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 SS - Part5 대회 시작 #1
- 와탕
- 458
- 7
TW Second Season
Part4
대회 시작 #1
"……."
"……."
"……."
뭐야, 이 침묵 분위기는?
경기장 쪽으로 가는 내내 이 세 사람은 아무런 말도 입 밖으로 내 뱉지 않았다. 이러니까 오랜만에 만난 내가 다 어색하다.
"저, 저기……다들 나 없는 동안 잘 지냈죠?"
"아, 응."
"그럭 저럭."
"……."
이거 진짜 미치겠네. 이 세 사람 오늘 왜이런데? 단체로 나를 미치게 하려고 작정하고 온 건가?
"근데 왜 다들……."
"저기……."
"응?"
그때 켈라가 내 말을 자르고 말했다.
"진짜……피스맞아?"
"으, 응?"
뭔 소리래? 내가 피스가 아니면 누군데?
"맞는데. 뭐 문제라도?"
"아, 아니. 문제 없어."
…….
또 다시 이어지는 침묵 분위기. 이렇게 계속 있다가는 내가 미쳐버릴 것만 같다. 난 결국 걸음을 멈추었고 세 사람은 내 행동 때문에 나
를 돌아 보았다.
"아니, 간만에 만났는데 환영해 주지 못할 망정 이런 침묵 모드는 뭐에요? 설마 제가 지난날 파티에 해만 끼쳤다고 이렇게 푸대접 해주
시는 겁니까?"
솔직히 장난으로 말하려고 했는데 약간의 진심이 섞이고 말았다.
"그게 아니라……."
켈라는 내가 화내는 것을 보고 입을 열었다.
"……?"
"네가 너무 변해서 말이야."
"엥?"
켈라는 말을 이어갔다.
"옛날처럼 그 멍청하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것 같아서 말이야."
그럼 예전엔 내가 멍청하다고 생각했었군. 이거 은근히 타격이 큰데?
"후우……."
난 한숨을 크게 들이 내쉰 뒤 말했다.
"나 피스 맞습니다. 얼굴도 확인 했을테고. 또 뭘 보여드릴까요?"
"돼, 됐어. 이건 우리가 사과하지. 그래도 처음 널 봤을 땐 다른 사람인 줄 알았다니까."
"그래요? 하하하하. 이거 쑥쓰러운데."
"지금 보니까 또 피스가 맞는 것 같군."
노아형도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튼 빨리 가요. 곧있으면 예선전이 시작되요."
잠시 어색한 분위기를 타파한 우리 일행은 예선전에 참가하기 위해 빠른 걸음으로 경기장 안으로 들어갔다.
와글와글
대략 백 여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거대한 경기장 한 곳에 모여있었다. 전사부터 도적, 주술사, 궁사등 다양한 직업들이 한 곳에 모여있었
다. 과연 이 중에 마전사는 몇 명이나 있을까? 아니, 있기나 할까?
그런데 확실히 레벨 제한과 선착순이라는게 크게 작용해서일까? 이런 곳에 백 명 밖에 오지 않은게 당연하다고 생각된다. 난 뭐, 소위 말
하는 '빽'이라는걸 사용해서 레벨 제한하곤 상관없이 신청을 했다. 아무튼 중요한건 예선전인데 과연 예선전은 어떤 형식으로 치뤄질라
나?
켈라와 노아형, 그리고 리발은 관객석으로 올라갔고 나만이 경기장에 남았다. 경기장은 거대한 바둑판처럼 생겼고 그 경기장을 중심으로
몇층이나 되는 관중석이 둘러싸고 있었다. 그때 대기실에서 누군가가 걸어나오기 시작했다. 푸른 빛을 띄는 비단 도포를 입고 있었는데
왠지 사회자 삘이 팍팍 난다.
"자자, 다들 여기를 주목해 주세요."
방금 전에 나온 남자는 박수를 치며 주위를 집중시키기 시작하였다. 사람들의 이목이 이내 그 사람에게로 집중되었고 그남자는 만족스럽
다는 표정을 지은 후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GM 시월이라고 합니다. 오늘 열릴 무투대회의 진행을 맡기도 하였으니 잘 부탁 드립니다."
