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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이 되고싶었던 아이 [단편. -1]

"다녀왔습니다."

덜컹

오늘도 어제와 같이  학교에서 돌아온 나는 아무도 없는 집이란걸 알면서도 현관에 들어서며 평소 하던대로 텅 빈 공간에 인사를 하며 신발을 대충 벗어놓고 문을 잠근다음 내 방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으며 벽에 걸린 시계로 시간을 확인했다.

'6시 10분...'

부모님이 맞벌이 부부라, 어렸던 나는 혼자서 저녁을 해결하던 때가 많았고, 오늘도 역시 혼자였기에. 가방에서 도시락통을 꺼내 싱크대에 넣어놓고, 티브이를 틀어 노래채널을 틀어놓고 볼륨을 올렸다.

노래 제목은 서영은 - 혼자가 아닌 나 였다.

"앞만 보고 걸어갈께 때론 혼자서 뛰어라도 갈께
내게 멈추던 조그만 슬픔도 날 따라오지 않게~♬"

나는 냉장고에서 스펨을 꺼내 능숙한 솜씨로 켄 뚜껑을 따 햄 통채로 꺼내어 찬물이 담긴 국 그릇에 잠시 담구었다가. 전자레인지에 1분동안 돌려 햄 안에 있던 기름기를 빼곤 달구어진 프라이펜에 알맞은 크기로 잘라 넣어 굽기 시작했다.

띠잉 -

순간 기립성 빈혈 로 인해 머리가 띵 해진 나는 주머니에서 약을 꺼내 삼킨뒤, 세수를 하기 위해 화장실에 들어갔다.

쏴아아-


'난, 지금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거지?'

폼클랜징으로 세수를 하고, 안경을 벗어서 인지 촛점이 맞지 않는 눈으로 멍하니 거울을 바라보았다.

피식.

"이게 뭔 청승이람. "

나는 피식 웃으며 수건으로 얼굴의 물기를 닦아가는데. 무언가 매케한 연기가 코를 찔러옴을 느끼고.
서둘러 화장실로 나갔지만. 프라이펜에 올려 놓았던 햄 조각이 타오르며 얼마전 바꾼 인테리어에 옮겨 붙으며 불이 붙었던 것이다.

"이런 제길...!"

순간적으로 나는 당황해서 어쩔줄 몰라 하다가. 화장실로 다시 들어가 수건에 물을 적셔 프라이펜에 던져넣으자. 치이이익 하는 소리와 함깨 수증기가 자욱하게 번졌고, 순간 그대로 불이 꺼졌으면 하는 바램이 들었지만. 이내 물기가 다 가신 수건에 그대로 불이 붙으며 오히려 불은 더욱 거세져 갔다.

"미X...!"

나는 순간적으로 이럴때 바로 119에 신고 해야 한다는 아버지의 가르침이 생각나 거실로 달려가
전화기를 들어 119를 누르려 했지만. 떨리는 손 때문인지 자꾸만 틀리다가 몇번의 실패 끝에 겨우 119에 연결이 되었고. 그떈 이미 연기가 자욱하게 천장을 매우고 있었던 터라. 와락 겁이 난 나는 말을 더듬을수 밖에 없었다.

"예. 소방서 입니다."

"아.. 아으... 불..."

말을 더듬는 미련한 짓을 했다고 머리속으로 스스로 자책하면서. 나는 정신을 잃었고.

정신을 차렸을 당시엔 소방복을 입은 누군가가 나를 흔들어 깨우며 어디론가 크게 말을 하는것 밖에 기억이 없었다.

"요구조자 발견! 신원은 어린 남자아이! 즉시 옮기도록 하겟습니다.!"

다시 정신을 잃으며. 난 어처구니 없게도 내가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지 결정을 내릴수 있었고,
그 뒤로 나는 외국어 고등학교로 진학하려던 길을 접고 고등학교를 졸업한뒤 곳장 군대를 다녀온뒤.
군대에서 틈틈히 공부하던 소방학개론과 기본적으로 공부하던 성적이 있던 관계로 1차 필기시험은
수월하다 싶을정도로 통과 했지만. 체력시험은 생각외로 힘들어 간당간당 해서. 발표가 나기전까지
어떻게 될지 몰랐지만. 결국엔 채용시험에 합격 했고. 아이러니 컬하게 내가 구조를 받았던 곳에 취직할수 있었다.

당시 나를 구조 했던 그 분은 어느 빌딩의 화재를 진압하다가 요구조자를 구하고 돌아가셧다는 말을 들을수 있었다.

취직후 첫 오리엔테이션. 입사동기가 적지 않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친구를 잘 사귀지 못했던 이번에도 역시  나는 혼자서 적응 할수밖에 없었고.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했던 나는 인상깊은 말을 들을수 있었다.

"다들 소방관이 된 계기가 있을테지만. 대부분이 인명을 구조하기 위해 이 목숨을 부지하기 어렵다는 소방관이 됬을것이다. 소방관 이라는게. 화재를 진압하는것을 최우선으로 목표를 두지만. 그에 못지않게
요구조자를 구하는것을 중요시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건 원격지원하는 상부의 명령이다.
원격지원하는 팀은 대부분 냉정하게 화재 상황을 분석, 파악 할수 있으므로 최선의 결과를 내기 위하여 명령을 하달할텐데. 건물 내부에 진입해있는 선발대의 경우 그런 상황을 분석하기 어려우므로 반드시 그 명령에 따라야 한다."

다른사람이 듣기에 이게 별 의미 없을테지만. 어렸을 당시의 나를 구해줬다는 그분은. 저 명령을 듣지않아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어쩌면 나도 그 전철을 밟을지도 모르겟지만 말이다.

--

"어이 항규. 수고 했어?"

오늘 출동은 단 두번. 점심때 기름을 잘못 사용해서 불똥이 튀겼지만, 빠른 대처에 우리가 출동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소규모 불이였고. 그 뒤로 출동 했던거는 장난전화였다.

내 생각 외로 소방관 생활은 무기력함의 연속이였고. 실제로 생사의 갈림길에 놓였던 출동은 단 3번이였고, 요구조자도 무리 없이 구조하는 그런 일상이 반복되며, 초심의 끓는 마음이 사라져 가려는 찰나 -

'그것'이 발견되었다.

매일 아침 일어나서 딱히 할일이 없는 관계로 늘상 이른 출근이 계속 되었었고, 그날도 역시 방화셔터를 올리고 열쇠꾸러미를 주머니에서 꺼내려는 찰나 손이 얼어 내 뜻대로 움직여지지 않아 눈이 쌓인 바닥에 열쇠를 흘렸고, 투덜거리며 열쇠를 줍는데 열쇠에 쓸려 쌓였던 눈이 치워지고. 바닥에 깔려있던 검은색 일색의 편지봉투를 발견하곤.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가며 그 편지를 주워 이리저리 훑어보며 들어갔다.

"뭐지 이게?"

분명 눈이 쌓였더라지만, 진눈깨비인 그런 질척한 눈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물기가 없었다.

나는 자리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고, 편지봉투를 뜯어 편지를 꺼내보았다.

길거리 문방구에서도 팔법한, 그런 평범한 편지지에 쓰인 삐뚤뺴뚤한 그런 글씨였지만. 내용은 무시 못하는 것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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