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 SS - Part4 수련 시작 #1
- 와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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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TW Second Season
Part4
수련 시작 #1
"자호굴은 어디에 있는거야?"
"아, 자호굴은 각 성의 동문에서 아래로 내려가다 보면 있어요. 워낙 거대한 굴이라 그 내부 또한 엄청 넓다던데……."
리발은 이것 저것 아는게 많은지 내가 질문을 하면 그에 적합한 대답을 해 주었다. 이런 녀석들이 옆에 있으면 편하단 말이야.
"그런데 정말로 저희랑 해어지고 나서 뭐 하셨어요, 형?"
"응? 아, 뭐 이것저것 하느라……."
가뜩이나 레벨도 구라쳤는데 수련 하는 것까지 숨기려니 엄청 미안하네.
"그건 그렇고, 형은 무기라던가 옷같은거 교체 안하세요? 형 정도 레벨이면 무기는 아니더라도 방어구 정도는 교체할 때가 지난 것 같은
데……."
"그, 그런가?"
확실히 신발은 아직도 캐릭터를 새로 생성하였을 때 받은 신발이고 장갑은 있지도 않다. 지난번에 갑옷은 바꿨는데 그 외의 것들을 바
꾸지 않은게 흠인가 보다. 뭐 돈이 있어야 바꾸던지 하지.
"솔직히 돈을 목적으로 윈드를 즐기는 사람들은 형처럼 돈도 안쓰고 모으기만 한다던데. 피스형은 어느 쪽이세요?"
"나? 난 돈을 벌려고 윈드를 한 계기는 없어. 그냥 재미있늘 것 같아서 시작한거야."
"그렇군요."
"아참. 회복약 같은 것들은 준비 하셨나요? 저희 파티에는 도사가 없어서 꼭 준비해야해요."
"그런거 준비 안했는데……."
"……."
왜이렇게 미안한 일들이 생기는거냐.
"걱정마. 내가 조금 줄게."
켈라는 나에게 체력 회복약을 다섯 병 주었다. 손바닥 크기보다 작은 유리병 안에 붉은색의 액체가 들어있는데 이걸 마시면 체력이 회
복 된다고 한다.
"고, 고마워."
"신경 쓰지마. 난 아직 더 있으니까."
아아~ 어찌 이리도 착한 마음씨를 가졌을까. 혹시 켈라는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
흠……. 이건 좀 아니군. 켈라는 날개가 없으니까.
아무튼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를 하며 걷는 사이에 벌써 자호굴 입구에 도착하였다. 자호굴 입구는 지상에서 계단을 걸어 올라와야 하는
데 계단 수가 무려 200개나 된다. 호랑이 잡기전에 체력 고갈로 죽을 것 같다.
"그럼 어디 들어가볼까요?"
모든 파티원들이 워프게이트를 타고 자호굴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 난 잠깐 멈칫하였다. 그 사이 수많은 생각들이
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설마 들어가자마자 죽지는 않겠지?'
'설마 내 정체(?') 가 들통나는건 아니겠지?'
'설마 내가 호구인증을 하는건 아니겠지?'
'설마 내가 켈라 앞에서 개쪽을 당하는건 아니겠지?'
…….
세번째와 네번째는 이상하게 일어날 것만 같은 기분이다. 아무튼 각오를 다진 나는 워프게이트에 당당히 발을 올려놓았다.
파아아앗!
잠깐 사이에 내 앞에 보이는 장소가 확 바뀌었다. 우선 분위기부터가 바깥쪽과는 전혀 달랐다. 긴장감만이 맴도는 공간이었으며 벽에
걸려있는 횃불은 이 동굴 전체를 비추지 않고 부분 부분만 은은하게 비추고 있었다. 때문에 시야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아 불편함이 없
지않아 있었다.
"생각보다 넓네."
"당연하죠. 호랑이들이 사는 곳인데."
말이 자호굴이지 안은 엄청나게 넓은 공터였다. 물론 장애물도 존재는 하였지만. 그런데 제일 이해가 안되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왜 이 안에 나무가 있는거야?"