웅성웅성
GM이라는 말에 사람들은 일제히 수근거리기 시작하였다.
"집중해 주세요.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기 때문에 지금부터 곧바로 예선전을 치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아마 조금 있으면 어떠한 이
동비서를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럼 그 비서를 사용해 주세요. 비서를 사용하게 되면 특정 지역에 떨어지게 되는데 그곳에서 나오는 몬스
를 누가 빠른 시간 내에, 얼마나 많이 잡는지를 평가하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 백 명중 열 두분을 뽑게 됩니다."
"뭐? 열 두명?"
"지금 장난하자는거야 뭐야!"
백 명중 단 열 두명만을 뽑는다는 소리에 사람들은 비난을 퍼붓기 사작하였다. 하지만 GM시월은 그 말들을 무시하고 계속해서 말을 이
어나갔다.
"무투대회에 나가고 싶으시다면 예선전을 통과하면 됩니다. 다들 그만한 자신이 있기에 이 대회에 참가를 하셨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
니다만."
그러자 사람들은 다시 조용해 지기 시작하였다.
"여러분들은 아마 각자 다른 곳으로 가게 되겠지만 그곳의 지형, 환경, 그리고 나오는 몬스터는 모두 동일합니다. 그러니 공평합니다.몬
스터를 죽인 횟수는 머리 위에 뜨므로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럼 지금부터 제한시간은 단 5분. 서두르세요. 시합 참가의 여부가
걸린 예선전입니다."
그 말과 동시에 사람들은 일제히 밝은 빛무리와 함께 라졌다. 나도 나 혼자서만 뒤쳐질 수 없었기에 곧장 이동비서를 사용하였다.
파아아앗
"여긴……?"
비서를 사용하자 난 어떤 들판 위에 서 있었다. 들판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고, 주위엔 커다란 바위절벽들로 둘러 쌓여 있었다.
"이곳이 예선전 장소인가?"
하지만 다른 생각을 하기도 전에 멀리서 어떤 기척이 느껴졌다. 난 서서히 손을 허리춤에 차여 있는 검 집으로 움직였고 이내 칼집에서
검을 뽑아들었다. 검은 길면서도 상당히 얇은 도검이였다. 일본도 라고 하기엔 약간 크다는 감이 없지 않아 있었고 보통 검이라고 하기엔
좀 작았다. 손잡이와 검날을 연결하는 부위엔 붉은 색 장식으로 처리되어 있었다. 이내 진마도(眞魔刀)를 꺼내들자은 바위절벽 위에서 몇
몇 그림자가 나를 향해 덥쳐오기 시작하였다.
"그럼 어디 놀아볼까?"
* * *
켈라와 리발, 그리고 노아는 관중석에 앉아서 예선전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피스형이 괴연 통과를 하긴 할까요?"
리발은 상당히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을 하였다.
"글쎄. 예전의 모습을 봐선 전혀 통과하지 못 할거 같은데 지금 보니까 또 그것도 아니란 말이야."
"뭐, 그런걸 생각하는 것보다는 통과를 하라고 기도하는게 더 낫겠지."
노아는 팔장을 끼고 눈을 감은 채로 관중석에 앉아있었다. 멀리서 보는 것 처럼 보면 그는 자고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전광판을
보고 있었다. 하지만 표정은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표정이었다.
"자, 그럼 현재 예선전 진출자들의 상황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탁!
GM시월이 공중에서 손가락을 한 번 튀기자 커다란 가상 전광판 하나가 나타났다. 그리고 그 곳에는 현재 유저들의 킬 수를 나타내 주고
있었다. 하지만 아이디는 공개되지 않았다. 단지 등수만 나타났으며 몇등이 몇마리의 몹들을 죽였는지만 보여질 뿐이었다. 아직까진 예선
자들 모두 킬 수가 0이었다.
"아직까진 다들 킬 수가 0이네요."
"조만간 변화가 있겠지. 조금 더 살펴보자."
