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 SS - Part4 수련 시작 #2
- 와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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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 Second Season
Part4
수련 시작 #2
그 이후로도 우리는 순조롭게(?) 사냥을 해 나갔다. 간혹가다가 구자호가 나와서 애를 좀 먹긴 했지만 나의 화려한 컨트롤로 구자호를
잡……지는 못하고 그냥 노아형과 리발, 그리고 켈라가 사냥하는 것만 바라보았다. 솔직히 말해서 난 이 파티에서 그저 애물단지에 불
과했다. 내 레벨에 맞도 않은 사냥터에 온 것부터 해서 나와 동렙인 전사 유저들보다 약한 공격력을 가지고 있는 나는 아무런 도움이 되
지 못했다. 그래서 조금라도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그것도 정도가 있지 이 이상은 무리일 것 같았다. 이렇게 생각을 하니
파티원들에게 정말 미안한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아마 다들 나를 그저 '경험치를 축내는 놈' 정도로만 생각할 것이다. 조만간 이별을 선
택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올 것만 같다.
"하압!"
촤아아악!
-크허어엉!
붉은 가죽을 온 몸에 두르고 있는 호랑이는 어깨 부근에 난 상처로 인하여 몸을 이리저리 흔들기 시작했다.
"제, 젠장. 이정도론 꿈적도 안한다는건가?"
리발은 걱정스런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크허어어엉-!
눈 앞에 있는 거대한 몸집의 붉은 호랑이. 아니, 적호는 굴 전체가 울릴 정도로 커다란 소리로 표호를 했다.
"큭. 역시 던전의 보스답게 노는구만."
그렇다. 현재 우리가 싸우고 있는 상대는 바로 적호. 자호굴의 보스 몬스터라고 보면 된다. 우선 크기는 자호 저리가라이다. 쟨 호랑이
가 아니라 괴물이다. 자호가 일반 호랑이의 2.5배이면 적호는 3배이다. 왜 저렇게 크게 생겼데? 게다가 힘 또한 엄청나다. 왜냐하면…….
슈아아아앙
콰앙-! 콰르르르
"……."
앞발을 휘둘렀다고 벽면이 박살나기 때문이다. 저걸 도대체 어떻게 잡냔 말이다. 뭐 이 자호굴에서 4일이나 뻐긴 결과 상당한 렙업을 하
였다. 역시 자신의 레벨보다 한 단계정도 높은 곳에서 사냥을 하니 경험치는 조금 더 받아서 레벨업이 수월한 것 같다. 그래서 현재 나의
레벨은 30. 그래도 4일이란 시간 치곤 많이 올린 것이다. 물론 마전사의 입장에서 보면…….
어쨋든 중요한건 적호 저놈을 감당하기엔 좀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저희 목적은 적호를 죽이는 것이 아닙니다."
"뭐?"
쟤 뭐래? 무슨 말을 하는거야?
그러자 켈라가 리발의 말을 이어받았다.
"난 저기 있는 적호와 계약을 해야해."
"계약?"
"응. 자호굴에 온 이유도 다 적호와 계약을 하기 위해서야."
"그럼 계약을 하면 되는거지 왜 전투를……."
"이건 일종의 시험이야. 적호를 전투불능 상태로만 만들면 돼."
"그, 그런건가?"
켈라가 그렇게 한다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지. 암, 그렇고 말고.
"리발, 적호의 시선을 끌어라. 적당한 순간이 찾아오면 바로 공격할테니."
"알겠어요, 노아형.'
"음……."
난 뭐라고 멋지게 할 대사가 딱히 없군. 그냥 멀리 떨어져 앉아서 손가락이나 빨면서 구경이나 할까나?
"나도 싸울게."
켈라가 갑자기 손에 지팡이를 꺼내들더니 말했다.
지팡이?
"켈라는 소환사가 아니었나?"
"맞아. 난 보조형 소환사야. 때문에 마법을 사용하여 전투를 할 수도 있어."
"그, 그렇구나."
"하지만 누난 안돼."
적호를 경계하던 리발은 고개를 돌려 우리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왜?"
"왜?"
나와 켈라는 동시에 입을 열었다.
"적호의 속성은 불이에요. 켈라누나 역시 신수가 주작이기에 불이죠. 그래서 저 적호에겐 데미지를 많이 줄 수 없어요."
"그, 그렇구나……."
"그냥 누나는 저희를 믿고 계약 준비에만 신경 써 주세요."