그렇다. 동굴(말만 동굴이지 완전 공터이다) 안에 나무가 어떻게 자랄 수 있는거지? 누가 심어놓고 간건가?
"그런거 일일히 따지다 보면 넌 윈드 못한다."
헉! 저 말없는 노아형이 입을 열었다.
"아무튼 지금부터 바짝 긴장하세요. 언제 어디서 자호나 구자호가 튀어나올지 모르니까."
"구자호? 걘 또 뭐니?"
"자호보다 좀 더 강하고 높은 체력을 갖고 있어요. 무엇보다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털 색이 보라색이라는거죠."
"그럼 일반 자호는?"
"보통 푸른색의 털 색을 갖고 있어요."
"음, 그렇군."
우린 조용한 걸음으로 계속해서 앞으로 걸어갔다. 얼마 걷지 않아 우린 각자 무기를 꺼내들게 되었다.
-크르르!
바로 자호가 우리들 앞에 모습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저게 자호?"
"네. 우선은 그렇네요."
"……."
난 믿을 수 없었다. 그냥 평범한 호랑이의 털 색이 파란 색인 줄로만 생각했는데 이번에도 윈드는 내 상식을 개박살냈다. 우선 크기다.
지금 내 앞에 있는 자호의 크기는 일반 호랑이의 2.5배 정도 된다. 게다가 발톱의 길이가 장난이 아니게 길다. 어림잡아 20cm는 되어
보인다. 저런 놈을 진짜 잡을 수 있다는 건가?
"……."
그런데 따지고 보면 아나콘다도 내 상상과는 차원이 달랐다. 아나콘다의 크기가 그정도로 차이가 났는데 자호의 크기가 이정도면 또 이
야기가 달라진다.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
난 어디서 자신감이 흘러나왔는지 나도 모르게 그런 말을 중얼거렸다.
"그럼 다행이네요."
이 말을 또 어떻게 주워들었는지 리발은 내 중얼거림에 답하였다. 참 귀가 밝단말이야 저자식.
-크르르…….
자호는 우리를 인식하곤 공격자세를 취하였다.
-크허엉!
엄청난 표호를 하며 입을 쩌억 벌린 자호는 그야말로 한마리의 맹수였다. 그러고 보니 맹수 맞네. 어쨌든 그로 인해 들어난 이빨들은 엄
청나게 뾰족했다.
"……."
방금 한 말 취소다. 저런걸 무슨 수로 잡냐? 한번만 물려도 뼈가 으스러 질 것만 같다.
"다들 조심하세요. 우선 제가 놈의 주위를 끌테니 노아형과 피스형은 놈의 측면을 맡아주세요."
"알겠어."
리발은 미리 생각해 두었던 작전을 우리에게 말한 뒤 자호를 향해 달려갔다. 리발은 파우치에서 표창 두개를 꺼내어 자호를 향해 던졌
다.
툭! 툭!
표창은 자호의 두꺼운 가죽을 뚫지 못하고 그대로 바닥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자호의 시선을 끌기엔 충분한 공격이었다.
"이쪽이다!"
리발은 크게 소리치며 자호를 도발했다.
"지금이다!"
노아형은 검을 치켜들고 자호의 좌측 방향으로 뛰어갔다. 나 역시 리발이 말한 대로 자호의 우측 방향을 향해 달려갔다.
"죽어라!"
난 자호의 옆구리를 뚫기 위해 지혜의 검을 수평으로 들고 빠르게 달려갔다.
퍽-!
"어?"
그런데 그 순간 내 발에 무언가가 걸리는 느낌이 들더니 내 몸의 중심이 앞으로 쏠리기 시작하였다. 그러면서 내 몸은 허공을 날고 있었
다. 잠깐 사이에 시선을 내 발쪽으로 돌린 나는 무언가를 발견하였다. 그건 바로…….
'돌부리.'
망했다. 왜 하필 꼭 이런데서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는 거냐?
멋있게 달려가던 나는 단 5초만에 돌부리에 걸려 허공을 날았고 그대로 지면에 슬라이딩을 하고야 말았다.
