄고 학...
"으앜!"
벌써 7시 40분이다. 10분 안에 모든 준비를 해서 학교에 도착해야 한다.
서둘러 준비하면 어떻게든 될 것 같다...
"김천재! 문 연다?"
-덜컥
돌연 문이 열리고, 겨울의 차가운 공기가 정체되어 있던 방 안의 공기를 순환시킨다.
"야 추워! 빨리 문 닫아! 아오 존나 춥네"
"아오 병시나 너 또 밤늦게까지 야동 봤지. 밤꽃향이 코에 들러붙네 아주"
"나 준비 해야 하니까 너 먼저 가서 대기해."
"더러운 기운이 만연하다 임마. 어서 씻기나 하시죠."
사람을 있는 대로 깨워 놓고, 동진이는 나가 버렸다.
시간은 10분 남았다. 샤워하기엔 빠듯한 시간이다...만
이런 상태로 학교에 갈 수는 없으니 어서 샤워하자. 시간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아...
옷을 벗고, 순간온수기를 튼다.
"으앜 차가워!"
아 고장났나.. 존나 춥네. 그래도 샤워는 하자...
- 덜컥
남은 시간은 4분. 아침은 1교시 마치고 와서 대충 만들어 먹어야지.
내가 사는 이 아파트는, 학교 교문과 뛰어서 13초 거리이다.
난 3층에 사니까, 내려가는 시간까지 계산하면 약 30초.
아주 느긋하게 걸어가도 되는 거리이다.
아파트 문 앞에 동진이가 앉아서 폰을 만지작대고 있다.
"신님 오셨다, 예를 갖춰 임마."
"헛소리 하네 또. 가자"
아파트 문을 나오자마자, 차가운 바람이 제법 세게 분다.
하늘은 흐리다. 하지만 비가 올 법하진 않다.
교문 주변에는 성에가 낀 차창들이 늘어서 있다.
"너 숙제 했냐?"
"숙제 같은거 없는데요."
"있다니까."
"헛소리는 그만두고 가죠 님. 늦겠음"
"네."
동진이는 두 달 전쯤에 옆호실에 이사 온 같은 반 친구이다.
어쩌다 보니 성격이 맞아서, 만난 지 두 달만에 이런 스스럼없고 관대한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근데 너 왜 아까 몸이 땀투성이였냐?"
"무슨 꿈 꾼 거 같은데... 모르겠네. 아오 그것보다 순간온수기 고장나서
샤워하는데 대낭패 봤다. 근데 웬지 밖이 더 춥네"
"평소에 착하게 살아야지"
교문을 통과해 교실에 다다른다.
별로 말 없이 자리에 앉아 엎드린다.
나와 동진이는 자리가 꽤 멀다... 잠이나 자자..
- 콰앙
갑자기 거대한 땅이 울리는 소리가 났다.
건물이 흔들린다. 아주 심하게.
"꺄아아아악!"
... 덧붙여서 엄청난 소음도 난다.
"지진 났나?!"
"몰라! 책상밑에 숨어라!"
잠이 확 깬다.
학교 건물이 흔들린다.
"뭐야!"
"밖에 밖에!"
저 멀리에 엄청나게 거대한... 뭐지?
거대한 돌의 구조물이다. 학교 높이의 다섯 배는 족히 될 것 같다.
네 방향에서 안쪽으로 솟아 있는 네 개의 돌기둥에 쇠사슬이 묶여 있고,
그 중심에는 푸른색의 뾰족한 돌이 쇠사슬에 묶여 있다...
그런데 쇠사슬이 느슨한 걸로 봐서는 돌은 공중에 떠 있는 것 같고,
중심엔 뭔가 시꺼먼 구멍 같은 게...
"야 뭐 여러개 날라온다!"
무언가 날아오고 있다....
"야 도망쳐! 저거 엄청 크다! 빨리!"
한 개가 아니다. 엄청나게 많다.