"알겠어."
흠, 그러고 보니 마법을 쓰지 않으지도 상당히 오래됐다……는건 뻥이고 지겨워 죽겠다. 뭐 매일매일 수련을 하러 가서 마법 연습하느라
이미 신수마법 승급시험도 마쳤다. 때문에 뢰진주는 뢰격주로, 화염주는 화열영주로 업그레이드 되었다. 또한 검술 수련도 받았다. 뭐 아
직 4일밖에 배우지 않아서 나아진 것은 아니지만 이 기본 동작들만 잘 익혀도 쓸모있다고는 한다.
"노아형, 지금이에요!"
"알고 있다. 건곤대나이!"
촤아아아아악-!
-크허어어어엉!
노아형의 검은 엄청난 속도와 파괴력으로 적호의 몸을 베었다. 그러자 그 질기고 질기던 적호의 가죽이 찢어지면서 적호의 피가 공중으로
튀었다.
"잔인하군."
"중얼거릴 때가 아니에요, 피스형!"
"아. 알았다구."
뭔 말도 제대로 못하겠군.
나와 리발은 서로의 무기를 뽑아든 채 적호를 향해 달려갔다. 적호와의 거리가 좁혀지자 우리는 자세를 낮춘 뒤 검을 거꾸로 쥐고 적호의
발등에 있는 힘껏 꽂아넣었다.
-크허어엉!
적호는 조금 전보다 더욱 크게 표호하였고 그로 인해 가섬이 심하게 울렸다. 뭐, 어떻게 찌르기에는 괜찮게 쓰이는 지혜의 검을 뽑으니
검날엔 적호의 피가 묻어있었다.
"이제 적호의 움직임은 상당히 둔화됐을거에요. 켈라누나, 이제 한번 계약을 시도해봐."
"아, 알겠어."
켈라는 비장한 각오를 했는지 표정부터 평소와 달랐다. 숨을 한번 크게 들어내쉰 뒤 켈라는 적호 앞으로 서서히 다가갔다.
"내 앞에 있는 거대하며 용맹한 맹수, 적호여. 나는 이제 너와 계약을 하려고 한다. 피의 계약으로 너와의 고리를 만드려고 하는데 이 계
약에 동의하는가?"
-크르르…….
그러자 적호가 서 있는 곳 아래에 커다란 마법진이 그려지며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하였다.
"그대와 나의 계약이 성립되었다. 그대와 난 앞으로 친구이며 필요할 땐 언제나 도와줄 것을 맹세한다."
파아아아앗!
그러자 마법진은 거대한 빛을 뿜어내며 적호의 전신을 휘감기 시작하였고 이내 적호의 모습은 사라져 버렸다.
"하아……하아……."
켈라는 이마에 식은땀을 흘리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잠깐. 거친숨?
"허억!"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숨이 멎을것만 같아!
"괘, 괜찮아?"
난 힘들어 하는 켈라를 잡아주었다. 절대로 켈라를 부축해 준다는 핑계로 켈라와의 신체적 접촉을 꾀하려는 것은 아니……지 않다. 사실
이런 때가 오기만을 손 꼽아 기다려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난 괜찮아. 계약을 할 때 소모되는 마력의 양이 장난 아니거든."
"그, 그래?"
마력을 채워주는 회복제를 마신 켈라는 어느정도 회복이 되었는지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있게 되었다.
"근데 켈라, 나 정말 궁금한게 있는데……."
"뭔데?"
"아까 계약할 때 이상한 주문같은걸 외웠잖아. 그거 네가 다 생각해낸 말이야?"
"아니. 책에 다 나와있는 내용이야."
"……."
그렇군. 어쩐지 급조한것 치곤 너무 잘한다고 생각했다.
"아무튼 이제 자호굴에서 볼일은 다 끝난 것 같네? 목표도 달성했고."
"그럼 슬슬 장비같은걸 재정비한 다음 내일 다시 국내성 동쪽에서 만날까?"
"그러죠. 시간도 시간이고 하니."
"그럼 내일 현실시간으로 여섯 시쯤 만나자."
"알겠어, 누나. 그럼 나 먼저 가볼게. 아참. 피스형, 장비 가는 것 잊지 마세요."
"알겠어."
"그럼 다들 수고하세요."
"그래. 잘가라."
우린 국내성으로 귀환을 한 뒤 로그아웃을 하였다.