"크어억!"
"피, 피스형 뭐하는 거에요?"
"푸하하하~! 내가 그럴 줄 알고 미리 구미호를 대기시켜 놓았지."
구미호는 엄청난 속도로 내 옆을 스쳐지나갔고 그대로 자호의 옆구리를 물었다. 또한 노아형 역시 자호의 옆구리에 자신의 검을 꽂아
넣었다.
-크허어어엉-!
자호는 고통스럽다는 듯 엄청난 표호를 하며 몸을 사방으로 흔들어 댔다. 그러자 그 힘에 밀린 구미호는 자호를 놓아준 뒤 거리를 벌렸
고 노아형 역시 검을 뽑은 다음 자호와의 거리를 벌렸다.
그런데 조금 전 켈라의 말을 생각해 보면 참 가슴아프다. 결론은 내가 못미더웠다는 것 아니겠는가? 뭐, 애초에 내가 이 일을 잘 해낼
거라곤 생각도 안했다. 레벨을 그렇게나 뻥튀기 했는데 잘 해낼리가 만무하다.
"피스형, 빨리 일어서서 도와주세요!"
"아, 알겠어."
난 쓰러진 몸을 일으킨 뒤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고 지혜의 검을 다시 들었다. 그런 뒤 다른 사람들과(구미호는 제외) 눈빛을 주고받
은 다음 다 같이 자호를 향해 달려들었다.
"하아아압!"
자호에게 가장 빨리 근접한 사람은 바로 나였다. 때문에 난 조금 전에 당한 쪽팔림을 이 단칼로 날려버리기 위해 지혜의 검을 높이 치켜
들었다.
"죽어라, 이 고양이 새꺄!"
아~ 내가 생각해도 참 멋진 대사다.
슈아아아앙!
검날은 빠른 속도로 자호의 가죽으로 향했다.
터억!
"……?"
이게 무슨 소리?
분명히 자호의 가죽을 베는 소리가 나야 하는데 왜 검날이 터억 이라는 의서어와 함께 튕겨져 나가는 느낌이 드는거지?
난 이건 좀 아니다 싶어서 내 손에 들려있는 지혜의 검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내 시야에는 자호의 가죽을 베지 못하고 그대로 튕겨져 나
가있는 검 한자루가 보였다.
"……."
일순간 내 머릿속엔 내 상황이 세글자로 요약되었다.
뒤졌다.
자호는 등에 무언가가 때리는 느낌이 들었는지 내쪽을 바라보았고 그대로 앞발을 들어올렸다. 설마 저걸로 때리기야…….
퍼억!
"크허어억!"
콰당타다앙!
……하는군.
"제, 젠장……."
체력이 절반 가까이나 떨어져 있었다. 갑옷 제때 바꾼게 다행인 듯 싶었다. 그것 마저 안바꿨다면 난 그대로 자호의 발톱에 온 몸이 갈
기갈기 찢겨져 나갔을 것이다.
"이거 곤란한데?"
리발은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자호의 면상에 단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자호는 몸을 뒤로 빼며 공격을 피하……지는 못하고 이마를
내어주었다.
-크허어엉!
이미 지칠대로 지친 자호는 마지막 표호를 하였다.
"마지막이다!"
그때 노아형은 엄청난 속도로 자호를 향해 달려가 온 힘을 실어 자호에게 몸통 박치기를 하였다. 그러자 그 둘은 동시에 앞으로 고꾸라
졌다. 하지만 이것은 모두 노아형의 계획. 형은 넘어지자 마자 검을 뽑아들어 자호의 목에 그대로 쑤셔 박았다.
-크허어……어……엉
자호는 결국 목에 구멍이 뚫린채 죽는 처참한 신세가 되었다. 자호가 사라지자 그 자리엔 가죽 한장에 놓여있었다. 역시 옛 말에 호랑이
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이 사실인가 보다.
"저기 피스형, 괜찮으세요?"