날개를 보면 용 같다. 그런 게 잔뜩 날아오고 있다.
-딩동댕동
"안내 방송 드립니다. 학생들은 동요하지 말고 침착하게..."
"씨박 지금 그딴소리 하지마! 뒤진다고!"
동진이가 학교 전체에 들릴 만큼 크게 소리질렀다.
"지금 그딴 소리 할 때가 아냐! 빨리 도망 도망!"
죽을지도 모른다.
죽을지도 모른다.
안돼. 엄마 만난지 두달 됐는데. 안돼. 이렇게 총각딱지 붙이고 죽을 순 없어.
이건 현실인가? 도와줘. 누가 좀 도와줘.
복도는 복잡하다. 너도나도 공포를 느끼과 달린다.
아비규환.
계단은 이미 사람들로 가득하다.
-콰앙
위에서 거대한 폭발음이 들렸다.
건물이 진동한다. 다른 사람의 숨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살아야 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야 한다.
"악."
외마디 비명이 들렸다.
그렇지만 그런 건 알 바가 아니다. 살아야 한다.
"천재... 살려... 줘..."
동진이다.
아직 구할 수 있다.
아직 그렇게 위급하진 않다. 괜찮을 거야.
동진이를 구하자. 친구니까.
인파를 뚫고 가서 일으켜 세워야...
-꽈르릉
동진이가 넘어진 쪽 벽이 무너진다.
무너진 벽 너머로 초록색 피부의 금색 눈을 가진 용의 머리가 숨을 헐떡이고 있다.
그 뒤에는 사람들이 달려가는 모습이 보인다.
용의 이빨에는 붉은 액체와, 고기 같은 것이 묻어 있다.
사람들은 곧바로 위로 달린다.
몇몇은 그저 가만히 서 있다.
안돼.
친구를 죽일 순 없어.
죽지 마. 죽지 마. 죽지 마. 죽지 마.
나도 모르게 달린다. 친구를 데리러.
"살려... 줘... 다리가..."
동진이의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구하자. 아직 둘 다 살 수 있어.
계단 위에서 점프한다-
-하지만 땅에 발이 닿지 않는다.
뭔가가 몸을 잡고 있다. 안 돼. 놔 줘.
"-"
동진이는 울며 나를 바라보고 있다.
죽음의 공포와, 내가 떠 있는 것의 놀라움이 한번에 나타난 것이리라.
"씨박... 놔... 좆같은...."
구해야 한다. 움직이라고. 움직여. 움직여!
"크아아아아아아아!"
거대한 용의 포효.
고막이 저릿저릿하다. 한순간 눈앞이 흔들했다.
용이 다시 날개로 계단을 강타한다.
밀린 돌덩이가... 동진이를 짓이겼다.
두개골이 깨지는 소리가 났다.
...돌덩이 밖으로 고기가 조금 튀어나와 있다....
바닥엔튼 피가 흐른다....
"아.. 아.. 아.."
씨박. 씨박. 씨박. 씨박. 뭐냐고. 이게 뭐냐고!
하루아침에 나의 세상이 끝났다. 뭐냐고. 도대체 뭐냐고. 왜 내가.
그 순간.
"에린을..."
귀에서 누군가의 말소리가 들린다.
나를 잡고 있던 힘이 나를 어디론가 끌고 간다.
주변이 어두워진다.
"씨... 박..."
정신이 흐려져간다...
- 언제 쌀지 모릅니다.
그런데, 이 정보란 것은 미묘한 것이라
많은 양의 정보로도 아무 것도 못 하는 경우도 있고, 단 하나의 정보로도 막대한 이득을 얻는 경우도 있다.
또한 사람에 따라 정보의 사용능력은 대단히 달라서,
세계를 움직일 정보를 가지고도 아무것도 못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단순한 정보 몇 개를 가지고도 기업을 좌지우지하는 사람도 있다.