철컥!
캡슐 안에서 나온 나는 침대에 누워서 곰곰히 생각했다. 빨리 강해지려면 파티에서 자연스럽게 빠져나와 수련을 해야한다. 물론 그 사람
들과 헤어져서는 안되고. 하지만 자연스럽게 빠져나올 어떤 계기가 도무지 생기지를 않는다. 이렇게 계속 가다가는 내가 파티에서 내쳐
질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아니, 파티에서 잘릴 것이다. 그렇기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강해져야만 한다.
"뭔가 방법이 없을라나……."
…….
없네.
결국 난 밤새 정민이-벌써 이름으로 부르기로 나 혼자 결정함-생각을 하며 잠을 잤다.
"……."
밤새 해두 영감에게 마법 고문을 당하는 꿈을 꿨다. 어떻게 된게 꿈 속에서까지 나와서 나를 괴롭힌다냐? 너무나도 놀라서 화장실에 들어
가 거울을 보니 다크서클이 생긴게 아닌가!
"아들, 피곤해 보인다? 윈드좀 쉬엄쉬엄 해라."
"네."
"그래, 윈드는 할만 하냐?"
"괜찮네요."
"직업은 뭔데?"
"그거 알아서 뭐하게요?"
"아버지로써 아들의 직업을 알아야 하는건 당연한거 아니겠니?"
언제부터 그런게 중요하게 되었데?
"전사에요."
귀찬아서 나도 모르게 전사라고 말했다.
"전사라……. 뭐 열심히 해봐라."
"으음……. 피곤해."
어제 적호를 잡느라 너무 힘을 쏟아부은 것 같다.
"어이, 이기서어어어언~!"
"응?"
등 뒤에서 어떤 멍청한 자식 한놈이 내 이름을 부르며 달려오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뒤로 돌아 반갑게 손을 흔들어 주……지는 않고 앞만
보고 걸어갔다.
"이, 이자식이!"
"아침부터 뭘 그렇게 소리지르고 난리니?"
내 이름을 부르며 멍청하게 뛰어온 놈의 이름은 바로 김준수. 몇일 전 나에게 캡슐을 샀다며 염장을 제대로 지른 녀석이다.
"야야, 너 그거 아냐?"
"그거 아냐고 물어보면 내가 어떻게 아냐?"
"뭐, 넌 몰라도 되겠지만 글쎄 이번에 윈드에서 무투대회가 열린댄다."
"무투대회? 그게 뭔데?"
"아, 넌 윈드 안해서 모르겠구나?"
현재 내가 윈드를 하고있다는 사실은 전교에서 일급 비밀이다. 알고 있는 사람은 이정민 한 명 뿐이다. 하지만 학교에서 이정민은 내가 피
스인줄 모른다. 이상하게 슬프단 말이야…….
"그래서 그게 뭔데?"
"뭐 큰 설명은 필요없고 싸워서 이겨나가는거야."
"음……."
"글쎄 이번에 랭커들이 몇명 나온다는데 그중 한명이 바로 랭킹 1위다."
"1위?"
"응. 직업은 도적인데 아직까지 그 사람을 이긴 사람이 단 한명도 없데"
"그, 그러냐?"
"게다가 백호성의 문주야."
"백호성? 그건 또 뭐냐?"
"몰라. 설명하기 귀찮다. 빨리 교실에나 올가자."
"……."
개자식
"무투대전이라……잠깐."
무투대전이라면 파티에서 자연스럽게 빠져 나올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무투대전 때문에 수련을 해야 한다는 핑계로 잠시동안
그들과 떨어지는것.
오오오! 어찌 이리도 완벽한 작전인가 난 전생에 천재?
"……."
지금 성적만 봐도 그건 아닌 것 같군.
어쨌든 간에 이제 파티에서 아무런 해도 없이 빠져나올 수 있는 방법도 찾아냈으니 조금은 마음이 편안한 것 같다.
학교에선 이미 무투대전 이야기로 떠들썩 하였다. 이젠 캡슐도 어느정도 보급이 된 것 같다.
"야, 그 이야기 들었냐? 무투대전 상금이 무려 400만원이래."
"에엑? 그렇게나 많이?"
"당연하지. 게다가 2위만 해도 200만원이랜다. 쩔지?"
음……. 이건 그냥 흘겨 들을 수 있는 대화는 아닌 것 같군. 400만원이라…….