그때였다. 전광판에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다. 드디어 1킬을 한 유저가 나타난 것이었다. 그와 동시에 여러 군데에서 킬 수가 올라가는 것
이 보였다.
"드디어 시작됐나보군."
"그러게요. 1등이 누군지 가장 궁금한데."
그런데 갑자기 옆에 있던 리발이 눈을 크게 뜨며 전광판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노아는 그런 리발을 보고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지금까
지 리발을 보면서 이런 표정을 짓는 건 처음 봤기 때문이었다.
"왜 그러는데?"
"저, 저길……."
리발이 가리키는 곳을 본 노아 역시 이내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어, 어떻게 저런……."
노아가 본 것은 충격적인 것이었다. 방금 전 까지만 해도 최고 킬 수가 3에 그쳤었는데 어떤 한 유저의 킬 수가 비약적으로 상승하고 있
었기 때문이었다. 처음엔 세 마리에서 갑자기 다섯 마리, 그리고 여덟 마리……. 이런 식으로 계속 해서 증가하기 시작했다. 나머지 유저
들의 기록을 보았지만 어떤 한 유저 빼곤 달리 증가하는 킬 수가 비약적으로 상승하지는 않았다.
"도, 도대체 저 인간은 뭐하는 인간이래?"
"핵이라도 쓴 거 아니야?"
"설마. 윈드는 보안 시스템이 엄청나서 저런 핵을 만들기도 어려울껄? 천재가 아니고서야……."
"만약 핵이 아니라면 도대체 저 유저는 누굴까?"
"글쎄……."
만약 저 킬 수의 주인공이 핵 사용 유저가 아니라면 엄청난 실력자일 것이다. 만약 저런 사람과 대전에서 만나게 된다면 죽었다고 복창을
외쳐도 될 것이다.
그래도 아까와는 달리 다른 유저들 역시 서서히 킬 수가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킬 수가 빨리 올라가는건 궁사나 주술사인가?"
"뭐 그러겠죠.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캐릭이니까요."
GM 시월은 꽤 흥미로운 표정을 지으며 전광판에 표시되어있는 기록을 바라보고 있었다.
"당신 예선전부터 이렇게 날뛰면 안좋을텐데……."
그는 의미심장한 말 한마디를 남기고 다시 전광판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GM 시월의 눈에 띄는 어떠한 기록이 하나 있었다.
"저건?"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는 유저를 바짝 쫓아가는 기록. 현재 1위의 기록은 24킬이였다. 그런데 2위는 20킬. 얼마 차이나지 않는 기록이었
다. 사실 GM 시월은 1위가 누구인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 1위와 맞먹는 스피드로 킬 수를 올려가는 유저는 누구란 말
인가?
"이거 하나의 변수가 생겼군요. 분발하셔야 겠네요."
* * *
이번에도 바위절벽 위에서 커다란 칼을 든 산적 한명이 나를 향해 뛰어내려왔다. 저러다가 내가 피하면 저놈은 필시 낙사를 함에 틀림없
다. 하지만 내 목적은 내가 이놈들을 죽이는것. 난 진마도를 든 다음 빠른 속도로 공중을 향해 휘둘렀다.
촤아악-!
붉은 피가 공중에 흩뿌려 지면서 산적은 바위들이 쌓여있는 구석 틈에 쳐 박혔다.
"삼 분이 다 되가는데……아!"
그 순간 뒤에서 검 한자루가 빠르게 쇄도해왔다. 그걸 눈치챈 나는 옆으로 몸을 틀어 빠르게 공격을 피한 뒤 자세를 잡았다.
"칫. 아직도 있는건가?"
난 진마도를 한번 돌려 잡은 뒤 앞에 있는 산적을 겨누었다. 커다란 태도를 든 산적은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나를 향해 무작정 달려오
기 시작했다. 이런 놈일수록 족치기 제일 쉽다.
"크아아아악!"
소리 한번 더럽게 지른다. 좀 기합을 질러도 있어보이게 지르면 안되나?
