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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Kingdom of the Winds : New Windstorm -61-

The Kingdom of the Winds : New Windstorm -61-



“마반경에 금이?”

파앙!

“깨졌다!”

분위기가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마반경이 부서지면서 빛은 결계와 함께 사라졌고 보이지는 않았지만 주술도 사라졌다. 마반경을 두 개나 부술 수 있는 주술이라니, 도대체 뭐지?

“온다.”

짧은 말이었지만 눈에 힘이 바짝 들어갔다. 아까부터 이쪽으로 오던 녀석은 이쪽으로 계속 걸어왔다. 어두워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사람 모습인데 설마 유저일리는 없고, 뭐지?
긴장하고 있는데 그 사람의 모습이 이쪽을 향해 손을 뻗었다. 여차하면 주술을 날리려고 준비하는데 앞에 서있는 레니의 분위기가 이상했다. 앞으로 나서려는데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굳어버렸다. 설마? 하는 생각으로 눈을 옆으로 돌려보니 다들 마찬가지. 마비주술이었나?
우둑!
섬뜩한 소리와 함께 레니의 목이 옆으로 꺾였다. 연이어 정호와 유아도 목이 꺾였다. 이거 단단히 잘못 걸린 거다. 뭐가 이렇게 간단한 거야.
으드득!
옆에 서 있던 시은이도 목이 꺾이며 쓰러졌다. 젠장, 이젠 내 차례인가.

“호연이는 못 건드려!”

속으로 온갖 잡생각이 지나가는 사이에 소연이가 내 앞을 막아섰다. 마음은 고맙다만 칼도 아닌데 그런 식으로 막을 수 있겠냐?
뚜둑!
소연이까지 목이 꺾이면서 쓰러지는 걸 보는 순간 오싹해졌다. 귀신의 목을 꺾어버리다니,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상황이람?
몸이 굳은 채로 다들 목이 꺾이는 걸 지켜보자니 괴롭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묘한 냄새가 코로 들어왔다. 좋은 냄새인지 나쁜 냄새인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간 맡아본 적이 있는 냄새였다. 그리고 이쪽으로 걸어오던 정체불명의 사람 형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오랜만이야.”

백향. 지난번의 검은 눈동자가 파란색으로 바뀌어있었다. 분명히 내가 죽였는데 어째서 여기에 있는 거지?



백향이 천천히 나를 향해 걸어왔다. 여전히 하얀 옷에 이상한 향기, 그리고 예쁜 얼굴. 목에는 내가 베었던 흔적조차 없었다. 백향이 바로 내 앞에 섰을 때 마비가 풀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떻게 여기에 있지?”

마비가 풀린 게 맞다. 그나저나 지금 이 상황에서 이렇게 묻는 거 맞나?

“나도 몰라.”

백향이 내 오른쪽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그 순간 조금 전에 몇 번씩이나 들었던 소리가 내 오른쪽 어깨에서 들렸다. 살짝 손을 얹은 것뿐인데 내 어깨가 비틀렸다. 비명을 지르려는 순간 백향이 다른 손을 내 배에 갖다 대자 똑같이 뼈가 비틀리는 소리가 나며 속이 뒤집어지는 고통이 밀려왔다.
아주 잠깐 동안 시야가 새카맣게 변한 것 같았는데 시야를 되찾고 보니 내가 땅에 엎어져있었다. 오른쪽 어깨와 배에서는 상당한 통증이 밀려왔는데 소리가 제대로 나오질 않았다.

“아파?”

백향이 무릎을 구부려 나는 내려다보며 말했다. 천진난만하게 웃는 얼굴이 이렇게 무섭게 보일 수도 있다니, 저 면상에 한 방 먹일 힘이 없다는 게 짜증나는군.
츠츠츠츠...
젠장, 하필 이럴 때 귀걸이가 울리냐. 내 한 몸 지키기도 벅찬데 누굴 도와주러 가란 말이야?

“이거 찾아?”