만약, 이 세계를 구성하는 모든 데이터를 한 사람이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훗
안돼
너는 그만둬
누구지? 안돼
구해야 하는데
그사람만은 어라?
"■■■-!!"
-콰아아앙
- 돌연 눈을 떴다. 온몸에 땀이 흥건하다.
"...꿈인가..."
이상한 꿈이다.
붉은 머리의 남자가 누군가에게 살해당하려고 했다.
몸에 남은 온 힘을 짜내, 어떤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다.
누굴 불렀지? 이름은 뭐였지? 왜?
... 하나도 모르겠다. 신경 끄고 학...
"으앜!"
벌써 7시 40분이다. 10분 안에 모든 준비를 해서 학교에 도착해야 한다.
서둘러 준비하면 어떻게든 될 것 같다...
"김천재! 문 연다?"
-덜컥
돌연 문이 열리고, 겨울의 차가운 공기가 정체되어 있던 방 안의 공기를 순환시킨다.
"야 추워! 빨리 문 닫아! 아오 존나 춥네"
"아오 병시나 너 또 밤늦게까지 야동 봤지. 밤꽃향이 코에 들러붙네 아주"
"나 준비 해야 하니까 너 먼저 가서 대기해."
"더러운 기운이 만연하다 임마. 어서 씻기나 하시죠."
사람을 있는 대로 깨워 놓고, 동진이는 나가 버렸다.
시간은 10분 남았다. 샤워하기엔 빠듯한 시간이다...만
이런 상태로 학교에 갈 수는 없으니 어서 샤워하자. 시간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아...
옷을 벗고, 순간온수기를 튼다.
"으앜 차가워!"
아 고장났나.. 존나 춥네. 그래도 샤워는 하자...
- 덜컥
남은 시간은 4분. 아침은 1교시 마치고 와서 대충 만들어 먹어야지.
내가 사는 이 아파트는, 학교 교문과 뛰어서 13초 거리이다.
난 3층에 사니까, 내려가는 시간까지 계산하면 약 30초.
아주 느긋하게 걸어가도 되는 거리이다.
아파트 문 앞에 동진이가 앉아서 폰을 만지작대고 있다.
"신님 오셨다, 예를 갖춰 임마."
"헛소리 하네 또. 가자"
아파트 문을 나오자마자, 차가운 바람이 제법 세게 분다.
하늘은 흐리다. 하지만 비가 올 법하진 않다.
교문 주변에는 성에가 낀 차창들이 늘어서 있다.
"너 숙제 했냐?"
"숙제 같은거 없는데요."
"있다니까."
"헛소리는 그만두고 가죠 님. 늦겠음"
"네."
동진이는 두 달 전쯤에 옆호실에 이사 온 같은 반 친구이다.
어쩌다 보니 성격이 맞아서, 만난 지 두 달만에 이런 스스럼없고 관대한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근데 너 왜 아까 몸이 땀투성이였냐?"
"무슨 꿈 꾼 거 같은데... 모르겠네. 아오 그것보다 순간온수기 고장나서
샤워하는데 대낭패 봤다. 근데 웬지 밖이 더 춥네"
"평소에 착하게 살아야지"
교문을 통과해 교실에 다다른다.
별로 말 없이 자리에 앉아 엎드린다.
나와 동진이는 자리가 꽤 멀다... 잠이나 자자..
- 콰앙
갑자기 거대한 땅이 울리는 소리가 났다.
건물이 흔들린다. 아주 심하게.
"꺄아아아악!"
... 덧붙여서 엄청난 소음도 난다.
"지진 났나?!"
"몰라! 책상밑에 숨어라!"
잠이 확 깬다.
학교 건물이 흔들린다.
"뭐야!"
"밖에 밖에!"
저 멀리에 엄청나게 거대한... 뭐지?
거대한 돌의 구조물이다. 학교 높이의 다섯 배는 족히 될 것 같다.