400만원이면 내가 착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사고도 남을 돈이다. 게다가 2등이여도 200만원을 준다니. 이건 내가 무슨 일이 있더라도 꼭
참가해야만 한다. 아니, 참가하는데에 의미를 두는 것이 아니라 우승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만 한다. 하지만 지금 내 실력가지고는 얄짤
없다. 그저 나가서 털리지나 않으면 다행이다. 그렇기에 나에게 수행은 꼭 필요하다.
"이번 목표는……무투대전 우승이다."
* * *
"저기……여러분? 제가 할 말이 있는데."
"뭔데?"
"오늘부터 한달정도만 떨어져서 활동하려고 하는데……."
"그게 무슨 말이에요, 피스형?"
"왜 조만간 무투대회가 열리는건 잘 알고 있지?"
"당연하죠. 요새 최고의 관심사가 그 이야기인데. 설마……."
"그래. 바로 무투대회를 준비하려고 잠시 떠나는거야."
"그거라면 저희들과……."
"미안. 이번 수련은 나 혼자서 하고싶어."
"하지만……."
"됐다."
그때 노아형이 리발을 말렸다.
"다녀와라."
"형……."
"하지만 돌아오는거지?"
"당연하죠."
"그럼 됐다. 한달 후라면 꽤 성장한 모습을 볼 수 있겠군."
"당연하죠. 그럼 지금부터 정확히 한 달 후에 무투대회가 열리는 경기장 입구에서 만나요."
"그래. 우리도 출전할 지 모르니 각오 단단히 하는게 좋을껄?"
난 그 대답에 살짝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네. 그럼 안녕히…… 아니, 다녀오겠습니다."
* * *
"저 왔습니다, 해두님."
해두는 의자에 앉아있다가 문을 열고오는 나를 보곤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준비는 됐냐?"
"당연하죠. 그정도의 각오도 없이는 이곳에 오지도 않았습니다."
"좋아. 그럼 지금부터 수련 시작이다."
<작가말>
헥헥! 약속 못지켜서 정말 죄송합니다!ㅜㅜ
일주일에 한화씩 올린다는건 다 뻥이 되어버렸군요.ㅠ.ㅠ
앞으로도 어떻게 될 지 모르겠네요 ㅠㅠ
무튼 즐감!
Part4
수련 시작 #2
그 이후로도 우리는 순조롭게(?) 사냥을 해 나갔다. 간혹가다가 구자호가 나와서 애를 좀 먹긴 했지만 나의 화려한 컨트롤로 구자호를
잡……지는 못하고 그냥 노아형과 리발, 그리고 켈라가 사냥하는 것만 바라보았다. 솔직히 말해서 난 이 파티에서 그저 애물단지에 불
과했다. 내 레벨에 맞도 않은 사냥터에 온 것부터 해서 나와 동렙인 전사 유저들보다 약한 공격력을 가지고 있는 나는 아무런 도움이 되
지 못했다. 그래서 조금라도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그것도 정도가 있지 이 이상은 무리일 것 같았다. 이렇게 생각을 하니
파티원들에게 정말 미안한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아마 다들 나를 그저 '경험치를 축내는 놈' 정도로만 생각할 것이다. 조만간 이별을 선
택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올 것만 같다.
"하압!"
촤아아악!
-크허어엉!
붉은 가죽을 온 몸에 두르고 있는 호랑이는 어깨 부근에 난 상처로 인하여 몸을 이리저리 흔들기 시작했다.
"제, 젠장. 이정도론 꿈적도 안한다는건가?"
리발은 걱정스런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크허어어엉-!
눈 앞에 있는 거대한 몸집의 붉은 호랑이. 아니, 적호는 굴 전체가 울릴 정도로 커다란 소리로 표호를 했다.
"큭. 역시 던전의 보스답게 노는구만."
그렇다. 현재 우리가 싸우고 있는 상대는 바로 적호. 자호굴의 보스 몬스터라고 보면 된다. 우선 크기는 자호 저리가라이다. 쟨 호랑이
가 아니라 괴물이다. 자호가 일반 호랑이의 2.5배이면 적호는 3배이다. 왜 저렇게 크게 생겼데? 게다가 힘 또한 엄청나다. 왜냐하면…….
슈아아아앙
콰앙-! 콰르르르
"……."