리발은 넘어져 있는 나를 부축하기 위해 다가왔다. 여기서 부축을 받으며 일어나면 더욱 비참해 질 것만 같았기에 리발이 오기전에 곧
장 일어났다.
"아, 응. 괜찮아."
"피스, 잠깐 네 검좀 보자."
"아, 예. 여기."
노아형은 내 검을 보기를 원했고, 난 아무 말 없이 지혜의 검을 노아형에게 건네주었다.
"……."
한참 지혜의 검을 바라보던 노아형은 이내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보았다.
"……..?"
왜 쳐다본데?
"검에 무슨 문제라도……?"
"아, 아니. 아무런 문제는 없는데……."
"없는데?"
"너 이 검을 쓰는 이유가 뭔지 물어봐도 될까?"
"네? 그건 그냥 선물받아서 지금까지 쓰고있기는 한데……."
"그런데 말이야, 이 검에 마공이 붙어있는거 너도 알지?"
"아, 네."
참고로 마공이란 마법 공격력을 말하는 것이다.
"전사가 마공을 올려주는 검을 들고있는 것 자체가 난 조금 이해가 안간다."
"……."
당연하지. 난 전사가 아니라 마전사인걸.
"뭐 지금은 아니더라도 이번 사냥 끝나고 나면 검하나 새로 사는걸 추천한다."
"……."
그러고 보니 사냥터가 바뀐 만큼 무기도 바꿔줘야 하는데 그 점을 간과한 것 같다.
"이번 사냥 끝나면 한번 장만해 볼게요."
그런데 나 노아형이 이렇게 말 많이 하는거 본적 처음이다. 이게 노아형이 입을 열 만큼 그렇게나 심각한 문제였을 줄이야……. 당연한
것이 사냥하려는 몹에게 상처도 못내는 검인데 들고 있으면 뭐하나? 그저 종이칼에 불과하지. 검을 바꾸는 것에 대해서는 정말 진지하
게 고려해 봐야 할 것 같다
"그럼 계속 해서 사냥 해 볼까?"
<작가말>
드디어!
비축분 모두 올렸습니다.
이제부터 바놀과 서치 동시연재 시작합니다!
Part4
수련 시작 #1
"자호굴은 어디에 있는거야?"
"아, 자호굴은 각 성의 동문에서 아래로 내려가다 보면 있어요. 워낙 거대한 굴이라 그 내부 또한 엄청 넓다던데……."
리발은 이것 저것 아는게 많은지 내가 질문을 하면 그에 적합한 대답을 해 주었다. 이런 녀석들이 옆에 있으면 편하단 말이야.
"그런데 정말로 저희랑 해어지고 나서 뭐 하셨어요, 형?"
"응? 아, 뭐 이것저것 하느라……."
가뜩이나 레벨도 구라쳤는데 수련 하는 것까지 숨기려니 엄청 미안하네.
"그건 그렇고, 형은 무기라던가 옷같은거 교체 안하세요? 형 정도 레벨이면 무기는 아니더라도 방어구 정도는 교체할 때가 지난 것 같은
데……."
"그, 그런가?"
확실히 신발은 아직도 캐릭터를 새로 생성하였을 때 받은 신발이고 장갑은 있지도 않다. 지난번에 갑옷은 바꿨는데 그 외의 것들을 바
꾸지 않은게 흠인가 보다. 뭐 돈이 있어야 바꾸던지 하지.
"솔직히 돈을 목적으로 윈드를 즐기는 사람들은 형처럼 돈도 안쓰고 모으기만 한다던데. 피스형은 어느 쪽이세요?"
"나? 난 돈을 벌려고 윈드를 한 계기는 없어. 그냥 재미있늘 것 같아서 시작한거야."
"그렇군요."
"아참. 회복약 같은 것들은 준비 하셨나요? 저희 파티에는 도사가 없어서 꼭 준비해야해요."
"그런거 준비 안했는데……."
"……."
왜이렇게 미안한 일들이 생기는거냐.
"걱정마. 내가 조금 줄게."
켈라는 나에게 체력 회복약을 다섯 병 주었다. 손바닥 크기보다 작은 유리병 안에 붉은색의 액체가 들어있는데 이걸 마시면 체력이 회
복 된다고 한다.