난 산적이 내 앞에 올 때 까지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잠깐 사이에 산적은 벌써 내 앞에 다가와 커다란 태도를 높이 치켜들었다. 난
살짝 웃어준 뒤 오른 발을 축으로 커다랗게 한바퀴 돌아 산적의 뒤쪽으로 돌아갔다.
"잘가, 우매한 자식아."
촤아아악-!
진마도는 상대방의 사정 봐주지 않고 과감히 산적의 뒷목을 베어버렸다.
"이걸로 스물 한 명 조진건가?"
그 때 내 귓가를 울리는 여자목소리가 들려왔다.
-예선전이 모두 끝났습니다. 살아계신 분들은 모두 아까 있던 경기장으로 재 소환됩니다.
"후~. 몇등이나 했으려나? 이렇게 난이도가 쉬워선 본선 진출도 힘들 것 같은데……."
그렇게 중얼거리는 순간 내 몸은 빛무리와 함께 예선전이 치루어지던 장소에서 사라졌다.
파아아앗
경기장에 돌아온 사람은 정확히 열 두명이었다. 물론나를 포함해서 말이다.
"이 인원은……."
내가 생각을 하기도 전에 앞에 있던 GM 시월이 입을 열었다.
"여기 계신 분들은 방금 전 예선전에서 통과를 하신 분들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제비뽑기를 통하여 본선에서 싸울 대상을 정하도록 하겠
습니다."
"벌써 하는건가?"
난 중얼거리다가 우연치 않게 공중에 떠 있는 커다란 전광판 하나를 보게 되었다. 그곳엔 순위별로 킬 수가 적혀있었다. 21킬이 3위였다.
물론 저건 내 순위이다. 그런데 순간 어처구니없는 걸 보고야 말았다.
"도, 도대체 1등하고 2등의 킬 수가 왜저런거야?"
3등인 나와는 너무나 차이가 나는 킬 수였다.
"도대체 누가 저런 기록을 세웠다는거야……."
난 열 한명의 본선 진출자들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하지만 이렇게 봐선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내 포기했다.
"뭐, 싸워보면 알겠지."
<전광판에 기록된 기록>
1위 40킬
2위 39킬
3위 21킬
.
.
.
Part4
대회 시작 #1
"……."
"……."
"……."
뭐야, 이 침묵 분위기는?
경기장 쪽으로 가는 내내 이 세 사람은 아무런 말도 입 밖으로 내 뱉지 않았다. 이러니까 오랜만에 만난 내가 다 어색하다.
"저, 저기……다들 나 없는 동안 잘 지냈죠?"
"아, 응."
"그럭 저럭."
"……."
이거 진짜 미치겠네. 이 세 사람 오늘 왜이런데? 단체로 나를 미치게 하려고 작정하고 온 건가?
"근데 왜 다들……."
"저기……."
"응?"
그때 켈라가 내 말을 자르고 말했다.
"진짜……피스맞아?"
"으, 응?"
뭔 소리래? 내가 피스가 아니면 누군데?
"맞는데. 뭐 문제라도?"
"아, 아니. 문제 없어."
…….
또 다시 이어지는 침묵 분위기. 이렇게 계속 있다가는 내가 미쳐버릴 것만 같다. 난 결국 걸음을 멈추었고 세 사람은 내 행동 때문에 나
를 돌아 보았다.
"아니, 간만에 만났는데 환영해 주지 못할 망정 이런 침묵 모드는 뭐에요? 설마 제가 지난날 파티에 해만 끼쳤다고 이렇게 푸대접 해주
시는 겁니까?"
솔직히 장난으로 말하려고 했는데 약간의 진심이 섞이고 말았다.
"그게 아니라……."
켈라는 내가 화내는 것을 보고 입을 열었다.
"……?"
"네가 너무 변해서 말이야."
"엥?"
켈라는 말을 이어갔다.
"옛날처럼 그 멍청하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것 같아서 말이야."
그럼 예전엔 내가 멍청하다고 생각했었군. 이거 은근히 타격이 큰데?
"후우……."
난 한숨을 크게 들이 내쉰 뒤 말했다.
"나 피스 맞습니다. 얼굴도 확인 했을테고. 또 뭘 보여드릴까요?"