앞발을 휘둘렀다고 벽면이 박살나기 때문이다. 저걸 도대체 어떻게 잡냔 말이다. 뭐 이 자호굴에서 4일이나 뻐긴 결과 상당한 렙업을 하
였다. 역시 자신의 레벨보다 한 단계정도 높은 곳에서 사냥을 하니 경험치는 조금 더 받아서 레벨업이 수월한 것 같다. 그래서 현재 나의
레벨은 30. 그래도 4일이란 시간 치곤 많이 올린 것이다. 물론 마전사의 입장에서 보면…….
어쨋든 중요한건 적호 저놈을 감당하기엔 좀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저희 목적은 적호를 죽이는 것이 아닙니다."
"뭐?"
쟤 뭐래? 무슨 말을 하는거야?
그러자 켈라가 리발의 말을 이어받았다.
"난 저기 있는 적호와 계약을 해야해."
"계약?"
"응. 자호굴에 온 이유도 다 적호와 계약을 하기 위해서야."
"그럼 계약을 하면 되는거지 왜 전투를……."
"이건 일종의 시험이야. 적호를 전투불능 상태로만 만들면 돼."
"그, 그런건가?"
켈라가 그렇게 한다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지. 암, 그렇고 말고.
"리발, 적호의 시선을 끌어라. 적당한 순간이 찾아오면 바로 공격할테니."
"알겠어요, 노아형.'
"음……."
난 뭐라고 멋지게 할 대사가 딱히 없군. 그냥 멀리 떨어져 앉아서 손가락이나 빨면서 구경이나 할까나?
"나도 싸울게."
켈라가 갑자기 손에 지팡이를 꺼내들더니 말했다.
지팡이?
"켈라는 소환사가 아니었나?"
"맞아. 난 보조형 소환사야. 때문에 마법을 사용하여 전투를 할 수도 있어."
"그, 그렇구나."
"하지만 누난 안돼."
적호를 경계하던 리발은 고개를 돌려 우리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왜?"
"왜?"
나와 켈라는 동시에 입을 열었다.
"적호의 속성은 불이에요. 켈라누나 역시 신수가 주작이기에 불이죠. 그래서 저 적호에겐 데미지를 많이 줄 수 없어요."
"그, 그렇구나……."
"그냥 누나는 저희를 믿고 계약 준비에만 신경 써 주세요."
"알겠어."
흠, 그러고 보니 마법을 쓰지 않으지도 상당히 오래됐다……는건 뻥이고 지겨워 죽겠다. 뭐 매일매일 수련을 하러 가서 마법 연습하느라
이미 신수마법 승급시험도 마쳤다. 때문에 뢰진주는 뢰격주로, 화염주는 화열영주로 업그레이드 되었다. 또한 검술 수련도 받았다. 뭐 아
직 4일밖에 배우지 않아서 나아진 것은 아니지만 이 기본 동작들만 잘 익혀도 쓸모있다고는 한다.
"노아형, 지금이에요!"
"알고 있다. 건곤대나이!"
촤아아아아악-!
-크허어어어엉!
노아형의 검은 엄청난 속도와 파괴력으로 적호의 몸을 베었다. 그러자 그 질기고 질기던 적호의 가죽이 찢어지면서 적호의 피가 공중으로
튀었다.
"잔인하군."
"중얼거릴 때가 아니에요, 피스형!"
"아. 알았다구."
뭔 말도 제대로 못하겠군.
나와 리발은 서로의 무기를 뽑아든 채 적호를 향해 달려갔다. 적호와의 거리가 좁혀지자 우리는 자세를 낮춘 뒤 검을 거꾸로 쥐고 적호의
발등에 있는 힘껏 꽂아넣었다.
-크허어엉!
적호는 조금 전보다 더욱 크게 표호하였고 그로 인해 가섬이 심하게 울렸다. 뭐, 어떻게 찌르기에는 괜찮게 쓰이는 지혜의 검을 뽑으니
검날엔 적호의 피가 묻어있었다.
"이제 적호의 움직임은 상당히 둔화됐을거에요. 켈라누나, 이제 한번 계약을 시도해봐."
"아, 알겠어."
켈라는 비장한 각오를 했는지 표정부터 평소와 달랐다. 숨을 한번 크게 들어내쉰 뒤 켈라는 적호 앞으로 서서히 다가갔다.
"내 앞에 있는 거대하며 용맹한 맹수, 적호여. 나는 이제 너와 계약을 하려고 한다. 피의 계약으로 너와의 고리를 만드려고 하는데 이 계
약에 동의하는가?"