"고, 고마워."
"신경 쓰지마. 난 아직 더 있으니까."
아아~ 어찌 이리도 착한 마음씨를 가졌을까. 혹시 켈라는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
흠……. 이건 좀 아니군. 켈라는 날개가 없으니까.
아무튼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를 하며 걷는 사이에 벌써 자호굴 입구에 도착하였다. 자호굴 입구는 지상에서 계단을 걸어 올라와야 하는
데 계단 수가 무려 200개나 된다. 호랑이 잡기전에 체력 고갈로 죽을 것 같다.
"그럼 어디 들어가볼까요?"
모든 파티원들이 워프게이트를 타고 자호굴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 난 잠깐 멈칫하였다. 그 사이 수많은 생각들이
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설마 들어가자마자 죽지는 않겠지?'
'설마 내 정체(?') 가 들통나는건 아니겠지?'
'설마 내가 호구인증을 하는건 아니겠지?'
'설마 내가 켈라 앞에서 개쪽을 당하는건 아니겠지?'
…….
세번째와 네번째는 이상하게 일어날 것만 같은 기분이다. 아무튼 각오를 다진 나는 워프게이트에 당당히 발을 올려놓았다.
파아아앗!
잠깐 사이에 내 앞에 보이는 장소가 확 바뀌었다. 우선 분위기부터가 바깥쪽과는 전혀 달랐다. 긴장감만이 맴도는 공간이었으며 벽에
걸려있는 횃불은 이 동굴 전체를 비추지 않고 부분 부분만 은은하게 비추고 있었다. 때문에 시야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아 불편함이 없
지않아 있었다.
"생각보다 넓네."
"당연하죠. 호랑이들이 사는 곳인데."
말이 자호굴이지 안은 엄청나게 넓은 공터였다. 물론 장애물도 존재는 하였지만. 그런데 제일 이해가 안되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왜 이 안에 나무가 있는거야?"
그렇다. 동굴(말만 동굴이지 완전 공터이다) 안에 나무가 어떻게 자랄 수 있는거지? 누가 심어놓고 간건가?
"그런거 일일히 따지다 보면 넌 윈드 못한다."
헉! 저 말없는 노아형이 입을 열었다.
"아무튼 지금부터 바짝 긴장하세요. 언제 어디서 자호나 구자호가 튀어나올지 모르니까."
"구자호? 걘 또 뭐니?"
"자호보다 좀 더 강하고 높은 체력을 갖고 있어요. 무엇보다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털 색이 보라색이라는거죠."
"그럼 일반 자호는?"
"보통 푸른색의 털 색을 갖고 있어요."
"음, 그렇군."
우린 조용한 걸음으로 계속해서 앞으로 걸어갔다. 얼마 걷지 않아 우린 각자 무기를 꺼내들게 되었다.
-크르르!
바로 자호가 우리들 앞에 모습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저게 자호?"
"네. 우선은 그렇네요."
"……."
난 믿을 수 없었다. 그냥 평범한 호랑이의 털 색이 파란 색인 줄로만 생각했는데 이번에도 윈드는 내 상식을 개박살냈다. 우선 크기다.
지금 내 앞에 있는 자호의 크기는 일반 호랑이의 2.5배 정도 된다. 게다가 발톱의 길이가 장난이 아니게 길다. 어림잡아 20cm는 되어
보인다. 저런 놈을 진짜 잡을 수 있다는 건가?
"……."
그런데 따지고 보면 아나콘다도 내 상상과는 차원이 달랐다. 아나콘다의 크기가 그정도로 차이가 났는데 자호의 크기가 이정도면 또 이
야기가 달라진다.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
난 어디서 자신감이 흘러나왔는지 나도 모르게 그런 말을 중얼거렸다.
"그럼 다행이네요."
이 말을 또 어떻게 주워들었는지 리발은 내 중얼거림에 답하였다. 참 귀가 밝단말이야 저자식.
-크르르…….