네 방향에서 안쪽으로 솟아 있는 네 개의 돌기둥에 쇠사슬이 묶여 있고,
그 중심에는 푸른색의 뾰족한 돌이 쇠사슬에 묶여 있다...
그런데 쇠사슬이 느슨한 걸로 봐서는 돌은 공중에 떠 있는 것 같고,
중심엔 뭔가 시꺼먼 구멍 같은 게...
"야 뭐 여러개 날라온다!"
무언가 날아오고 있다....
"야 도망쳐! 저거 엄청 크다! 빨리!"
한 개가 아니다. 엄청나게 많다.
날개를 보면 용 같다. 그런 게 잔뜩 날아오고 있다.
-딩동댕동
"안내 방송 드립니다. 학생들은 동요하지 말고 침착하게..."
"씨박 지금 그딴소리 하지마! 뒤진다고!"
동진이가 학교 전체에 들릴 만큼 크게 소리질렀다.
"지금 그딴 소리 할 때가 아냐! 빨리 도망 도망!"
죽을지도 모른다.
죽을지도 모른다.
안돼. 엄마 만난지 두달 됐는데. 안돼. 이렇게 총각딱지 붙이고 죽을 순 없어.
이건 현실인가? 도와줘. 누가 좀 도와줘.
복도는 복잡하다. 너도나도 공포를 느끼과 달린다.
아비규환.
계단은 이미 사람들로 가득하다.
-콰앙
위에서 거대한 폭발음이 들렸다.
건물이 진동한다. 다른 사람의 숨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살아야 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야 한다.
"악."
외마디 비명이 들렸다.
그렇지만 그런 건 알 바가 아니다. 살아야 한다.
"천재... 살려... 줘..."
동진이다.
아직 구할 수 있다.
아직 그렇게 위급하진 않다. 괜찮을 거야.
동진이를 구하자. 친구니까.
인파를 뚫고 가서 일으켜 세워야...
-꽈르릉
동진이가 넘어진 쪽 벽이 무너진다.
무너진 벽 너머로 초록색 피부의 금색 눈을 가진 용의 머리가 숨을 헐떡이고 있다.
그 뒤에는 사람들이 달려가는 모습이 보인다.
용의 이빨에는 붉은 액체와, 고기 같은 것이 묻어 있다.
사람들은 곧바로 위로 달린다.
몇몇은 그저 가만히 서 있다.
안돼.
친구를 죽일 순 없어.
죽지 마. 죽지 마. 죽지 마. 죽지 마.
나도 모르게 달린다. 친구를 데리러.
"살려... 줘... 다리가..."
동진이의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구하자. 아직 둘 다 살 수 있어.
계단 위에서 점프한다-
-하지만 땅에 발이 닿지 않는다.
뭔가가 몸을 잡고 있다. 안 돼. 놔 줘.
"-"
동진이는 울며 나를 바라보고 있다.
죽음의 공포와, 내가 떠 있는 것의 놀라움이 한번에 나타난 것이리라.
"씨박... 놔... 좆같은...."
구해야 한다. 움직이라고. 움직여. 움직여!
"크아아아아아아아!"
거대한 용의 포효.
고막이 저릿저릿하다. 한순간 눈앞이 흔들했다.
용이 다시 날개로 계단을 강타한다.
밀린 돌덩이가... 동진이를 짓이겼다.
두개골이 깨지는 소리가 났다.
...돌덩이 밖으로 고기가 조금 튀어나와 있다....
바닥엔튼 피가 흐른다....
"아.. 아.. 아.."
씨박. 씨박. 씨박. 씨박. 뭐냐고. 이게 뭐냐고!
하루아침에 나의 세상이 끝났다. 뭐냐고. 도대체 뭐냐고. 왜 내가.
그 순간.
"에린을..."
귀에서 누군가의 말소리가 들린다.
나를 잡고 있던 힘이 나를 어디론가 끌고 간다.
주변이 어두워진다.
"씨... 박..."
정신이 흐려져간다...
- 언제 쌀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