-크르르…….
그러자 적호가 서 있는 곳 아래에 커다란 마법진이 그려지며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하였다.
"그대와 나의 계약이 성립되었다. 그대와 난 앞으로 친구이며 필요할 땐 언제나 도와줄 것을 맹세한다."
파아아아앗!
그러자 마법진은 거대한 빛을 뿜어내며 적호의 전신을 휘감기 시작하였고 이내 적호의 모습은 사라져 버렸다.
"하아……하아……."
켈라는 이마에 식은땀을 흘리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잠깐. 거친숨?
"허억!"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숨이 멎을것만 같아!
"괘, 괜찮아?"
난 힘들어 하는 켈라를 잡아주었다. 절대로 켈라를 부축해 준다는 핑계로 켈라와의 신체적 접촉을 꾀하려는 것은 아니……지 않다. 사실
이런 때가 오기만을 손 꼽아 기다려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난 괜찮아. 계약을 할 때 소모되는 마력의 양이 장난 아니거든."
"그, 그래?"
마력을 채워주는 회복제를 마신 켈라는 어느정도 회복이 되었는지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있게 되었다.
"근데 켈라, 나 정말 궁금한게 있는데……."
"뭔데?"
"아까 계약할 때 이상한 주문같은걸 외웠잖아. 그거 네가 다 생각해낸 말이야?"
"아니. 책에 다 나와있는 내용이야."
"……."
그렇군. 어쩐지 급조한것 치곤 너무 잘한다고 생각했다.
"아무튼 이제 자호굴에서 볼일은 다 끝난 것 같네? 목표도 달성했고."
"그럼 슬슬 장비같은걸 재정비한 다음 내일 다시 국내성 동쪽에서 만날까?"
"그러죠. 시간도 시간이고 하니."
"그럼 내일 현실시간으로 여섯 시쯤 만나자."
"알겠어, 누나. 그럼 나 먼저 가볼게. 아참. 피스형, 장비 가는 것 잊지 마세요."
"알겠어."
"그럼 다들 수고하세요."
"그래. 잘가라."
우린 국내성으로 귀환을 한 뒤 로그아웃을 하였다.
철컥!
캡슐 안에서 나온 나는 침대에 누워서 곰곰히 생각했다. 빨리 강해지려면 파티에서 자연스럽게 빠져나와 수련을 해야한다. 물론 그 사람
들과 헤어져서는 안되고. 하지만 자연스럽게 빠져나올 어떤 계기가 도무지 생기지를 않는다. 이렇게 계속 가다가는 내가 파티에서 내쳐
질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아니, 파티에서 잘릴 것이다. 그렇기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강해져야만 한다.
"뭔가 방법이 없을라나……."
…….
없네.
결국 난 밤새 정민이-벌써 이름으로 부르기로 나 혼자 결정함-생각을 하며 잠을 잤다.
"……."
밤새 해두 영감에게 마법 고문을 당하는 꿈을 꿨다. 어떻게 된게 꿈 속에서까지 나와서 나를 괴롭힌다냐? 너무나도 놀라서 화장실에 들어
가 거울을 보니 다크서클이 생긴게 아닌가!
"아들, 피곤해 보인다? 윈드좀 쉬엄쉬엄 해라."
"네."
"그래, 윈드는 할만 하냐?"
"괜찮네요."
"직업은 뭔데?"
"그거 알아서 뭐하게요?"
"아버지로써 아들의 직업을 알아야 하는건 당연한거 아니겠니?"
언제부터 그런게 중요하게 되었데?
"전사에요."
귀찬아서 나도 모르게 전사라고 말했다.
"전사라……. 뭐 열심히 해봐라."
"으음……. 피곤해."
어제 적호를 잡느라 너무 힘을 쏟아부은 것 같다.
"어이, 이기서어어어언~!"
"응?"
등 뒤에서 어떤 멍청한 자식 한놈이 내 이름을 부르며 달려오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뒤로 돌아 반갑게 손을 흔들어 주……지는 않고 앞만
보고 걸어갔다.
"이, 이자식이!"
"아침부터 뭘 그렇게 소리지르고 난리니?"
내 이름을 부르며 멍청하게 뛰어온 놈의 이름은 바로 김준수. 몇일 전 나에게 캡슐을 샀다며 염장을 제대로 지른 녀석이다.
"야야, 너 그거 아냐?"