자호는 우리를 인식하곤 공격자세를 취하였다.
-크허엉!
엄청난 표호를 하며 입을 쩌억 벌린 자호는 그야말로 한마리의 맹수였다. 그러고 보니 맹수 맞네. 어쨌든 그로 인해 들어난 이빨들은 엄
청나게 뾰족했다.
"……."
방금 한 말 취소다. 저런걸 무슨 수로 잡냐? 한번만 물려도 뼈가 으스러 질 것만 같다.
"다들 조심하세요. 우선 제가 놈의 주위를 끌테니 노아형과 피스형은 놈의 측면을 맡아주세요."
"알겠어."
리발은 미리 생각해 두었던 작전을 우리에게 말한 뒤 자호를 향해 달려갔다. 리발은 파우치에서 표창 두개를 꺼내어 자호를 향해 던졌
다.
툭! 툭!
표창은 자호의 두꺼운 가죽을 뚫지 못하고 그대로 바닥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자호의 시선을 끌기엔 충분한 공격이었다.
"이쪽이다!"
리발은 크게 소리치며 자호를 도발했다.
"지금이다!"
노아형은 검을 치켜들고 자호의 좌측 방향으로 뛰어갔다. 나 역시 리발이 말한 대로 자호의 우측 방향을 향해 달려갔다.
"죽어라!"
난 자호의 옆구리를 뚫기 위해 지혜의 검을 수평으로 들고 빠르게 달려갔다.
퍽-!
"어?"
그런데 그 순간 내 발에 무언가가 걸리는 느낌이 들더니 내 몸의 중심이 앞으로 쏠리기 시작하였다. 그러면서 내 몸은 허공을 날고 있었
다. 잠깐 사이에 시선을 내 발쪽으로 돌린 나는 무언가를 발견하였다. 그건 바로…….
'돌부리.'
망했다. 왜 하필 꼭 이런데서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는 거냐?
멋있게 달려가던 나는 단 5초만에 돌부리에 걸려 허공을 날았고 그대로 지면에 슬라이딩을 하고야 말았다.
"크어억!"
"피, 피스형 뭐하는 거에요?"
"푸하하하~! 내가 그럴 줄 알고 미리 구미호를 대기시켜 놓았지."
구미호는 엄청난 속도로 내 옆을 스쳐지나갔고 그대로 자호의 옆구리를 물었다. 또한 노아형 역시 자호의 옆구리에 자신의 검을 꽂아
넣었다.
-크허어어엉-!
자호는 고통스럽다는 듯 엄청난 표호를 하며 몸을 사방으로 흔들어 댔다. 그러자 그 힘에 밀린 구미호는 자호를 놓아준 뒤 거리를 벌렸
고 노아형 역시 검을 뽑은 다음 자호와의 거리를 벌렸다.
그런데 조금 전 켈라의 말을 생각해 보면 참 가슴아프다. 결론은 내가 못미더웠다는 것 아니겠는가? 뭐, 애초에 내가 이 일을 잘 해낼
거라곤 생각도 안했다. 레벨을 그렇게나 뻥튀기 했는데 잘 해낼리가 만무하다.
"피스형, 빨리 일어서서 도와주세요!"
"아, 알겠어."
난 쓰러진 몸을 일으킨 뒤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고 지혜의 검을 다시 들었다. 그런 뒤 다른 사람들과(구미호는 제외) 눈빛을 주고받
은 다음 다 같이 자호를 향해 달려들었다.
"하아아압!"
자호에게 가장 빨리 근접한 사람은 바로 나였다. 때문에 난 조금 전에 당한 쪽팔림을 이 단칼로 날려버리기 위해 지혜의 검을 높이 치켜
들었다.
"죽어라, 이 고양이 새꺄!"
아~ 내가 생각해도 참 멋진 대사다.
슈아아아앙!
검날은 빠른 속도로 자호의 가죽으로 향했다.
터억!
"……?"
이게 무슨 소리?
분명히 자호의 가죽을 베는 소리가 나야 하는데 왜 검날이 터억 이라는 의서어와 함께 튕겨져 나가는 느낌이 드는거지?