"돼, 됐어. 이건 우리가 사과하지. 그래도 처음 널 봤을 땐 다른 사람인 줄 알았다니까."
"그래요? 하하하하. 이거 쑥쓰러운데."
"지금 보니까 또 피스가 맞는 것 같군."
노아형도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튼 빨리 가요. 곧있으면 예선전이 시작되요."
잠시 어색한 분위기를 타파한 우리 일행은 예선전에 참가하기 위해 빠른 걸음으로 경기장 안으로 들어갔다.
와글와글
대략 백 여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거대한 경기장 한 곳에 모여있었다. 전사부터 도적, 주술사, 궁사등 다양한 직업들이 한 곳에 모여있었
다. 과연 이 중에 마전사는 몇 명이나 있을까? 아니, 있기나 할까?
그런데 확실히 레벨 제한과 선착순이라는게 크게 작용해서일까? 이런 곳에 백 명 밖에 오지 않은게 당연하다고 생각된다. 난 뭐, 소위 말
하는 '빽'이라는걸 사용해서 레벨 제한하곤 상관없이 신청을 했다. 아무튼 중요한건 예선전인데 과연 예선전은 어떤 형식으로 치뤄질라
나?
켈라와 노아형, 그리고 리발은 관객석으로 올라갔고 나만이 경기장에 남았다. 경기장은 거대한 바둑판처럼 생겼고 그 경기장을 중심으로
몇층이나 되는 관중석이 둘러싸고 있었다. 그때 대기실에서 누군가가 걸어나오기 시작했다. 푸른 빛을 띄는 비단 도포를 입고 있었는데
왠지 사회자 삘이 팍팍 난다.
"자자, 다들 여기를 주목해 주세요."
방금 전에 나온 남자는 박수를 치며 주위를 집중시키기 시작하였다. 사람들의 이목이 이내 그 사람에게로 집중되었고 그남자는 만족스럽
다는 표정을 지은 후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GM 시월이라고 합니다. 오늘 열릴 무투대회의 진행을 맡기도 하였으니 잘 부탁 드립니다."
웅성웅성
GM이라는 말에 사람들은 일제히 수근거리기 시작하였다.
"집중해 주세요.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기 때문에 지금부터 곧바로 예선전을 치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아마 조금 있으면 어떠한 이
동비서를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럼 그 비서를 사용해 주세요. 비서를 사용하게 되면 특정 지역에 떨어지게 되는데 그곳에서 나오는 몬스
를 누가 빠른 시간 내에, 얼마나 많이 잡는지를 평가하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 백 명중 열 두분을 뽑게 됩니다."
"뭐? 열 두명?"
"지금 장난하자는거야 뭐야!"
백 명중 단 열 두명만을 뽑는다는 소리에 사람들은 비난을 퍼붓기 사작하였다. 하지만 GM시월은 그 말들을 무시하고 계속해서 말을 이
어나갔다.
"무투대회에 나가고 싶으시다면 예선전을 통과하면 됩니다. 다들 그만한 자신이 있기에 이 대회에 참가를 하셨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
니다만."
그러자 사람들은 다시 조용해 지기 시작하였다.
"여러분들은 아마 각자 다른 곳으로 가게 되겠지만 그곳의 지형, 환경, 그리고 나오는 몬스터는 모두 동일합니다. 그러니 공평합니다.몬
스터를 죽인 횟수는 머리 위에 뜨므로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럼 지금부터 제한시간은 단 5분. 서두르세요. 시합 참가의 여부가
걸린 예선전입니다."
그 말과 동시에 사람들은 일제히 밝은 빛무리와 함께 라졌다. 나도 나 혼자서만 뒤쳐질 수 없었기에 곧장 이동비서를 사용하였다.
파아아앗
"여긴……?"
비서를 사용하자 난 어떤 들판 위에 서 있었다. 들판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고, 주위엔 커다란 바위절벽들로 둘러 쌓여 있었다.
"이곳이 예선전 장소인가?"