"그거 아냐고 물어보면 내가 어떻게 아냐?"
"뭐, 넌 몰라도 되겠지만 글쎄 이번에 윈드에서 무투대회가 열린댄다."
"무투대회? 그게 뭔데?"
"아, 넌 윈드 안해서 모르겠구나?"
현재 내가 윈드를 하고있다는 사실은 전교에서 일급 비밀이다. 알고 있는 사람은 이정민 한 명 뿐이다. 하지만 학교에서 이정민은 내가 피
스인줄 모른다. 이상하게 슬프단 말이야…….
"그래서 그게 뭔데?"
"뭐 큰 설명은 필요없고 싸워서 이겨나가는거야."
"음……."
"글쎄 이번에 랭커들이 몇명 나온다는데 그중 한명이 바로 랭킹 1위다."
"1위?"
"응. 직업은 도적인데 아직까지 그 사람을 이긴 사람이 단 한명도 없데"
"그, 그러냐?"
"게다가 백호성의 문주야."
"백호성? 그건 또 뭐냐?"
"몰라. 설명하기 귀찮다. 빨리 교실에나 올가자."
"……."
개자식
"무투대전이라……잠깐."
무투대전이라면 파티에서 자연스럽게 빠져 나올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무투대전 때문에 수련을 해야 한다는 핑계로 잠시동안
그들과 떨어지는것.
오오오! 어찌 이리도 완벽한 작전인가 난 전생에 천재?
"……."
지금 성적만 봐도 그건 아닌 것 같군.
어쨌든 간에 이제 파티에서 아무런 해도 없이 빠져나올 수 있는 방법도 찾아냈으니 조금은 마음이 편안한 것 같다.
학교에선 이미 무투대전 이야기로 떠들썩 하였다. 이젠 캡슐도 어느정도 보급이 된 것 같다.
"야, 그 이야기 들었냐? 무투대전 상금이 무려 400만원이래."
"에엑? 그렇게나 많이?"
"당연하지. 게다가 2위만 해도 200만원이랜다. 쩔지?"
음……. 이건 그냥 흘겨 들을 수 있는 대화는 아닌 것 같군. 400만원이라…….
400만원이면 내가 착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사고도 남을 돈이다. 게다가 2등이여도 200만원을 준다니. 이건 내가 무슨 일이 있더라도 꼭
참가해야만 한다. 아니, 참가하는데에 의미를 두는 것이 아니라 우승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만 한다. 하지만 지금 내 실력가지고는 얄짤
없다. 그저 나가서 털리지나 않으면 다행이다. 그렇기에 나에게 수행은 꼭 필요하다.
"이번 목표는……무투대전 우승이다."
* * *
"저기……여러분? 제가 할 말이 있는데."
"뭔데?"
"오늘부터 한달정도만 떨어져서 활동하려고 하는데……."
"그게 무슨 말이에요, 피스형?"
"왜 조만간 무투대회가 열리는건 잘 알고 있지?"
"당연하죠. 요새 최고의 관심사가 그 이야기인데. 설마……."
"그래. 바로 무투대회를 준비하려고 잠시 떠나는거야."
"그거라면 저희들과……."
"미안. 이번 수련은 나 혼자서 하고싶어."
"하지만……."
"됐다."
그때 노아형이 리발을 말렸다.
"다녀와라."
"형……."
"하지만 돌아오는거지?"
"당연하죠."
"그럼 됐다. 한달 후라면 꽤 성장한 모습을 볼 수 있겠군."
"당연하죠. 그럼 지금부터 정확히 한 달 후에 무투대회가 열리는 경기장 입구에서 만나요."
"그래. 우리도 출전할 지 모르니 각오 단단히 하는게 좋을껄?"
난 그 대답에 살짝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네. 그럼 안녕히…… 아니, 다녀오겠습니다."
* * *
"저 왔습니다, 해두님."
해두는 의자에 앉아있다가 문을 열고오는 나를 보곤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준비는 됐냐?"
"당연하죠. 그정도의 각오도 없이는 이곳에 오지도 않았습니다."
"좋아. 그럼 지금부터 수련 시작이다."
<작가말>
헥헥! 약속 못지켜서 정말 죄송합니다!ㅜㅜ
일주일에 한화씩 올린다는건 다 뻥이 되어버렸군요.ㅠ.ㅠ
앞으로도 어떻게 될 지 모르겠네요 ㅠㅠ
무튼 즐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