난 이건 좀 아니다 싶어서 내 손에 들려있는 지혜의 검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내 시야에는 자호의 가죽을 베지 못하고 그대로 튕겨져 나
가있는 검 한자루가 보였다.
"……."
일순간 내 머릿속엔 내 상황이 세글자로 요약되었다.
뒤졌다.
자호는 등에 무언가가 때리는 느낌이 들었는지 내쪽을 바라보았고 그대로 앞발을 들어올렸다. 설마 저걸로 때리기야…….
퍼억!
"크허어억!"
콰당타다앙!
……하는군.
"제, 젠장……."
체력이 절반 가까이나 떨어져 있었다. 갑옷 제때 바꾼게 다행인 듯 싶었다. 그것 마저 안바꿨다면 난 그대로 자호의 발톱에 온 몸이 갈
기갈기 찢겨져 나갔을 것이다.
"이거 곤란한데?"
리발은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자호의 면상에 단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자호는 몸을 뒤로 빼며 공격을 피하……지는 못하고 이마를
내어주었다.
-크허어엉!
이미 지칠대로 지친 자호는 마지막 표호를 하였다.
"마지막이다!"
그때 노아형은 엄청난 속도로 자호를 향해 달려가 온 힘을 실어 자호에게 몸통 박치기를 하였다. 그러자 그 둘은 동시에 앞으로 고꾸라
졌다. 하지만 이것은 모두 노아형의 계획. 형은 넘어지자 마자 검을 뽑아들어 자호의 목에 그대로 쑤셔 박았다.
-크허어……어……엉
자호는 결국 목에 구멍이 뚫린채 죽는 처참한 신세가 되었다. 자호가 사라지자 그 자리엔 가죽 한장에 놓여있었다. 역시 옛 말에 호랑이
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이 사실인가 보다.
"저기 피스형, 괜찮으세요?"
리발은 넘어져 있는 나를 부축하기 위해 다가왔다. 여기서 부축을 받으며 일어나면 더욱 비참해 질 것만 같았기에 리발이 오기전에 곧
장 일어났다.
"아, 응. 괜찮아."
"피스, 잠깐 네 검좀 보자."
"아, 예. 여기."
노아형은 내 검을 보기를 원했고, 난 아무 말 없이 지혜의 검을 노아형에게 건네주었다.
"……."
한참 지혜의 검을 바라보던 노아형은 이내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보았다.
"……..?"
왜 쳐다본데?
"검에 무슨 문제라도……?"
"아, 아니. 아무런 문제는 없는데……."
"없는데?"
"너 이 검을 쓰는 이유가 뭔지 물어봐도 될까?"
"네? 그건 그냥 선물받아서 지금까지 쓰고있기는 한데……."
"그런데 말이야, 이 검에 마공이 붙어있는거 너도 알지?"
"아, 네."
참고로 마공이란 마법 공격력을 말하는 것이다.
"전사가 마공을 올려주는 검을 들고있는 것 자체가 난 조금 이해가 안간다."
"……."
당연하지. 난 전사가 아니라 마전사인걸.
"뭐 지금은 아니더라도 이번 사냥 끝나고 나면 검하나 새로 사는걸 추천한다."
"……."
그러고 보니 사냥터가 바뀐 만큼 무기도 바꿔줘야 하는데 그 점을 간과한 것 같다.
"이번 사냥 끝나면 한번 장만해 볼게요."
그런데 나 노아형이 이렇게 말 많이 하는거 본적 처음이다. 이게 노아형이 입을 열 만큼 그렇게나 심각한 문제였을 줄이야……. 당연한
것이 사냥하려는 몹에게 상처도 못내는 검인데 들고 있으면 뭐하나? 그저 종이칼에 불과하지. 검을 바꾸는 것에 대해서는 정말 진지하
게 고려해 봐야 할 것 같다
"그럼 계속 해서 사냥 해 볼까?"
<작가말>
드디어!
비축분 모두 올렸습니다.
이제부터 바놀과 서치 동시연재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