하지만 다른 생각을 하기도 전에 멀리서 어떤 기척이 느껴졌다. 난 서서히 손을 허리춤에 차여 있는 검 집으로 움직였고 이내 칼집에서
검을 뽑아들었다. 검은 길면서도 상당히 얇은 도검이였다. 일본도 라고 하기엔 약간 크다는 감이 없지 않아 있었고 보통 검이라고 하기엔
좀 작았다. 손잡이와 검날을 연결하는 부위엔 붉은 색 장식으로 처리되어 있었다. 이내 진마도(眞魔刀)를 꺼내들자은 바위절벽 위에서 몇
몇 그림자가 나를 향해 덥쳐오기 시작하였다.
"그럼 어디 놀아볼까?"
* * *
켈라와 리발, 그리고 노아는 관중석에 앉아서 예선전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피스형이 괴연 통과를 하긴 할까요?"
리발은 상당히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을 하였다.
"글쎄. 예전의 모습을 봐선 전혀 통과하지 못 할거 같은데 지금 보니까 또 그것도 아니란 말이야."
"뭐, 그런걸 생각하는 것보다는 통과를 하라고 기도하는게 더 낫겠지."
노아는 팔장을 끼고 눈을 감은 채로 관중석에 앉아있었다. 멀리서 보는 것 처럼 보면 그는 자고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전광판을
보고 있었다. 하지만 표정은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표정이었다.
"자, 그럼 현재 예선전 진출자들의 상황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탁!
GM시월이 공중에서 손가락을 한 번 튀기자 커다란 가상 전광판 하나가 나타났다. 그리고 그 곳에는 현재 유저들의 킬 수를 나타내 주고
있었다. 하지만 아이디는 공개되지 않았다. 단지 등수만 나타났으며 몇등이 몇마리의 몹들을 죽였는지만 보여질 뿐이었다. 아직까진 예선
자들 모두 킬 수가 0이었다.
"아직까진 다들 킬 수가 0이네요."
"조만간 변화가 있겠지. 조금 더 살펴보자."
그때였다. 전광판에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다. 드디어 1킬을 한 유저가 나타난 것이었다. 그와 동시에 여러 군데에서 킬 수가 올라가는 것
이 보였다.
"드디어 시작됐나보군."
"그러게요. 1등이 누군지 가장 궁금한데."
그런데 갑자기 옆에 있던 리발이 눈을 크게 뜨며 전광판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노아는 그런 리발을 보고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지금까
지 리발을 보면서 이런 표정을 짓는 건 처음 봤기 때문이었다.
"왜 그러는데?"
"저, 저길……."
리발이 가리키는 곳을 본 노아 역시 이내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어, 어떻게 저런……."
노아가 본 것은 충격적인 것이었다. 방금 전 까지만 해도 최고 킬 수가 3에 그쳤었는데 어떤 한 유저의 킬 수가 비약적으로 상승하고 있
었기 때문이었다. 처음엔 세 마리에서 갑자기 다섯 마리, 그리고 여덟 마리……. 이런 식으로 계속 해서 증가하기 시작했다. 나머지 유저
들의 기록을 보았지만 어떤 한 유저 빼곤 달리 증가하는 킬 수가 비약적으로 상승하지는 않았다.
"도, 도대체 저 인간은 뭐하는 인간이래?"
"핵이라도 쓴 거 아니야?"
"설마. 윈드는 보안 시스템이 엄청나서 저런 핵을 만들기도 어려울껄? 천재가 아니고서야……."
"만약 핵이 아니라면 도대체 저 유저는 누굴까?"
"글쎄……."
만약 저 킬 수의 주인공이 핵 사용 유저가 아니라면 엄청난 실력자일 것이다. 만약 저런 사람과 대전에서 만나게 된다면 죽었다고 복창을
외쳐도 될 것이다.
그래도 아까와는 달리 다른 유저들 역시 서서히 킬 수가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킬 수가 빨리 올라가는건 궁사나 주술사인가?"
"뭐 그러겠죠.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캐릭이니까요."
GM 시월은 꽤 흥미로운 표정을 지으며 전광판에 표시되어있는 기록을 바라보고 있었다.