백향의 손가락에는 어느 새 귀걸이 하나가 잡혀있었다. 미화의 것인지는 몰라도 분명히 내 귀에 달려있는 것과 똑같은 귀걸이다. 그런데 저걸 왜 백향이 가지고 있지?
파삭! 챙!
백향의 손가락에 잡혀있는 귀걸이가 가루로 변하는 순간 내 귀에 있는 귀걸이가 부서지면서 귀가 따끔거렸다. 얌전히 부서질 것이지 귀를 뜯으면서 부서지다니, 따가워 미치겠네.

“그 여자애, 죽었어.”
“뭐?”
“내가 방금 하는 거 봤잖아. 죽었을 거야.”

젠장, 그래서 내 귀걸이가 부서졌다는 거냐?

“예쁘더라? 나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봤자 죽었으니 소용없겠네.”
“이 자식이!”

짜증이 폭발하며 백향에게 왼쪽 팔로 주먹을 날렸다. 그러나 백향은 오른손만으로 내 주먹을 가볍게 막았다.

“예쁜 여자한테는 이러는 게 아니야.”

또다시 우두둑 소리가 나면서 왼팔에 축 늘어졌다. 미치겠군, 왼팔이 아예 으스러진 것 같잖아. 백향이 이렇게 셌나?

“놀자.”

놀자? 정말 열 받게 하네. 이 꼴로 만들어놓고 그런 소리가 나와? 젠장, 뭐라고 말을 해야겠는데 아파서 말도 안 나오잖아. 분명히 내가 말이 안 나오는 걸 알고 저러는 거야. 표정이 하는 짓과는 매치가 안 맞잖아. 뭐 이딴 녀석이 다 있어?

“쿨럭!”
“나랑 같이 노는 거지? 그럼 같이 가자!”

젠장, 어떻게 피 토하는 걸 보고 대답이라고 해석할 수가 있는 거냐? 기쁘다는 듯이 웃지 말란 말이다! 짜증나서 머리가 터질 것 같다고! 이런 미친 악녀 같으니!



백향은 축 늘어진 내 팔을 잡고 나를 질질 끌고 갔다. 백향이 나를 끌고 들어간 곳은 영혼사였다. 별로 오래 걸은 것 같지도 않은데 참 빨리도 도착하는군. 그런데 여기로 끌고 온 이유가 뭐지?

“야, 뭐하자는 거야?”

나는 대충 추슬러진 몸을 일으켜 세웠다. 오른쪽 어깨는 완전히 나갔고 왼쪽은 힘이 안 들어가지만 그럭저럭 움직일 수는 있을 것 같아서 인벤토리에서 백현모를 꺼내 쥐었다. 손에 들고 있는 건 분명한데 감각이 없잖아? 이래서야 제대로 휘두를 수 없겠는데.

“놀자니까~.”
“재수 없는 소리 집어치워.”

말이 안 통할 것 같아 들고 있던 백현모를 있는 힘껏 던졌다. 다행이 왼팔이 버텨줘서 백현모는 정확한 방향으로 날아갔지만 백향에게 닿기도 전에 방향을 바꾸더니 내 배를 관통했다.

“커억!”
“이런 건 재미없어. 들어가서 놀자.”

백향은 백현모를 뽑지도 않고 내 팔을 잡고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

“젠장! 이건 좀 뽑으란 말이다!”
“시끄러워.”

백향의 표정이 싸늘하게 변하더니 목에게 찌릿한 통증이 느껴지며 입에서 피가 쏟아졌다. 목이 아픈 걸 보니 말을 못하게 충격을 가한 것 같다. 미치겠군. 그냥 로그아웃해버릴까...? 잠깐! 말이 안 나오면 로그아웃을 못하잖아!




*백향이 사디스트인 것처럼 써졌네요.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지만...

추천인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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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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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0]일발 2009.01.19. 17:53
흐음... 백향이 사디즘 걸린 타입이라.. 성향쪽으로 봐선 상당히 매력적... (물론 원래 스타일과 사디즘 포함해서)

PS. 레니여. 지못미.
[레벨:1]민수사이더 2009.01.19. 22:43
재밋게 읽었어용 지난번에 자겟 올라와서 놀랬다에요 ㅎ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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