"당신 예선전부터 이렇게 날뛰면 안좋을텐데……."
그는 의미심장한 말 한마디를 남기고 다시 전광판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GM 시월의 눈에 띄는 어떠한 기록이 하나 있었다.
"저건?"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는 유저를 바짝 쫓아가는 기록. 현재 1위의 기록은 24킬이였다. 그런데 2위는 20킬. 얼마 차이나지 않는 기록이었
다. 사실 GM 시월은 1위가 누구인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 1위와 맞먹는 스피드로 킬 수를 올려가는 유저는 누구란 말
인가?
"이거 하나의 변수가 생겼군요. 분발하셔야 겠네요."
* * *
이번에도 바위절벽 위에서 커다란 칼을 든 산적 한명이 나를 향해 뛰어내려왔다. 저러다가 내가 피하면 저놈은 필시 낙사를 함에 틀림없
다. 하지만 내 목적은 내가 이놈들을 죽이는것. 난 진마도를 든 다음 빠른 속도로 공중을 향해 휘둘렀다.
촤아악-!
붉은 피가 공중에 흩뿌려 지면서 산적은 바위들이 쌓여있는 구석 틈에 쳐 박혔다.
"삼 분이 다 되가는데……아!"
그 순간 뒤에서 검 한자루가 빠르게 쇄도해왔다. 그걸 눈치챈 나는 옆으로 몸을 틀어 빠르게 공격을 피한 뒤 자세를 잡았다.
"칫. 아직도 있는건가?"
난 진마도를 한번 돌려 잡은 뒤 앞에 있는 산적을 겨누었다. 커다란 태도를 든 산적은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나를 향해 무작정 달려오
기 시작했다. 이런 놈일수록 족치기 제일 쉽다.
"크아아아악!"
소리 한번 더럽게 지른다. 좀 기합을 질러도 있어보이게 지르면 안되나?
난 산적이 내 앞에 올 때 까지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잠깐 사이에 산적은 벌써 내 앞에 다가와 커다란 태도를 높이 치켜들었다. 난
살짝 웃어준 뒤 오른 발을 축으로 커다랗게 한바퀴 돌아 산적의 뒤쪽으로 돌아갔다.
"잘가, 우매한 자식아."
촤아아악-!
진마도는 상대방의 사정 봐주지 않고 과감히 산적의 뒷목을 베어버렸다.
"이걸로 스물 한 명 조진건가?"
그 때 내 귓가를 울리는 여자목소리가 들려왔다.
-예선전이 모두 끝났습니다. 살아계신 분들은 모두 아까 있던 경기장으로 재 소환됩니다.
"후~. 몇등이나 했으려나? 이렇게 난이도가 쉬워선 본선 진출도 힘들 것 같은데……."
그렇게 중얼거리는 순간 내 몸은 빛무리와 함께 예선전이 치루어지던 장소에서 사라졌다.
파아아앗
경기장에 돌아온 사람은 정확히 열 두명이었다. 물론나를 포함해서 말이다.
"이 인원은……."
내가 생각을 하기도 전에 앞에 있던 GM 시월이 입을 열었다.
"여기 계신 분들은 방금 전 예선전에서 통과를 하신 분들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제비뽑기를 통하여 본선에서 싸울 대상을 정하도록 하겠
습니다."
"벌써 하는건가?"
난 중얼거리다가 우연치 않게 공중에 떠 있는 커다란 전광판 하나를 보게 되었다. 그곳엔 순위별로 킬 수가 적혀있었다. 21킬이 3위였다.
물론 저건 내 순위이다. 그런데 순간 어처구니없는 걸 보고야 말았다.
"도, 도대체 1등하고 2등의 킬 수가 왜저런거야?"
3등인 나와는 너무나 차이가 나는 킬 수였다.
"도대체 누가 저런 기록을 세웠다는거야……."
난 열 한명의 본선 진출자들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하지만 이렇게 봐선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내 포기했다.
"뭐, 싸워보면 알겠지."
<전광판에 기록된 기록>
1위 40킬
2위 39킬
3위 21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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